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서비스 5개월 밀리언아서 “쉬어가는 여유와 변화 필요하다”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를 시작으로 다함께차차차, 윈드러너까지 국내 스마트폰게임 시장에서 카카오톡 게임하기의 영향력과 파급력은 어마어마하다. 많은 사용자들이 카카오톡을 통해 게임을 찾고 즐기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액토즈소프트의 밀리언아서의 성과는 괄목할 만하다. 서비스 이후 월 5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 중이며, 지난 1분기 밀리언아서로만 기록한 매출은 176억원에 달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같은 성과가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아닌 자체 서비스로 이뤄냈다는 점이다.

밀리언아서
밀리언아서

어느새 밀리언아서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지 5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액토즈소프트는 다양한 한국형 카드들을 한국 사용자들을 위해 준비했고, 국내 사용자만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했다.

이에 일본보다 빠르게 100만 사용자를 기록하면서 밀리언아서는 한국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길어야 3개월이라는 스마트폰의 생명력 논란을 뒤로하고 5개월 동안 꾸준히 인기 게임으로 달려왔다.

하지만 최근 밀리언아서의 사용자들이 빠르게 게임에서 이탈하고 있다.

여전히 매출 순위에서는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과거와 같지 않다는 것이 사용자들의 의견이다. 스마트폰게임의 특성상 동시접속자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순 없지만 랭킹전과 같은 사용자가 명확하게 표시되는 이벤트 이용률을 보면 사용자들의 이탈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귀환 이벤트’를 시작한 부분도 역시 신규 사용자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많은 온라인게임에서 신규 유입자들이 줄어들었거나 게임의 턴어라운드가 필요할 때 진행하는 것이 바로 복귀 이벤트다.

그렇다면 밀리언아서 사용자들이 이탈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밀리언아서에서는 결제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한 사용자의 글이 논란이 됐다. 한 사용자가 불법 결제를 통해 게임을 즐겼다는 내용을 커뮤니티에 올리며 뜨거운 이슈가 됐다. 이는 사실이 아닌 자작극으로 밝혀졌지만 게임을 꾸준히 즐겨온 사용자들은 결제 관련 이슈가 터질 때마다 허탈한 마도을 가질 수도 있다. 정당하게 금액을 지불한 사람만 불이익을 받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른 게임들보다 사용자들의 인당 결제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밀리언아서인데, 이런 사용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는 것만으로 게임의 생명력에는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온다. 사실 밀리언아서는 신규 사용자들보다 과금 사용자들의 유지와 확보가 보다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3월 랭킹전 당시 코어 사용자들을 허탈하게 만드는 이벤트로 홍역을 치른데 이어, 이어진 대규모 환불 사건, 불법 결제 어플 논란 등의 문제는 기존 사용자들을 게임에서 멀어지게 하는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스마트폰 카드게임의 특성상 실시간으로 다른 사용자와 카드를 비교하거나 경쟁하기 쉽지 않은 문제가 있다. 이에 사용자들 한명 한명에게 만족감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인데, 꾸준히 터지는 게임 상의 문제들은 사용자들의 이탈을 부르기 쉽다. 이번 불법 결제 사건도 그 결과와 과정이 어떠했든 결국 과금 사용자들에게 박탈감을 준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게다가 한국 서비스가 5개월째에 접어들며 빠른 호흡으로 게임이 진행되고 있는 부분도 라이트 사용자들의 이탈을 부르고 있다. 밀리언아서에서는 매월 2번의 신규 카드 시즌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콜로세움을 통한 사용자들의 대결, 카드 조각을 습득하는 인자전 등이 꾸준히 진행 중이다.

매월 두 번의 시즌에는 일본에서 선보였던 카드나 한국형 카드를 선보이는 것이 일반적인데 문제는 카드의 성능이 매월 강하게만 책정되고 있는 부분이다. 때문에 사용자들을 쉴 새 없이 게임에 접속하도록 유도한다. 일본에서 다소 좋지 않은 성능을 가지고 있던 카드조차 한국에서 개량되어 강하게 선보여지며 결국 대부분의 카드를 획득해야 하는 압박감을 전달한다.

카드 수집은 사용자들의 선택에 맡겨진 부분이지만 매월 다양하게 강력한 카드가 쏟아져 등장하는 부분은 라이트 사용자들에게 피로한 느낌을 전달할 수밖에 없다. 그 와중에 다른 사용자와의 대결, 뺏고 뺏기는 인자전 등으로 핵심 사용자들도 지쳐간다는 의견이 많다.

액토즈소프트 입장에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이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조금 쉬어갈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 물론 신규 사용자 유입과 기존 사용자들의 이탈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쉽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지만 말이다.

이제 밀리언아서는 서비스 반년을 맞이한다. 조만간 일본의 기사단을 변형한 한국형 서비스의 도입이 예정되어 있다. 이미 콜로세움 대결과 인자 배틀을 한국 사용자들의 성향에 맞춰 서비스한 만큼 일본에서 ‘실패’로 불린 기사단을 그대로 서비스할 가능성은 낮다.

다만 일본에서 워낙 큰 문제가 되며 사용자 이탈을 부른 서비스이니 만큼 보다 사용자들의 의견과 건의 사항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현재 밀리언아서 사용자들 가운데는 일본의 콘텐츠를 접해본 사용자도 있는 만큼 ‘기사단’이란 콘텐츠는 일단 거부감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직 밀리언아서가 인기 순위에서 사라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다만 게임이 보다 롱런하기 위해서는 신규 유입자도 중요하지만 기존 사용자들을 배려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그들이 원하는 내용을 꾸준히 공급해 줄 필요성이 있다. 밀리언아서가 라이트 게임이 될 순 없지만 라이트 사용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구현하는 것은 가능하다.

다양한 과금 이벤트는 매출 지표를 순간적으로 유지해 줄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장기적으로 사용자들의 이탈을 부를 가능성은 높다. 돈을 지불했을 때 한 가지 더 혜택을 주는 방식이 아닌 그동안 게임을 꾸준히 즐겨온 사용자들에게 다양하게 나누어 줄 수 있는 혜택을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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