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 소셜 게임 주도권 잡기위한 잰걸음 중

게임시장은 그 끝을 알 수 없는 광산과도 같다. 한 지역의 광석을 모두 파내 이제 끝이라고 생각할 즈음 저 멀리서 또 다른 광석 가득한 광맥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거대 게임 퍼블리셔들은 하나의 플랫폼이나 장르에 만족하지 못하고 다른 분야로의 확대를 위한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그 규모나 범위는 보통사람이 쉽게 생각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런 분위기에 있어 최근 가장 주목받는 시장을 들자면 역시 소셜게임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마이스페이스'를 통해 본격적으로 그 판이 커지기 시작한 소셜 게임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그 틀이 잡히기 시작했으며,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스마트폰에 대한 열풍을 더해 그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


대형 퍼블리셔들과 관련 기업들이 이를 그냥 둘 리가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 디즈니는 플레이돔을 7.6억달러에 인수했으며, 일본의 DeNA는 엔지모코를 4억달러에 인수했다. 그리고 모든 게임 시장에 있어 M&A의 중심에 있는 EA는 플레이피시를 4억달러에 인수했으며, 더 나아가 중소 퍼블리셔인 칠링고를 인수하며 한 수를 더 두는 행보를 선보였다.

소셜게임시장 편입에 대한 EA의 의지는 지난해 소셜게임업계 1위와 2위 업체인 징가와 플레이피시를 두고 저울질 중이라는 소식이 들렸을 때부터 확고했다. 업계에서는 과연 EA가 둘 중 어느 곳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두 곳을 모두 집어먹을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다.

결국 EA는 2위 업체인 플레이피시를 인수한 이후 자사의 인기 게임 시리즈인 '매든NFL'과 '피파'를 이용한 게임을 '페이스북'을 통해 출시했으며, 기존 인기작 뿐만 아니라 새로운 형식의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EA의 칠링고 인수는 기존 행보와는 또 다른 형태로 관심을 받고 있다. 칠링고는 자체적으로 게임에 대한 개발을 진행하는 곳이 아닌 작은 규모의 퍼블리셔다. 발매 이후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TV, 머천다이징 시장에까지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앵그리버드'는 핀란드의 로비오에서 개발했으며, 최근 출시된 '컷더로프' 역시 러시아의 젭토랩에서 만든 작품으로 개발 및 제품 자체에 대한 칠링고의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그들이 선택한 게임은 대체로 게이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받고 앱스토어에서 상위권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어, 그들의 선택이 탁월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개인, 또는 소규모 개발진이 만들어내는 게임의 비중이 많은 소셜게임의 특성을 인지한 EA가 직접 개발팀을 꾸리는 것 보다, 이쪽 분야를 잘 아는 중소 퍼블리셔를 인수해 그들로 하여금 유망한 게임의 퍼블리싱을 진행하도록 하는 것이 몸집 줄이기에 나선 EA의 입장에서는 더 이득이라는 것을 인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500여 명을 떠나보낸 EA의 입장에서는 플레이피시를 소유하고 있고, EA 자체 브랜드의 스마트폰 게임들도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있는 입장에서 새롭게 개발사를 손해를 보는 것 보다는 안전하게 폭을 넓혀가는 것이 더 이익일 수 있기 때문이다.

EA의 대변인 역시 이번 인수에 대해 "EA가 앞으로도 칠링고에서 개발자들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도록 존중할 것"이라고 밝히며, 칠링고의 센스를 믿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얼마 전까지 온라인게임 개발업체의 인수에 열을 올렸던 EA가 새롭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소셜게임 분야. 이 분야에 있어 EA의 행보가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업계에서는 EA를 포함한 대형 업체들의 인수전이 자본의 유입으로 이어져 시장의 규모와 함께 게임의 퀄리티를 높여주기를 바라고 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EA의 칠링고 인수는 최근 EA의 인수 내용 중 개발사가 아닌 퍼블리셔를 인수해 그들의 특징을 살리도록 한 점에서 가장 인상적"이라며 "EA의 산하의 칠링고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선보이느냐에 따라 스마트폰과 소셜게임 시장의 움직임도 긍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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