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오버워치' 불법 핵프로그램에 무방비 노출..'사실상 포기 상태'
"'오버워치' 인기 많으면 뭐하나요. 핵이 이렇게 기승을 부리는데. 이러다가 인기 확 식는 거 한 순간이에요."
PC방에서 만난 한 '오버워치' 게이머. 이 게이머는 "왜 블리자드 코리아가 '오버워치' 핵 사용자들을 그냥 놔두는지 모르겠다."며 투덜거렸다. 불법 핵 프로그램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짜증난다는 그는 "현재 경쟁전 마스터 등급(3500~3999)인데, 오버워치 경쟁전을 즐기면서 3번에 1번은 핵 사용 의심자를 만난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블리자드의 인기 PC용 FPS게임 '오버워치'가 핵 프로그램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핵 프로그램 이용자들이 활개치는데도 개발사는 뭐하냐며 블리자드 코리아에 대한 성토 또한 하늘을 찌른다.
< '오버워치' 글로벌 랭커도 핵 사용자가 점령>
'BOSS' 닉네임을 사용하는 이용자는 '오버워치' 업계에서 아주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핵 중계상인'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고, 각종 '오버워치' 유명 커뮤니티에서도 대표적인 핵 사용자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실제로 '오버워치'의 글로벌 랭커들이 집계되는 '오버로그'에 가보면 BOSS 닉네임이 2위와 3위에 랭크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BOSS 닉네임 사용자는 콩두 판테라 소속의 프로게이머인 '에버모어'에 이어 두 번째로 경쟁전 스코어 5,000점을 달성해 당당히(?) 세계 1위에 등극했다. 핵 사용자가 전 세계 랭킹 1위에 등극하는 촌극이 벌어진 것이다.
'오버워치' 게이머들은 이렇게 공공연히 핵 사용자가 나서는데도 왜 블리자드 측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지 반문한다. '오버워치' 관련 커뮤니티들은 이들의 성토장으로 끓고있는 상황. 실제로 게임 커뮤니티 인벤에서 '오버워치' 게시판의 가장 큰 화제의 글은 "경축! '오버워치' 핵 게이머 BOSS 5000점 달성" 글이다.
게이머들은 핵 사용자들의 특징은 '레벨이 낮은데 비해 비정상적으로 승률이 높으며, 핵 프로그램의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영웅인 솔저, 바스티온, 맥크리, 트레이서 등이 주요 영웅이다'고 설명했다. 이들 영웅의 특징은 핵 프로그램의 효율을 최대로 이끌어낼 수 있는 '히트스캔(투사체가 날아가는 과정 없이 바로 타격 판정이 일어나는 형태)' 판정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게이머들이 핵 사용자들을 구분할 수 있는 명확한 방법을 알고 있음에도 정작 블리자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많은 공분을 사고 있다.
< 이미지 서칭 핵부터 메모리 핵까지 핵의 종류도 가지가지>
'오버워치'의 핵 프로그램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미지 서칭 핵과 메모리 핵이다. 이미지 서칭 핵은 '오버워치'의 캐릭터 주변에 붉은 선이 그어져 있는 점을 활용한 핵 프로그램이다. 붉은 선의 가운데로 에임을 고정시켜 명중률을 부당하게 향상시키는 방식이다. 2만~3만 원에 거래되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 불법 공유 사이트 등을 통해 무료로 대량으로 풀리면서 핵 대란에 일조했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이미지 서칭 핵은 그나마 양반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크리티컬 공격(헤드샷)을 하지 못해 실력이 뛰어난 게이머의 경우 뛰어난 에임으로 맞상대 할 수 있기 때문. 그러나 메모리 핵은 얘기가 다르다. 메모리 자체를 후킹해서 데이터를 빼돌리는 방식으로 에임을 교정하는 메모리 핵은 프로게이머들조차 한 수 접을 명중률을 자랑한다. 쉬지않고 박히는 크리티컬 공격은 덤이다. 경쟁전 등급이 그랜드마스터인 고수들뿐만 아니라 프로게이머조차 맞상대가 불가능하다고 손을 들었다. 메모리 핵의 경우 5만 원(월)~10만 원(영구) 정도에 불법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점수대를 보면 현재 '오버워치' 경쟁전 3000점 내외는 이미지 서칭 핵이, 3500~4500점 대에는 메모리 핵이 점령한 상태다.
< 블리자드 측 조정의지 없어..4개월 넘게 '나몰라라' 행보>
사실상 '오버워치'의 핵 문제는 이전부터 계속 지적되어 왔는데도 블리자드 코리아 측의 대응은 포기상태에 가깝다.
본지에서도 지난 8월8일에 '오버워치, 에임핵 성행..제재율 0%라며 '블리자드 조롱''(http://game.donga.com/84832/) 이라는 기사로 이를 문제시 해온 바 있으며, 각종 커뮤니티나 언론에서도 꾸준히 핵 프로그램 문제에 대해 공론화를 해왔다.
당시에 블리자드 코리아 측은 "현재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을 통해서도 핵 판매자 관련 제보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으며, 블리자드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핵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4개월 가까이 지난 현재에도 이 문제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블리자드 코리아가 해당 문제를 손놓고 있다보니 핵 프로그램 배포 관련자들은 신이 났다. 본지의 기사 '사설서버와 게임핵, 내년 6월부터 법의 심판 받는다 (http://game.donga.com/85734/)'를 보면 내년 6월부터 핵 프로그램 판매가 법적으로 금지되게 되어 있는데, 이 때문에 핵 판매상들은 공공연히 "내년 6월까지만 장사할 생각"이라고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블리자드 코리아 측의 무대응에 자신들은 내년 6월까지 장사할 수 있다고 공언하는 셈이다.
참다 못한 게이머들은 블리자드 코리아에게 핵이 창궐하는 것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제재를 당해도 ID를 재생성해 얼마든지 핵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 PC방에서 북미, 유럽 등에서 생성한 무료 ID 접속 금지', 제재를 당한 핵 프로그램 사용자가 재빨리 경쟁전에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경쟁전 입장 레벨 향상', 타 FPS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는 '외부 핵 검출프로그램 도입' 등이다. 하지만 이러한 게이머들의 요구에 블리자드 코리아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 계속되는 블리자드 코리아의 운영 파탄..한국 차별 얘기도>
현재 국내 PC방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오버워치'지만, 인기가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블리자드 코리아의 운영 능력이 최악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국 역차별 이슈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에임핵이 해결되고 있지 않은 것도 그렇지만, 지난 11월 초에 터진 '닷지버그' 문제, 그리고 지난 9월22일에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이 '한국 게이머들은 '호갱'이 아니다. 제대로 된 서비스와 대우를 제공하라'고 성명을 발표한 것도 블리자드 코리아의 차별적이고 수준낮은 운영 능력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 실제로 블리자드 코리아는 서비스 초기에 아시아 서버의 틱레이트를 21Hz로, 유럽과 북미의 60Hz에 비해 1/3 수준으로 지정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이같은 상황에 업계 전문가들은 게임이 인기있더라도 운영 능력이 떨어지면 게임도 망할 수 없다며 경고한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핵같은 불법 프로그램이나 여러 버그 등을 방치하는 게임이 오래가는 것은 본 적이 없다."며 "블리자드 코리아가 계속 게임이 잘 될 것이라는 자만심을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자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