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용 컴투스 日지사장 "일본 시장은 '고객신뢰'와 '디테일한 운영'이 중요"

필자가 처음 김진용 컴투스 일본 지사장을 뵌 것은 2004년도 즈음이다. 동경게임쇼를 취재하면서 겸사겸사 그를 찾아뵙고 일본 시장 현황에 대해 묻곤 했는데, 벌써 그와의 인연이 13년이 넘어섰다.

한 때 한국에 복귀해 컴투스의 퍼블리싱 총괄을 맡기도 했던 김진용 지사장은 2008년도에 다시 일본으로 넘어가 일본 시장을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서머너즈워' 등의 굵직한 타이틀을 성공시키는 등 중요한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일본 게임시장에 잔뼈가 굵은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인 김진용 일본지사장. 일본 출장 중에 그를 만나 컴투스 일본 법인과 일본 게임 시장에 대해 들어봤다.

컴투스 김진용 일본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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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재 컴투스 일본 지사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진용 지사장 : 컴투스는 2001년부터 일본 모바일 플랫폼인 KDDI에 게임 콘텐츠 제공을 시작했으며, 2002년에 일본에 처음 사무실을 개설했습니다.

이후 일본 1위 모바일 플랫폼인 NTT docomo 에 게임 콘텐츠의 제공했고, 이후 이러한 비지니스 접점을 바탕으로 국내에 스퀘어에닉스와 코나미 등 일본 유수의 게임 회사와 콘텐츠 제공 협력을 거쳐 2007년에는 정식으로 일본 법인 [COM2US JAPAN] 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일본법인 인원은 11명이며, 자사/퍼블리싱 게임의 현지화, 현지 게이머 대응 및 커뮤니티 관리, 현지에 최적화된 마케팅의 집행을 맡고 있습니다.

2014년 6월 '서머너즈 워'의 히트 이후로는 TV CM, 일본 영상 플랫폼 'niconico'를 통한 정기 생방송, 오프라인 이벤트, 웹툰 'MANGABOX'와의 협업 등 다양한 게이머와의 접점을 마련해 컴투스 게이머의 확대와 충실화를 꾀하고 있으며, 컴투스 게임을 통해 더 많은 일본 게이머들이 좀더 좋은 게임 경험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고자 합니다.

컴투스 김진용 일본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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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현재 컴투스에서 출시한 게임들 중에 서머너즈워, 낚시의 신 등 주요 게임의 실적이나 근황을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김진용 지사장 : '서머너즈 워'는 2014년 6월 서비스 이후 2017년까지 일본 Appstore 전체 매출 50위권 이내를 꾸준히 유지하였으며, 2016년 7월18일에 일본 Appstore 전체 매출 7위, 2016년12월22일에 일본 Appstore 전체 매출 6위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높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비교적 최근인 2017년 6월12일에도 일본 Appstore 전체 매출 14위를 기록하는 등 식지 않는 인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머너즈 워' 만큼의 화려한 성적은 아니나, 아기자기함 속에 깊은 전략성을 무기로 하는 '원더 택틱스'의 경우 코어한 게임성을 게이머가 받아 들일 수 있도록 해설 영상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진행해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으며, '골프스타''낚시의 신' 등도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3) 과거에 서머너즈워 오프라인 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해오셨는데, 어떤 효과가 있었고 어떤 노하우를 쌓으셨는지요.

김진용 지사장 : 일본에서 서비스를 장기 운영하기 위해서는, '게이머와의 신뢰관계 형성'과 '디테일에 충실한 운영'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행사, 니코니코 동영상의 정기 생방송, TVCM 등은 단순한 홍보 효과만이 아니라, 신뢰 형성의 일부분으로서 접근하는 한 예입니다.

컴투스 김진용 일본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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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비스가 단기간에 게이머를 버리고 떠나지 않을 것, 일본 시장과 진심으로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장기적 관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는 신뢰를 주며, 게이머들 또한 저희 서비스의 충성 고객으로서 활동하게 되는 신뢰 형성의 과정이지요.

이러한 신뢰 형성에는 대외적으로 두드러져 보이는 행사와 마케팅만이 아니라, 다양한 피드백에 대한 대응과 운영방침 같은 지속적이고 눈에 띄지 않는 활동 또한 중요합니다. 특히 일본 게이머는 서비스 운영 원칙이 믿을 수 있고 공정하게 적용되는지에 민감하므로, 디테일한 체크와 피드백 케어 등이 필요합니다.

컴투스 김진용 일본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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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일본 게이머들의 특징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진용 지사장 : 앞서도 언급드렸다시피, 일본의 게이머분들은 서비스 운영 원칙의 공정성과 신뢰를 중시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 신뢰한 서비스에 대한 로얄티도 높은 편이라, 타 국가에 비하면 게이머들쪽에서의 어뷰징이나 악성 클레임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게임을 통해 타인과 액티브한 관계를 지속적으로 맺는 것은 피하고자 하는 게이머가 눈에 띄는 편이며, 특히 코어 게이머일수록 게임과 생활의 정체성을 분리하고자 하는 게이머가 많습니다.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은 이러한 일본인의 특징에 맞춰, 프렌드나 길드의 활동 비중이 지나치게 높지 않도록 구성한 게임이 자주 눈에 띄는 편입니다. 'Fate/Grand Order'나 '어나더 에덴' 등이 이러한 사례이지요. 물론 일본 시장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이기 때문에, 실 생활의 정체성인 LINE 메신저 계정을 그대로 사용하는 LINE 게임이나, '전국염무'와 같은 길드 배틀 게임 또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또 하나, 대전 게임에 대해서는 여전히 내성이 약한 모습입니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클래시로얄' 같은 게임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일본에서는 50위권에 거의 올라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때 업데이트 후 10위권까지 갔다가 다시 50위~60위권으로 추락했습니다.

(5)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의 특징은 어떤지 간략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진용 지사장 : 전세계적으로 비슷하다고 하겠습니다만, IP(지적재산권)의 중요성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게임이 나오면 금방 비슷하게 나오고, 유사한 게임이 쏟아져 나왔을때 어떻게 가려낼 것인가..라는 분위기에서, 게이머들도 이왕이면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나오는 게임에 돈을 쓰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특별한 점으로는 단순 게임IP 외에도 제작자나 성우 등 유명 디렉터나 프로듀서 등도 브랜드화가 되어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러모로 신규 콘텐츠들이 게임성만으로 승부하기는 점점 어려운 시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일본 시장에서는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최대한 심플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평균 5살 정도는 연령이 많다고 할 수 있어 과금도 최대한 단순하게 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컴투스 김진용 일본지사장
컴투스 김진용 일본지사장

(6)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현재 힘을 얻고 있는 퍼블리셔와, 퍼블리셔 구조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진용 지사장 :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은 초거대 퍼블리셔가 시장을 주도하는 대신, 각 콘텐츠의 개발/기획 주체에 좀더 초점이 맞춰지는 성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 형태상 다양한 주체가 경쟁하고 있어, 현재 일본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퍼블리셔를 소수만 언급하는 것은 성급할 수가 있으나, 글로벌 퍼블리셔 순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LINE, mixi, 반다이남코, 스퀘어에닉스, 코로프라를 예시로서 들어보고자 합니다.

LINE 은 히트작 '디즈니 츠무츠무' 와 메신저 플랫폼 'LINE'의 수익을 바탕으로 'LINE 포코포코' 등을 성공적으로 퍼블리싱 중인, 한국에서 가장 친숙한 퍼블리셔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mixi 는 자체 제작 게임 '몬스터 스트라이크'의 단일 성공으로 주요 플레이어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와 같이 소수의 히트작을 장기간 유지하는 다른 업체로서 겅호, 애니플렉스 등이 있습니다.

반다이남코는 자사가 보유한 강력한 멀티유즈 IP 를 바탕으로, '드래곤볼 Z 도캉 배틀', '원피스 트레저 크루즈',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와 같은 위탁 개발을 통해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스퀘어에닉스는 전통의 게임 IP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체 개발 및 협력개발 타이틀을 다수 성공시키고 있으며, 최근 화제작인 '시노앨리스'는 포케라보와의 협력 개발 작품입니다.

코로프라는 스마트폰 게임 초기부터 개발사로서 입지를 다져, 꾸준히 자체 개발 작품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사이게임즈, 코나미, 세가 등 다양한 업체가 자신의 콘텐츠로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러한 콘텐츠의 직접 경쟁이야말로 일본 시장의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7) 앞으로의 컴투스의 일본 지사의 활동이나 발전 방향에 대해 말씀부탁드립니다.

김진용 지사장 : 이제까지 서비스를 지속하며 쌓아온 신뢰를 더욱 키워나갈 수 있도록, 기존의 '신뢰'와 '디테일'에 주력하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좀더 많은 게이머가 저희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홍보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법인 과제의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추가적인 성공작을 발굴시키는 것입니다. 캐시카우가 추가로 늘어나게 되면 더욱 본격적으로 현지에서의 아이덴티티 확보 및 콘텐츠 제공업체로서의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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