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한국 게이머들, 세계 e스포츠 시장 ‘호령’

한국의 게이머들이 전세계 e스포츠 시장을 초토화 시키고 있다. 한국의 게이머들 국제 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올해 한국 게이머들이 보여주는 '포스'는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이미 해외에서도 한국의 게이머들의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북미 지역의 스타크래프트 팬 사이트에서 실시된 스타크래프트 2에서 가장 강한 종족을 뽑는 설문 조사에서 테란, 저그, 프로토스가 아닌 '한국인'이 1위를 차지하는 일이 생겼다는 것만 봐도 그 인지도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 한국 게이머들, WCG를 호령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지난 4일 폐막한 국제 규모의 e스포츠 대회인 월드사이버게임즈 2010(이하 WCG2010)에서 한국 대표팀은 3년 연속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3연패를 한 것도 놀랍지만, 10년 역사의 WCG에서 총 6회의 종합 우승을 차지한 것은 경악할만한 수준인 것이다.

규모와 인지도의 차이가 있기에 단순 비교는 힘들겠지만 월드컵과 비교한다면 한국의 게이머들은 브라질, 스페인과 같은 팀들이 풍기는 '이름값'을 지니고 있는 셈이라고 비교할 수 있다.

이번 WCG 2010에서 한국팀이 거둔 성적은 그야말로 대단하다. 스타크래프트 부문에서는 이영호가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으며, 유독 금메달과 인연이 없었던 워크래프트3 부문에서도 김성식이 지난해 우승자 '그루비' 마누엘 쉔카이젠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또한, 대전격투게임 철권6 BR 부문에서는 '무릎'이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배재민 선수가 어렵지 않게 금메달을 차지하기도 했다.


아쉽게 금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의 성적도 주목할만하다. 스타크래프트 부문에서는 김구현, 이제동이 은, 동메달을 따내며 이영호와 함께 한국 선수들이 스타크래프트 부문을 독식하는데 힘을 보탰고, 워크래프트3에서도 박준이 동메달을 차지하며 워크래프트3에서 유독 부진했던 한국 선수단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어줬다.

또한 철권6 BR 부문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빈창' 문창빈과 캐롬3D 부문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김희철, 모바일게임인 아스팔트5 부문에서 은메달을 따낸 이원준 역시 WCG2010에서 한국 선수단이 현지를 호령하는 데에 한 몫을 거들었다.

* 한국 게이머들의 돌풍은 WCG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단지 게이머들과 게이머들의 대결, 또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인식이 강한 대전격투게임이지만 해외에서는 이러한 대전격투게임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대회도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다. 일본에서 개최되는 투극과 미국에서 열리는 EVO(The Evolution Championship Series의 약칭)가 이런 대전격투게임의 대표적인 대회라고 할 수 있다.

올해에는 이런 투극과 EVO에서도 한국 게이머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며, 그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들 대회에서는 주로 일본과 미국의 게이머들이 주를 이뤘지만 올해에는 한국의 게이머들이 참전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올해 동경게임쇼에서 최종전이 치뤄진 '투극 2010' 철권6 BR 부문에서는 한국의 주정웅(나락호프), 김제우(냉명성인), 전지명(아뚱) 등의 멤버로 구성된 Whyworks 팀이 준결승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들은 준결승전에서 이번 대회의 우승팀인 관광메인 팀에 2:3으로 아쉽게 패했지만, 원정 경기라는 불리함을 안고서도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 현장의 관람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EVO에서는 철권6 BR에서 국내 철권6 리그인 투혼의 해설자를 맡고 있는 'NIN' 박현규가 우승을 차지해 '세계최강의 해설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특히 박현규는 지난 2005년 실시된 투극의 철권5 부문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전력이 있어 이번 우승을 통해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수준의 게이머임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한편, 이번 EVO2010에서는 꾸준히 강세를 보였던 철권 부문 이외의 부문에서도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슈퍼스트리트파이터4 부문에서 '인생은잠입'이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이선우가 3위에 올랐다. 일본에 비해 대전격투게임의 저변이 약한 한국의 게이머가 이러한 성적을 거둔 것은 상당히 놀라운 일이라 할 수 있다. 일부 게이머들은 이를 두고 '불모지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것은 핸드볼, 수영, 피겨스케이팅에서만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기쁨을 표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성황리에 종료한 스타크래프트2의 리그인 GSL(Global Starcraft League)에서도 한국 게이머들이 압도적인 실력을 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단순히 우승자만 한국 게이머인 것이 아니라 8강 진출자가 모두 한국인으로 채워져 해외 게이머들로부터 '역시 스타크래프트 최강국은 한국이다'라는 반응을 끌어내기도 했다.

한편, 이번 GSL에서는 가장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저그를 사용하는 '과일장수' 김원기가 김성제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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