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변화에 민감한 게임시장, 인기순위 고착상태 이유는?

변화, 혁신이란 단어는 사람을 두근거리게 하는 마력을 가진다. 특히 IT산업에서는 말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최근에는 2~3년이 멀다하고 산업구조가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보급되기 전에 최근과 같은 생활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는가? 불과 3년이 안된 이야기다.

그런데 IT산업의 꽃이자 첨단기술의 집약체로 불리는 온라인게임 시장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몇 년째 게임의 인기순위에 큰 변화가 없다. 소위 시장의 고착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리니지2
리니지2

매년 다양한 신작들은 변화와 혁신, 참신함을 무기로 내세워 마케팅을 진행했지만 연말이 되어 한해를 되돌아보면 결과는 비슷했다. 게이머들도 매월 인기 온라인게임 순위를 보면서 비슷한 말을 하곤 한다. 매번 같은 게임들로 채워진 순위는 지겹다고. 변화와 혁신의 선두에 서 있는 온라인게임 시장은 왜 이런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기존 인기작의 허들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어느 산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사업자들이 확고한 터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 신제품이 그 사이를 뚫고 들어가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쉽게 음악 온라인게임의 예를 들면 더욱 간단하게 이해가 될 것이다. 기존 몇 년간 서비스 해온 게임의 경우는 보유하고 있는 음원이 몇 천곡에 이른다. 반면 신작의 경우는 같은 수준의 음원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때문에 서비스를 시작했을 당시에는 참신함으로 눈길을 잡아끌 수 있겠지만 결국 밑천이 부족한 단점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다른 장르도 이는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가지고 있는 콘텐츠 양에서 경쟁이 어려운 것이다.

그리고 시장자체에서는 변화를 원하지만 많은 소비자는 보수적인데 있다. 온라인게임도 엄연한 소비재이며,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오랜 생명력을 가질 수 없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기존에 익숙한 것들을 선호하기 때문에 기존 개념을 뒤집는 변화는 자칫 초기의 생명력마저 깎아먹는 결과를 불러 올 가능성이 있다. 변화와 트렌드에 민감한 시장이만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것들이 반대로 경쟁력을 가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서던어택
서던어택

특히 젊은 사용자들보다 고연령대를 타겟으로 하는 경우는 그런 경향이 더욱 커진다. 어르신들에게는 과자는 여전히 새우깡으로 대변되는 것과 같이 새우깡과 비슷한 포장이나 맛으로 경쟁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게다가 사업자들은 결국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트렌드를 쫓아 비슷한 유사제품을 내놓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온라인게임은 1~2억 원으로 개발할 수 없다. 최근에는 스마트폰게임을 개발하는데도 수억 원이 들어가고 있다. 그렇다보니 많은 개발사들은 투자를 받거나 외부 자금으로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다보니 더욱 콘텐츠는 상업적이 되어 갈 수 밖에 없다.

인기작의 장점을 벤치마킹하고 수익성을 강화하다보니 비슷비슷한 것들이 비슷한 시기에 등장하게 된다. ‘꼬꼬면’이 히트를 치자 ‘나가사키짬뽕’과 ‘기스면’이 등장하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보니 기존 인기작들과 비슷비슷한 게임들이 시장에 급속도로 등장했다가 급속도로 사라지게 된다.

향후 공개될 게임들이 과거 비슷비슷한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들 때문이다. 많은 소비자들은 변화와 트렌드를 요구하지만 시장에 정착하고 자리 잡기 위해서는 무리한 변화는 자칫 무모한 도전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불리는 국내 개발자들이 아이디어가 부족하거나 기획력이 부족한 것은 더욱 아니다.

소비자들의 문제로 책임을 전가할 것도 아니다. 소비자들은 원하는 물건을 선택하기 마련이고, 그것이 익숙함이거나 참신함이 이유가 될 수 있다. 때문에 신제품이 아니더라도 소비자들이 원하면 그 제품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공급될 수밖에 없다. 자체 시장이 아니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방법도 있으니 말이다.

현재 고착화 되어 있는 게임시장이지만 언제 변화할지 모르는 것도 바로 게임시장이다. 때문에 트렌드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열어두어야 변화의 흐름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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