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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라이더 김진수 팀장, “게이머가 자부심 느낄 수 있는 게임 만들겠다”

김한준

자신의 현재 모습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에는 많은 걸림돌이 존재한다. 스스로를 낮춰보기 싫은 자존심이 걸림돌이 되기도 하며, 화려했던 과거의 기억이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카트라이더를 담당하고 있는 넥슨의 김진수 팀장은 지금 시기가 카트라이더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이야기했다. 카트라이더는 현재 몇 년 전만큼의 성적을 내지는 못 하고 있는 상황. 성적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국민게임’이라는 호칭이 따라 붙었던 시절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다. 재도약이 절실한 상황이라고도 할 수 있다.

김진수 팀장은 재도약을 위해 카트라이더 스스로를 돌이켜봤다고 말했다. 그렇게 내린 결론이 ‘개발자가 원하는 게임이 아닌 게이머가 원하는 게임을 만들어야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그는 카트라이더를 즐기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개발채널을 만들고, 게임의 정체성을 해하고 있는 다양한 요소를 개선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넥슨 김진수 팀장

과연 카트라이더는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게 될까? 그리고 카트라이더 개발진은 카트라이더의 재도약을 위해 어떤 마음을 먹었을까? 김진수 팀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아래는 넥슨 본사에서 진행된 김진수 팀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질: 카트라이더를 언제부터 담당했는가?
답: 작년 11월부터 담당하게 됐다. 팀장이 된 후 여러 경로를 통해 내 이름이 많이 나갔다. 내 이름으로 공지를 올리기도 했다. 게임 내의 오류를 고치는 과정에 대한 공지사항을 운영팀이 올리는 것보다는 개발팀에서 올리는 게 더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게이머들에게 비교적 이름이 잘 알려졌다.

질: 이름을 내걸고 사람들과 소통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답: 부담스럽다. 이름을 건다는 것은 책임을 진다는 뜻을 지니고 있으니 말이다. 게이머들에게 “나는 당신들과 대화하는 사람이다. 개발팀의 중간에 있지 않고 대화를 하기 위해 제일 앞에 있는 사람이다” 라는 의미를 전하고 싶었다. 부담감이 있더라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나랑 이야기를 하면 개발팀과 이야기를 하는 셈이다. 식당에서 “사장 나오라 그래” 하는 경우가 있다. 나랑 이야기를 해서 대화가 통하는 사람을 원하기 때문이다. 게이머와 대화가 통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질: ‘국민게임’이라는 호칭을 듣던 게임이지만 기세가 이전만 못 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카트라이더의 현재 성적은 어떠한가?
답: 농담 삼아 하는 이야기로 “이전엔 국민게임이었지만 이제는 국민이 아는 게임”이라는 말을 하고는 한다. 이름값에 비하면 부족하지만 상황이 마냥 나쁘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중요하다. 이름값도 있는데 타 게임보다 성적이 나쁘게 되면 돌이킬 수 없다. 이전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기회가 있는 상황 정도라고 생각을 한다.

질: 게임에 변화를 주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떤 식으로 변화를 시작할 것인가?
답: 그동안 카트라이더는 닫힌 커뮤니케이션을 했다. 게이머들이 원하는 것이 아닌 개발진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 온 셈이다. 최근 만들어지는 게임들은 게이머 친화적인데 우리는 그런 시류에서 동떨어진 게임을 만들어왔다. 9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으면 좋은 것이 많이 쌓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들이 잔뜩 쌓이게 됐다.

만들고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의 게임을 평가하는 기준이 있다. 그런 기준을 우리 게임에 대입했을 때 무엇인가 빗나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게임을 쉽게 편하게 재미있게 만들 수 있도록 개선할 생각이다.

질: 그런 과정이 쉬운 일은 아니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답: 해야겠다고 마음 먹는 것이 어려웠지만 하겠다고 마음을 먹는 순간 할 것이 대단히 많다. 과거를 반성한다는 것은 그 동안의 행적을 비판하는 것이 될 수 있기에 결정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카트라이더의 미래를 위해서는 이제부터 솔직해져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그렇게 마음을 먹으니 할 것이 너무나 많았다. 이를 위해 무엇을 하는 것이 좋은가를 찾는 과정이 어려웠다.

질: 그렇다면 어떤 것부터 시작을 했는가?
답: 어떤 것을 딱 꼬집어 말하는 것은 어렵다. 우선 세 가지를 봤다. 난이도, 편의성, 게임의 정체성 찾기가 가장 중요했다. 카트라이더는 캐주얼 게임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하드코어한 게임이 됐다. 정체성을 잃은 것이다. 그 동안의 행보도 캐주얼 게임의 행보와는 달랐다. 게임의 정체성과는 상관없이 우리가 필요로 해서 만든 시스템이 가득했고 결국 이것들이 게임의 정체성을 해쳤다. 먼저 게임의 정체성을 찾아야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

질: 강화 시스템을 없애기로 결정을 했다. 여러 측면에서 강화를 포기한다는 건 쉽지 않다. 이런 결정을 내렸을 때 반응이 어땠나?
답: 게이머들의 반응은 반반이었다. 그 동안 강화를 충실히 해 온 이들은 강화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니까. 현재 강화가 너무 어렵다고 느낀 이들은 강화가 카트라이더를 망치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어느 한 쪽을 챙기면서 다른 한 쪽도 챙기려다 보니 접점이 생기지 않았다. 결국은 강화를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행스럽게도 본부장님이 호의스럽게 우리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우리에게 힘이 실리다보니 장기적으로 변화를 이끌 수 있었다. 강화를 계속 유지한다면 회사가 원하는 수준, 현재의 수준으로 쭉 끌 고 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강화를 포기하는 것이 카트라이더의 미래를 위하는 일이라 생각했다. 미래가 잘 될 수 있는 길을 택한 셈이다.

카트라이더 개발채널

질: 의도가 좋기는 하지만 강화를 이용하던 이들은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들에 대한 대응은 어떻게 할 것인가?
답: 강화 시스템을 폐지했다고 해서 이미 강화가 된 카트 자체를 없애지는 않았다. 그 자체에 게이머의 노력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대신에 앞으로 나오는 카트들이 점차적으로 밸런스를 맞춰가는 식으로 밸런스를 잡았다. 앞으로는 강화를 옵션화 시킨 차들을 출시해 강화 게이머와 비강화 게이머가 공존할 수 있도록 하겠다.

질: 게이머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개발채널을 만든 이유는?
답: 우리가 만든 게 무조건 맞다는 오만함을 버리기 위함이었다. 우리가 만들었으니까 우리가 맞다고 주장하는 것은 오만하다고 생각했다. 이것을 즐기는 것은 게이머들이니까. 게이머들이 만들어가는 흐름을 우리가 예측한다는 것이 맞지 않다고 본다.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무언가를 전달하고, 이에 대해 게이머들이 주는 의견을 파악하겠다는 생각이다.

질: 목소리가 많다보면 오히려 혼란이 올 수도 있다. 개발 혼선은 없나?
답: 게이머들의 의견을 다 받는다기 보다는 개발자의 의견과 이용자의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목적이다. 남들이 안 하는 것을 하려고 하니 확신이 필요했다. 이용자를 통해 확신을 얻고 싶었다. 개발채널이 게이머에게만 이득인 것 같지만 우리 개발자들 역시 게이머와 함께 갈 수 있어 확신을 얻을 수 있는 길이다. 개발자에게도 득이 된다.

질: 개발채널을 통해 들려오는 의견 중 가장 많은 의견은 무엇인가?
답: 카트라이더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의견이 많다. 속도패치를 원하는 이들이 많다. 사실 팀장인 나 역시도 친구들에게 카트라이더를 하자고 권하기가 어려웠다. 게임이 많이 어렵게 변해왔기 때문이다. 게이머들도 마찬가지였다. 친구들과 게임을 하고 싶은데 친구들이 게임을 어려워서 못 한다고 아쉬워한다. 같이 즐기기 위해서는 속도패치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물론 가장 많은 의견은 ‘강화 폐지’에 대한 것이었지만, 이는 이미 해결이 된 상황이라 지금은 의견이 많지 않다. (웃음)

질: 게이머 의견을 받아들이는 기준이 있나?
답: 게이머들의 다양한 의견 중 우리 입맛에 맞는 것을 뽑는 것은 아니다. 답을 미리 정해놓고 우리 생각과 일치하는 의견을 뽑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가장 큰 선정기준은 우리가 생각하지 못 했던 부분에 대한 의견, 그 중에서도 가장 큰 흐름을 이루는 의견이다. 또한 의견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런 의견이 왜 나왔는지도 중요하다.

최근엔 아이템 밸런스를 맞춰달라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온다.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게임 내에서 똑같은 카드만 사용되는 현상이 나타났고 그 때문에 모든 게임이 똑 같은 흐름으로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는 밸런스를 맞춘다고 해결된 문제가 아니었다. 게이머가 다양한 카트를 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었다. 게이머들이 보내주는 의견의 흐름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 많은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의견수렴 과정이 힘들어졌을 거 같은데 힘들지는 않나?
답: 항상 게이머들의 의견을 본다. 게이머 게시판도 카페도 확인하면서 말이다. 변명도 하고 싶고 설명도 하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 가장 큰 어려움은 결국 이 게임을 위해서 뭔가 중요한 것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데 그 진심을 전하는 게 너무 어렵다. 뭘 하는 지를 준비하는 것보다 뭘 하려고 한다는 것을 전달하는 과정이 힘들다. 최근에 손편지를 썼던 것도 우리의 진심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고맙게도 몇몇 이들로부터 직접 손으로 쓴 답장을 받기도 했다.

질: 답장을 받은 기분이 어땠나 ?
답: 마찬가지로 앞으로의 변화를 기대하겠다는 말에 감동을 받았다. 손편지를 정말 절박한 심정으로 썼었다. 그런 편지에 게이머들이 반응을 보였다는 게 너무나 고마웠다. 우리가 하고 있는 게 맞는지 아닌지에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의 답장이 큰 힘이 됐다. 한 명이라도 더 우리 이야기에 믿음을 준다는 것만큼 고마운 일이 없다.

질: 어떤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인가?
답: 우선 카트 평준화 작업 중이다. 현재 카트 종류가 300종이지만 성능 차이 때문에 같이 달릴 수 잇는 카트는 적다. 카트를 일렬로 줄 세운 후에 격차를 줄이는 작업 중이다. 다양한 개성을 지닌 카트를 내놓고 입맛에 맞게 카트를 고를 수 있도록 만들 생각이다.

또한 난이도 하락과 편의성 강화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그 동안 스피드전을 주력으로 패치를 하고 업데이트를 했더니, 아이템전 이용자들이 아쉬움을 나타냈다. 아이템전 밸런스를 고쳐나가고 있으며, 과거에 잘 나갔던 카트를 지금 시점에 탈 수 있도록 보정하고 있다. 평준화 작업은 생각보다 빠르게 개선 중이다.

스피드전과 아이템전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카트라이더가 이 두 가지 모드로 자리를 잡고 인기를 얻은 게임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서비스 된지 9년이나 지났으면 이 두 모드가 발전을 했어야 하는데, 이 두 모드를 제외한 다른 모드만 생겨났다 없어졌다를 반복했다.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이들 두 모드를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을 하고 업데이트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개발채널이 스피드전에 대해서만 열려 있는데 조만간에 아이템전에 대한 채널도 열어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예정이다. 아울러 게임을 이를 오래 즐겼을 시에 얻을 수 있는 상징물이 흐려졌다. 예전에는 더 높은 등급의 장갑을 얻기 위해 게임을 즐겼지만 지금은 그런 골을 제시를 못 하고 있다. 새로운 목적을 전달하는 것에 중점을 둘 생각이다.

김진수 팀장

질: 기존 것을 다듬는 것도 좋지만 새로운 것을 원하는 이들도 많다. 새로운 것을 더할 생각은 없나
답: 멀티플레이에 지친 이들은 게임을 즐기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어서 싱글플레이를 강화할 생각이다. 멀티플레이와 닮은 싱글플레이를 통해 멀티플레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사전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말이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모드가 많지만 중구난방으로 있다 보니 이러한 것들을 싱글플레이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여기에 아이템전 스피드전과 최대한 닮아 있는 싱글플레이를 더해나갈 것이다. 하반기에 선보일 수 있도록 이러한 것들을 준비 중이다. 과거에는 각 방학 시즌에 맞춰서 업데이트 준비를 했지만 이번에는 하반기를 목표로 급하지 않게 개발 중이다. 이를 두고 내부에서는 모노코크 프로젝트라 말한다

질: 모노코크 프로젝트란 무엇인가?
답: 차를 만들 때 프레임을 나눠 만들지 않고 통째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카트라이더를 좀 더 쉽고 재미있고 하지만 튼튼하게 만들기 위한 결정이었다. 카트 크레이지데이라는 행사를 하게 된 것도 이러한 급부이다. 이번에 카트라이더가 강화 폐지를 급하게 결정했는데, 이러한 큰 결정을 하게 될 때 미리미리 게이머들에게 말해줄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씩은 이러한 자리를 만들고, 이벤트를 할 것이다. 또한 무엇이 개발 중인지를 게이머들일 알 수 있게 개발 프로세스를 조금씩 오픈할 생각도 하고 있다. 카트라이더 이용자에게 개발자의 자세를 보여주고 스스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싶다.

질: 너무 많은 변화기 이뤄지는 것 같은데 힘들지는 않은가?
답: 이렇게 하겠다고 마음 먹기 문제이지 하기로 마음 먹은 것을 공개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질: 많은 변화가 있어서 내부적으로 혼란도 있을 것 같다. 분위기가 어떤가
답: 팀장을 맡은 후 우리 팀을 넥슨 속의 구글처럼 만들고 싶다. 사람마다 잘 할 수 있는 게 다르기에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라고 주문을 했다. 자칫 방임으로 보이기도 할테지만 내부적으로는 역대 가장 좋은 분위기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에도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을 때 편히 받아들여줘서 팀원들에게도 고맙다. 내부적으로 이벤트도 많이 하고 내부적인 리그도 많이 진행하고 있다. 즐겁게 일을 하고 있다. 항상 팀원들에게 우리가 즐거워야 회사 다니기가 싫어지지 않고 더 좋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말을 한다.

질: 카트라이더의 최종 목적은 무엇인가?
답: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이 게임 만들었다”고 자랑할 수 있는 게임이 되길 원하며, 그때까지 이 게임이 남아있기를 원한다. 팀원들도 이런 마음이었으면 좋겠다. 만든 사람들 스스로가 자랑스러운 게임이기를 바란다.

질: 게이머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
답: 개발팀은 카트라이더가 자식이나 마찬가지다. 자식 잘 되는 것을 보고 싶다. 게이머 입장에서도 카트라이더는 친구, 동생 같은 게임일 수도 있다. 우리는 카트라이더를 자식 다루듯이 대하려고 준비 중이다. 지금 당장 사랑해달라는 말은 못 하지만 신뢰를 하고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

: 카트 카트라이더 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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