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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게임성-알 수 없는 JCE의 의지, ‘능력자X’의 성공 여부는?

김한준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 아리스토텔레스가 자신의 저서 ‘시학’에서 주장한 이 이야기는 역사상 존재했던 모든 콘텐츠 생산자들, 특히 새로운 시류를 열지 못 한 이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물론 그의 이야기가 먼저 개발된 예술작품, 콘텐츠를 똑같이 베끼는 것이 능사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모방이 새로운 창조물을 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이야기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게임지 기자가 주제 넘게 왠 예술 타령을 하고 철학자 이야기를 언급하냐고 할 지 모르겠다.물론 게임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다. 정확히는 JCE에서 서비스 중인 ‘능력자X’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라고 하겠다.

지난 5월 10일부터 공개서비스에 돌입한 JCE의 액션 온라인게임 ‘능력자X’는 모방에서 새롭게 태어난 창조물이다. ‘모방’이라는 단어에 ‘능력자X’의 개발자들이 불편한 심기를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능력자X’는 출생부터 표절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작품이니까 말이다

JCE는 2년 전,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발굴한 작품이라며 자사에서 개발 중인 ‘게이트’라는 작품을 소개한 적이 있다. 하지만 ‘차원을 통과할 수 있는 문을 만들어 공간을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다’는 컨셉은 역대 최고의 게임 중 하나로 평가받는 밸브의 ‘포탈’과 완전히 동일한 것이었다.

단순히 아이디어가 겹친 것이라고 보기에는 공간을 이동하는 입구와 출구의 디자인까지 완전히 같았다. 게이머들이 ‘게이트’를 두고 표절작이라는 비난을 했음은 물론이다.

이런 논란에 부딪힌 개발사는 일반적으로 몇 가지 선택을 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비난을 무시하고 그대로 게임을 출시하거나, “우리 작품은 표절작이 아닙니다!”라며 억울함을 표시하면서 게임을 그대로 출시하기 마련이다.

다행스럽게도 JCE는 앞서 언급한 방식을 택하지 않고 게임을 완전히 새롭게 개발하는 노선을 택했다. 그리고 JCE의 이러한 선택은 주효했다. 게임에 새로운 개념을 다수 도입해 ‘차원문을 연다’라는 개념을 게임의 알파와 오메가가 아닌 게임의 특징 중 일부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렇게 개발된 작품이 지난 5월 15일부터 공개서비스에 돌입한 ‘능력자X’다. 앞서 언급한대로 이 작품은 ‘게이트’의 ‘공간이동’ 개념에 일반적인 FPS와TPS게임에서는 볼 수 없는 카드 수집과 이를 통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개념을 도입해 게임 플레이의 다양성을 추가한 작품이다.

JCE의 이러한 노력은 게임성을 확보하는 데에도 성과를 거뒀지만 ‘능력자X’를 둘러싼 표절 논란을 일축시키는 데도 효과를 냈다. ‘공간이동’ 개념이 ‘능력자X’가 지닌 게임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일부가 됐으니 말이다.

물론 ‘공간이동’이라는 개념 덕분에 ‘능력자X’의 플레이 다양성이 보장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게이머들은 게이트 시스템을 이용해 벽을 열고 벽 너머로 지나가는 적을 공격하거나, 아군이 열어 놓은 게이트를 통과하며 다양한 버프를 받을 수 있다. 게임의 동선과 공격루트가 극단적으로 확장된 것이다.

이름처럼 다양한 능력자가 등장한다는 점과 이들 능력자의 초능력을 더욱 다양하게 조합할 수 있는 카드시스템이 도입된 것도 이 게임의 가치를 높인다. 이 중에서 무작위로 다양한 능력을 가진 카드를 구입해 해당 능력을 캐릭터에게 부여하는 것은 물론, 여타 슈팅 게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카드 수집’의 재미까지 얻을 수 있는 것이 이 시스템이 지닌 장점이다. 덕분에 ‘능력자X’는 게임 플레이 면에서도, 재미요소 측면에서도 다양성을 갖추게 됐다.

일각에서는 초능력자들이 대결을 펼친다는 개념이 네오플의 ‘사이퍼즈’와 너무나 흡사하다는 주장을 하기도 하지만 이는 설득력이 다소 떨어지는 주장이다. 초능력자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활용해 대결을 펼친다는 컨셉은 그리 독특한 컨셉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인지가 중요하지 컨셉 자체로 게임의 표절을 운운하는 것은 요즘 시기에는 억지에 가깝다.

꽤나 참신한 아이디어를 갖춘 게임이고 게임이 주는 재미도 제법 만족스럽지만 ‘능력자X’의 앞날이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요즘 세상은 게임이 재미있다고 해서 그 게임이 무조건 성공한다는 보장이 되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카드 시스템을 통한 경우의 수가 많아진 것은 게임에 긍정적인 요소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밸런스 붕괴를 일으킬 수 있는 여지로 작용할 수 있다. 대전이 주가 되는 슈팅 게임이나 액션 게임에서 게임 밸런스가 무너진다는 것은 게임에 있어 치명적인 상처가 될 수도 있다.

게임의 출시 시기가 너무나 좋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비슷한 시기에 디아블로3가 출시된 것도 모자라 약 한 달 후에는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올해 최고의 대작 2개 사이에 완전히 샌드위치처럼 끼어버린 것이 ‘능력자X’가 처한 현실이다. 물론 이들 게임과는 장르가 완전히 다르니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들 게임이 장르와 관계없이 게임 시장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을 보면 ‘능력자X’의 미래를 낙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게임성은 충분히 갖췄다. 게임의 재미도 충분하다. 문제는 이 게임을 어떻게 홍보하느냐에 달렸다.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차고 넘치는 이 시대에 게임의 성공은 마케팅에 의해 좌우된다. 최근 JCE는 “기껏 게임을 잘 만들어 놓고 왜 이리 조용하지?’ 싶을 정도로 능력자X의 이렇다 할 홍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결국 이 게임의 성공은 JCE의 홍보 열의에 달렸다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잘 만든 게임이 이대로 묻히는 것을 게이머들은 원하지 않는다. 과연 JCE는 ‘능력자X’를 살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것인지 업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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