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노리는 카카오의 다음(NEXT)은, 다음(DAUM)이었다
국내 포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네이버에 강력한 경쟁 상대가 등장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최세훈)과 카카오(공동대표 이제범, 이석우)가 합병 계약을 체결하고, 통합법인 다음카카오를 출범한다고 금일(26일) 밝혔다.
양사는 지난 23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양사의 합병에 대해 결의하고 합병계약을 체결, 오는 8월 주주총회 승인을 얻어 연내에 절차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합병 형태는 기준주가에 따라 산출된 약 1:1.556의 비율로 피합병법인인 카카오의 주식을 합병법인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발행신주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합병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상장을 노리던 카카오는 다음과의 합병을 통해 복잡한 절차 없이 상장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됐으며, 네이버에 밀려 2인자 자리에만 만족해야 했던 다음은 약점이었던 모바일 분야를 최고의 강점으로 변모시킬 수 있게 됐다.
또한, 카카오페이지의 더딘 성장으로 인해 사실상 매출이 카카오 게임하기에 집중되어 있던 카카오 입장에서는 네이버에 버금가는 웹 콘텐츠 사업 경험을 가진 다음 직원들을 적절히 활용해 사업 영역을 더 확대시킬 수 있게 됐으며, 카카오톡이라는 거대한 모바일 트래픽을 무기로 활용할 수 있게 된 다음은 네이버에 비해 크게 부진했던 광고 등 지금까지 전개해온 모든 사업을 모바일 분야로 더욱 크게 확대시킬 수 있게 됐다.
이번 합병으로 예상되는 다음카카오의 시가총액은 약 3조4000억 정도인 만큼, 약 25조를 넘어선 네이버에 비하면 아직 작은 규모이지만, 향후 성장 기대치를 고려하면 국내 모바일 시장의 최강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카카오 지분을 5.67% 보유하고 있는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는 이번 합병 소식이 발표되자마자 주가가 12.68% 상승했다.
합병의 주체는 다음, 실질적인 키는 카카오
이번 합병은 기준주가에 따라 산출된 약 1:1.556의 비율로 피합병법인인 카카오의 주식을 합병법인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발행신주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겉으로는 상장기업인 다음이 카카오를 인수합병하는 형태이지만, 우회상장을 위한 겉모습일 뿐 실상은 정 반대라고 볼 수
있다.
현재 다음의 최대주주는 13.67%를 보유하고 있는 이재웅 창업자이고, 카카오의 최대주주는 29.24%를 보유하고 있는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합병이 완료된 후 다음카카오의 최대 주주는 이재웅 창업자에서 김범수 의장(22.23%)으로 변경된다.
즉, 네이버에 이어 카카오를 창업한, 김범수 의장이 이제 다음의 최대주주로 등극하게 된 것. 직원이 2600명이 넘는 다음과 600명이 넘는 카카오가 합쳐지는 것인 만큼, 내부 교통정리가 단숨에 이뤄지지는 않겠지만, 통합작업이 완료된 다음에는 강력한 카리스마로 유명한 김범수 의장으로 주도로 모든 사업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양사 합병의 시너지는?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발표대로 양사는 이번 합병을 통해 많은 이득을 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웹 기반 콘텐츠 사업이 주력인 다음과 모바일 콘텐츠 사업이 주력인 카카오는 서로의 사업 영역이 아예 달라 겹치는 부분이 없는 만큼, 서로의 장점만을 취해 신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에서도 마이피플이라는 모바일 메신저를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가입자가 2800만명으로, 1억4000만명을 보유한 카카오톡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에 곧 정리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측되며, 모바일 게임 플랫폼인 다음모바게 역시 실적 부진을 이유로 정리한 상태인 만큼, 카카오의 주력 사업을 다음카카오의 주력사업으로 이어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태다.
다음카카오의 다음(NEXT)는?
합병을 통해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 다음카카오의 목표는 따로 떨어졌을 때나 합쳐진 이후나 하나다. 웹과 모바일에서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네이버를 넘어서는 것.
네이버의 시장 점유율이 워낙 압도적인 만큼 당장은 성과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나, 카카오의 국내 모바일 시장 점유율을 고려했을 때 모바일 시장에서 만큼은 상당히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특히, 엄청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지만 카카오 게임하기 외에 별다른 수익모델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카카오와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만 네이버에 비해 부족한 인프라로 인해 실패를 거뒀던 다음의 노하우가 성공적으로 결합한다면 네이버와 흥미진진한 경쟁구도를 만들어낼 수 있을 수도 있다.
다만, 이번 합병으로 인해 수익모델에 대한 비전은 어느정도 해결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지만, 두 기업 모두 국내 시장에 국한된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는 만큼, 전세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네이버-라인 연합군과의 경쟁은 아직 미지수다. 김범수 의장은 합병 전부터 카카오의 해외진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었던 만큼, 다음카카오에서는 해외진출이라는 숙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