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의 변신 '나쁜남자'에서 '착한남자'로

텍스트와 타자를 이용해 즐기던 머그게임 시대가 지나고 리니지, 바람의 나라 등의 머드게임이 처음 시장에 등장한 온라인게임 초창기. 소수의 사람들이 즐길 수 있었던 온라인게임은 인터넷의 보급과 온라인 커뮤니티의 등장 등으로 그 사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바람의
나라
바람의 나라

더욱이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 등의 유명게임들이 국내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이를 바탕으로 PC방이 전국에 보급되면서 온라인게임 시장은 어둠의 전설, 뮤, R2온라인, 메이플스토리 등의 다양한 게임이 등장하며 바야흐로 온라인게임의 황금기를 맞는 듯했다.

어둠의 전설
어둠의 전설

하지만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언제나 범죄가 발생하듯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이에 따른 문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몬스터의 사냥을 통해 아이템이나 금전을 획득하는 시스템 이른바 아이템 파밍게임이 대부분이었던 상황에서 상대방을 일부러 죽이는 PK, 몬스터에서 나온 아이템을 가져가 버리는 먹자 게이머, 게이머를 속여 부당이익을 취하는 사기 등 다른 게이머에게 피해를 입히는 다양한 방법이 게임 내 큰 문제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많은 온라인게임들이 '신고', 'PK 금지서버', ‘아이템 거래 리뉴얼’ 등을 도입하며, 이를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사냥을 통해서만 아이템과 금전을 얻을 수 있는 ‘아이템 파밍’이 주가 되는 게임 시스템 상 이를 완전히 차단하기는 매우 힘든 상황이었다.

WOW
WOW

하지만 2004년 블리자드에서 개발한 온라인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가 국내에 상륙하며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일정시간 열리는 인스턴트 던전에 입장하기 위해 게이머들이 삼삼오오 모여 공격대를 구성하고 보스 몬스터를 잡기위한 공략과 이를 위한 캐릭터의 조합 등을 의논하며 단순한 사냥 보다는 다른 게이머와 협력해 게임을 즐기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더욱이 퀘스트를 통한 쉬운 레벨 상승과 아이템의 획득, 주사위를 통한 아이템의 분배와 단순한 사냥보다 파티플레이를 통해 더 많은 아이템과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게 한 시스템은 게이머들에게 개인보다는 파티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충분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런 파티시스템, 퀘스트 위주의 온라인 게임에서도 게이머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다양한 직업이 등장하는 온라인게임에서 특정 직업의 품귀 현상과 파티를 이룬 게이머들 간의 갈등이 심화 된 것이다.

인스턴트 던전을 공략하기 위해 필요한 직업이 일종의 공식처럼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게이머들은 자신들의 선택보다 던전 공략에 필요한 직업을 육성해야 하는 일이 발생했고 던전을 공략하기 위한 파티에서 맡은 역할을 하지 못한 게이머나 조작이 미숙한 게이머를 배제시키는 일이 자주 벌어져 초보 게이머들이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일이 생긴 것이다.

일반적인 퀘스트 보다 더 많은 보상을 주는 던전 입장의 문턱이 너무 높아지다 보니 이에 적응하지 못한 게이머들은 아이템 획득에 어려움을 느끼기 시작했고 높은 레벨을 달성한 게이머와 초보 게이머 사이의 격차가 더욱 벌어져 아에 게임을 포기하는 게이머의 수도 나날이 증가하는 상황이었다.

게이머들의 협동을 위해 등장한 파티플레이가 오히려 게이머의 차별과 서로 간의 경쟁을 심화시켜 버린 것이다.

길드워2
길드워2

하지만 이런 상황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새로운 방식의 온라인게임들이 앞으로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해외출시 이후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NC 소프트의 길드워2와 XL게임즈의 아키에이지가 그 주인공.

북미, 유럽 등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길드워2는 일정지역에서 자동으로 얻을 수 있는 오픈 퀘스트와 인원에 상관없이 퀘스트를 수행해도 각 인원의 레벨에 맞는 아이템과 보상을 주는 시스템, 길드간의 경쟁에서 서버 대 서버의 대결을 추구하는 전장 등의 콘텐츠로 게이머들에게 온라인게임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특히, 전장 같은 경우 함께 있는 게이머는 모두 전우가 되는 독특한 시스템을 통해 공성전, 방어전, 약탈전 등의 자연스러운 역할분담이 이루어졌으며, 개인 혼자 퀘스트나 채집을 하는 것보다 다른 게이머와 함께 하는 보상이 더욱 커 게이머들의 협동을 유도 한 점도 눈에 띄는 점이다.

물론 단체와 전채를 중요시 하다 보니 개인의 아이템 획득 욕구 등을 충족시키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존재하지만 이를 위해 다양한 보상과 호칭을 획득할 수 있는 업적시스템을 도입해 이를 만회했다.

아키 5차
아키 5차

XL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역시 같은 맥락을 가지고 있다. 아이템 파밍이나 퀘스트 보다 협동을 통한 농사와 건축물 제작 등이 더욱 많은 경험치와 보상을 주는 아키에이지는 과거 등장한 울티마 온라인을 한 단계 더 진화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농사나 건축, 건설 등의 행위를 혼자서 하기보다 많은 게이머와 함께 했을 때 더욱 큰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보상이 주어지는 등 게이머들의 자연스러운 협동을 주도 한 점도 눈에 띈다.

지금까지 많은 테스트를 통해 게이머들의 다양한 의견을 게임에 접목시킨 아키에이지는 올해 하반기 정식 서비스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순한 사냥 시스템에서 퀘스트 위주의 게임으로 변화된 과거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보듯 이제 협동이라는 새로운 화두가 온라인게임에 던져졌다”며 “길드워2, 아키에이지 등의 게임에서 보듯 앞으로 서로간의 상생을 강조한 게임들이 다수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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