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X철권, 격투게이머 위한 첫 번째 축제

금일(14일) 저녁, 서울 청담 씨네시티 엠큐브에서는 유명 격투 게임 '스트리트파이터'와 '철권'의 첫 번째 콜라보레이션 게임 '스트리트파이터 X 철권'의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 '스트리트파이터 X 철권 Dream match in Seoul'가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의 주최로 개최된다.

이번 대회는 '스트리트파이터'와 '철권'을 대표하는 게이머 16명이 각 게임별 블록으로 팀을 나눠 토너먼트 방식으로 대표를 선발한 뒤 결승전을 통해 최강자를 가리게 되며, 각 게임의 개발을 총괄하는 캡콤의 오노 요시노리 프로듀서와 반다이남코게임즈의 하라다 가츠히로 디렉터가 동석해 게이머들과 함께 각 대표 선수들을 응원하는 등 양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을 위한 축제 한마당으로 펼쳐진다.

이날 행사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게임 '스트리트파이터 X 철권'은 캡콤과 반다이남코게임즈를 대표하는 격투 게임인 '스트리트파이터'와 '철권'을 하나의 게임에서 만나는 첫 번째 기회로 앞으로 출시될 '철권 X 스트리트파이터'와 함께 2D와 3D 격투를 각각 대표하는 게임이 정면 승부를 펼치는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하게 된다.

이에 게임동아에서는 행사 진행에 앞서 두 게임의 중심인물들인 오노 프로듀서와 하라다 디렉터를 만나 이들에게 '스트리트파이터 X 철권'은 어떤 게임인지와 개발 단계에서 어떤 생각을 주고 받았는지, 그리고 오늘 행사인 '스트리트파이터 X 철권 Dream match in Seoul'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지에 대해 들어보았다.

< 역시 우리들의 게임이 잘 팔리긴 잘 팔린 모양 >

Q. 게임의 출시 전부터 많은 언론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스트리트파이터 X 철권'의 출시에 대한 소감은 밝혀왔지만 아무래도 출시 전과 출시 후의 기분은 또 조금은 다를 것 같다. 출시 후의 기분을 다시 한 번 물어봐도 될지?

오노 요시노리 프로듀서(이하 오노): 당시에 이야기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저나 하라다 디렉터나 만나서 이야기하다보면 "정말 우리가 만든 게임이 성공하긴 했구나"라는 생각을 자주 이야기 하게 됐습니다. 각 회사를 대표하는 게임들이 만나 하나의 게임으로 만들어진다는 것, 이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하라다 가츠히로 디렉터(이하 하라다): 네 저도 이에 동의합니다. 이건 저희가 잘났다는 자랑이 절대 아니라 "그 만큼 성공을 했기에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생겼다"라는 것이니까요. 물론 회사와 회사 간의 협력 방법이 다양해지기도 했지만, 남의 손을 잡는다는 것은 기업으로서는 분명 쉽지 않은 일인 것이지요.

오노: 스트리트파이터는 2D, 철권은 3D를 대표하는 게임이다보니 그 만큼 결합이 쉽지 않았고 게이머 분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많이 있겠습니다만, 어쨌던 게임이 출시되고 스타트를 끊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문을 열었다고 생각합니다. '스트리트파이터'와 '철권'이 결합한 이상 새로운 게임의 결합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게 된 것이죠.

Q. '스트리트파이터 X 철권' 게임을 플레이해본 게이머들은 양측의 캐릭터 라인업에 비슷한 유파의 캐릭터들이 위치해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이것이 게임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의도된 부분이었는지?

오노: 아아, 그렇게 보시는 분들도 계시는군요. 사실 딱히 그렇게 밸런스를 염두에 두고 캐릭터를 선정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말이죠. 이건 모두 '철권'의 캐릭터 대부분이 '스트리트파이터'나 '버추어파이터'에서 특징을 베꼈기 때문이겠죠(웃음). 물론 농담입니다. 아무래도 각각의 게임을 만들 때 각 유파의 파이터들을 골고루 넣으려고 하다 보니 등장 유파가 비슷해진 것 같네요.

하라다: 크게 보면 비슷한 유형의 캐릭터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같은 유파의 파이터들 중에서도 각각의 특징은 모두 다릅니다. 레슬링의 예를 들면 '스트리트파이터'에서는 장기에프가, '철권'에서는 머독과 킹이 등장하지만 세 명 다 다른 파이팅 스타일을 갖추고 있으며, 게임 내에서의 위치 역시 각기 다르지요.

오노: 캐릭터 선정 기준에 대해 조금 더 말씀드리면 인기라던지 밸런스도 신경을 쓰기는 했습니다만 "이 캐릭터가 각각의 게임을 대표하는 캐릭터인지?"가 가장 크게 작용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쿠마'를 들 수 있겠는데요. 사실 '쿠마'는 캐릭터 중 인기가 그리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철권'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캐릭터 중 하나인 만큼 '철권'의 이미지를 게임 속에 충분히 살리기 위해 집어넣게 됐습니다.

Q.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풍신스텝'과 '파동권'과 같이 특정 상황에서 대표 기술들이 회피나 방어를 위해 많이 사용되는데, 이것은 게임의 재미를 위해 고려된 것인지?

오노: 이 부분은 게이머 분들께서 정확히 보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주신 '풍신스텝'과 '파동권'은 대표적인 대결 기술입니다. 각각의 기술이 특정 캐릭터나 게임을 대표하는 경우가 있다 보니 그 게임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넣게 된 것이지요.

하라다: 아무래도 콜라보레이션 게임의 경우 특정 게임의 색깔이 강해지면서 상대 게임이 묻혀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어느 정도는 감안해야 하지만 살릴 수 있는 부분은 살리는 것이 좋겠지요.

Q. 게이머들 중에는 '철권'쪽의 캐릭터들이 기술의 표현이나 이펙트 등에서 '스트리트파이터'쪽에 비해 더 화려하게 표현돼 있다고 주장하는 게이머들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오노: 음... "옆에 앉아있는 하라다씨 때문에..."라고 핑계를 대고 싶어지지만, 실은 하라다씨에게는 게임의 가이드나 몇몇 도움을 받은 것 이외에 특별히 압박을 받은 것은 없습니다. 심지어는 게임이 너무 잘나간다는 이유로 샘플도 못 받았다니까요(웃음). 게임을 분석하면서 '철권'에서 표현된 효과들을 '스트리트파이터' 식으로 표현하면 어떻게 될까를 고민한 결과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저쪽의 소중한 아이들('철권' 캐릭터들을 지칭)을 빌려주셨으니 그에 걸맞는 결과물을 보여야 했던 것이지요.

하라다: 저는 기존의 3D 게임을 2D화 하면서 '스트리트파이터'스타일의 '철권'이라는 오리지널리티를 갖추게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 2D게임의 경우 기술의 패턴이 3D 게임에 비해 단조롭게 보이게 되는데, 이번 게임에서 표현된 '철권'의 캐릭터들은 나름대로의 특징을 살리면서도 훌륭하게 이식됐다고 생각합니다.

Q. 그렇다면 '스트리트파이터 X 철권' 게임을 보면서 아쉬운 점은 없었는지?

하라다: 저 아쉬운 점 있습니다! 콘솔판에서의 스토리가 그게 뭡니까! '판도라의 상자'가 떨어져서 모두 그걸 찾으러 간다니! 그게 전부인가요? '철권'에서 그런 스토리를 쓰면 게이머들이 화낸다고요!! '철권'에서는 게임이 하나씩 발매될 때마다 스토리나 캐릭터 간 관계가 큰 재미 중 하나였는데, '스트리트파이터'쪽에서는 격투 자체가 중심이 되다보니 스토리 부분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모양입니다. 아쉽네요~.

오노: 전 그부분은 동의하기가 어렵네요. 게임 자체는 완벽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아쉬운게 있다면 반다이남코쪽이나 캡콤의 캐릭터를 조금 더 못 끌어온 것이 아쉬웠습니다. '미스터 드릴러'의 호리 스스무나 '마계촌'의 아더, '괴혼'의 왕자님과 아바마마, '손손'의 손오공 들이 숨겨진 캐릭터로라도 등장했다면 '재미있는 축제'라는 이 게임의 의미를 더 잘 살려줬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라다: 전 다른 것은 몰라도 '괴혼'만은 반대입니다!!!(웃음)

< '철권 X 스트리트파이터'요...2018년 전에는 나오겠지요...아마? >

Q. 그렇다면 슬슬 차기작이라 할 수 있는 '철권 X 스트리트파이터'에 대한 이야기도 짚어보고 싶은데, 아직까지 밝혀진 점이 그리 많지 않다. 언제쯤 소식을 들을 수 있으며 어느 정도까지 만들어져있는가?

하라다: 음...먼저 이 이야기를 드려야겠네요. 올해는 2012년입니다. 사람들이 잉카 달력에서 세상의 종말이 올 것이라고 이야기했다는 바로 그 해인 것이지요. 12월21일 이후에 지구가 제대로 존재할지도 모르는데 섣불리 게임을 만들고 있을 상황이 아닌 것입니다. 그래서, 일단 그 날짜가 지나고도 지구가 멀쩡하다면 "어이쿠, 이제 진짜 만들어야겠군!"이라는 기분으로 게임을 만들게 될 것 같습니다.

오노: 만일 멀쩡하더라도 일단 연말이니까 연말 기분을 마음껏 만끽하면서 1월3일까지 놀다가 1월4일부터 배를 두들기면서 출근해 게임을 만들기 시작하겠죠.

하라다: 아마 그럴것 같습니다. 실은 '철권 태그 토너먼트'가 나온 이후 '철권 4'가 늦어진 것도 1999년의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을 지켜보느라 그랬습니다(웃음). 아, 완성도에 대한 이야기가 빠졌군요. 현재 완성도를 이야기하자면...한 '5%?' 그 정도 되겠네요.

오노: 요전에 대만 등의 행사를 다니면서 2018년이라고 이야기했던 적이 있는데, 그 전까지는 나오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봅니다.

Q. 그렇다면 2018년 전까지는 '스트리트파이터 X 철권'이 유일한 게임이 되는 것인가? 업데이트나 버그 패치에 많은 고민이 있을 것 같다.

오노: 물론 버그 패치나 업데이트는 착실히 준비 중입니다. 아직 공개하기 쉽지 않은 부분도 있고 게이머 분들이 어떤 부분에 불만을 가지고 계신지도 지속적으로 정보를 수집 중입니다. 이 중 저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데, 할 수 있는 부분을 완벽히 패치하고 가능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가능하게 바꿔가고 싶습니다.

하라다: 이렇게 진행되다가 어느새 '스트리트파이터 X 철권'이 '철권 X 스트리트파이터'가 돼 있을지도 모르는 것이지요(웃음). 저희가 각각의 위치에서 일을 하고 있는 동안은 최선을 다해 게이머 분들에게 만족 드리기 위해 노력을 이어갈 생각입니다.

< 오늘 대회서는 '스트리트파이터' 게이머 분들이 힘을 내주셨으면 >

Q. 이번 대회의 의의를 소개한다면?

오노: 아무래도 격투 게임을 대표하는 양대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의 첫 정식 대결이라는 점에서 게임의 분위기와는 달리 조금은 긴장된 가운데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로간의 자존심이라는 것이 있으니 절대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 같네요.

하라다: 대진표를 오늘 와서 보는데 각 게임의 대표를 먼저 선정하고 결승전서 진검승부를 펼치는 방식으로 진행돼 흥미로웠습니다. 아무래도 처음부터 섞어서 진행된다면 대결의 의미가 조금 약해질테니 이렇게 분리해서 진행하는 것도 행사를 뜨겁게 달구기에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Q. 오늘 대회는 '스트리트파이터'와 '철권' 모두의 팬들에 있어 중요한 일전이 될텐데 어떻게 전망하는지?

오노: 솔직히 '스트리트파이터' 쪽의 게이머 층이 '철권'에 비해 얇다보니 원정 대결이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엄살부리는 것일지 모르겠지만 '스트리트파이터' 게이머들이 힘을 내줬으면 합니다.

하라다: 게임 베이스가 '스트리트파이터'쪽이다보니 '철권'쪽이 우세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아무래도 '스트리트파이터'쪽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게임을 만드는 쪽에서도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혹시 이번 드림 매치를 계기로 별도의 대회도 만나 볼 수 있나?

오노: 안그래도 오늘 대회를 통해 '스트리트파이터' 25주년을 기념한 새로운 계획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몇 시간 뒤에 처음으로 게이머 여러분들께 알려드리는 소식인 만큼 저희도 빨리 알려드리고 싶어 두근거리고 있습니다. 게이머 여러분들께도 만족스러운 소식이 됐으면 좋겠네요.

하라다: 이번에 공개하는 뉴스가 캐릭터나 배경 등으로 인해 매번 한국에서 혼나고 계시는 오노씨에게 좋은 일이 됐으면 좋겠네요.

오노: 오히려 오늘은 눈앞에서 직접 혼날지도 모르겠네요. 벌이라도 서야하나요(웃음)

Q. 마지막으로 한국의 게이머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오노: 지금까지 '스트리트파이터'와 '철권' 양쪽 모두를 사랑해주신 게이머 분들게 감사드리며 이번 '스트리트파이터 X 철권'은 게이머 분들을 위한 첫 번째 축제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다소 아쉬우신 부분도 있겠습니다만 좋아하는 게임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하라다: 저는 아직 이 게임을 즐겨보지 않으신 분들께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게임은 분명 각각의 게임 스타일과 다르다보니 거부감이 있으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이 게임은 '스트리트파이터'와 '철권'을 다른 방법으로 즐겨볼 수 있는 색다른 기회인 만큼 저희가 준비한 축제에 꼭 참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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