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준의 게임 히스토리] '리마스터? 리메이크?' 알쏭달쏭한 게임 용어들

이미 발표한 작품을 현대 기술과 감성에 맞추어 다시 만드는 것을 흔히 '리메이크'라 부른다. 한 작품의 메시지와 감성을 그대로 새로운 방식으로 재 가공하여 선보이는 '리메이크'는 영화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이었지만, 현재는 게임, TV 프로그램, 음악, 패션 등 다양한 곳에서 사용되는 범용적인 기법으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기술의 발전이 콘텐츠에 그대로 반영되는 게임 산업에서 이러한 리메이크는 과거의 명작을 새로운 기술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중이다.

완다와 거상
완다와 거상

최근 PS4 버전으로 등장한 '완다와 거상'이 그 대표적인 예다. PS2의 명작 액션 게임 '완다와 가상'은 화면 안에 잡히 지도 않을 정도로 거대한 거인 이른바 '거상'들과 전투는 물론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BGM과 배경을 선보여 당시 게이머들에게 엄청난 지지를 받았던 PS 진영의 명작 게임이다.

이러한 '완다와 가상'을 현 시대 최신 기종 중 하나인 PS4로 리메이크 된다는 소식에 많은 게이머들이 기대를 모으기도 해 일각에서는 2018년 최대 기대작 중 하나로 꼽기도 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 '완다와 거상'이 리메이크가 아닌 '리마스터'에 가깝다며, 리메이크 작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픽을 1080P, 60프레임으로 높인 것과 카메라 워크가 달라진 것 이외에 게임 내 시스템과 콘텐츠 구성이 다르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왜 이런 논란에 휩싸이게 되었을까?

라스트오브어스 리마스터
라스트오브어스 리마스터

이는 리메이크와 리마스터가 상대적으로 경계가 매우 모호하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리마스터'는 그래픽을 최신 기종의 해상도로 맞추어 다시 선보인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PS4로 출시된 '라스트 오브 어스: 리마스터'와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다.

먼저 지난 2013년 발매되어 'PS3 최후의 명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올해의 게임 'GOTY'를 휩쓴 '라스트오브어스'는 PS4 발매 이후 1080p 해상도 및 60프레임을 제공하는 리마스터 버전을 출시해 또 다시 성공을 거둬 리마스터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는 작품이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여기에 '스타크래프트'의 경우 '新 민속놀이'로 불리는 국민게임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의 그래픽을 HD 화질로 새롭게 변화시킨 것을 시작으로, 전 미션&캐릭터 한국어 음성 제공이라는 엄청난 노력을 더하며, 많은 스타 키드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기대했던 e스포츠 리그는 지지부진 했지만)

이처럼 리마스터는 원작의 콘텐츠는 유지한 채 최신 기술에 맞춘 해상도와 조작 시스템을 제공하여 게임이 가진 재미를 최신 그래픽으로 즐기는 방식에 주력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원작과 리마스터 버전의 출시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것도 이 리마스터의 특징 중 하나다.

바이오하자드 원작(좌)과
리마스터(우)
바이오하자드 원작(좌)과 리마스터(우)

이에 반해 게임의 리메이크는 단순히 해상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 원작을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재창조 하는 단계를 거치는데, 지난 2002년 닌텐도 게임큐브로 발매된 '바이오하자드'가 대표적인 작품이다.

1996년 PS1으로 개발된 원작의 스토리를 그대로 계승한 것을 시작으로, 게임 속 연출을 모두 새롭게 재 창조하여 당시 게이머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으며, 원작에 없던 새로운 맵 스테이지와 외전 스토리가 추가되어 바이오하자드를 완전히 새롭게 재 탄생시킨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이 바이오하자드1은 2014년 또 다시 HD 리마스터 된다.)

이와 같이 리마스터와 리메이크는 최신 기기에 맞춰 해상도를 높이고, 조작 시스템 등을 추가했다는 공통점과 함께 지니고 있지만, 원작에 '어떤 독창적인 콘텐츠를 추가 했느냐?', “어떤 새로운 시스템이 더해졌느냐”에 따라 그 경계선이 갈리는 특징을 지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게임 히스토리 어드벤처
게임 히스토리 어드벤처

물론, 이 두 방식이 무조건 환영 받는 것은 아니다. 적은 개발비로 빠르게 출시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리마스터는 원작의 인기만을 노린 부실한 개발로 비난을 받기도 하며, 리메이크는 개발비를 상대적으로 많이 투자해야 하는 부담과 원작의 재미요소를 건드려 이도 저도 아닌 작품으로 만들어 게이머들에게 외면을 받는 경우도 다수 발생하기 때문.

이처럼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고 있는 리마스터와 리메이크는 새로운 프렌차이즈 시리즈의 탄생이 갈수록 어려워 지고, A급 게임 개발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자되는 게임 시장의 흐름 속에 상대적으로 낮은 개발비로 인기가 입증된 게임을 선보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활발히 진행 될 것으로 보인다.

스타워즈 구공화국 기사단
이미지
스타워즈 구공화국 기사단 이미지

게이머들의 반응 역시 나쁘지 않다. '스타워즈: 구공화국 기사단'의 리마스터&리메이크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본 기자처럼, 과거 밤을 새어가며 즐겼던 게임의 최신 출시 소식을 고대하는 게이머들도 다수 존재하기 때문. 물론 “제대로만 해준다면”이라는 전제조건이 붙지만 말이다.

앞으로도 리메이크와 리마스터의 소식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또 어떤 게임의 리마스터 혹은 리메이크 소식이 들려올지 앞으로의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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