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티엘은 시작에 불과했다. '디아블로3: 영혼을 거두는 자'

"'2.0 패치'가 '디아블로3'의 확장팩을 위한 준비였다면 확장팩의 최종 보스인 말티엘은 '영혼을 거두는 자'를 제대로 즐기기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

지난 3월 25일 전세계에 출시된 '디아블로3 : 영혼을 거두는 자'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이다. '디아블로3'는 확장팩인 '영혼을 거두는 자' 출시 이후 PC방 인기 순위가 2위까지 급상승하는 등 위력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지역과 새로운 시스템으로 무장한 '디아블로3'의 확장팩 '영혼을 거두는 자'. 이에 대한 이야기에 앞서서는 '디아블로3'의 '2.0 패치'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디아블로3 영혼을 거두는 자
디아블로3 영혼을 거두는 자

'디아블로3'는 데뷔하자마자 전세계 게이머의 주목을 받았다. 전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를 제치며 PC방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패키지를 구입해도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에서만 즐길 수 있었기에 많은 인원이 서버에 몰리며 서버문제인 '에러37'이 발생하는 등 '디아블로3'의 일거수일투족은 게이머들 사이에서 이슈였다.

하지만 '디아블로3'의 폭발적인 인기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고, 여러 번의 패치가 지속해서 진행됐음에도 출시 당시만큼의 영광은 쉽게 회복할 수 없을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디아블로3'가 가진 재미 자체를 더 강화하고 곧 출시예정이었던 확장팩의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순식간에 게이머들을 사로잡은 대규모 업데이트가 '2.0 패치'다.

디아블로3 영혼을 거두는 자
리뷰이미지
디아블로3 영혼을 거두는 자 리뷰이미지

확장팩 출시전 '디아블로3' 오리지널에 실시된 '2.0 패치'는 '디아블로3'의 많은 부분을 바꿔놨고 이는 게이머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확장팩 출시 전부터 PC방 순위가 급상승했으며 확장팩 출시 전일에는 PC방 순위4위까지 올랐다.

'영혼을 거두는 자'의 준비과정이라고 볼 수 있는 '2.0' 패치를 통해서는 그간 '디아블로3'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었던 아이템 파밍 시스템부터, 정복자 레벨, 네팔렘 시스템 등 다양한 부분에서 변화가 이뤄졌다.

먼저 '전리품 2.0'이라 부르는 아이템 획득 시스템은 캐릭터의 능력치에 따라 몬스터가 드랍하는 장비의 옵션이 결정되는 시스템으로, 직업 전용 장비에는 각 직업과 어울리지 않는 옵션이 붙지 않는다. 또한, 다수의 보조 속성과 특정 스킬의 대미지를 강화해주는 옵션도 대거 등장해 소 몇 가지 스킬에 국한됐던 '디아블로3'의 스킬 활용의 폭을 더욱 넓히는데 큰 공을했다.

여기에 '네팔렘의 축복'이라는 효과로 반강제적으로 사용하는 스킬을 변경할 수 없었던 부분도 사라져 다양한 아이템의 효과에 기반을 둬 상황에 맞춰 자유로운 스킬을 사용할 수 있도록 조정해 재미를 배가시켰다.

디아블로3 영혼을 거두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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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각 캐릭터별로 적용되던 정복자 레벨도 하나로 통합돼 운영되는 방식으로 변경됐으며, 레벨 제한도 사라져 열심히 게임을 플레이한 게이머들은 더 많은 혜택을 가져갈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정복자 레벨 시스템은 최고레벨 캐릭터뿐만 아니라 새로 생성한 캐릭터에도 적용되는 방식으로 구성돼 신규 캐릭터 육성에서도 코어 게이머층은 유리하게 게임을 풀어갈 수 있는 이점이 생겼다.

디아블로3 영혼을 거두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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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패치'를 통해서는 이외에도 투영의 웅덩이나, 퀘스트 초기화 시스템에 기반한 디아블로 처치 이후 전설 아이템 100% 드랍 등 다양한 부분에서 변경이 이뤄졌다. '디아블로3' 자체가 같은 지역을 돌아다니며 아이템 파밍에 무게 중심이 쏠린 게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더 좋은 아이템을 더 쉽고 재미있게 획득할 수 있는 '2.0 패치'는 게이머들 입장에서도 환영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처럼 다양한 개선을 거친 '디아블로3'는 확장팩인 '영혼을 거두는 자'가 더해지며 날이 더욱 날카로워졌다. 타락을 좋아하는 블리자드답게 선보인 타락한 천사인 말티엘이 새로운 보스로 추가됐으며, 여기에 이번 확장팩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모험모드'와 신규 캐릭터인 성전사까지 함께 선보여진 것이다.

말티엘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새로운 액트 5의 무대인 서부원정지는 더 없이 디아블로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어두운 이미지로 그려졌다. 죽음의 천사가 등장한 이후 무너져가는 세계에서 귀족과 평민간의 갈등, 그리고 무너져가는 세계 안에서도 존재하는 인간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 등 인간의 내면적인 이야기도 액트 5를 진행하며 확인할 수 있다.

디아블로3 영혼을 거두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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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이벤트들은 액트 5의 맵 곳곳에 자리하고 있으며, 그냥 지나가도 게임을 플레이하는데는 지장이 없다. 하지만 '디아블로3'가 가진 재미를 모두 즐기길 원하는 게이머에게는 더 없이 게임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되겠다.

이와 함께 그간 주인공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온 추종자들의 이야기도 '영혼을 거두는 자'에서 더욱 진전된다. 그들의 배경이야기를 주제하는 특정 이벤트 던전도 등장하며, 쉴새 없이 게이머에게 말을 걸어오는 그들의 이야기도 한층 풍성해졌다.

'2.0 패치'로 인해 스토리를 먼저 즐기고자 하는 게이머라면 난이도 조정을 통해 무리 없이 최종 보스인 말티엘을 물리칠 수 있다. 이 후에는 대악마와 천사마저 물리쳐버린 주인공이 어떻게 변할지 예상케하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오픈결말에 가까운 엔딩과 크레잇이 올라간다. 이 이후부터가 이번 '영혼을 거두는 자'의 진짜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디아블로3 영혼을 거두는 자
리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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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거두는 자'의 최종 보스인 말티엘을 물리치고 나면 '모험 모드'라는 신규 모드가 오픈된다. '모험 모드'는 새로 게임을 시작할 때마다 각 지역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새로운 퀘스트를 제공하는 모드로 패키지게임인 '디아블로3'가 온라인게임보다 스토리나 신규 지역 등의 업데이트가 힘든 것을 감안했을 때 게임의 생명을 무한에 가까이 늘려줄 수 있는 콘텐츠다.

모험모드에서는 하나의 액트에서 총 5개의 미션이 주어진다. 해당 미션을 모두 완료하면 호라드림 상자라는 아이템이 주어지며 이 상자를 사용하면 평소 획득하기 힘들었던 아이템도 대량으로 획득할 수 있고 성능이 뛰어난 전설급 아이템도 기대해볼 수 있다.

영혼을 거두는 자 리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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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드에서 게이머는 액트나 특정 웨이포인트(이동 마법진)을 제한 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으며, 해당 웨이포인트 주변에 자리한 몬스터를 처치하거나 특정 이벤트를 진행하는 퀘스트를 수행하게 된다. 하나의 웨이포인트 주변에서 미션을 완료하면 '균열석 파편'이라는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고, '모험 모드'에서 퀘스트를 완료할 때 주어지는 경험치나 아이템의 획득도 효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반복사냥 형태인 '~런' 과 같은 형태만큼 경쟁력이 있다. 의미 없는 반복사냥에 지친 게이머라면 '모험 모드'를 통해 매번 새로운 퀘스트를 해결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된 것이다.

'모험 모드'는 자연스레 '네팔렘의 차원균열'이라는 신규 콘텐츠와도 이어진다. '차원균열'은 '모험 모드'에서 획득한 '균열석 파편'을 5개 모아 진입하는 던전으로, 게이머는 매번 새로운 지역과 새로운 몬스터와 만나게 된다. 예를 들어 액트 1의 이미지와 유사한 지역을 탐험하다가도 다음 지역으로 넘어가면 갑자기 액트 5와 유사한 지역이 나오기도하며, 액트1 지역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몬스터를 만나기도한다. 매번 새로운 지역을 탐험하는 듯한 재미를 전해주며 균열의 수호자를 물리치고나서는 아이템 뽑기에 사용할 수 있는 '핏빛 파편'은 물론 다양한 아이템과 큰 혜택까지 받을 수 있으니 일거양득인 셈이다.

확장팩을 통해서는 신규 장인인 점술사도 추가됐다. 점술사는 획득한 아이템의 효과를 변경해주는 장인으로 특정 아이템의 세부 옵션을 다른 옵션으로 변경해주는 능력과 캐릭터가 착용한 아이템의 외형을 변경해주는 능력도 갖췄다.

옵션을 변경하는 기능인 '마법 부여'는 골드와 이를 진행하는데 필요로하는 아이템만 있으면 얼마든지 무제한으로 할 수 있으나 여러번 할수록 마법부여에 소모되는 골드가 늘어나도록 설계돼 무조건적인 마법부여에 대한 장치를 마련했다. 외형 변경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능력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아이템들의 능력치를 변경해주는 기능으로 꾸미기에 관심있는 이용자라면 염두에 둘만하다.

영혼을 거두는 자 리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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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신규 전설 제작 장비와 재료 등 다양한 부분에서도 개선이 이뤄져 게이머들의 지속적인 플레이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게임을 조정했다. 또한 편법을 이용한 시스템은 패치로 조정하되 게이머가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반복플레이는 즐길 수 있도록 내버려둬 '모험 모드'를 즐기던지 캠페인모드에서 특정 지역을 반복으로 즐기던지 게이머의 선택권을 높였다. 게이머는 스스로 특정 목표를 설정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셈이다.

'디아블로' 시리즈 본연의 재미 중 하나인 PvE를 통한 아이템 파밍이 가진 재미가 극대화된 '영혼을 거두는 자'는 다양한 부분에서 오리지널 버전에 비해 발전을 이뤄냈으나 분명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바로 등장 이후 여전히 버림받고 있는 PvP 콘텐츠다. 투기장이라는 콘텐츠가 있지만 왜 사용해야하는지도 내가 왜 즐겨야 하는지도 알 수 없다. 물론 PvE 콘텐츠가 극으로 강화되기는 했으나 PvP가 사실상 매장된 콘텐츠인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영혼을 거두는 자'가 이제 막 출시된 타이틀임을 고려하면 앞으로의 미래는 밝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 동안 게이머들의 의혹만 불러 일으켰던 래더 시스템이 추가된다는 소식이 공식적으로 개발자의 입을 통해서 전해졌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업데이트가 이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영혼을 거두는 자 리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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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모험 모드' 마저도 더 새로워진 '디아블로3'를 즐기기 위한 하나의 과정일지도 모르는 가운데 앞으로 더 재미있는 방향으로 발전해갈 '디아블로3: 영혼을 거두는 자'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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