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속 전쟁의 시대에서 영웅이 될 자는 누구?, '트로이'

'십이지천' 시리즈와 '워렌전기' 등 특유의 전쟁 시스템을 강조한 MMORPG를 잇달아 선보이며 '전쟁게임 전문 개발사'로 불리우고 있는 알트원이 신작 게임을 야심차게 선보였다.

그 주인공은 지난 17일 공개 서비스를 개시한 '트로이'로 그리스 신화와 호메로스의 고대 서사시 '일리아스' 등으로 잘 알려진 그리스와 트로이간의 전쟁을 주제로 한 게임이다.

이 게임은 소설과 신화 속의 치열한 전쟁이 막을 내린 이후 새로운 전쟁의 불씨가 피어올라 후손들이 새로운 전쟁을 다시 한 번 이어간다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구성됐으며, 게이머들은 그리스와 트로이 중 한 곳의 진영을 선택해 이 새로운 전쟁의 최전선에 나서야한다.

게임에 등장하는 직업은 근접형인 '워리어', 마법형인 '매지션', 활과 쌍검을 활용하는 하이브리드형 '헌터' 등 총 3가지 유형이 등장하며, 각각의 직업은 저마다의 특성을 활용한 다양한 공격법을 이용해 적들을 물리치게 된다.

또한 50레벨 이후 전직 퀘스트를 통해 각 직업별 2종류의 세부 직업으로 전직을 실시하며, 이를 통해 보다 특성화된 스킬을 이용해 전략적인 전투를 진행할 수 있다.

게임의 진행 방식은 크게 성장에 관련된 부분과 전쟁에 관련된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필드나 던전을 통해 캐릭터를 성장시킨 후 일정 시간마다 열리는 전장을 통해 세력 간 승부를 진행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전쟁을 강조한 게임에 대해 사람들은 "성장이 어렵고 재미없다" "뻔한 일만 시킨다"라는 선입견을 갖게 되기 마련인데, '트로이'는 같은 일을 시키더라도 보다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를 준비해 놓고 있다.

우선, 필드의 몬스터들은 비교적 쉽게 사냥할 수 있도록 해 퀘스트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했으며, 대신 일반 몬스터들에 비해 난이도가 높은 몬스터들이 대거 출현하는 던전을 다양하게 구성해 강약을 조절했다.

이 던전은 난이도에 따라 총 3단계로 공간을 구별해 혼자 즐기는 게이머들과 파티를 맺고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 모두에게 적당한 진행 루트를 제공해 단순히 퀘스트만 진행해도 되고 친구들과 진득하니 던전 안에 자리를 잡고 사냥을 즐길 수도 있게 됐다.

이와 같은 레벨의 구분을 통해 전작인 '워렌전기'에서 나타났던 '10레벨이 넘어간 이후 필드 몬스터의 난이도가 갑자기 올라가거나 퀘스트 아이템의 획득 확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점' 등 다수의 아쉬웠던 점이 자연스럽게 개선되는 효과도 나타나, 게이머들에게 조금 더 친절한 게임으로 다가갈 수 있게 된 점 역시 긍정적인 부분이다.

게임의 그래픽적인 부분 역시 한단계 발전된 알트원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물론 전쟁을 강조한 게임이다보니 대작형 게임들과 비슷한 수준의 그래픽을 보여주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일반적인 플레이가 진행되는 필드에서의 모습만큼은 여느 MMORPG와 비교해도 아쉬울 점이 없을 만큼 많은 노력의 흔적들이 발견된다.

개발사인 알트원 측은 '트로이' 게임이 공개된 이후 게임 내에 등장하는 인물 또는 장소들의 일러스트를 지속적으로 공개하며 게임의 그래픽에 쏟는 노력을 알린바 있는데, 우리는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그 일러스트들이 게임 속에서 3D로 멋들어지게 재현됐음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초기 설정에서야 캐릭터의 모습이 축소돼 잘 보이지 않지만, 화면을 조금 당겨 캐릭터나 몬스터의 모습을 확대해 본다면 일러스트에서 본 그 모습들이 움직이며 전투를 펼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전쟁' 관련 콘텐츠는 정말 보여줄만한건 다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 만큼 그 수도 다양할뿐더러 콘텐츠의 완성도도 뛰어나다. 일정 시간마다 화면 우측에 나타나는 게이트를 통해 입장하는 전쟁 콘텐츠는 크게 다른 진영의 게이머들과의 전면전인 '무한대전', 상대방 우상 또는 지휘관을 공격하는 '수호전', 일정 시간마다 몰려드는 몬스터들을 힘을 합쳐 물리치는 '섬멸전'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번갈아 진행되기 때문에 취향에 맞게 골라 선택할 수도 있다.

각 전투는 특정 레벨대에 따라 다양하게 분리돼 운영되며, 난이도는 조금 어렵지만 충분히 노력하면 버텨볼 수준으로 잘 밸런스가 짜여있어 준비돼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했다.

전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티켓을 구해야 하지만, 필드 사냥을 지속하다보면 의외로 잘 구해지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의 전쟁에 참가할 수 있으며, 전쟁 참가에 대한 보상도 생각보다는 쏠쏠하다.

또한 각 레벨대의 전쟁의 결과는 실시간으로 전체 게이머들에게 공지가 되도록 해 투쟁심을 한층 높여주기도 한다.

이 외에도 퀘스트를 받거나 정리하기 위해 NPC들과 대화할 때의 대사와 같은 세세한 부분들까지 신경 쓴 모습을 발견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트로이' 역시 아쉬운점은 눈에 띈다. '십이지천' 시리즈로부터 이어져온 너무도 익숙한 게임의 진행 방식은 신작 게임의 미덕인 '참신함'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캐릭터를 만들고 난 순간 이후의 대부분의 것들, 즉 튜토리얼부터 몬스터의 사냥 방식 UI, 아이템의 판매 방식, 던전의 구조, 전쟁의 진행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부분 보다는 익숙한 부분이 더 많았으며,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 역시 '새로운 재미' 보다는 '익숙함에서 오는 편리함'만을 좇아 게임 전반에 걸쳐 생기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세상에 있어 가장 재미있는 '전쟁이야기' 그 중에서도 신과 인간이 공존하는 '트로이 전쟁'을 주제로 하고 있음에도 그에 얽힌 이야기에 눈을 돌리지 않고 전투에만 몰입하는 '트로이'의 모습은 때로는 '고지식하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직했기에 게임을 즐기는 한 명의 게이머로서 더욱 아쉬움이 느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었다.

알트원의 신작 '트로이'는 신화의 전장이라는 새로운 무대를 바탕으로 다양한 전쟁의 재미를 추구한 게임으로 대인전을 즐기는 게이머들에게는 충분한 즐거움을 선사할 만한 게임이었다. 전작들과의 유사성이 크다는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이제 막 시작한 게임이고 앞으로 추가될 콘텐츠가 더 많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앞으로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전쟁의 재미를 선사하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자격은 충분해 보인다.

앞으로 보다 다양한 재미를 추구하고자 하는 게이머들의 요구를 게임 내에 적절히 반영해 대규모 전쟁을 대표하는 게임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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