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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화 해주면 뭐하나, 비디오 게임 불법 복제 ‘심각’

김동현

올해 상반기는 비디오 게임 시장 입장에서만 보면 그야말로 황금시대다. '갓 오브 워3'를 비롯해 '헤비레인' '용과 같이4' '스플린터 셀 컨빅션' '아미 오브 투 : 40번째 날' 등 20여종에 가까운 기대작들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작년 하반기에 다수의 타이틀이 몰린 것과 비교해보면 그야말로 폭풍 같은 출시 러시다. 하지만 이런 외부적인 시선과 달리 비디오 게임 시장 내에는 우울함이 감돌고 있다. 거창한 대작들이 출시되어도 여전히 '난 불법'을 고수하고 있는 얌체 게이머들이 늘고 있기 때문.

<Xbox360-Wii-PS3, 불법 복제에 멍든 시장>

현재 비디오 게임 시장에서 불법 복제가 가장 심각한 것은 Xbox360, 그 뒤를 Wii, 그리고 PS3 순이다. 이중에서도 Xbox360은 DVD를 사용한다는 점과 하드 개조, 불법 다운로드가 판을 치고 있어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현재 국내 정식으로 판매된 Xbox360 기기 중 약 35~40%가 불법으로 개조됐으며, 이중 일부는 온라인 기능인 라이브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의 경우 라이브에 접속할 경우 벤(강제적으로 게임에 제한을 주는 기능)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그것을 피하는 방법도 나온 것으로 알려줬다. 여전히 벤은 계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Wii는 불법 칩셋 장착과 하드, 플래시 메모리를 변경하면 전 세계에 있는 모든 롬을 마음대로 돌릴 수 있다. NDS 시리즈처럼 본체에 전혀 이상을 주지 않는 방식은 아니지만 이 역시 적은 비용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게이머들이 애용하고 있다. 특히 초반 국내 정식 발매된 Wii에만 적용된 일종의 제한 때문에 이 문제가 더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블루레이라는 특수한 환경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법 복제의 영향을 덜 받고 있는 게임기가 PS3다. 많은 사용자들이 PS3의 하드 용량 때문에 개조를 시도하는 경우는 있지만 기계 자체가 불법적으로 사용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전체의 약 1~5퍼센트 사용자가 개조를, 그리고 하드 용량만 변경한 사용자는 전체 사용자의 20퍼센트 정도로 나타났다.

<국내 P2P 사이트는 어렵지만 해외 경로 이용하면 금방>

PC 게임의 경우는 여전히 P2P 사이트에서 다운로드 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비디오 게임은 상대적으로 P2P를 이용해 파일을 구하기 어렵다. 하지만 일부 프로그램이나 해외 경로를 활용하면 의외로 쉽게 불법 파일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불법 사용자들은 정품이 나와도 구매할 생각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

불법 파일들 대부분은 해외 출시일보다 2~3일 전에 뜬다. 정품 사용자들이 상대적으로 허탈해 하는 부분 중 하나다. 출시도 되지 않은 게임의 평가가 대거 올라오고 게임에 대한 영상 공개 및 스포일러 등을 꺼내는 얌체 게이머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불법 파일들은 골드행(패키지화 시키기 위한 과정)에서 유출되는 것으로 알려졌고 해외 유명 크랙커들에 의해 락이 제거돼 파일로 풀리게 된다.

해외 크랙커들은 Wii는 락이 거의 없다고 해도 무관할 정도로 쉽게 풀리고, Xbox360, PS3는 좀 까다롭지만 대부분의 타이틀이 비슷하기 때문에 6시간 정도면 풀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의 정품 파일을 불법화 시키는데 겨우 몇 시간이면 된다는 것이다. 게임을 만들기 위해 200억 가까운 비용과 3년이 넘는 시간을 소요하는 것에 비하면 참으로 어이없는 시간이다.

<천문학적 개발비와 시간, 그리고 노력을 단 10분만에 불법으로..>

불법 사용자들의 뻔뻔함이 하루 이틀 이야기가 아니지만 10년이 넘는 국내 비디오 게임 시장이 여전히 초창기 수준이라는 점은 참으로 부끄러운 현실이다. 한 국내 비디오 게임 퍼블리셔 관계자는 "정품 사용자들을 생각하면 한글화를 하고 싶지만 불법 사용자들이 그 혜택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포기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현지화 비용이 많이 축소되고 개발사 스스로가 언어 부분을 수정하기 쉽도록 개발하고 있다. 예전처럼 4~5천만원 수준의 현지화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런 변경점에도 불구하고 한글화를 포기하는 곳들은 계속 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비디오 게임 시장은 매년 소폭 상승하거나 비슷한 시장 밖에는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2001년부터 지금까지 비디오 게임 시장은 얼마나 상승했을까. 소니의 참가로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된 2002년부터 국내 비디오 게임 시장은 80퍼센트도 안되는 성장을 기록했다. 800퍼센트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한 온라인 게임 시장과 비교해보면 10배 차이가 넘는다. 그때도 지금도 비디오 게임 시장은 매출부터 수준까지 그대로 라는 말이다.

물론 정품 사용자들의 혜택을 늘리기 위해 소니와 MS는 온라인 기반 게임 및 충실한 한글화 타이틀을 다수 출시, 비디오 게임 시장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소니 측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비디오 게임 시장의 성장을 위해 매번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예약 판매 게임을 구매하고 기다려주시는 게이머들이 있다는 점만 보면 게임 출시를 포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는 MS도 마찬가지다. 라이브 사용자들을 배려한 다양한 기능을 강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패치 및 추가 기능을 지원해 게임에서 나올 수 있는 문제점을 최소화 시켜주는 방침을 꾸준히 고수하고 있다. 정기적인 벤을 실시간화 시키는 점도 이 같은 노력 중 하나다. 그러나 이런 상황도 불법 사용자들의 얌체 의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갓오브워3'도 나왔고, '스플린터셀 컨빅션'도 한글화됐다, 생각 좀 바꾸자>

'갓 오브 워3'는 파격적인 완전 한글화와 함께 5만9천원이라는 가격으로 출시됐다. '스플린터셀 컨빅션'도 자막 한글화지만 게임의 특성을 살린 현지화를 도입, 수준 높은 게임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혜택은 당연히 모든 게이머들이 받아야 한다.

하지만 불법 사용자는 게이머가 아니다. 확실하게 알아야 하는 건 불법 사용자들은 범죄자라는 것이다. 국내에서 MP3 파일 하나만 블로그에 잘못 올려도 저작권법 위반이 되는 것처럼 불법 파일을 공유하고 다운 받아 구동하는 것은 범죄 행위다. 여전히 그것도 모르고 자신이 게이머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생각부터 바꾸는 것이 어떨까.

또한 불법 사용자들은 "타이틀의 가격이 너무 비싸서 정품 못 쓰겠다"는 말을 많이 한다. 개발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타이틀이 많이 팔리기만 한다면 가격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금보다 충분히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가격은 누가 만들었을까. 불법 사용자들의 비양심 때문에 개발사와 정품 사용자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

한 게임 업체 관계자는 "게임은 공짜로 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불법 개조 및 게임 사용이 얼마나 큰 범죄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불법으로 게임을 다운 받고 즐긴 후 게임의 수준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면 그야말로 양심이 없는 것. 우리는 이들이 아닌 정품을 쓰는 순수한 게이머들을 위해 게임을 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 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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