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회의 모바일게임 위클리] 3월 셋째 주 신작

모바일게임 위클리는 지난 한 주간 주목받은 모바일게임 중 세 작품을 직접 플레이하고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 편집자주 >

모바일위클리 3월셋째순위
모바일위클리 3월셋째순위

-직접 싸운다. 열혈강호무쌍

모바일로 직접 플레이하는 무협 액션. 국내 무협만화의 금자탑인 열혈강호와 만났다. 원작의 흑백만화처럼 열혈강호무쌍도 특수효과를 제외한 대부분의 그림이 흑백이다. 여기서 묻어나는 독특한 그래픽 감성이 단연 돋보인다. 이런 첫인상과 열혈강호의 이름값을 확인하기 위해 선정하였다.

모바일위클리열혈강호
모바일위클리열혈강호

이 게임을 얘기하기 위해선 먼저 그림을 빼놓을 수 없다. 원작의 특징만 따와 재해석한 그림체 덕분에 열혈강호 게임이란 것이 단번에 드러나는 동시에 원작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원작부터 1권과 현재 연재분의 그림체 차이가 큰 만큼 그림체 가지고 원작 고증을 따지는 건 무의미. 오히려 화룡도를 비롯한 원작의 무공들을 열혈강호무쌍의 그림체에 맞게 재해석해 멋들어지게 완성해냈다.

또한 메뉴 하나, 하나가 한 컷의 만화처럼 구성되었고 연출도 만화의 컷을 적극 활용해 만화 세상에서 게임하는 느낌이 충만하다.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게임에 이만한 그래픽과 연출이면 합격점이다.

그럼 이 그래픽으로 무엇을 하느냐. 먼저 스토리 모드에 해당하는 무림정벌을 플레이한다. 무림정벌은 원작의 스토리를 요약해서 진행하는데 이게 원작의 핵심만 골라 가져와 플레이 동기가 쉽게 생긴다. 다음은 영지 관리다. 열혈강호무쌍을 처음 시작해서 약 1시간 정도 플레이하면 레벨이 10 되면서 영지 관리를 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게이머는 시설, 병사, 무장들을 구입, 관리한다. 그리고 영지의 방어능력과 규모를 키워야 한다. 그래야 다른 게이머로부터 자원을 뺏길 가능성이 줄어들고 징수 가능한 게임 재화가 늘어난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 하나. 영지 방어야 준비만 하고 상대 게이머의 공격이 오면 AI에게 나머지를 맡겨야 하지만 무림 정벌을 플레이 할 때와 결투장을 통해 상대 진영을 공격할 때는 게이머가 직접 전투를 해야 한다. 자동전투 기능 그런 거 전혀 없다. 화면에 적이 그려지면 직접 터치해 움직이고 직접 터치해 공격해야 한다. 한 번 터치한 적을 향해선 계속 공격하지만 반격 당하면 행동이 끊긴다. 그럼 무조건 다시 터치해야 한다.

하염없이 맞고만 있는 졸병은 하나도 없기 때문에 치고 빠지는 타이밍, 스킬 사용, 굴러서 피하기를 잘 사용해야 승리할 수 있다. 물론 이런 테크닉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적절한 캐릭터 훈련, 아이템 카드 장착, 전투 아이템 사용이 뒤따라야 한다.

직접 플레이가 필수인 게임이라 하나의 작품에 깊게 파고들고 싶어하는 게이머들을 많이 모은다면 차별화된 모바일 게임으로서 안정권에 정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국내 만화 기금 지원을 비롯해 감성에 호소하는 메시지가 너무 자주 나타나는 점, 5분만 입력이 없어도 게임을 재시작해야 하는 부분은 장점보다 단점이 더 명확하여 고려를 좀 해줬으면 한다.

-로봇이 좋다면. 우주의 기사

90년대 국산 로봇의 한 축을 맡은 라젠카의 귀환. 이 추억에 이끌려 선정해버렸다. 지금이야 검색 안 하면 모르는 사람이 태반인 작품이지만 좋든 싫든 국산 로봇의 역사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작품이 저 라젠카 아닌가. 그 라젠카를 플레이 하고자 이 게임을 플레이한 게이머가 적진 않을 것이다.

모바일위클리우주의기사
모바일위클리우주의기사

일단 우주의 기사를 시작하면 라젠카는 뒷전으로 밀린다. 라젠카 팩을 따로 사기 전까지 라젠카 기체들을 볼 일이 없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겠으나 로봇들이 라젠카만 있는 게 아니다. 우주의 기사만의 오리지널 기체 200여종이 준비되어 있다.

그리고 처음에만 쓰고 버릴 별 한 개짜리 초보용 기체로 플레이 해도 로봇 특유의 움직임, 광원효과, 폭발 연출 등을 느낄 수 있다. 3D 모델링이 모자라 보이는 것도 아니다. 2~3등신의 아담한 사이즈라 얕볼 그래픽이 아니다. 로봇을 다루는 모바일 게임을 바란 게이머라면 라젠카가 아니더라도 즐기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격납고에서 게이머가 관여할 수 있는 조합이 게임의 폭을 더 넓힌다. 우선 팀 하나에 기체 세 가지를 조합하여 팀 효과를 발생시켜야 한다. 그리고 기체마다 무기, 백팩, 스킬을 장착해 독자적인 체계를 만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체마다 배치할 수 있는 파일럿과 전투를 보조할 오퍼레이터를 선정해 전투에 나가야 한다.

무기를 바꾸면 모션이 바뀐다. 스킬을 바꾸면 당연히 성능이 달라진다. 파일럿과 오퍼레이터마다 일러스트와, 능력이 전부 다르다. 전투에 들어가서도 자동전투 중에 게이머가 직접 움직이는 방법과 스킬 사용을 지시할 수 있다. 게이머가 개입할 수 있는 변수가 많아 본격적인 로봇 소대 운용 게임이란 느낌이다.

이제 남는 건 플레이 동기. 우주의 기사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스테이지를 클리어 하는 행성전을 비롯해 1vs1 대전, 거대 보스 대전, 생존, 현상금 기체 탐색 및 확보 등 게이머가 보유한 기체들로 할 수 있는 건 많다. 그런데 이 콘텐츠들을 플레이 할 동기가 부족하다. 한 번 보상을 얻기까지 몇 시간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이 보상이 얼마나 좋은지,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보상 목록만 보고는 체감하기가 어렵다. 그저 자원을 모으거나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 우주의 기사를 플레이 할 순 있지만 그럴 거면 굳이 이 게임을 할 이유가 없다. 로봇을 좋아하는 게이머들에게 매력적일 새 시도가 필요해 보인다.

-이 주의 인디게임 ‘대출산왕국’

애 낳아서 망한 왕국을 부흥시키자. 군대를 만든다. 세계를 정복한다. 어떤 의미론 발칙하기까지 한 발상을 그대로 모바일에 넣어버린 대출산왕국. 이런 컨셉의 모바일 게임은 난생 처음이다. 옛날 게임 생각나는 도트 그래픽에 그림판으로 그린 무성의 일러스트도 처음이다. 이 당혹감에 모바일 위클리 게임으로 선정하기에 이르렀다.

모바일위클리대출산왕국
모바일위클리대출산왕국

대출산왕국을 시작하면 게이머가 직접 정할 수 있는 건 이름과 성별, 나라 이름 정도다. 첫 주인공의 능력부터 주사위를 굴려 나오는 무작위 설정에 의존해야 한다. 이마저도 게임을 처음 한다면 아리송한 설명이 전부다.

본편에 들어가면 더 가관. 그 어떤 메뉴도 튜토리얼을 지원하지 않는다. 직접 메뉴를 하나씩 눌러서 기능을 확인하고 과정과 결과를 몇 번씩 체험해 게임을 직접 이해해야 한다. 그렇게 게임을 알아가면 당분간은 헌팅으로 이성의 연락처를 획득, 청혼으로 가족 증원을 반복해 왕국을 키우게 된다. 정원은 최대 100명.

이렇게 규모를 늘려가면 금방 벽에 부딪친다. 공간, 골드, 행복도 어느 것 하나 부족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럼 방법은 전쟁으로 다른 나라에 쳐들어가 골드를 획득하고 전쟁으로 전사자 발생을 유도해 왕국 재정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 이 게임의 가장 핵심은 다음 대에 왕위를 넘기는 것도, 왕국 구성원이 사망하는 것도 그 어떤 페널티가 없다는 점이다.

왕국에 필요한 직업이나 능력을 가진 구성원은 고이 모셔두고 쓸모 없어진 선왕, 백수, 기타 구성원들을 가차없이 전쟁터로 내보내는 과정이 필수다. 그렇게 전쟁 벌여서 이기면 좋은 거고 져도 전사자들 덕분에 재정 부담이 줄어드니 만사OK. 이렇게 가지치기 해가며 최대 100명 제한을 가지고 가능한 알짜 인재만 남겨가며 왕국의 질을 높여가는 것이 기본 흐름이다.

현실적이라면 현실적이고 비정하다면 비정한 게임이다. 그리고 이렇게 구성원을 가지치기 하는 과정이 제일 재밌다. 내버릴 구성원들에게 딱히 감정이입 할 구석이 없어서 더 거리낌 없다. 이 사실이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

여기서 누군가는 대출산왕국을 풍자게임이라 여길 것이고 누군가는 간편한 과정으로 최대 효율을 노리는 본격 경영게임으로 여길 것이다. 판단은 게이머의 몫이다. 분명한 건 오랜만에 아이디어 하나 만으로 승부하는 인디 게임이 나왔다는 사실이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