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패션에 유행이 돌 듯, 게임의 유행도 돌고 돈다 '카이저'

게이머들에게 저마다의 추억은 있기 마련이다. 처음 게임을 접했을 때의 설렘이나, 엔딩을 봤을 때의 즐거움,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로딩 창을 보는 그런 기억 말이다.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온라인게임이 빠르게 전파된 한국 게임 시장의 경우 다양한 온라인게임에서 저마다의 역사를 쓰기도 했으며, MMORPG의 시대 이후에는 인터넷에서 만난 이름 모를 이와 함께 대화하고 소통하며, 밤새 게임을 즐긴 즐거운 기억을 가진 이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카이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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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으로 체재가 전환된 현 국내 게임시장에서 이런 과거의 향기는 느낄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분명 시스템도 그래픽도 그리고 편리함도 개선되었지만, 막상 게임에 재미를 못 붙이는 이들도 많은 것이 현 게임 시장의 현실이다. 금일(7일) 정식 서비스를 실시한 넥슨의 신작 카이저는 모바일 MMORPG로 출시되었지만, 과거 많은 이들이 함께 즐겼던 온라인게임의 향수를 담은 게임이다.

사실 카이저는 출시 전부터 'R등급 모바일 MMORPG'라는 컨셉의 마케팅으로 주목을 받았다. 부, 명예, 권력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와 함께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냈고, 1:1 거래나 일반 필드에서 쉽게 벌어지는 PK와 PK를 당했을 경우 일정 확률로 장비를 소실하는 등 보호장치를 느슨하게 만든 그 시절 온라인게임의 스타일로 등장해 화재가 되기도 했다.

카이저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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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저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게이머 간의 거래를 도입했다는 것이다. 18세 등급 버전에서만 지원되는 개인 거래는 캐릭터 레벨 40레벨 이후부터 진행할 수 있으며, 거래할 경우 사용자는 아이템의 가격에 따라 다이아(캐시 화폐)로 구매할 수 있으며, 수수료가 10% 부과된다.

물론, 개인 간의 거래에 왜 유료 재화가 사용되는지 볼멘 목소리를 내는 게이머도 여럿 있지만, 게임 내 화폐인 골드로 거래를 했을 경우 불법 프로그램을 통해 골드를 마련하는 '작업장'이나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일부 거대 길드에 의해 아이템 시세가 결정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거래 방식은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카이저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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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클래스가 이미 결정되어 있고, 성장의 기준이 장비로 결정되는 모바일 게임에서 캐릭터의 스탯 즉 능력치를 직접 선택하는 방식을 택한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게임 속에는 방패를 지녀 방어 스킬에 특화된 전사와 원거리 공격에 능한 궁수, 마법을 사용하는 유일한 캐릭터인 마법사 그리고 이도류를 통해 빠른 공격을 퍼부을 수 있는 '암살자' 등 총 4가지 클래스가 등장한다.

카이저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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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전사와 암살자는 이름 그대로 힘(STR)에 투자하는 것이 좋으며, 궁수는 민첩(DEX), 마법사는 지능(INT)에 포인트를 투자하는 것이 추천된다. 위의 항목 이외에도 체력, HP, 행운, 치명타확률, 방어력 등 다양한 능력치가 존재해 게이머의 취향대로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으며, 치명타를 높여 일격을 노리는 암살자나, 민첩성을 높여 공격 미스를 유도하는 전사 등과 같은 독특한 스타일로 캐릭터를 키울 수도 있다.

카이저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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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는 자동과 수동의 중간 단계에 놓여 있는 모습이다. 퀘스트를 클릭한 뒤 자동 전투를 클릭하면 캐릭터가 해당 몬스터를 알아서 사냥하지만, 수집의 경우 게이머가 직접 터치해야 진행된다. PK의 경우 캐릭터를 클릭한 후 자동 공격을 선택할 수 있지만, 캐릭터를 이동하면서 전투를 하는 편이 더 수월하기 때문에 수동전투가 권장된다. 전투를 보다 쉽게 진행하고 싶은 게이머는 공격할 몬스터나 게이머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 기능을 통해 내가 공격할 대상을 지정해 두고 자동 전투를 클릭하는 것이 좋은 방법 중 하나다.

필드 PK가 된다고 해서 무분별한 학살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카이저의 경우 PK를 일상적으로 벌일 수 있는 중립지역이 존재하며, 이를 벗어난 곳에서 다른 게이머를 공격할 경우 경비병이 곧바로 해당 게이머에게 응징을 가한다. 경비병의 시선을 피해 PK를 할 수도 있지만, 경비병의 수가 생각보다 많고, PK를 많이 할 수록 악명도가 높아져 사망했을 경우 아이템을 잃어버릴 확률이 높아지며, 상대 게이머가 나를 추적할 수도 있기 때문에 PK는 일정 레벨 이후 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카이저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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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카이저는 몬스터를 마지막에 공격한 사람이 아이템을 가져가는 이른바 '막타'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는 것. 이 때문에 퀘스트 지역에 사람이 몰려 있는 경우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움직이기만 할 뿐 아이템을 제대로 수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옵션의 매너 모드를 활성화하면 다른 게이머가 공격한 몬스터는 공격하지 않아 보다 안정적으로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이렇듯 다양한 시스템으로 과거 온라인게임이 전성기를 누렸던 시절의 콘텐츠를 현대적으로 구현해 놓은 카이저이지만, 그래픽과 UI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 검은사막M이나 오버히트 등의 게임이 이미 PC 게임과 비교될 만큼 높아진 그래픽 퀄리티에 비해 카이저는 이들 게임보다 이후에 출시되었음에도 분명 그래픽은 떨어지며, UI 역시 스킬, 아이템, 장비 등의 기능을 일일이 클릭해야 하는 불편함을 지니고 있다.

카이저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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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2000년대 게임을 즐긴 이들이라면 감내할 만한 수준이지만, 최적화를 지속하며 게이머의 편의성이 높아진 모바일게임에 익숙해진 이들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으로, 이 때문에 카이저의 평가 역시 현재 극명하게 갈리는 상황이다.

이처럼 정식 서비스에 돌입하며,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딛은 카이저는 어떤 게이머들에게 추억의 향기를 어떤 게이머들에게는 낡은 시스템을 다시 꺼내든 게임으로 평가가 엇갈리는 상태다.

하지만 길드 간의 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50:50’의 대형 길드 콘텐츠인 ‘장원 쟁탈전’부터 장원에서 얻는 수익을 일부 얻을 수 있는 영지 제도, 서버 내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는 경매장 시스템 등 카이저는 아직 보여줄 것이 많은 게임인 것도 사실이다.

카이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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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정식 서비스를 통해 본격적인 항해에 나선 카이저가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게이머들에게 추억을 되살린 MMORPG으로 기억될 수 있을지 아니면 과거의 추억에만 머물러 있는 게임으로 평가받을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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