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 최고의 아동용 보드 게임

치킨 올림픽의 열기로 난리법석이 된 꼬꼬마당 올림픽 경기장! 오늘의 경기는 깃털 뽑기 경주! 상대 선수를 앞질러 깃털을 빼앗으려는 성난 닭들의 경주가 벌어집니다. 깃털을 빼앗고 싶으십니까? 죽어라 달리세요. 깃털을 빼앗기기 싫으십니까? 역시 죽어라 달리세요. 앗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꼬꼬 마당 구석구석이 무엇이 있는지 알면 장애물에 걸리지 않고 달릴 수 있습니다. 명심하세요. 머리 좋은 닭은 달리기도 잘한답니다.

그리스 아테네가 인간 올림픽의 열기로 후끈하다면, 여기 꼬꼬 마당 경기장은 닭들의 올림픽으로 깃털 날린다. 매뉴얼에 닭이 아닌 꼬꼬라 적힌 것부터 그 냄새가 심상치 않은 치킨 차차, 과연 아테네 올림픽의 열기를 닭들이 잠재울 수 있을지 알아보겠다.

치킨 차차는 게임 박스에서 풍기는 느낌부터 여타의 게임들과 차이가 있다. 뭔가, 아이들을 위한 냄새가 강하게 나는 것이다. 앞서의 꼬꼬 라는 단어 역시 그러한 심증을 더욱 굳히는데, 박스를 열어보면? 옳지. 적어도 아이들이 보면 좋아할 콤포넌트가 가득하다. 큼지막하고 보드라운 노랑, 파랑, 녹색, 나무색 닭이 들어있고, 40 여개의 카르카손 저리가라하는 보드랍고 두툼하고 만질만질한 타일이 가득하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박스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한글 매뉴얼과 큼지막한 콤포넌트

---|---

어떻게 보면, 커다란 박스와 가격에 비해 부실해보일 수도 있는 내용물이지만, 아이들을 사랑하는 대한민국의 부모라면, 충분히 투자할 가치를 가진 게임이니 지금부터 잘 따라오기 바란다.

일단, 달걀 모양의 타일들을 바닥에 동그랗게, 대략 육상 트랙 형태로 펼친다. 타일에는 하얀 깃털, 달걀, 꽃, 두더쥐, 지렁이 등이 눈에 쏙 들어오게 그려졌다. 그 트랙 안쪽으로 팔각형 타일을 뒤집어 놓는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닭 한 마리를 가져와 트랙에 올린다. 닭 꽁무늬로 깃털이 하나씩 박힌 것을 유념하라.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트랙을 펼치고, 팔각타일을 뒤집어 깐다. 3인 초기 세팅 모습이다.


게임이 시작되면, 플레이어는 팔각 타일을 하나 뒤집는다. 자신의 닭 바로 앞에 놓인 달걀 타일의 그림과 동일하면, 닭이 전진하고 다시 팔각 타일을 뒤집는다. 만약, 틀리면 당연히 다음 사람에게 순서가 넘어간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후라이 타일이 뒤집어져, 노란 닭은 일보 전진에 실패했다.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오우케이~ 두더쥐 타일을 뒤집었다. 달리자.

---|---

치킨 차차는 전형적인 메모리 게임이다. 바닥에 뒤집어진 팔각 타일들이 무엇인지 기억해, 원하는 타일을 뒤집는 것이다. 타일의 종류도 12개, 절대 많지 않은 숫자다. 기억력에 조금만 자신 있는 게이머라면, 몇턴 되지 않아 모든 타일이 무엇인지를 꿰뚫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게임은 누구를 위한 게임인가. 이제, 진실을 말할 때가 왔다. 치킨차차는 1998년 올해의 게임상 어린이 부분과 독일게임상 어린이 부분을 모두 석권한 당대 최고의 아동용 게임이다. 간단한 규칙과 두뇌 회전에 도움이 되는 게임성, 예쁘고 커다란 콤포넌트, 더 말이 필요한가?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에고에고~ 걸음아 나 살려라. 파란 닭에게
맹추격을 받고 있는 노란 닭.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결국 바로 뒤로 파란닭이 붙었다. 이때, 파란닭은
노란닭 바로 앞의 병아리 타일을 뒤집어야 한다.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ㅠ,ㅜ)파란 닭이 병아리 타일을 뒤집었다. 다이아몬드
게임처럼, 파란 닭은 노란닭을 뛰어넘고, 노란닭의
깃털을 빼앗아 간다.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한 마리의 닭이 다른 모든 닭의 깃털을 빼앗으면
치킨차차는 끝난다.

---|---

하지만, 문제는 '과연 이 글을 치킨차차의 메인 타겟층인 유부남, 유부녀가 볼 수 있을 것인가?' 이다. 아마, 당장은 쉽지 않은 문제다.

그.러.나. 치킨 차차의 규칙을 조금만 변형하면, 머리가 쌩쌩 돌아가는 청소년 층도 광분하며 즐길 수 있다. 뒤집은 팔각 타일을 아무데나 놓는 정도로만 변형해도 그 효과는 탁월하다. 거기에 치킨 올림픽에서 우승한 닭을 위한 적당한 보상만 쥐어준다면, 정말 광분하는 게임이 된다.

치킨차차, 너무 아동용으로 몰아 붙였는데, 실제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어울려 플레이할만한 게임임을 동감할 것이다. 특히, 보드 게임 초심자가 일행 중에 끼어 있다면 적극 추천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가지, 올해의 게임상 어린이 부분이건 독일게임상 어린이 부분이건, 어린이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게임이지, 어린이만을 위한 게임이란 얘기가 절대 아니다. 갤로핑 피그도 92년 올해의 게임상 어린이부분을 수상한 게임이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