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리, 히사이시조, 레벨5. 환상의 조합이 만든 명품 니노쿠니
다크클라우드를 비롯해 드래곤퀘스트9까지 굵직한 타이틀을 개발해 온 레벨5의 최신작 니노쿠니-하얀 성회의 여왕이 정식발매 됐다. 니노쿠니는 유명한 애니메이션 제작팀인 지브리 스튜디오와 일본음악계의 거장 히사이시 죠, 유능한 개발팀인 레벨5의 만남으로 발매 전부터 게이머들에게 기대를 갖게 하기 충분했고, 실제로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세계를 직접 탐험하는 듯한 그래픽과 아름다운 음악과 게임성이 어우러져 만족스런 게임이 탄생했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매력이 그대로 게임 속에!
****미야자키 하야오를 필두로 한 지브리 스튜디오는 일본 애니메이션계를 선두에 서서 이끌고 있는 그룹이라고 할 정도로 그동안 인기 있는 작품을 선보였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최근의 벼랑 위의 포뇨까지 국내에서도 유명한 작품을 선보인 지브리 스튜디오는 아름다운 자연과 천진한 그림체가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니노쿠니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을 직접 게임으로 옮겨서 직접 세계를 탐험하고 있는 느낌을 전해준다. 애니메이션과 같은 카툰랜더링 기법으로 멋진 화면을 연출한 게임이 이전에도 많이 있었지만 니노쿠니는 이런 모든 게임을 통틀어서도 그래픽표현이 상급에 속할 정도이며 오히려 직접 이벤트에 사용하는 애니메이션보다 실제 게임영상이 더 정감가고 안정적으로 느껴진다. 게임의 세계관은 현실세계인 이찌노쿠니와 마법세계인 니노쿠니로 나누어지는데 현실세계의 모습은 물론 마법세계에서의 다양한 컨셉으로 구성된 마을과 자연환경, 캐릭터까지 지브리 스튜디오 특유의 매력이 그대로 느껴지니 팬이라면 직접 돌아다니면서 인터랙티브한 상호작용을 느끼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재미를 느낄 것 같다. 그만큼 니노쿠니가 보여주는 화면은 아름다우며 그래픽 자체로는 단점을 언급할 것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니노쿠니를 즐기다 보면 화사함과 따뜻함과 포근함과 친근함에 큰 매력을 느끼게 될 것이다.(지브리의 그림체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은 다르겠지만..-0-)
잘 구성된 J.RPG
니노쿠니는 자유도에 비중을 둔 것이 아니라 정해진 틀을 따라가는 정통적인 J.RPG의 방식이다. 그렇다보니 게임의 단계별로 스토리나 전투밸런스, 퀘스트의 분배가 얼마나 잘되어 있냐가 중요한데 니노쿠니의 플레이는 꽤나 만족스럽다. J.RPG에서 일종의 자유도 역할을 하는 것이 정해진 퀘스트라고 할 수 있는데 쌩뚱맞게 주어지는 퀘스트가 아니라 해당지역에 관련된 스토리가 가미된 퀘스트가 주를 이루고 있다. 게다가 영웅스탬프로 적절한 보상을 준비해 자연스럽게 퀘스트를 즐기게 끔 하면서 자기만족뿐 아니라 퀘스트클리어에 대한 욕구를 끌어올려 단조롭게 스토리를 따라가는 진행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게 해준다. 이밖에 이마젠의 육성요소나 전략과 액션성이 살아있는 전투는 반복된 전투의 식상함을 덜어주면서 단조로울 수 있는 J.RPG의 형식에서 몰입감을 유지시켜주고 있다.
액션과 전략이 살아 있는 전투
RPG게임은 전투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만큼 전투를 얼마나 재미있게 구성하느냐가 중요한데 니노쿠니의 전투는 몬스터이면서 동료이기도 한 이마젠을 활용해 액션과 전략성을 모두 만족시키고 있다. 전투에 사용할 수 있는 이마젠은 최대 3마리인데, 이마젠과 이마젠을 다루는 캐릭터가 서로 HP와 MP를 공유하기 때문에 능력치가 떨어지거나 상성인 이마젠을 사용할 때 그만큼 손실도 크니 그것을 잘 고려해야 하며, 회복이나 교체가 매우 중요하다.
전투는 한정된 필드 내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커맨드를 선택할 때에 시간이 멈추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조작하는 재미가 있다. 이마젠을 다룰 때 전투는 실시간이라고 봐도 되기 때문에 스킬, 공격, 캔슬을 이용해 치고 빠지는 공격도 할 수 있으며 적의 공격에 맞춰 이마젠을 바꾸면서 근접공격을 피하는 식의 플레이도 할 수 있다. 그리고 게임을 어느 정도 진행하면 공격&방어시프트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데 적의 강력한 공격엔 방어시프트로 피해를 최소화하고 틈이 생기면 공격시프트로 집중포화를 하면서 포메이션 전환의 재미도 제공한다.
또한 캐릭터와 이마젠이 서로의 HP, MP를 공유하다보니 너무 빨리 바닥나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소울 시스템을 준비했다. 소울은 HP&MP 회복용과 필살기를 쓸 수 있는 골드소울이 있으며 적에게 크리티컬을 내거나 방어를 잘하는 등 효율적으로 전투를 하면 얻을 수 있다. 때문에 무조건 공격보다는 소울을 얼마나 잘 발생시키고 입수하느냐가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 지름길이다. 이렇듯 니노쿠니는 겉모습과는 다르게 생각보다 전략적이고 액션성이 넘치는 전투를 즐길 수 있다.
조금은 아쉬운 동료의 A.I
니노쿠니의 전투는 꽤나 재미있지만 동료 캐릭터의 A.I가 가끔은 걸리적거리는 요소로 작용한다. 테일즈시리즈처럼 세부적으로 지시를 내릴 수 있었으면 이런 점은 덜했을 텐데 최소한으로 적용된 전투성향 지정과 어설픈 A.I로 조금만 강력한 적이 나오면 금방 쓰러지는 동료를 보게 된다. 아니면 회복을 안 해줘도 되는 상황에 친절히 회복마법을 쓰거나 강력한 이마젠을 놔두고 굳이 약한 이마젠을 사용하는 등의 답답함이 있다. 그나마 공격&방어시프트가 있어서 답답함이 조금 줄어드는데 시프트가 없을 때의 답답함을 생각하면 어휴-0-;;
모험의 동반자인 이마젠을 육성한다
니노쿠니에 등장하는 이마젠은 포켓몬스터처럼 진화하고 육성을 시킬 수 있는데 이 게임을 빛내는 재미요소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전투를 진행하다가 머리위에 하트가 뜨는 이마젠들이 있는데 이때 여주인공인 마루의 능력을 이용해 아군으로 만들 수 있다. 아군으로 만든 이마젠은 동료로 활용할 수 있으며 데리고 다니면서 같이 전투를 하면 레벨업을 하고 그에 따라 능력치 상승 및 스킬을 습득하게 된다. 그리고 이 뿐 아니라 직접 이마젠에게 각 능력치 수치를 올려주는 음식을 먹이면서 레벨업시 추가능력을 확보할 수도 있고 사용할 수 있는 스킬커맨드가 제한되어 있다 보니 상황에 따라 필요한 능력을 갈아 끼워도 줘야한다. 게다가 레벨을 올리다보면 진화가능이란 메시지가 붙는데 이때 진화아이템을 사용해 진화시킬 수도 있다. 진화를 하면 레벨은 1로 초기화 되지만 다시 키우면 그만큼 강력한 능력을 자랑한다. 음식을 먹이고 스킬을 설정하고 진화를 시키며 이마젠의 육성을 하니 그만큼 애착도 가득! 게임 속에 등장하는 이마젠의 종류도 엄청나니 다양한 이마젠을 육성하면서 능력을 알아보자! 포켓몬 키우는 거 부럽지 않다!
동화 같은 스토리를 제대로 맛보려면 일본어 필수
니노쿠니는 주인공 올리버가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을 되돌릴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 현실과 평행세계라고 할 수 있는 이치노쿠니로 여행을 떠나 펼치는 모험을 다루고 있다. 본래 자극적인 소재가 아닌데다가 지브리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디자인이 동화와 같은 이야기를 재미있게 다루고 있어 모든 연령에 걸쳐서 어필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 발매된 니노쿠니는 한글이 아닌 일본어판으로 발매됐기 때문에 이런 장점들이 언어적장벽으로 인해서 무너져 내린 것이 매우 아쉽다. 게임자체의 난이도는 다음에 가야 할 목표를 미니맵으로 표시해주기까지 하니 그냥저냥 감으로 플레이를 할 정도다. 하지만 이런 식의 플레이는 세부적으로 준비된 퀘스트를 놓칠 수밖에 없고 무엇보다 중요한 이야기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흥미가 떨어지는 요소로 작용한다. 게임리뷰를 하다보면 정말 한글화가 필요하고 한글화 하나로 게임의 재미나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는 게임을 만나게 되는데 니노쿠니가 바로 그런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잘 만든 게임. 그러나....
****니노쿠니 하얀성회의 여왕은 근래에 들어서 즐긴 J.RPG중에서 가장 몰입감이 뛰어난 게임이었다. 아름다운 화면과 음악에 동화 같은 스토리와 긴박감 넘치는 전투에 게임 곳곳에 마련된 즐길거리까지 여러모로 추천하고 싶은 게임이다. 국내에는 안타깝게 한글화도 안되고 사행성이 있다고 18세 이용가를 받는 바람에 적극 추천하기에는 이상한 상황이 되어 버렸다 -_-;; 하지만 중급정도의 일본어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게이머에게는 적극 추천이다!! 니노쿠니 하얀성회의 여왕은 너무 단순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어렵지도 않으면서 오랜 시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J.RPG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