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게이트' 부활보단 얼마나 발전할지 봐달라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의 영웅 빌로퍼 사단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많은 사고를 친 빌로퍼가 떠난 이후 '헬게이트 : 런던'의 미래는 불투명했다. 버그는 수정되지 않았고, 고집스러운 패키지 형태는 매번 사용자의 발목을 잡았다.

결국 한빛소프트는 T3엔터테인먼트에 인수됐고, 이대로 지옥의 문도 닫힐 것으로 보였다. 쉽게 말하면 지구의 평화가 돌아올 것으로 내다봤다. '헬게이트 : 런던' 발표회에서 큰 칼을 들고 장난스럽게 웃던 빌로퍼의 모습이 잊혀질 때쯤, 다시 지옥의 문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저도 그렇게 생각 못했습니다. 사소한 버그 하나 고치는데 일주일 정도로 소요했으니깐요. 온라인 게임은 게임성도 중요하지만 서비스 역시 놓쳐서는 안되는 요소입니다. 하지만 그때 당시만 해도 버그가 하나 나올 때마다 저희가 정말 지옥의 입구에 서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지옥의 입구에서 만난 한빛소프트의 문희형 기획팀장은 다행이도(?) 건강해보였다. 감기가 신종플루보다 더 극성을 보이던 추운 겨울날 '헬게이트'에 대한 그의 생각, 그리고 앞으로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까다로웠습니다. 사소한 오타 하나 고치는데 일주일이라는 건 정말 힘들었죠. 다른 게임들이 저희보다 더 큰 버그 수정하는데, 하루도 안 걸리는 걸 보고 한편으로는 부러웠습니다. 물론 지금은 한국으로 빌드 자체를 옮기고 한국 내에서 주도적으로 개발하기 때문에 10분이면 충분합니다"

'헬게이트 : 런던'의 가장 큰 문제는 빌드 개발 및 수정에 대한 모든 부분을 북미 개발사에서 도맡았다는 점. 그러다보니 버그를 수정하기 위해서는 전체 빌드를 보내고, 다시 확인하고, 수정 후 QA를 거쳐 한국으로 돌아왔다. 까다롭고 번거로운 작업이었다.

"가장 큰 문제가 해결되고 난 후에는 빌드 자체의 수정을 거쳐 한국형 '헬게이트'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기존의 북미 빌드와 연동을 할 수 없게 돼 버렸죠. 이 점에 대해서는 게이머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다른 것으로 분명히 그 이상 보상을 할겁니다"

문희형 기획팀장은 이런 일이 생긴 것에 대해 게이머분들께 죄송하다는 말부터 꺼냈다. 그런다고 해서 게이머분들의 분이 풀리지 않을 것도 알고 있지만, 이런 상황으로 돌아오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다는 점에 대해 핑계를 대는 건 그만하겠다고. 그의 얼굴에 미안함이 느껴졌다.

"확실한 건 이제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12월8일 '헬게이트 : 레저렉션'을 오픈할 때 우리는 빌드나 패치 과정 등을 순탄하게 만드는 작업에 주력했습니다. 물론 새로운 맵부터 퀘스트, 보스 몬스터, 어비스 등을 추가했죠. 당장 풍성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문제 없이 서비스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그게 가장 중요했다고 볼 수 있죠"

이후의 콘텐츠 준비도 착실하게 진행 중이다. 문희형 기획팀장은 1월에 새로운 형태의 던전 모드, 그리고 2월에는 핏빛 달을 추가하고, 큰 문제가 없다면 3월 내 '헬게이트 : 도쿄'를 꺼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핏빛 달은 난입의 개념이 존재하는 일종의 공개형 던전이다.


"처음에는 '헬게이트 : 서울'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생각하면 일본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변경했습니다. 런던에서 도쿄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시나리오 기획자를 바탕으로 기존의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도쿄만의 재미를 넣기 위해 많은 투자를 했죠"

문희형 기획팀장이 말한 '헬게이트 : 도쿄'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 지역 내 서비스를 위해 한빛소프트 측에서 준비하고 있는 대규모 업데이트다. 총 10개의 ACT로 구성돼 있고, 도심 시가지부터 불이 주제가 되는 온천, 해수에 잠긴 지역 등 새로운 모습으로 가득하다. 특히 동양적인 몬스터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나리오는 확실히 기대해도 좋습니다. 저희가 봐도 재미있을 정도니깐, 게이머분들에게 '런던' 이상의 재미를 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만이 아니라, 정말 그 이상을 줄 수 있을 겁니다. 불타는 도쿄의 모습과 일본 민화를 바탕으로 한 많은 몬스터,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아이템 등이 더해져 그동안과 확실히 다른 재미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현재 한빛소프트는 '헬게이트 : 도쿄'의 준비 외에도 게이머들이 즐겁게 참가할 수 있는 PvP 모드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는 미국쪽 스튜디오에서 도맡아 개발 중이다. 도쿄가 나온 이후에 자세한 일정이 나올 것이라고. 특히 이 모드에는 '헬게이트'의 특징을 최대한 살린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더 좋은 서비스를 위한 단계였다고 봅니다. 실망하신 분들도 많지만 일단 저희가 생각하는 큰 문제는 없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부터는 많은 분들이 즐길 수 있는 형태를 강조하도록 하겠습니다. 많이 들어와서 저희가 만든 새로운 한국형 지옥의 문에서 새로운 재미에 푹 빠져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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