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과 신선함의 만남, '데빌메이커: 도쿄'

최근 카드배틀 모바일 게임이 봇물 터지듯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명 트레이딩 카드 게임(이하 TCG)라고 불리는 이 장르는 지난해 다음- 모바게의 ‘바하무트: 배틀 오브 레전드’를 신호탄으로 국내에 인기장르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지난해 ‘밀리언아서’의 흥행은 TCG 장르의 연이은 출시에 촉매제가 됐다. 연이어 다수의 카드배틀 작품이 ‘밀리언아서’의 자리를 노리고 출시됐지만, 최근 카드배틀 게임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밀리언아서’에 아성에 범접할만한 작품이 나타났다. 바로 오늘 소개할 ‘데빌메이커: 도쿄’(이하 ‘데빌메이커’)이다.

‘데빌메이커’는 지난 3월 26일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출시 이후 4월 8일 기준으로 애플 앱스토어 매출 부문 4위,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부문 14위를 기록하며 순항 중에 있다. 특히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최고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존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출시됐던 작품이 ‘짭밀아’(가짜 ‘밀리언아서’)라는 혹평을 받았던 것과 달리 ‘데빌메이커’에는 어떤 매력이 숨어 있을까.

카드배틀 모바일 게임은 장르의 특성상 외형상으로나 게임 내적인 부문에서 비슷한 모습을 보이기 마련이다.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그려진 카드를 수집하고, 더욱 강력한 카드를 획득해 탐색과 전투를 진행하는 것이 주된 게임의 진행 방식이다.

이 같은 게임의 전체적인 틀은 ‘데빌메이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반면 다른 작품들과 차별 점을 두고자 한 노력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화면 구성에서부터 이 같은 차이점을 살펴볼 수 있다. 게이머는 중앙을 기준으로 좌우로 드래그 하며 마을에서 장소를 이동할 수 있다. 마을의 중앙에서는 탐색을 펼칠 수 있으며, 보상품의 수령이나 악마 카드 소환 등을 실시해 게임을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보게 되는 화면이다.

화면 좌측으로 넘어가보면 간략한 내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동료의 추가를 할 수 있다. 특히 이 화면에서는 15분 동안 자동으로 진행되는 아레나 전투를 신청할 수 있어 잊지 말고 방문해서 아레나 전을 실시하도록 해야겠다. 화면의 우측에서는 악마 카드의 강화나 합성, 스킬의 전수 등이 이뤄진다. 특히 스킬 전수의 경우에는 낮은 등급의 악마가 가진 효과적인 스킬을 강력한 악마에게 전수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어, 낮은 등급의 카드라도 희귀도가 높다면 무턱대고 매각이나 합성의 재료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데빌메이커’가 다른 작품과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이는 부분이 탐색이다. 기존 TCG작품이 단순히 터치를 통해 탐색을 진행했다면 ‘데빌메이커’의 게이머는 세 장의 카드 중 한 장을 선택해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이때 각 선택의 결과로 악마 혹은 강마, 보스와의 전투 및 경험치나 골드를 획득하는 등 게이머의 선택이 게임 진행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친다.

또 기존 TCG가 별의 개수는 곧 카드의 등급이라는 결과로 이어져 강력함을 한번에 알 수 있었다면 ‘데빌메이커’는 게이머에게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든다. 별의 개수 외에도 커먼(Common), 언커먼(Uncommon), 레어(Rare), 유니크(Unique) 등 네 개의 희귀도와 S, A, B, C, D 등 다섯 등급으로 한 번 더 나뉜다. 게이머는 등급 외에도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카드의 덱을 구성해야 하며 각각 카드가 가진 스킬과 옵션 등도 유심히 체크해야 한다.

이와 함께 각각의 카드에서도 익숙함과 새로움이 느껴진다. 각각 카드의 주인공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근원 신화를 모티브로 제작되어서 각 카드의 스토리를 읽어 보기만 하는 것도 색다를 재미를 준다. 서양이나 일본 및 국내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신화를 통한 악마와 신들은 모두 아름다운 여성으로 표현돼 보는 재미까지 더했다.

여기에 수집에 대한 재미를 더욱 살리기 위한 장치가 마련됐다. 서로 관계가 있는 카드를 수집하게 되면 미니앨범에 기록되고 각 미니앨범을 완성하면 특별한 배경 스토리와 함께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과거의 기억을 찾기 위해 발버둥 치는 주인공과 게임을 진행하고 있으면 한편의 잘 쓰인 소설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든다. 특히 근 미래의 황폐화된 도쿄를 배경으로 해 기존 전형적인 판타지의 틀을 탈피하며 더 높은 현실감을 제공한다.

이밖에 단순한 탐색과 전투의 진행 외에도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마련됐다. 근원발생이라고 불리는 시스템은 ‘밀리언아서’의 ‘요정 출현’과 유사한 시스템으로 동료들과 함께 강력한 악의 근원을 무찔러 보상을 획득할 수 있다. 여기에 탐색 포인트를 모두 소모하더라도 심연의 수정에서 카카오톡 지인들과 기록 경쟁을 펼치는 색다른 요소도 구현됐다. 이 지역에서는 일반 탐색에서 쉽게 획득할 수 없는 카드를 얻을 수 있어 탐색 포인트를 모두 소모했다면 심연의 수정에 들러 기록갱신에 나서는 것도 게임을 즐기는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이와 함께 다양한 소셜 요소가 포함됐다. 보스전투를 진행할 때 친구의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심연의 수정에서 게임오버가 됐더라도 친구의 지원을 통해 전투를 승리로 이끌어 낼 수 있다. 각각의 경우에는 FP포인트가 소모되며 소모된 FP포인트는 다른 동료가 나의 지원을 받았을 때 획득하게 된다.

반면 과금의 적절성에 대해서는 한번 고민하게 만든다. 게이머들은 과금의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이유인즉 카드의 레벨을 올리기 위해 필요한 재물카드가 많게는 수 백장 이상을 필요로 때문이다. 일반 전투를 통해 획득할 수 있는 낮은 등급의 카드로는 카드의 레벨을 올리기에는 부족해 결국 4~5성의 높은 등급 카드를 획득하기 위한 반복작업에 빠질 수 밖에 없어 아쉬움으로 남는다. 반면 모든 게이머가 참여할 수 있는 피버 게이지 채우기는 유료 아이템을 통해 카드를 구매하면 게이지가 증가하며, 피버 모드가 발동되면 모든 게이머가 높은 등급의 카드를 획득할 수 있는 찬스를 누릴 수 있어 아쉬움을 달래준다.

‘데빌메이커’는 정통 TCG ‘카르텔’의 엔크루 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야심작으로 팜플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물론 충성 게이머가 많은 ‘밀리언아서’와 꾸준히 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과제를 남겨 두긴 했지만 현재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데빌메이커’는 카드배틀 모바일 게임에 익숙한 게이머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며 그 안에서 신선함이라는 것을 이끌어 냈다. 악마와 계약하는 특별한 주인공이 되어 도쿄의 뒷골목을 누벼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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