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드림] 중국 진출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프로세스 살펴보기

[차이나드림 2부: 중국 게임시장의 유통과정]
1화. 중국 진출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프로세스 살펴보기

[본지에서는 대형 기획 시리즈 '차이나드림'을 통해 세계 게임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중국 게임시장의 현주소와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 그리고 성공적인 중국 게임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이들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기획이 정글과도 같은 중국 게임시장에 진출하려는 이들에게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

시장 조사기관인 뉴주는 2015년 10월 기준 중국의 게임 시장 매출이 222억 달러(한화 약 26조 원 / 환율 1,172원 기준)를 기록하며 미국의 219억 달러(한화 약 25.6조 원)를 넘어서며 매출 규모 1위에 올라섰다고 밝혔다. 한국은 40억 달러(한화 약 4.6조 원)으로 4위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5조원대 규모의 시장에 돌입했으며 올해는 7조원 이상 규모의 거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 유력하다. 아이리서치 등 시장 조사기관은 올해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 규모를 400억 위안(한화 약 7조 3,000억 원 /환율 182원 기준)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그나마 이마저도 작년 말에서 연초에 걸친 예측으로 올해 8조원 이상의 규모를 보일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도 많다.

때문에 국내 게임사들의 눈은 중국의 모바일게임 시장으로 자연스럽게 쏠리고 있다. 치열하고 양극화된 국내 시장의 돌파구이자 활로로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장기 기획 차이나드림을 통해 꾸준히 토로해온 것처럼 중국 진출의 길은 결코 만만치가 않다. 시장의 상황부터 철저하게 파악해야 하고 중국 내 유통과정, 퍼블리셔와의 긴밀한 협조, 철저한 현지화, 현지 내 다양한 법률에 대한 이해 등이 없다면 허사로 돌아가기 일쑤다.

이에 본 기사를 통해서는 정글과도 같은 중국 시장 진출의 기본적인 프로세스, 즉 현지 퍼블리셔와의 계약부터 론칭 그리고 마케팅까지 이어지는 단계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다음연재를 통해서는 게임사가 직접 중국에 진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다룰 예정이다.

중국의 퍼블리셔와 계약을 맺는 단계는 국내의 퍼블리셔와 계약을 체결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먼저 킥오프 미팅이나 업체 컨택을 시작으로 경우에 따라 MOU를 체결하고 1차 문서 소개로 이어진다. 보통 문서에는 게임의 소개와 영상 등이 담긴다. 이후에는 비밀유지계약서(NDA) 체결 후 2차 문서와 APK 파일 발송, 퍼블리셔의 연이은 테스트가 진행된다. 테스트 단계를 통과하면 퍼블리셔로부터 각종 조율을 위한 텀시트가 발송되며, 조율 단계를 거쳐 계약서에 최종 사인하는 것이 보통 수순이다.

다만 최근에는 많은 중국의 퍼블리셔가 계약을 빠르게 진행하길 원하고 개발사에서도 게임의 빌드를 빠르게 현지에 넘기기 위해서 MOU나 NDA를 건너 뛰는 경우가 많다. 컨택 단계에서 게임소개와 회사소개가 진행되며 필요 시 NDA 체결 후 테스트가 진행되며, 이후 텀시트 혹은 계약서 발송 순으로 빠르게 진행된다. 이러한 경우 이미 퍼블리셔가 개발 중인 게임을 알고 있거나 개발사가 검증된 회사라고 판단한 경우에는 바로 테스트에 돌입하며, 일부 퍼블리셔의 경우에는 테스트 단계에서 이미 현지화를 위한 개선 및 요청 사항도 전부 준비하고 게임에 대한 평가를 마친다.

중국 대표 퍼블리셔 이미지
중국 대표 퍼블리셔 이미지

▲중국 대표 게임사인 텐세트와 넷이즈

계약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퍼블리셔와 긴밀한 협조가 이어진다. 크게 4단계로 나눌 수 있으며, 개발 1단계라고 볼 수 있는 내부 기획 회의 및 개발 회의를 시작으로 2단계인 퍼블리셔와 게임 최종 출시 일정이나 볼륨 논의가 이어진다. 이 단계에서 개발 빌드 전달 일정 논의와 현지 서버 및 서비스 구축에 대한 협의도 함께 진행된다. 현지 퍼블리셔가 구축한 시스템에 맞춰 개발을 맞춰야 하는 이슈도 존재한다. 3단계부터는 각 일자 별 빌드 제공 시 콘텐츠 구현 확인 및 수정 협의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며, 현지화 작업도 이 때 시작한다. 현지화의 경우 마지막 단계로 미뤄지는 경우도 있으며, 마지막 4단계에서는 현지 서비스를 위한 각종 SDK 적용 작업이 진행된다.

많은 국내의 개발사가 중국 시장 공략에 도전했다가 나가 떨어지는 부분도 퍼블리셔와의 계속되는 협의다. 과거와 달리 중국 퍼블리셔의 눈이 상당히 높아져 게임의 U.I 버튼 하나까지 꼼꼼히 따지기 때문에 퍼블리셔의 기준에 맞추는 것이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현지화의 경우 퍼블리셔가 많은 도움을 주지만 서비스를 위한 SDK를 붙이는 것도 한국의 개발사에게 벅찬 일이다. 국내의 경우 많아야 5개 정도 마켓 서비스를 위한 SDK를 붙이면 되지만 중국에는 통신사 마켓을 비롯해 텐센트, 360 등 거대 마켓 사업자만 10여종에 달하고, 수백개의 현지 3자마켓이 존재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일일이 SDK 적용에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때문에 대부분의 퍼블리셔는 SDK 적용 부분에 대해서 권한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으며, SDK를 붙이는 부분에 대한 코드만 열어줘도 현지 서비스를 위한 SKD 적용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중국 현지 퍼블리셔 관계자의 얘기다.

본격적인 론칭 프로세스는 퍼블리셔의 내부 운영팀 테스트부터 시작된다. 각 퍼블리셔마다 한 게임의 테스트에 붙는 운영팀의 수가 다른 경우도 존재하며 이 과정에서 수정 사항 요청이 개발사에 대거 몰려 온다. 이후 구글 플레이가 없는 중국의 특성상 비교적 작은 안드로이드 로컬 마켓에서 비공개 테스트(이하 CBT)가 진행된다. 적게는 1차부터 많게는 3차 이상까지 테스트가 진행되며, 이 테스트를 기반으로 잔존율을 높이기 위한 수정 작업이 이뤄진다.

안드로이드 마켓 테스트가 어느 정도 궤도 오르면 iOS 탈옥 마켓 시장에서의 테스트도 진행된다. 안드로이드 버전과 마찬가지로 각종 수정 사항을 찾아 반영하며, 이후에 정식으로 안드로이드 로컬 마켓에 게임이 론칭 된다. 이후에 iOS 시장까지 차례로 론칭되는 식이다. 최근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넷이즈의 경우에는 자사의 대표 IP를 활용한 '몽환서유: 모바일'의 서비스에 앞서 안드로이드 버전 테스트를 수차례 진행하며 인지도를 높이며 게이머를 유입했고, 이를 기반으로 iOS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며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론칭 프로세스를 상세히 살펴보면 보통 CBT를 3차례 정도 진행하고 공개 서비스(이하 OBT)를 진행한다. 대부분의 CBT는 로컬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진행되며, iOS 탈옥 마켓에서는 인앱결제까지 붙여 테스트를 진행한다. 잔존율은 물론 게이머들 결제 비율까지 확인하는 셈이다. 추후 마켓이나 채널사업자들을 통해 게임을 정식으로 론칭할 때 결제율과 잔존율은 각 사업자들이 게임을 밀어줄지 말지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공개서비스를 시작하면 보통 게임 내에서 발생한 ARPU(가입자당 매출)를 기반으로 퍼블리셔가 마케팅 비용과 지원 등급 등을 설정하고, 상용 서비스에 돌입한다. 만약 CBT나 OBT에서 성적이 저조한 경우 퍼블리셔가 게임을 드롭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등급의 평가는 보통 마켓 담당자들이 매기며 B등급 이하의 경우 큰 매출이 발생하기 않을 것으로 판단하며, S등급을 받은 게임의 경우 마켓에서 좋은 조건으로 독점 프로모션 등을 제공한다. 국내와 달리 마켓 사업자의 게이머 밀어주기식 마케팅이 가장 큰 영향력을 보이는 것이 중국 시장이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퍼블리셔는 결제율이나 잔존율을 높이기 위해 개발사에게 더 많은 요구를 한다.

중국 대표 퍼블리셔 이미지
중국 대표 퍼블리셔 이미지

▲ 중국의 여러주요 게임사들 위에서부터 라인콩, 이펀, 창유, 추콩, 치후 360, 공중망

론칭 이후 마케팅은 전적으로 퍼블리셔의 몫이다. 비용 책정부터 집행까지 보통 퍼블리셔가 알아서 진행한다. 보통 CBT와 OBT를 진행한 마켓 사업자의 평가를 보고 금액이 산정된다. 출시에 앞서 사전예약, 론칭 이후 TV 광고 등이 주로 진행되는 국내와 달리 마켓 사업자의 밀어주기식 프로모션이 영향력이 가장 크기 때문에 개발사는 퍼블리셔가 요구하는 결제율이나 잔존율을 높이는 것에 신경을 대부분 쏟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 지스타 2015을 방문한 중국 퍼블리셔 COG의 케빈 쳉 부사장은 중국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개발사들에게 "한국의 게임들은 아트적인 부분에서 상당히 높게 평가할 수 있지만, 중국에서의 서비스를 위해서는 게임의 플레이 방식부터 SDK 적용 등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변경하고 수정하는 것을 물론 퍼블리셔와 긴밀한 협조를 진행해야 하는 것이 많다"라며, "중국 현지 서비스에 능숙한 현지 퍼블리셔의 건의나 요청에 귀기울이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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