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게임 양대 산맥 '피파08' 데모 체험기

코나미의 위닝 일레븐 시리즈와 더불어 축구 게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EA '피파' 시리즈의 최신작 '피파 08'의 데모가 지난 31일 공개됐다.

이번에 공개된 데모 버전은 친선 경기만 가능한 버전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바르셀로나, AC밀란 등 각 리그를 대표하는 6개 팀 중 하나를 골라 경기를 진행할 수 있다.

메인 메뉴에 들어가면 친선 경기에 해당하는 킥오프 모드와 리그, Be a pro 등의 게임 모드와 온라인, 크리에이트 포메이션 등 다양한 메뉴를 볼 수 있는데 킥 오프 모드를 제외하고는 간략한 설명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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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공개된 데모를 처음 접하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이전 버전과 비교해 별로 달라진 점이 없다"일 것이다. 이는 그래픽 탓으로 PC버전이 PS3나 Xbos360같은 차세대 게임기가 아닌 PS2를 기본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데모 확장패치를 사용해 해상도를 조절하면 좀 더 깔끔한 그래픽을 볼 수 있기는 하나 Xbox360용 UEFA 2007 등 차세대 게임기로 등장했던 축구 게임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게이머들의 눈에는 여전히 구세대 그래픽일 뿐이다.

특히 선수 모델링은 실망 그 자체다. 앙리나 루니 등 상당히 닮았다는 느낌을 주는 선수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진짜 몇몇 선수일 뿐이다. 단적으로 한국 게이머들이 가장 기대할 박지성 선수만 봐도 "이게 누구?"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참고로 박지성의 능력치는 전 시즌 활약이 부족했기 때문인지 76으로 설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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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적인 발전을 느끼고 싶은 게이머라면 PC버전보다는 Xbox360이나 PS3 버전을 기다리는게 훨씬 나은 선택일 것 같다.

하지만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이전 버전과 달라진 점을 몇 가지 느끼게 된다. 먼저 키세팅이 바뀌었다. 선수 교체가 S에서 Q로 바뀌었기 때문에 공격/수비 전환 시 어처구니없는 패스가 발동되는 일이 줄어들었다.

또한 드로인키가 S키로 변경됐으며, 로빙 스루 패스가 매뉴얼 패스로 바뀌어 누르는 정도에 따라 패스의 강약이 조절된다.

경기의 흐름을 좌우하는 포메이션은 4:4:2, 4:3:3 등 일반적인 방식 외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바르셀로나 등 각 구단별 특징적인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제공하며, 메인 메뉴에 별도로 크리에이트 포메이션 메뉴가 있는 것으로 보아 다양한 포메이션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 플레이도 많이 달라진 느낌이다. 공과 선수가 따로 움직이는 느낌이 전작보다 훨씬 향상돼 좀 더 사실적인 느낌을 선사하며, 이에 따라 골의 패턴도 더 다양해졌다. 특히 선수들의 드리볼 모션과 공중볼을 경합하는 모습은 라이벌 위닝 일레븐 시리즈보다 나은 느낌을 줄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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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기존의 피파 시리즈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데 중점을 뒀기 때문인지 선수들의 움직임이 전체적으로 무겁다는 느낌이 강했으나 이번 작품은 모션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면서도 이전 작품보다 훨씬 빠른 움직임을 보여줘 경기 템포가 전체적으로 좋아졌다.

매번 많은 불만을 샀던 AI는 아직도 살짝 부족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수비가담이 좋아지고 개인기도 쓰는 등 전작에 비해서는 훨씬 나아진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호나이지뉴나 앙리 등 개인기에 능한 선수들은 가끔 놀랄만한 개인기로 게이머의 허를 찌르기도 한다.

다만, 로스터의 경우에는 아직 데모이기 때문인지 선수들의 이적상황이 제대로 반영되어 있지 않다. (2007년 7월16일 버전) 앙리의 경우 FC 바르셀로나로 이적되어 있으나 최근 은퇴를 선언한 솔샤르와 뉴캐슬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앨런 스미스가 아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그대로 소속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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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정식 발매 버전에서는 이보다 훨씬 최신 로스터를 지원할 것으로 보이며, 그렇지 않더라도 온라인 업데이트로 최신 로스터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작품은 기대가 너무 높았기 때문인지 약간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피파 시리즈가 그동안의 실험을 끝내고 자신만의 색깔을 찾기 시작했다는 느낌이다. 물론 위닝 일레븐 시리즈와는 상당히 다른 느낌이기 때문에 게이머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지만 '무조건 위닝 일레븐이 최고'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계속 발전하고 있는 피파 시리즈에 박수를 보낼 것 같다. 곧 정식 발매될 '피파08'을 기쁜 마음으로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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