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사가 되고 싶은 귀여운 생쥐의 모험 '라따뚜이'

디즈니 - 픽사의 새로운 애니메이션 '라따뚜이'가 게임으로도 등장했다. 요리사 쥐가 파리에 와서 위대한 요리사 구스또의 식당에서 벌이는 이야기를 다룬 이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주인공인 생쥐 '레미'가 되어 생쥐 친구들, 그리고 수습 요리사인 링귀니와 함께 요리사가 되기 위하여 모험을 떠나야 한다.

<새로운 라따뚜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게임과 같이 애니메이션이나 소설 등 원작을 게임 내에서 재현하는 형식의 게임들의 소비자는 대부분 원작의 팬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게임을 플레이하는 플레이어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과연 원작이 게임 내에서 어느 정도 재현되어 있는가?'일 것이다. 이 작품 '라따뚜이'에서 원작인 애니메이션의 내용은 도입부와 클라이막스 부분에 잠깐 쓰일 뿐 대부분은 오리지널 스토리를 사용해 원작 팬의 입장에서는 조금 이질감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앞에도 이야기 했듯이 이 게임을 즐길 대부분의 사람이 애니메이션을 이미 본 사람이라고 했을 때 이미 결과를 알고 그대로 재현했다면 플레이어들은 게임을 즐기기 보다는 원작에 비해 게임이 부족한 점만을 보고 게임이 성의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나 설정만을 인용해서 새로운 스토리의 게임을 만들었던 것은, '라따뚜이'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플레이어의 흥미를 유발시키기 충분하다. 이런 시도는 유일하게 다른 제작사에서 제작된 '라따뚜이' PSP판에서도 볼 수 있다. '영화의 이야기가 끝나고 새로운 레스토랑으로 이사 가기 전날'에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설정의 PSP판은 어떻게 보면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다른 플랫폼의 게임의 뒷 이야기에 해당하기도 하므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다른 수요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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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메이션의 분위기를 잘 살려준 그래픽과 사운드 >

3D 애니메이션이었던 원작의 분위기는 과연 이 게임에서 잘 살아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분위기를 되살리는 것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가필드2의 게임을 만들었던 프랑스의 ASOBO STUDIO 제작인 이 게임은 캐릭터에서부터 게임이 펼쳐지는 공간에 이르기까지 디테일은 말할 것도 없고, 움직임이나 캐릭터의 분위기를 되살리는 것까지 거의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심지어 필자가 플레이 하는 모습을 본 사람들 대부분이 '쥐가 너무 진짜 같아서 징그러워'라는 반응까지도 보였다. 하지만 역시 화면의 전환이나 카메라의 시점 이동 등에 있어 불편함을 느껴야 했던 것은 옥의 티였다. '라따뚜이'의 사운드는 다른 애니메이션 원작의 게임들처럼 애니메이션의 사운드를 거의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각 캐릭터의 음성 또한 애니메이션에 참여했던 성우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어 반가웠다.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고 플레이 한다면 모를까 과연 이 게임에서 그런 사람의 비율이 전체 플레이어 중 얼마나 될까? 예전에 XBOX와 PC로 발매되었던 드림웍스의 '마다가스카'가 영화에 참여했던 배우들을 쓰는 대신 다른 일반 성우를 사용해서 부정적인 평가를 들었던 것을 생각해 본다면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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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미니 게임들이 재미를 준다>

게임 내에는 다양한 미니 게임들이 등장한다. 레미의 꿈 속에서 장애물을 통과해 달리는 것부터 레미의 친구들이 음식을 몰래 가져오는 것, 그리고 요리까지 다양한 미니 게임들이 등장하는데 대부분 타이밍을 맞춰서 버튼을 누르는 방식의 게임이다. 이 미니 게임들은 게임에서 포인트를 이용해서 샵에서 구입한 뒤 따로 즐길 수 있고 대전도 가능하다. 이 미니게임들은 게임이 지루해 질 타이밍에 적절한 타이밍에 등장해서 게임에 흥미를 잃지 않게 해 주어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역할을 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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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앙에 가까웠던 끔찍한 난이도 >

전형적인 액션 어드벤쳐 게임인 '라따뚜이'는 전체적으로 잘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난이도 조절만큼은 약간 실수가 있어 보인다. 한 번 플레이어를 공격하기 시작한 개미들은 죽을 때까지 계속 쫓아와 공격을 하고, 미션의 지도는 판독이 거의 불가능 정도다. 그 중에서도 파이프를 타고 하수도를 미끄러져 내려가는 부분은 도대체 몇 번을 떨어졌는지 셀 수도 없다. 라이프가 남아있다면 체크 포인트에서 다시 시작하지만, 라이프가 남지 않았을 때는 그 스테이지를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기에, 난감함을 넘어 게임의 흥미를 잃을 정도로 짜증이 난다. 게다가 게임을 반복해서 포인트를 모아 특수 능력을 사거나 치트 키를 입력해서 쉬운 난이도를 열지 않는 이상 이 어려운 게임을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계속 죽어가며 반복해야 한다. 그나마 게임 오버가 없고, 한 번 옮겨진 사물이나 수집된 아이템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 그리고 냄새를 맡는 기능으로 가야 할 루트를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은 위안이 되는 부분이다. 이 게임을 즐기는 이들은 아무래도 어린아이들이 압도적으로 많을텐데 난이도를 더 낮췄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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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디즈니의 게임을 기다리며 >

'라따뚜이'는 원작을 재현해야 한다는 원소스멀티유즈 게임들이 가진 한계에 현명하게 대처하는데 성공한 작품이다. 원작의 재현이냐 새로운 작품의 창조냐는 결국 원작을 재현하는 게임에 있어 한 번은 거쳐야 하는 선택인데 이 게임은 '새로운 작품의 창조'를 통해 원작에서 맛보지 못한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작품의 세계관을 넓혀 다양한 창작에의 첫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혹자는 더 많은 작품을 찍어 내기 위한 상업적 발상이라고 하기도 하겠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좋다. 디즈니의 작품의 목적은 결국 사람을 즐겁게 하기 위함 아니었던가? 이 게임은 즐기는 사람에게 충분한 즐거움을 줄 만큼 잘 만들어졌기에 그것으로 충분히 제 역할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

게임동아 객원필자 건전평범장미소년(multicha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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