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관성 없는 여가부, 그들의 법안 과연 실효성 있을까?

이병헌 주연의 '광해'가 폭발적 인기다. 개봉 21일만에 700만을 돌파하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주인공인 이병헌도 그렇지만 명품 조연들의 연기도 뛰어나다.

그 중 흥미로운 캐릭터 한 명이 있다. 배우 김인권이 연기한 도 부장이란 캐릭터다. 왕의 호위무사로 등장하는데, 고지식한면이 있는 우직한 면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영화 마지막에 도 부장은 하선(이병헌)이 진짜 왕이 아니란 것을 알아채지만, 신뢰와 믿음을 느끼고 그를 위해 생명을 내어 놓는다. 고지식한 캐릭터이지만 신뢰와 믿음으로 인해 자신의 생명을 바친 것이다.

이처럼 자신의 생명까지 내놓을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것이 신뢰와 믿음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산업과 정책에 관여하는 여성가족부가 있다. 여성과 청소년 보호의 명목 하에 많은 정책에 관여하는 만큼 국민들에게 조직에 대한 투명성과 믿음을 주어야 함은 당연한 것일테다.

그런데 여성가족부는 많은 정책에 관여하지만 일관성 없는 태도로 정체성은 물론 신뢰나 믿음을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싸이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으고 빌보드 차트에서 상위권에 랭크되자 유해물로 지정했던 ‘RIGHT NOW’에 대해 철수할 뜻을 내비쳤다.

2011년부터 여가부가 유해물로 지정했던 곡들이 전부 소송에서 패한 전례를 가지고 있고 이번에는 싸이가 전국민적 지지를 받자 이의를 제기한 것도 아닌 싸이의 곡에 관대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정책에 관여하고 있는 국가의 한 조직이라면 법률 제정에 대한 투명성이나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가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관성 없다. 청소년 보호를 목적을 명목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주 대상인 청소년들에게까지 외면을 받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얼마 전 여가부는 스마트폰게임도 이용제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가 애니팡이 전 국민적 인기를 얻자 애니팡은 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번복하기도 했다. 2~3명이 설립해 힘겹게 일으켜 세우고 있는 벤쳐 회사들의 생명선을 끊어 놓을 수 있는 법안이다. 하지만 여가부는 강경하게 제한해야 하고 이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았다.

또한 셧다운제를 보완하기 위해 준비 중인 '청소년 게임 이용평가계획'에서도 평가표에 어울리지 않는 '~느낌을 전달한다' '~느끼게 한다' 등의 평가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 비판을 받기도 했다.

법안을 보완하기 위한 평가표라면 누구나 봐도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해야함에도 이해할 수 없는 기준을 제시했다.

지금에 와서 여성가족부의 존재 여부나 목적성을 왈가왈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법률 제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정부의 한 부서라면 국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움직여야 한다. 민중의 지팡이가 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국회의원이고, 그들이 모인 곳이 정책 부서이기 때문이다.

청소년 보호를 위해 문화 콘텐츠의 여러 곳에 입김을 넣고 있는 여성가족부라면 청소년들이 지금 어떤 것들에 영향을 받고 있고 현장에서 어떠한 문제가 일어나는지 이해하고 행동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