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울소프트 김동현 대표, “개발자도 창조를 즐겨야 한다”

모바일게임을 꾸준히 즐기는 이들이라면 한 번 정도는 ‘요즘 너무 비슷한 게임이 많이 나오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것. 새로운 게임에 대한 요구가 유난히도 많은 요즘이다. 하나의 게임이 성공을 거두면 그를 뒤따라 비슷한 게임이 쏟아져 나오는 덕분에 어떤 게임을 해도 다 비슷한 느낌을 받기 쉬운 시장 상황 때문일 것이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진행된 ‘삼국골프열전’, ‘불타는청춘파!’ 등의 게임을 개발 중인 아울소프트의 김동현 대표와의 인터뷰는 제법 반가운 내용으로 가득했다. 인터뷰 내내 줄곧 ‘창조’를 강조한 그는 스타트업 개발사이기 때문에 더더욱 창조적인 게임을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냈다.

수익을 내야 하는 회사 입장에서 시장의 흐름을 외면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일수록 창조적인 게임을 만드는 것이 스타트업 업체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이 김동현 대표의 입장이었다. 이제 30대 중반에 접어든 젋다면 젊은 대표가 이러한 주장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호기심이 생겼다.

아울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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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창조의 가치를 주장하는지. 스타트업 개발사의 대표가 말하는 현 모바일게임 생태계에 스타트업 개발사가 지향해야 할 목표는 무엇인지. 김동현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아래는 게임동아에서 진행된 아울소프트 김동현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질: 신생 개발사이기에 아울소프트를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간단하게 회사 소개 부탁한다.
답: 아울소프트(OWLSOFT)는 작년 10월에 만들어진 회사로 대구와 서울 지역의 인재와 경험자들이 뭉쳐서 만든 신생 모바일게임 전문 개발사다. 현재 ‘삼국골프열전’과 ‘불타는청춘파!’ 등의 게임을 개발 중이며, 이와 관련한 다양한 미팅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질: 본인에 대한 소개도 부탁한다.
답: 과거 KOG에 몸 담으며 운영팀장과 QA팀장을 거쳤고, 그 이전에도 게임 관련 사업에 꾸준히 종사했었다. 그리 오래 일을 했던 것은 아니지만 CJ E&M 넷마블에서도 일을 했었다. 5살에 게임을 처음 접한 이후에 게임의 재미를 느끼고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게임업계에 10년 넘게 몸 담으며 게임 하나에만 집중해서 살아왔다.

질: 어려서부터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었나?
답: 이전부터 게임을 즐기면서 느꼈던 것은 어떤 게임이던지 조금씩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대작, 모바일게임을 가릴 것 없이 말이다. 필자나 리뷰어를 하던 시절부터 ‘나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내가 좋아서, 내가 즐기고 싶어서 하고 싶은 게임을 만들고 싶었고 이를 위해 뭘 준비해야 하고 뭘 만들어야 할 것인지를 고민했다. 그런 고민을 하면서 살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게 됐다.

질: 결론부터 물어보자. 조금 전에 말한 ‘스스로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고 있는 중인가?
답: ‘삼국골프열전’은 도전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게임이다. 대중적으로 다가갈 수 있으면서도 편안한 소재를 다루고, 간단하면서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게임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여기에 스포츠에 또 다른 재미를 더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끝에 골프에 삼국지 요소를 더했다. 골프 본연의 목적 뿐만 아니라 무장을 골프공으로 격파를 한다거나 사물을 무너트리는 요소를 더하기로 한 것이다.

아울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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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드는 것은 좋지만, 이상과 현실은 다른 법 아닌가. 어려운 점은 없나?
답: 생각보다 무척 어렵다는 생각은 든다. ‘삼국골프열전’을 개발하면서 사람들이 왜 2D 골프를 개발하지 않으려 했는지 알게 됐다. 특히 조작에 대한 부분을 많이 고민했다. 지금은 해결이 됐지만 개발 초기에는 정말 어려웠던 부분이다.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지금에 와서는 하나의 껍질을 깨고 나온 느낌이어서 만족스럽다.

질: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신생 개발사이기에 겪는 어려움도 많을 것이다. 무엇이 어려웠나?
답: 자금문제를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다. 아울소프트는 청년창업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었고, 기술보증을 받아내고, 내 개인적인 자금을 투자해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시장이 원하는 방향과 개발자가 원하는 방향이 많이 다른 것도 어려운 점이다.

질: 지방 개발사이기 때문에 어려운 점은 없나?
답: 지방에 자리했기 때문에 어렵다는 건 핑계라고 생각한다. 인력수급은 어렵지 않다. 오히려 어려운 것은 대기업이 쥐고 있는 시장의 주류를 따라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다. 성공을 할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해야 한다는 시각이 많은데 지금 우리가 개발한 게임이 그런 시류와는 조금은 떨어진 게임이었다. 이러한 부분을 회사 구성원들에게 설득하는 것이 무척 어려웠다. 정말 어려운 것은 지금까지 없던 스타일, 다른 형태의 게임을 만드는 과정을 게이머들과 투자자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질: 현재 모바일게임 시장의 분위기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답: 성공하는 게임을 본 딴 게임이 많이 나오는데 이러한 부위기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세계 어느 나라의 게임시장에서도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물량과 경험, 다양한 힘을 지니고 있는 대기업 스타일을 스타트업 개발사가 따라가는 것은 이치가 맞지 않다고 본다.

대형 개발사가 일주일에 200, 300마리의 몬스터를 만들어낸다고 치자. 스타트업 개발사는 그 수를 따라갈 수 없다. 업데이트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양이 다르기 때문에 동종 장르에서는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물론 투자를 받기 위해 이미 성공을 거둔 게임과 비슷한 형태의 게임을 기획하는 이들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스타트업 업체가 갖고 있어야 할 창조성과 그에 대한 즐거움에 더 집중을 하고 그에 맞는 게임을 개발할 생각이다. 게이머의 입맛이 시류에 맞춰져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타트업 개발사가 대형 업체들이 만든 트랜드를 무조건 맞춰야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재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스타트업 개발사들이 틈새시장을 공략 하고, 새로운 장르로 시장에 반향을 일으키기 위한 시도를 못 하고 있다.

질: 스타트업 개발사들이 이런 시도를 못 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답: 창조를 즐길 수 있는 구조가 없다고 본다. 어느 나라에서나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기초는 창조와 이를 바탕으로 한 문화다. 한국은 게임시장을 향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시각이 많다. 성공을 거두기 위해 이에 대한 과정을 설득하는 기획력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새로운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 업체와 업체가 만나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도 완전히 새로운 것을 설명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이미 성공을 거둔 길을 걷겠다고 설명하는 것이 쉽지. 겉으로는 ‘카피캣’ 게임들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면서도 스스로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을 꺼려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질: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에 대한 보람은 느끼고 있나?
답: 직원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고생을 했지만, 이제는 창조적인 것,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을 즐기게 됐다. 게이머들은 창조적인 것을 즐길 권리가 있다. 개발자들도 창조적인 것에 대한 개인적인 욕심이 필요하다고 본다. 성공이라는 틀에만 맞추면 시장에는 비슷한 형태의 카피캣 게임만 나오게 될 것이다.

질: 이러한 문화를 바꾸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답: 스타트업 업체라면 대기업과는 다른 것을 만들고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시류를 따르지 말라는 게 아니라 그 사이사이에 성공과 창조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개발사가 필요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질: 최근 진행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엔도어즈의 김태곤 PD가 국내 모바일게임 생태계가 자금 싸움의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이야기 하기도 했다. 실제로 아이디어만 갖고 승부를 보기 어려운 상황 아닌가?
답: 물론 그 이야기는 현실이 반영된 사실이다. 사실을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는 법. 하지만 언제까지나 국내시장만 바라보고 개발을 진행할 수는 없는 법 아니겠는가. 한국시장을 겨냥하기보다는 다양한 시장의 입맛을 맞출 수 있는 게임이 어떤 것일까를 생각했다. 모바일게임의 대형화, 물량화는 한국시장의 이야기다. 다른 나라의 스마트폰 게임 시장은 한국보다 가볍고 라이트한 게임을 찾는 구조다.

국내 시장을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해외시장에는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승부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국내시장 하나만 보고 달려든다면 물량싸움을 해야 한다는 고민이 있겠지만, 스타트업 업체이기에 시장을 더 넓고 멀리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아울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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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아울소프트는 해외시장에 대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답: ‘삼국골프열전’은 정부과제에 맞춰져 개발하고 있다보니 해외 시장에 대한 고민은 많이 안 하고 있다. 대구시에서도 해외 진출에 대한 길을 많이 열어주고 있어서 아시아 시장에 게임을 출시한 이후 가능하다면 더 넓은 시장 반응을 볼 생각이다.

‘불타는청춘파!’는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게임이다. 일본, 홍콩, 마카오, 대만, 중국의 반응을 살펴보고 있고 이들 시장에서 매우 긍정적인 답변도 받고 있다. 이들 시장에 걸맞는 콘텐츠 준비도 진행 중이기도 하다. 현재 개발 상황에서 북미나 유럽 시장에 어울리는 복장을 선보인다면 이들 시장도 공략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으니 다양한 방면으로 출시를 준비 중이다.

질: 이들 게임의 출시는 언제쯤 계획하고 있나?
답: ‘삼국골프열전’은 80% 이상 개발이 끝났고, ‘불타는청춘파!’는 지난 달부터 개발에 들어갔다. 대전과 미니게임 등 게임의 기반을 살펴볼 수 있는 프로토 타입은 7월경에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질: 창조적인 게임을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모바일게임의 개발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추세인데 아울소프트는 어느 정도의 속도로 게임을 개발할 생각인가?
답: 현재 7~8명의 직원이 있다. 반기마다 한 개 정도를 출시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3~4개월만에 게임을 출시하는 곳도 있지만 이런 곳을 무리하게 따라잡으려 하다가는 우리의 중심을 잃을 수도 있다.

새로운 형태의 게임을 개발하기 위한 고민을 하다 보니 이 정도의 개발기간을 잡는 게 타당하다고 본다. 창조적인 것을 하는 과정에서는 기다림도 필요하다. 초반의 기획이 바뀔 수도 있고 지금 안되던 게 나중에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이러한 기조는 꾸준히 지켜가고 싶다.

질: 게임을 기대하는 이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답: 소비자가 왜 콘텐츠 공급자를 걱정을 해야하냐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다. 그 당시에는 소비자 입장이었기에 당연히 공감을 했는데, 개발자가 되고 나니 이런 생각에 더 공감이 간다. 게이머들은 새로운 것을 즐길 권리가 있다. 그에 대한 답변을 하고 못 하는 것은 개발자의 몫이다.

게이머들의 목소리에 답하기 위해서는 개발자도 창조를 즐겨야 한다. 기존에 못 보여준 것을 보여준 것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 스타트업 신생개발사의 몫이고 목표로 삼아야 할 점이라고 본다. 수익에 대한 평가는 창조적인 것을 만들었을 때 게이머들이 답을 해 줄 것이다. 이런 시류가 생겨야 더 많은 시도가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페이스북에 팬페이지도 운영 중이고 많은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많은 대답을 주신다면 색다르고 재미있는 게임으로 보답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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