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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 위기보고서] 게임은 중독물질? 돈을 노리는 검은손들

조학동

[게임산업 위기보고서 3부 :불합리한 정부 규제와 영향]
5화. 게임은 중독물질? 돈을 노리는 검은손들

[본지에서는, 대형 기획 '대한민국 게임산업 위기보고서 : 그래도 희망은 있다'를 통해 한국 게임산업에 대한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내용을 다룰 계획이다. 이번 기획이 한국 게임산업의 총체적 위기를 진단하고, 한국 게임사들에게 진정한 위기를 타파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지난해 국내 게임산업의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정부의 '게임 규제' 였다.

이전부터 셧다운제 등 국내 게임산업을 압박하는 대형 규제들이 있었지만, 지난 2013년은 국회의원들의 연이은 규제법 남발로 게임산업이 더욱 살아남기 어렵게 변한 한 해였다.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정부 규제의 방식이 일제히 '기금'을 징수하거나 아예 마약과 같은 중독물질로 규정하는 식으로 전환되었다는 점이다. 셧다운제처럼 단순히 게임에 제한을 두는 방식이 아니라, 정치권에서 노골적으로 게임업계에 돈을 요구하거나 중독물질화 하고 나선 것이 가장 큰 변화다.

돈 이미지


<1년 내내 규제법 남발.. 목적은>

지난해 1월,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을 비롯한 17인의 국회의원이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에는 '매출의 1%를 게임산업에서 거두어 중독예방센터를 운영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6월에는 새누리당 박성호 의원과 11인이'콘텐츠산업 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콘텐츠 유통을 통해 발생한 매출액의 100분의 5의 범위에서 부담금을 징수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으로, 손인춘의원 법과 마찬가지로 게임업계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돈을 징수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게임 규제 법안

마지막으로 4월30일에는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을 비롯한 14인이 '중독 예방. 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법은 중독유발 산업에 대한 예방을 다루는 법으로 게임업계에 돈을 부담시키는 내용은 없지만, 명확한 근거없이 게임을 '중독물질'로 규정하면서 게임업계의 강한 반발을 샀다.

또 신의진 의원 측 보좌관은 "게임을 규제하려는 법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법안에 '생산, 유통 및 판매를 적절하게 관리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책을 강구', '광고 및 판촉을 제한하는데 필요한 시책을 강구' 등의 규제 문구가 포함되어 있다. 이미 신의진 의원이 앞서 언급한 손인춘 의원의 규제 법에 공동 제안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큰 3개의 게임 규제법이 1년 내내 국내 게임산업을 강타하면서 국내 게임산업은 패닉상태에 들어갔고, 업계 종사자들은 분노하거나 망연자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게임이 중독물질이냐. 수익이 나지 않아도 매출을 기준으로 돈을 징수당할 수 있는 것이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부족한 기금 보완책으로 게임을 지목..정부 부처 '대동단결'>

게임업계 전문가들은 여성가족부 등 정부에서 게임업계의 돈을 징수하려는 시도를 2010년도부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0년 여성가족부에서 '경륜-경정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으로 연간 240억 원 정도의 기금이 줄어들게 되면서 게임업계가 타겟이 되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당시에 술과 담배, 인터넷 게임 등이 지목되었는데, 술은 주세를 가져가는 국세청과의 합의가 불가능하고, 담배는 국민건강증진기금을 내는 상황에서 여의치 않았다는 판단이다. 결국 게임이 최적의 목표가 되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중독정신의학회

실제로 이후 셧다운제와 같은 게임 규제법이 쏟아지면서 이같은 예측은 현실이 됐다.

신의진 의원 측은 '게임업계의 기금이 목적은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한국중독정신의학회 소속의 정신과 의사들을 대동해 게임을 중독물로 규정하고자 한 과정에서 정신의학회가 '숙원사업'이라는 표현으로 게임을 사업화 한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게임업계와의 갈등이 더 커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2013년도의 3개 규제 외에도 국내 게임산업은 이전에도 교육부 등 다양한 곳에서 게임산업을 압박하는 등 수년간 수난의 길을 걸었다고 할 수 있다.

 
<정작 돈을 어떻게 쓸지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없어>

재미있는 점은 이렇게 게임업계의 기금을 바라는 두 법안(손인춘, 박성호의원법)들이 모두 '어떻게 쓰겠다'는 구체적인 안이 없다는 것이다. 매출의 1%, 5% 등 강력하게 징수한다는 내용만 언급되어 있고, 정작 돈을 받은 뒤에 어떤 식으로 활용할지는 자세히 나와있지 않다. 중독 예방센터, 콘텐츠산업 진흥 등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구체적인 계획없이 두루뭉술한 내용 뿐이다.

여성부

이런 상황에서 업계에서는 돈의 사용처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미 여성가족부는 방만한 운영으로 인해 많은 문제를 야기해왔으며,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여성부의 만행, 세금낭비' 등과 관련된 무수한 질타의 글이 있다. 또 여성부는 예산 소비 내역을 아예 공개하지 않은 전례도 있으며, 만약 법안이 통과되어 돈을 징수하더라도 이후의 쓰임새에 대해 공개할 수 없다고 잡아 떼면 그만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른 기금들도 보통 매출을 기준으로 한다면 0.04% 정도인데, 1~5%라는 위협적인 수치를 내놓은데다 어떻게 쓴다는 것도 없으니 강도와 다를 게 뭐냐."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계속되는 규제..국내 게임산업 초토화>

한편, 지난해 상정된 3개의 규제법 외에도 국내 게임업계는 셧다운제 등 다양한 게임 규제로 인해 초토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게임 규제법들이 온라인 게임만을 옥죄고 있는 가운데, 국내 온라인 게임 분야는 국내의 강도높은 규제와 함께 해외 게임의 침공, 신작의 축소, 개발비의 상승 등과 맞물려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근조

'리그오브레전드' 등 해외의 게임들을 시작으로 이미 시장의 40% 이상이 해외 게임에 장악 당했으며, 온라인 게임을 대표하는 다중접속롤플레잉온라인게임(MMORPG)의 경우 신작이 1년에 손가락에 꼽을 정도이다. 심지어 한 조사결과에서는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이 전년대비 25%나 줄어들었다는 충격적인 결과도 들려오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규제가 온라인게임을 넘어 스마트폰 게임 분야까지도 확산되려는데 있다. 여성가족부를 제외하더라도 게임의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스마트폰 분야까지 '최소한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밝히는 등 업계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하루 빨리 정부 기조가 바뀌지 않으면, 국내 게임산업이 급격하게 경쟁력을 잃고 해외 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꿰어차는 결과가 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한국 게임산업은 많은 규제로 인해 경쟁력을 잃은지 오래."라며 "그 와중에 산업을 죽이고 기금만 노리려는 정부 기관이 있다면 사태가 심각함을 느끼고 진흥으로 방향을 선회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 게임산업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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