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내 스마트폰이 '플스'가 된다?

모바일 게임은 대부분 사양이 낮고 캐주얼한 것이 대부분이다. 기기 자체의 성능이나 저장장치의 용량이 고사양 게임을 설치/구동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양이 높은 게임을 구동하는 데 PC나 콘솔 등을 사용한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흔히 클라우드 서비스라고 하면 '클라우드 저장소'만을 떠올린다.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 클라우드는 인터넷상의 데이터 서버에 파일을 저장하거나 소프트웨어 등을 설치해놓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기기(스마트폰, 노트북 등)로 불러와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데이터 저장이나 소프트웨어 구동은 모두 서버에서 이뤄지며, 개인이 가진 단말기는 입력, 출력의 기능만 있으면 된다.

SKT 클라우드 게임
SKT 클라우드 게임

클라우드 게임역시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데이터 서버에 설치된 게임을 내 스마트폰 화면에 불러와 사용한다는 개념이기 때문에 스마트폰의 성능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심지어 게임을 직접 설치할 필요도 없다). 또한, 스마트폰용으로 출시되지 않은 게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든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런 장점들 때문인지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자사의 유/무선 인터넷망을 활용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지난 6월 24일 서비스를 시작한 클라우드 게임은 LTE 스마트폰, SKT 'B tv(IPTV)' 등을 통해 X-box, 플레이스테이션 등에서만 볼 수 있는 고사양 게임을 제공한다. 7월 15일 현재 25종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SK텔레콤 클라우드 게임을 즐기려면 우선 SK텔레콤의 앱 장터 'T스토어'에서 클라우드 게임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뒤 간단한 회원가입 절차를 거쳐야 한다(참고: http://it.donga.com/18703/).

'스트리트파이터X철권'을 통한 레이턴시 테스트

클라우드 게임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레이턴시(Latency, 지연시간)다. 콘솔을 통해 직접 게임을 구동하는 것이 아니라 LTE, 와이파이 등의 무선 인터넷을 이용하기 때문에 정보를 주고 받는데 약간의 시간이 걸린다. 이 때문에 사용자가 어떤 동작을 입력하면 화면에 즉시 나타나지 않고, 약간의 시간이 지난 뒤 반영된다(온라인 게임에서는 흔히 '핑'이라고도 부른다). 그렇다면 SK텔레콤 클라우드 게임의 레이턴시는 어떨까? 게임을 실행하며 확인해봤다.

SKT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트파이터X철권
SKT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트파이터X철권

실행해본 게임은 스트리트파이터X철권이다. 이 게임은 PS3, PS Vita, Xbox 360용으로 출시된 게임이다. 캡콤과 반다이남코의 콜라보레이션 격투 게임으로, 뚜렷한 개성을 가진 두 게임을 하나로 합쳤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게임이다. 캡콤에서 제작을 맡았기 때문에, 철권 캐릭터가 2D 스타일 이동방식인 스트리트파이터에 녹아들었다는 점도 재미있다(즉 철권의 횡 이동 기술은 사용할 수 없다).

SKT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트파이터X철권
SKT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트파이터X철권

이런 종류의 격투 게임은 입력 지연이라는 개념이 아주 중요하다. 연속 기술을 사용하거나 적의 공격을 제때 막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버튼을 누르는 순간 캐릭터의 동작으로 나타나야하기 때문이다.

설정에서 화질을 '일반화질'로 맞추고 LTE 네트워크를 통해 게임을 실행해보니, 입력지연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예를 들면 철권의 오거(Ogre) 캐릭터로 게임을 진행할 때, 대표 기술인 섬광열권을 끊어짐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섬광열권은 버튼 3개(왼손, 왼손, 오른손/X, X, Y)를 차례대로, 재빠르게 눌러야 발동하는 기술이다. 적의 공격 타이밍을 끊으며 여러 번 공격할 수 있는 기술이다.

SKT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트파이터X철권
SKT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트파이터X철권

입력지연이 없으니 이밖에 다양한 기술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다. 흔히 '얍삽이'라고 불리는 무한 발차기는 방향키를 유지한 상태로 발차기 버튼을 연속으로 눌러야 하는데, 이 역시 입력지연이 발생하면 연속공격이 중간에 끊어진다.

클라우드 게임에서 볼 수 있는 가상 게임 패드에는 방향키 외에 조이스틱도 있다. 이를 통해 4방향(상하좌우) 외에 대각선 방향으로 입력해야 하는 '헌팅 호크(공중 연속 발차기)'나 풍신류 캐릭터의 '뇌신권'같은 기술도 부드럽게 입력할 수 있다. 실제 게임패드와 비슷한 조작 환경이다. 물론 더 나은 조작환경을 원하는 사용자라면 전용 블루투스 게임패드를 연결해 사용할 수도 있다(잠시 뒤 소개한다).

'배트맨: 아캄시티'를 통한 고사양 게임 테스트

앞서 말한 것처럼 클라우드 게임의 장점은 자신이 사용하는 기기의 성능과 관계없이 고사양 게임을 구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스마트폰에서 구동하면 어떤 모습일까? 대표적인 고사양 게임을 실행해봤다.

실행해본 게임은 배트맨 아캄버스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인 '배트맨: 아캄시티'다. 이를 PC로 구동하려면 듀얼코어 프로세서(2.5GHz 이상), 메모리 4GB 이상, 그래픽카드 GTX 460 이상, 저장공간 17.5GB 이상이 필요하다. 스마트폰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사양이다.

SKT 클라우드 게임 배트맨 아캄시티
SKT 클라우드 게임 배트맨 아캄시티

이 게임을 '초고화질'로 설정하고, LTE 네트워크를 통해 실행해봤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배트맨 시리즈 특유의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를 잘 살려낸 점이다. 데스크톱PC에서 게임을 구동하는 것과 거의 흡사한 그래픽 수준을 보여줬다. 특히 이런 그래픽 효과를 스마트폰에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데스크톱PC의 게임 설정으로 따지면 HD급에서 풀HD급 정도의 그래픽이다.

SKT 클라우드 게임 배트맨 아캄시티
SKT 클라우드 게임 배트맨 아캄시티

SKT 클라우드 게임 배트맨 아캄시티
SKT 클라우드 게임 배트맨 아캄시티

적을 공격할 때의 그래픽 효과도 사용자에게 충분한 타격감을 준다. 특별한 기술을 쓰지 않고 공격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박진감 넘치고 재미있다.

참고로 와이파이 환경에서는 고화질로 게임을 구동하기 어렵다. 화면이 깨지는 것은 물론, 게임 실행 중에도 지연시간이 길다. LTE 네트워크 환경에서는 게임을 끊김 없이, 부드럽게 즐길 수 있다. 참고로 가장 높은 화질(슈퍼고화질)은 데이터 소모량이 엄청나다. SK텔레콤에 따르면 한 시간당 데이터 소모량이 2.8GB에 이르니, LTE 무제한 요금제, 혹은 클라우드 게임 전용 요금제를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SKT 클라우드 게임 배트맨 아캄시티
SKT 클라우드 게임 배트맨 아캄시티

SK텔레콤은 현재 클라우드 게임 전용 데이터 요금제로 매일 1GB씩 제공하는 클라우드게임팩과 2GB씩 제공하는 클라우드게임더블팩을 함께 출시했다. 해당 요금제에 가입하면 T월드를 통해 잔여 데이터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용 패드와 함께하면 금상첨화

스마트폰은 터치 인터페이스 기반의 장치다. 때문에 게임을 실행하면 화면에 나타나는 가상 키패드가 화면을 가린다. 조작이 단순한 게임은 가상 게임 패드만으로 플레이할 수 있지만, 조작 버튼이 많거나 화면 전체를 보면서 몰입해야하는 게임을 즐길 때는 조금 불편하다. 이런 사용자라면 블루투스 게임 컨트롤러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컨트롤러와 스마트폰을 무선 연결하면, 화면에 나타나던 가상 게임패드는 모두 사라진다. 이 때문에 화면 전체를 보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실제 콘솔게임을 즐기는 듯한 느낌까지 든다.

SKT 클라우드 게임
SKT 클라우드 게임

스마트폰을 게임패드에 부착하면 흡사 닌텐도DS 등의 휴대용 게임기를 보는 느낌이다. 게다가 R1, R2 등의 보조버튼도 있어서 '손맛'을 더해준다.

SKT 클라우드 게임
SKT 클라우드 게임

휴대용 게임기와 비교해서 장점도 있다. 휴대용 게임기는 다른 게임을 실행하려면 타이틀을 바꿔 끼워야 하지만, 클라우드 게임에서는 현재 실행 중인 게임을 종료하고 다른 게임을 찾아 실행하기만 하면 된다. 여러 종류의 타이틀을 휴대할 필요가 없다.

SKT 클라우드 게임
SKT 클라우드 게임

언제 어디서나 이용하는 '게임 대여점'

SK텔레콤 클라우드 게임을 한 줄로 요약하면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게임 대여점'이다. 과거 만화책이나 DVD를 대여점에서 빌리듯, 클라우드 게임 앱을 통해 게임 타이틀을 빌리고 그 자리에서 바로 실행할 수 있다.

특히, 몇만 원씩 하는 타이틀을 직접 구매하지 않고, 저렴한 가격에 빌려서 쓸 수 있는 점이 매력이다(참고로 오는 7월 23일까지 모든 게임을 무료로 제공한다). 사실 같은 게임만 몇 달씩 반복해서 하면 질리는 사람도 있다. 다양한 콘솔/PC 고사양 게임을 언제 어디서나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SK텔레콤 클라우드 게임은 좋은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