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에 '포켓몬고'는 없었다, 비공식 서비스의 한계 드러내

[게임동아 김원회 기자] 지난 2016년 7월 6일부터 전세계를 강타한 증강현실(이하 AR) 및 범지구위치결정시스템(이하 GPS) 기반 롤플레잉 모바일게임 '포켓몬고'. 국내의 경우, 서비스 지역에서 제외됐으나 속초, 양양, 고성 등 강원도 내 일부 지원 지역이 알려지면서 게이머들이 몰리고, 언론에서도 이 새로운 관광 열풍을 집중 조명했다. 하지만, 직접 속초에 하루 동안 방문한 결과 '포켓몬고'는 없었다. '포켓몬고'의 원작인 '포켓몬스터' 흔적이 전부였다.

포켓몬고1607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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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는 국내에서 몇 안 되는 '포켓몬고' 플레이 지원 지역으로, 게이머들 사이에서 '속초마을'로 불리고 있다. 게임 내 '포켓몬스터'의 발단 지역인 '태초마을'을 빗댄 표현이다. 실제로 속초에서는 '포켓몬고'의 열풍에 힘입어 '포켓몬스터' 관련 현수막부터 상품 판매, 마케팅 활동에 이르기까지 전례가 드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휴대폰을 보며 돌아다니는 관광객 중 십중팔구 '포켓몬고' 게이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게이머들 사이에서 떠오른 화제에 비해, 현지의 모습이 해외 '포켓몬고' 열풍과 비견될 정도인지는 의문스럽다. 속초시 수협 동명활어센터만 해도 인근의 점령 지역인 영금정 해맞이 정자에 관심을 가지는 게이머보다 자연산 어폐류 식도락에 열중인 사람들이 더 많았으며, '포켓몬고'의 열풍을 느끼려면 게임 내 아이템 공급처 '포켓스탑'이 다수 배치된 속초 해수욕장 등의 장소까지 움직여야 했다. 여러 화제를 몰고 다니는 해외 사례와 비교했을 때 명백한 온도 차를 느꼈다.

포켓몬고1607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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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온도 차의 원인은 서비스 지역과 비공식 서비스 지역의 차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구글 지도 기능의 제한이 플레이 동기에 큰 영향을 끼쳤다. '포켓몬고' 해외 서비스 지역에서는 구글 지도와 연동돼 게임 내 화면 그래픽이 실제 지형과 흡사하다.

반면에 속초 등 국내는 서비스 제한 지역에서 벗어났을 뿐 구글 지도 연동 기능이 막힌 상태다. 이로 인해 게임 화면에선 황량한 벌판 위에 배치된 '포켓스탑' 및 체육관을 따라 돌아다녀야 하고, 원활한 이동을 위해선 지역 주민의 도움이나 사전 정보가 필요했다. 단순히 주위의 포켓몬을 수집하는 게이머에겐 큰 불편함이 없겠으나 본격적으로 아이템을 획득하고, 거점 점령을 위해 움직일 골수 게이머에겐 플레이 시간이 길어질수록 불편함이 커진다.

포켓몬고1607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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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포켓스탑' 및 체육관은 영금정 해맞이 정자처럼 알려진 명소 외에 특정 카페, 모텔 등 현지인이 아니라면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운 장소도 존재해 수고가 배로 든다. 게임 내 '포켓스탑' 사진을 확인할 수 있지만 실제 '포켓스탑'으로 인식되는 위치와 사진 속 지점이 수백 미터 떨어진 경우도 존재해 구글 지도 기능의 빈자리가 더욱 커졌다.

관광객에게 불리한 체육관 쟁탈전 역시 '포켓몬고'의 몰입도를 떨어트렸다. 체육관 쟁탈전은 '포켓몬고'의 주요 콘텐츠 중 하나로, 게이머는 자신이 수집 및 육성한 포켓몬을 활용해 특정 지역에 배치된 체육관의 소유권을 걸고 다른 진영의 게이머와 실력을 겨룰 수 있다. 금일(26일) 기준 PvP 콘텐츠가 구현되지 않은 '포켓몬고'에서 체육관 쟁탈전은 보유한 '포켓몬스터'가 활약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이기에 대부분 '포켓몬고' 게이머의 관심사다.

포켓몬고16072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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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단기간 체류 후 거주지로 돌아갈 관광객 입장에선 체육관 쟁탈전에 동참하기 어렵다. '포켓몬스터'를 육성하기 위해선 여러 아이템 및 플레이 시간이 필요하고, 캐시 재화를 동원하지 않는 한 해당 지역에서 오랫동안 플레이한 게이머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포켓몬고'를 플레이하기 위해 방문한 게이머들에게 체육관 쟁탈전의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다. 실제로 한 두 시간 육성한 '포켓몬스터'로는 체육관 쟁탈전에 참여하는 족족 패배의 쓴맛을 봤다.

결국 일부 지역자치단체에서 '포켓몬고'를 플레이할 수 있는 지역으로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으나 실제로 게이머가 해당 지역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는 '포켓몬스터' 수집 외에 마땅치 않았다. 온라인 설문조사업체 서베이몽키의 발표에 의하면 전세계 '포켓몬고' 평균 게이머 수가 2,500만 명에서 2,200만 명으로 줄어들었고, 최대 600만까지 치솟았던 다운로드 건수도 약 100만 건까지 감소한 상황. 국내 일부 서비스 지역에서는 하락세가 더 가파를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포켓몬고1607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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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포켓몬스터'를 좋아해 자진해서 '속초마을'을 찾아 떠나는 게이머라면 수집 요소만으로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와 비교하면 아쉬움이 앞설 수밖에 없다. '속초마을'은 게임 콘텐츠와 관광지가 융합된 전례 드문 국내 사례란 점에서 빛났지만 그만큼 비공식 서비스 지역이라는 그림자 역시 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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