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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TA로 등장한 닌자가이덴 시그마 플러스, 초보자도 할만하다

김원회

매번 구설수에 오르는 제작자의 폭탄 발언과 고수들도 몸서리치는 난이도, 그리고 진입 장벽 너머에 있는 독특한 재미로 이름 높은 닌자 가이덴 시리즈가 PS VITA용으로 등장했다. XBOX를 시작으로 NDS, XBOX360, PS3 등 여러 하드웨어를 거치면서 유독 소니의 휴대용 기기인 PSP용으로만 나오지 않은 닌자 가이덴 시리즈이기에 PSP의 후속 기기인 PS VITA용 게임으로 나온 건 의외라면 의외고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 시리즈의 첫 PS VITA용 작품이 시리즈의 첫 PS3용 작품인 닌자 가이덴 시그마(이하 시그마)에서 콘텐츠를 추가한 닌자 가이덴 시그마 플러스(이하 플러스)인 것 역시 우연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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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의 뿌리인 시그마는 XBOX용 게임으로 발매한 닌자 가이덴, 닌자 가이덴 블랙에 이은 닌자 가이덴 시리즈 1편의 완전판격 작품이다. 게임 진행을 어렵게 만들던 일부 퍼즐의 삭제, 난이도 조정, 스토리 챕터 추가 등 XBOX로 발매한 두 게임을 대폭 개선했기 때문(그래서 XBOX는 베타 테스트 기기란 농담까지 나왔다). 그러면서 닌자 가이덴 만의 독특한 공방 시스템, 격투게임처럼 게이머의 조작 캐릭터와 거의 동등한 적이 때로 몰려드는 1대 다수의 전투가 더욱 발전하여 눈에 띄는 퀄리티 향상을 보여줬다. 하나의 거대한 도시를 배경삼아 유기적으로 이어진 공간들을 활보하며 사악을 물리치는 슈퍼 닌자 류 하야부사의 활약이 돋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때로는 검 한 자루, 때로는 활 한 개, 상황에 따라선 쌍절곤이나 대도까지 동원하여 악의 무리들을 화려하면서 절도 있는 액션으로 물리치는 쾌감이 있기에 닌자 가이덴 시리즈는 지금까지 많은 게이머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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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런 발전 속에서 잦은 로딩이나 불친절한 카메라 시점 변경(아예 카메라 시점을 함정으로 써먹기까지 한다)처럼 고치지 못 한 문제점들이 많아 시그마를 닌자 가이덴 시리즈 1편으로서 완벽하다 말할 순 있어도 게임으로서 완벽하다고 말하기에는 좀 곤란하다. 닌자 가이덴이기에 갖추어야 할 특징들이 게임의 개성은 살려줄지언정 게임의 완성도를 높여주진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제작 책임자가 “류 하야부사는 완벽하다. 어렵다면 류 하야부사를 조작하는 게이머 책임”라며 난이도 조절을 게이머의 조작 실력에게 떠넘기는 잔인한 구조가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다. 적응 유무에 따라 게임의 진행이 천국과 지옥을 오가다보니 시그마를 감당할 게이머 숫자는 한계가 있어 누구에게나 추천할 수는 없는 작품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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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는 이런 시그마를 고스란히 PS VITA에 담았다. 너무 정직하게 담는 바람에 2007년 7월에 정식 발매한 시그마의 플레이 영상과 스크린샷을 플러스와 비교하면 어디가 시그마이고 어디가 플러스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다. 좋게 평가하자면 PS3로 발매한 시그마를 훌륭하게 재현했고 나쁘게 평가하자면 그냥 우려먹기다. 그래서 이미 2007년 이후에 시그마를 즐길 만큼 즐긴 이들에게는 휴대용이란 장점을 제외하고는 플러스가 매력적이지 않다. 시그마를 즐기지 않았던 이들에게는 좀 더 플레이 동기가 생기겠지만, 냉정히 말해서 5년 가까이 지난 게임을 지금의 PS VITA 사용자들이 시그마가 막 등장한 PS3 때와 같은 시각으로 플레이 한다는 보장이 없다. 5년이란 세월은 기기를 막론하고 게임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기엔 충분한데다 그만큼 게이머의 눈과 비교대상 역시 수준 높아졌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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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긴 했으니 플러스?
이 난국 속에서 깨알 같은 복장 변경과 능력치 변화를 주는 액세서리 추가를 제외하고 플러스란 이름값을 하는 추가 요소를 꼽자면 PS VITA로 넘어오면서 달라진 조작 체계다. 가장 명확한 변화는 역시 전면 터치 스크린과 후면 터치 패드의 활용. PS3의 육축패드를 팔 아프게 흔들어서 강화하던 인법이 후면 터치 패드의 간편한 조작으로 바뀐 것 하나만으로 플러스의 조작 체계 변화는 성공적이다. 또한 전면 스크린 터치로 바뀌는 1인칭 시점 변화와 1인칭 시점에서 자이로 센서로 영점을 움직이거나 원하는 사격 목표를 터치로 지정할 수 있게 바뀐 활 공격 역시 게임 안에서 필수적으로 마주할 1인칭 사격 난이도를 조금이나마 낮춰주었다. 이밖에 세이브 파일 지정처럼 게임의 큰 줄기를 유지하는 정도에서 PS VITA의 조작체계를 바꾼 덕분에 최소한 게임의 퀄리티를 해치진 않았다. 물론 대대적인 PS VITA만의 조작체계 도입으로 플러스가 화룡점정을 찍었으면 더욱 좋았겠으나 무리해서 PS VITA에 맞추려다 안 하느니만 못 한 결과물로 나올 바엔 일치감치 욕심을 버린 접근이 더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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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다. 단적인 예로 시그마에서 보기 힘들던 느려지는 현상과 이따금 배경음이 들리지 않는 현상이 있다. PS VITA가 PS3용 게임의 재현에 무리가 없는 고성능 기기라곤 해도 PS3가 아니다. 비록 많은 적들이 쏟아지는 특수 경우에서만 간혹 벌어지는 현상이지만, 최적화 작업에 보다 힘썼다면 이런 현상이 적어졌으리란 생각에 아쉬움이 사라지지 않는다. 또한 PS3용 패드보다 작은 아날로그 스틱으로 조작하는 불편함이나 정신없이 아날로그 스틱을 움직이다가 너무 반응이 좋은 전면 터치스크린 모서리에 엄지가 닿아 1인칭 시점으로 바뀌는 사고 같은 건 플러스가 짊어져야 할 운명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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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닌자, 불세출 영웅으로 거듭나다
플러스가 시그마와 비교하여 차별성이 부족한 와중에 자랑스럽게 내밀 비장의 추가점이 있으니 바로 초보자들을 위한 히어로 모드다. 시그마에서 초보자를 위한 배려라고는 태도가 돌변한 아야네에게 갖은 야박과 모멸을 당하면서 아이템을 적선 받는 닌자독 모드가 전부였다. 이마저도 조작 실력이 부족하면 무용지물이었으며 아차 한 순간에 게임 오버를 겪어 스테이지마다 몇 없는 저장 장소로 돌아가 다시 도전해야 했다(물론 저장 당시의 환경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다음 저장 장소를 눈앞에 두고 게임오버 당하면 피눈물이 흐르고 손이 부들부들 떨리면서 주체할 수 없는 분노에 PS VITA의 안전이 위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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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히어로 모드는 다르다. 본격 초보자 프렌들리 기능으로 무장하여 아낌없이 게이머를 도와주며 어지간한 조작 미숙은 다 보완해주는 초보자들의 꿈과 희망이요 피와 살이다. 이 히어로 모드는 게임을 히어로 모드로 시작한 후(게임 구조 자체는 노멀 난이도와 같다) 체력 게이지가 빨간색으로 변할 때 등장한다. 그럼 체력 게이지 옆에 나타나는 표식의 글자에서 빛이 다 사라질 때까지 류 하야부사는 일정 시간 인법 사용 무제한, 자동 완전회피, 자동 완전방어, 히어로 모드 유지가 가능한 선에서 체력 회복이란 엄청난 능력을 얻는다. 그야말로 일기당천 천하무적의 슈퍼 히어로다운 능력들이다. 제한시간이 있지만, 상당히 넉넉한데다 전투 중에 등장하는 체력 회복 에센스나 회복약으로 체력을 회복했다가 다시 체력이 줄어들면 제한시간이 초기화 되므로 여차하면 항상 히어로 모드를 유지할 수 있다. 대놓고 사망하기 위해 방치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특히나 체력이 줄어들수록 강해지는 무기 천의무봉과 히어로 모드의 조합은 류 하야부사를 초인에서 파괴신으로 바꿔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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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히어로 모드를 이것만 믿고 싸우는 난이도라 여기면 플러스의 진가를 제대로 알 수 없다. 히어로 모드의 인법 무제한과 방어 기능만 믿고 싸우다간 후반으로 갈수록 전투 진행이 느려지고 단순해져 질리기 마련이다. 히어로 모드가 게이머에게 바라는 건 류 하야부사의 안전을 보장하는 동안에 게임에 필요한 조작 능력을 배우는 일이다. 닌자 가이덴부터 시그마에 이르기까지 항상 게이머가 실전에서 생과 사를 오가며 혹독하게 적응해야 했던 가혹한 구조가 이제야 합리적으로 바뀐 셈이다. 히어로 모드는 방어적인 안전장치이기 때문에 원활한 진행을 위해선 게이머의 공격적인 조작이 필수다. 그리고 이렇게 배운 조작 기술과 히어로 모드를 경험하면서 눈으로 지켜본 방어 기술을 가슴 깊이 새길 때 비로소 히어로 모드를 졸업하여 실전에 들어갈 자격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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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주의할 일은 히어로 모드라도 시스템을 무시하면서까지 게이머를 보호하진 못한다는 점이다. 너무 많은 적에게 포위당해 도저히 회피도 방어도 불가능한 빈틈에 공격당하거나 히어로 모드 발동 중에 빠지면 체력이 줄어드는 용암에 들어갔다간 자비심 없는 게임오버 화면을 봐야 한다. 히어로 모드의 편리함에 취해 시스템에 좌지우지 당해도 괜찮을 만큼 플러스는 자비롭지 않다.

시리즈 입문용으로 좋은 게임
단적으로 말해 약 5년 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시그마를 충분히 즐겼거나 시그마에 미련이 없는 게이머라면 플러스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이유가 없다. PS VITA에 와서 바뀐 요소가 게임의 재도전으로 이어질 만큼 비중이 크지 못 하니까. 이런 플러스에게 희망이 있다면 그건 지금껏 닌자 가이덴 시리즈의 문턱을 넘지 못 한 게이머들이다. 히어로 모드의 등장 덕분에 닌자 가이덴 시리즈는 다시금 새롭게 게이머를 맞이할 준비를 갖췄다. 닌자 가이덴이 시그마까지 이르면서 다듬고 고친 노력들이 약 5년이란 세월을 보내고서야 문턱 바깥에 닿은 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지금이라도 플러스를 통해 닌자 가이덴에 빠지는 게이머들이 다시금 늘어난다면 시리즈의 미래 역시 좀 더 긍정적으로 바뀌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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