온라인 게임의 대세로 떠오른 '부분유료화'

기본 플레이는 무료로 제공하고, 각종 아이템을 판매하는 '부분유료화' 서비스가 국내 온라인 게임 과금 방식의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캐주얼 게임 등 일부 게임에 적합한 모델로 알려졌으나, 요즘에는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도 부분유료화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으며, 과거 월정액제를 사용하다가 부분유료화로 전환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노리는 게임도 많아지고 있다.

*과금 체계가 왜 부분 유료화로 바뀐 것일까?

과금체계가 부분 유료화로 변하게 된 계기는 게임의 영역이 넓어졌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게임은 특정 소수, 일명 마니아라 불리는 이들의 놀이거리라고 보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인터넷과 컴퓨터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이것을 통해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것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그 결과 게임이 특정 소수의 문화에서 불특정 다수의 문화로 바뀌게 됐다. 다시 말하면 남성, 특히 중고생들만 즐기는 문화로 인식되던 게임이 이제는 여성은 물론 초등학생에서부터 할아버지까지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서서히 자리잡게 됐다는 얘기다.

이런 현상은 게임의 특성을 변화시켰다. 게임의 사용자 영역이 넓어지면서 재미있어야 한다는 명제 외에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쉬워야 한다는 또하나의 명제가 생겨났다. 덕분에 대부분의 게임 개발사들은 쉬운 게임을 내놔야 했는데, 문제는 쉬운 게임일 수록 사용자들의 플레이 타임이 줄어 든다는 점. 결국 사람들이 잠깐 잠깐 즐기는 게임에 몇 만원씩이나 하는 비용을 지불하려고 하지 않으려 했고, 이 때문에 게임은 무료로 즐기면서 필요에 따라 부가적인 서비스를 신청하는, 마치 싸이월드의 도토리 판매 같은 개념의 부분유료화가 대세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최근 등장하는 게임들은 "쉽다, 가볍게 즐길 수 있어야 한다, 팬시로써의 기능이 있어 아름답고 예쁘고 귀엽게 꾸밀 거리들이 있어야 한다"라는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부분 유료화에서는 가격도 중요!

부분 유료화 게임에서 판매되는 아이템이 몇만원씩 한다면 아마도 사려는 사람들은 무척 적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분유료화 게임의 아이템 가격은 각양 각색이다. 가장 싼건 50원정도 하며, 100원, 500원, 1000원, 2000원에서 5만원까지 다양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다. 이 가격의 당위성은 사용자가 게임에 얼마만큼의 가치를 부여하는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한가지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원칙은 누구나 평범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은 쉽게 지불할 수 있는 가격을 책정해야하다는 것. 또한 비싼 가격의 아이템은 그만큼의 만족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유료 아이템 종류는?

대부분의 게임 개발사에서 고민 하는 부분이 바로 어떤 아이템을 팔 것인가? 이다. 대부분의 게임 개발사들이 다른 게임에서 판매되는 아이템과는 다른 차별화된 아이템을 판매 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차별화된 아이템이라고 해서 사용자들이 무조건 좋아하는 건 아니다.

일단 현존하는 많은 온라인 게임들에서 판매되는 아이템들을 보면 크게 장식형 아이템, 캐릭터 강화형 아이템, 게임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형 아이템, 애완동물이나 보조진행 수단인 펫에 사용되는 크리쳐형 아이템등으로 나뉘어 진다. 최근에는 이들 외에도 게임내에 각종 확률을 높여주는 확률향상 아이템에서 특정 기업과 연동해 마케팅을 전개하는 ppl 연동형 아이템들도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어떤 아이템이 잘 팔릴까?

"가장 잘 팔리는 아이템은?"이라는 질문을 던질때는 상당히 막막할 수 밖에 없다. 게임의 특성마다 팔리는 아이템이 항상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잘팔리는 품목 5종을 꼽아보면 순위는 제각각 다르지만 꼭 끼게 되는 아이템들이 있다. 그럼 어떤 아이템들이 가장 잘팔리는 것들일까? 게임동아에서 상위 10위 안에 드는 인기 온라인 게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가장 잘나가는 아이템들은 순위와 상관없이, 이동속도 증가형 물품, 캐릭터 강화형 물품, 창고 혹은 배낭과 관련된 물품, 순간 이동과 관련된 물품들이 항상 수위를 차지했다.

특히 이들 게임을 자세히 살펴보면 퀘스트를 적절히 활용하고, 다양하고도 넓은 필드를 제공한다는 다소 재미있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다. 심지어 어떤 게임은 작은 필드이지만 길을 여기저기 꼬아나서 지나가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게임 사용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시간을 단축 시키기 위해 이런 이동 속도 증가 물품들을 구입하게 되는 경향을 보였다. 물론 순간이동 같은 게이트웨이형도 이와 비슷한 경우다.

캐릭터 강화형 물품은 말 그대로 인챈트 확률을 높여주는 아이템들을 말한다. 누구나 게임에서는 강력한 아이템을 사용하고 싶어 한다. 특히 mmorpg의 경우 자신의 아이템에 지속적으로 강화 능력을 부여해 자신의 무기를 진화 시키는데, 무기가 상위로 올라갈수록 인챈트 성공 확률은 점점 떨어지게 된다. 물론 게임 개발사들은 실패할 경우 이 무기들을 고물로 만들어 주는 친절함(?)을 잊지는 않았다.

*부분유료화의 끝없는 발전? 그러나 부작용도...

기본적인 서비스는 공짜로 즐길 수 있게 하되 부가적인 서비스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부분유료화 방식은 게임회사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줬으며, 이는 게이머들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부분 유료화가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부분유료화'라는 개념 자체가 전례가 없기 떄문에 법이나 도덕적인 평가기준도 잣대도 매우 불명확하다. 덕분에 현재 부분유료방식의 과금을 시행하는 게임들은 지금도 '아이템 성능시비', '가격책정'에 대한 불만, '1인 월 최대 이용 한도 기준의 모호함 등 여러 논란거리를 가지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이런 문제들이 크게 불거져 나오지는 않았지만, 별다른 보완책없이 현 상태가 유지된다면 게임업계에 엄청난 핵폭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게임 업계의 한 기획자는 "앞으로 어떤 새로운 과금방식이 또 등장해 게임 시장의 판도를 바꿀지는 모른다. 그러나 현재 국내 게임 시장의 과금방식은 부분유료화로 안착 되었고 향후 한동안은 이 과금 방식이 기준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며 "그만큼 이제는 이 새로운 과금 방식에 필요한 다양한 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 하루 이용 가능 금액 부터 시작해서 판매 아이템들의 기준 같은 것도 필요하며 환불은 물론 필요에 따라서는 AS정책도 확립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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