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딴지곰 겜덕연구소] 이기면 즐겁고 지면 빡치는 격투게임! 고수가 되어보자!

(해당 기사는 지난 2018년 2월 28일 네이버 포스트 게임동아 꿀딴지곰의 겜덕연구소을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꿀딴지곰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지식인에서 고전게임 전문 답변가로 활동하고 계신 꿀딴지곰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이기면 즐겁고 지면 화나는 대전 격투 게임의 고수가 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묘한 대전격투 게임의 세계!]

꿀딴지곰 : 안녕하십니까. 조기자님. 이번 주제를 또 재미난 것으로 잡으셨군요. 대전 격투 게임 고수되기 라니…

조기자 : 네에. 옛날 게임을 찾아 추억을 떠올리는 것도 좋지만, 대전 격투 게임을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얘기하다 보면 과거의 추억도 많이 떠오르지 않을까 생각이 되네요. 교수님도 대전 격투 게임을 많이 즐기시지 않습니까?

꿀딴지곰 : 그럼요. 많이 즐기죠.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왕년에 ‘스트리트 파이터2’ 시리즈 같은 경우는 동네를 주름잡았었죠. 그외에 '킹오파' 시리즈도 열심히 했구요. 여튼 대전 격투 게임이라면 여러가지 추억을 곱씹어볼 수 있어서 저도 좋습니다. 머리 속에 다양한 아이디어가 샘솟는군요.

그래도 무작정 고수가 되는 법을 소개하기 전에, 몇가지 별도 테마로도 접근해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어떤 게임들이 나왔고 왜 즐기는지 등등.. 시작해보시죠.

[대전격투 게임, 그 욕망의 시간들이여]

꿀딴지곰 : 자아 첫 주제를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해봤는데요, 왜 사람들이 대전 격투 게임에 열광하는지, 그리고 어떤 대전 격투 게임들이 유행했는지 먼저 살펴봐야하지 않을까 생각이 되었습니다.
대전 격투 게임을 바라보는 모습은 사람들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결국 사람들은 '투쟁의 동물이자 정복욕이 있으며 이기길 바라는’ 성향이 있지 않겠습니까.

특히 격투라는 것은 '복싱'이나 ‘이종 격투기’가 그렇듯 어떤 요소든 폭력을 머금고 있는데요, 표출을 할 수 없는 현대 사회에서 격투 게임을 대리만족 적인 측면으로도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고, 또 끊임없는 노력 뒤에 오는 성취감 같은 것들을 느끼기 위해서 즐기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꿀딴지곰 격투게임
꿀딴지곰 격투게임

(폭력은 늘 다양한 콘텐츠에서 다루어져 왔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종의 전쟁을 치열하게 묘사하고 있다. 격렬한 전투가 이어진다)

꿀딴지곰 : 저는 그런 여러 전쟁과 경쟁을 다룬 콘텐츠 중에서도 대전 격투 게임이 가장 직관적이고 가장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할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예전에 오락실에서는 지면 그대로 100원이 달아나는.. 필연적으로 진검 승부가 벌어지는 환경이 마련되었죠. 돈도 돈이지만 대전 격투 게임에서 진다는 것은 자존심상하는 문제이기도 했고요.

조기자 : 흠..생각해보면 ‘스타크래프트’나 ‘리그오브레전드’ 같은 게임들은 워낙 대중화되어서 e스포츠화 된 것이지 모르는 사람이 보면 바로 재미를 느끼는 게 힘들겠다 싶습니다. 그에 비해 대전 격투게임은 게임에 대해 아예 모르더라도 굉장히 직관적이어서 관중 입장에서는 접근하기 쉬워 보이네요. 위에 체력 게이지가 있고 어떻게 상대를 때리는지 바로 알 수 있고요.

철권7 전국대회
철권7 전국대회

(지난 2017년 5월27일에 일산 플레이엑스포에서 개최된 철권7 전국대회)

꿀딴지곰 : 그런 겁니다. 그래서 대형 격투게임 대회를 오프라인으로 하면 주변에서 전혀 그 게임을 모르는 사람들도 흥분하면서 관람하는 걸 볼 수 있는 거죠. 거기에 인물들의 스토리까지 첨부된다면? 대전 격투 게임도 여전히 하나의 e스포츠 종목으로 훌륭하게 포장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06년도에 MBC게임에서 방영됐던 ‘내일은 어디냐?’ 같은 방송을 보면 ‘철권’ 시리즈를 잘 모르는 분들도 제법 많이 봤었죠. 전국 오락실을 탐방하며 고수들을 꺾어가는 이야기.. 추억이네요.

내일은 어디냐
내일은 어디냐

(호평 속에 방영되었던 ‘내일은 어디냐’. 격투게임 덕후들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조기자 : '내일은 어디냐!' 저도 재밌게 즐겨보았던 프로그램이죠. 이런 작품을 기획해낸 당시 PD님들께도 대전 격투 게임유저로써 뒤늦게나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예전 추억이 떠오르는 분은 한 번 클릭해 보시구요 ^^ 유튜브로 시리즈가 다 올라와있는 것 같더라구요. https://www.youtube.com/watch?v=i--NuJBXZOI

꿀딴지곰 : 이외에도 중국에서는 아직도 ‘스트리트 파이터 2 대시’를 뜨겁게 플레이하고 있는데요, 실제 기판과 차이가 있긴 하지만 온라인 대전을 많이 하다보니 아주 경이적인 영상들이 나오곤 하지요. 일례로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는 장기에프 영상 같은 것들이 정말 볼만합니다. 공유해드리죠.

장기에프
장기에프

(대륙의 장기에프 고수.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인다)

영상을 보시면 놀라실 겁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bz50KqNYBw

조기자 : 하핫. 정말 대단한데요? 무시무시합니다; 옛날보다 숙련도가 무지하게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네요. ㅡㅡ; 지금 저런 상대 만나면 정말 답이 없을 것 같네요..

꿀딴지곰 : 그렇죠. 보통 가일 같은 경우는 상성 캐릭터일텐데도 잘 극복해서 승리를 하더군요. 장기에프가 상성상 거의 절대 이길 수 없는 캐릭터라면 달심이나 혼다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그외에도 극적인 영상이라면 우메하라 다이고의 '스트리트 파이터3' 대전 영상이 있지요. 2004년도에 미국 evo 2004 결승전! 저스틴과 우메하라의 경기는 역대로 회자될 수 있는 명경기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춘리
춘리

(춘리의 모든 필살기를 블로킹하고 일발 역전을 일궈낸 우메하라의 명경기)

영상을 보시면 당시의 흥분을 살펴보실 수 있을 겁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zS96auqau0

[대전격투 게임, 국내 게임센터를 휩쓸다]

꿀딴지곰 : 이렇게 한두 개의 명 영상을 보셨는데요, 원론적으로 국내에서 인기있었던 격투 게임을 먼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90년대 초, 대전 격투게임은 국내 게임센터에 엄청난 광풍을 몰고 왔지요.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간단히나마 대전격투 게임의 등장을 살펴봐야할 것 같습니다. 각 격투 게임을 스크린샷 한 장씩만이라도 소개해볼까 합니다.

스트리트 파이터2
스트리트 파이터2

(2로 시작해서 대시..하이퍼 등 '스트리트 파이터2'의 무한한 시리즈가 양산되었다. 사진은 스트리트 파이터 2 대시)

꿀딴지곰 : ‘스트리트 파이터 2’의 등장은 그야말로 센세이셔널 했습니다. 전국의 게임센터를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었죠. ‘스트리트 파이터 2’ 전에는 게임센터에 가더라도 비행기 게임을 하거나 ‘파이널 파이트’ 같은 액션 게임을 즐기면서 동전 하나로 최대한 오래 게임을 즐기자는 분위기였고 심지어 50원에 2인용 하는 게임들도 제법 있었거든요.

하지만 ‘스트리트 파이터 2’의 등장과 함께 단 1~2분 만에 동전이 훅훅 사라지는 마술을 겪게 되었지요.

조기자 : 확실히 그 당시의 '스트리트 파이터2'의 붐이란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죠. 오락실 한쪽 벽면이 '스트리트 파이터2'로 덮였던 시절이니까요. 오락실 업주분들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없이 돈 벌 수 있는 기회였지 않았을까 싶네요.

꿀딴지곰 : 다만 당시에는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은 시점이라, 저마다 동네 최고수라며 최강을 자부하던 시절이었죠. 저마다 최강이라는 사람들을 모아서 그 시절에 대회를 했다면 얼마나 재미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여튼 이런 캡콤의 대전 격투 게임 이후에 네오지오로 다양한 대전 격투 게임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요, '월드 히어로즈' 시리즈, '아랑전설' 시리즈, '용호의권' 시리즈 등이 크게 부각되었습니다.

월드 히어로즈
월드 히어로즈

('월드 히어로즈' 시리즈. 초창기다 보니 '스트리트 파이터 2'와 흡사한 부분이 많았다.)

용호의권 시리즈
용호의권 시리즈

(용호의권 시리즈. 캐릭터 거리에 따른 확대 축소 기능과 부어오르는 기능 등으로 호평을 받았다)

아랑전설2 시리즈
아랑전설2 시리즈

(아랑전설2 시리즈. 라인 이동과 초필살기 개념으로 기존작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사무라이 쇼다운
사무라이 쇼다운

(사무라이 쇼다운. 무기를 든 대전 격투 게임의 본격화라고 할 수 있다)

꿀딴지곰 : 앞서 설명했었지만, 네오지오 호환 기판인 MVS용으로 출시된 대전격투 게임 군단의 위용은 정말 대단했죠. 거기다가 인상적인 문구가 더해졌죠. 바로 '100메가 쇼크!'

조기자 : 크하 100메가 쇼크~ 멋졌습니다. 기존에 재믹스나 패미콤도 용량이 높아봐야 4메가.. 슈퍼패미콤이나 메가드라이브도 16메가가 최고로 여겨지던 시절이었죠. 그런데 갑자기 100메가 라니.. 우와 하면서 놀랐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처구니 없이 적은 용량입니다만 말이죠;

100메가
100메가

(이런 문구를 보면서 대단하다며 경외감을 보이던 시절이 있었다)

꿀딴지곰 : ㅎㅎ 심지어 100메가 바이트도 아니고 비트였죠. ^^ 여튼 그런 네오지오의 대전 게임들은 '스트리트 파이터2' 이후 강력한 팬덤을 형성해왔습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시도가 이어졌는데요, '아랑전설' 시리즈의 경우 라인이동 시스템은 호불호가 갈렸지만 초필살기 시스템으로 시장에 꽤 큰 이슈를 만들었었습니다. 각 캐릭터 별로 일격필살로 이길 수 있는 필살기는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던 기억이 나네요.

조기자 : 그렇습니다. 특히 저는 어느날 저녁에 유유히 컴까기(PC와 싸우기)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김갑환이 달려나와서 갑환난무를 시작하는데 정신없이 얻어맞으면서 필살기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친구들에게 그런 게 있다고 해도 믿어주지 않았었죠. (-_); 뻥치는 거라고..;;

꿀딴지곰 : ㅋㅋㅋ 워낙 격투 게임 관련으로 이상한 소문이 돌았었던 시절이니까요. '아랑전설'과 함께 '용호의권'도 캐릭터가 큼지막하게 확대축소가 된다거나 적을 끌여들여서 공격하는 기술, 또 얼굴이 엉망이 되는 시스템 등으로 또 한 번의 변화점을 주었습니다. 물론 '용호의권2' 시절에 무한잡기라는 악명높은 시스템이 등장해서 사람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었지만요.

미키 로저스
미키 로저스

(미키 로저스. 무한잡기 얍삽이로 수많은 유저들을 눈물짓게 했던 캐릭터. 물론 파해법은 있다만..)

꿀딴지곰 : '사무라이 쇼다운' 시리즈로 넘어와서는 약 버튼과 중 버튼을 함께 눌러서 강 버튼이 되는 시스템이 히트였죠. 하오마루의 강베기를 제대로 맞으면 그 감각이 진짜.. 손맛이 저릿저릿 합니다. 그리고 서로 공격이 겹치다보면 칼 맞대어 비비는 시스템도 '사무라이 쇼다운'의 특이 시스템이었습니다. 거기에 대미지가 누적될수록 올라가는 '분노게이지' 시스템은 또 하나의 특이요소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칼맞대기
칼맞대기

(호불호가 갈렸던 칼맞대기. 칼이 없어지면 그 판은 졌다고 해도 무방하다. (전국구 초고수 대전에서 그렇다는 얘기... 동네 고수 수준에서는 칼 없이도 싸우는데 문제가 없었다만.. ))

꿀딴지곰 : 이러한 SNK 대전격투 게임 이후에도 여러가지 대전 격투 게임이 시장에 등장했는데요, 캡콤의 '다크 스토커즈' 시리즈와 '엑스맨' 시리즈가 시장을 주도했는가 하면, SNK 진영에서 내놓은 '킹오브더파이터즈' 시리즈가 또 시장을 휘어잡았죠. 그외에 '호혈사일족' 등 중소 게임들도 게임센터에서 인기를 얻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크 스토커즈
다크 스토커즈

(온갖 괴물들의 전투를 다룬 '다크 스토커즈' 시리즈)

엑스맨
엑스맨

(대점프와 체인콤보 시스템이 본격화됐던 '엑스맨' 시리즈)

킹오브더파이터즈
킹오브더파이터즈

(본격적인 3대3 대전을 만든 '킹오브더파이터즈')

꿀딴지곰 : 캡콤의 '다크스토커즈' 시리즈는 드라큐라, 인조인간, 반어인, 늑대인간, 미이라 등 각지에 있는 전설 속 괴물들을 모아 대전하는 게임이었는데요, 1편만 해도 장풍 승룡권 계 게임에 가까웠던 것이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독자적인 게임성을 갖추게 되었죠. 특유의 대시점프와 체인콤보를 이용해서 아주 빠른 대전이 가능한 구조였습니다.

'엑스맨' 시리즈는 일단 대점프를 하면서 시작되는 시원시원함과 함께 한 번 때리기 시작하면 수십 대 이상 때리는 공중 콤보가 이슈가 되었던 게임이죠. 생각나는 건 몰래 숨겨진 특수 캐릭터로 '고우키'가 등장하는데, 기존 엑스맨 캐릭터들과 비교해도 제일 약하더라는...;; 일반인은 슈퍼 히어로들을 이길 수 없다는 교훈을 주었던 일화입니다.

조기자 : 교수님 설명을 듣다보니 대전격투 게임을 만드는 개발사들이 어떻게든 차별화를 하고 새로운 감각을 느끼게 하려고 노력해온 것을 알 수 있겠네요. 다들 조금씩 발전하고 또 차별화를 해온 게 한 눈에 느껴지는군요.

꿀딴지곰 : 그렇습니다. 거기에 더불어 '킹오브더파이터즈' 시리즈로 넘어와서는 그야말로 종합 백화점 같은 게임이 시장을 지배하게 되었지요. 특히 저는 97과 98은 밸런스적인 면이나 게임성적이 면에서 엄청난 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중국에서 엄청 열심히 즐기고 있는데, 워낙 잘 만들어져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네요.

이후에도 '길티기어' 시리즈나 '모탈컴뱃' 시리즈 등 시대를 아우르는 멋진 게임들이 등장했었구요, 그렇게 2D 게임이 등장한 후에는 본격적으로 3D 대전격투 게임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버추어파이터' ' 철권' '소울칼리버' '데드오어얼라이브' 등의 게임이 득세하게 되죠.

버추어파이터1
버추어파이터1

(버추어파이터1. 저 손가락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충격을 먹었었다. 1993년도에 이미 이런 시도가 있었다니..)

철권1
철권1

(플레이스테이션 호환기판으로 출시된 '철권1'. 10단 콤보가 생각난다)

데드오어 얼라이브
데드오어 얼라이브

(모델2 기판을 활용해 개발된 '데드오어 얼라이브'. 바스트 모핑이 인상적이었던 게임)

소울 칼리버
소울 칼리버

(본격 무기 지참 격투 게임, '소울 칼리버' 시리즈)

꿀딴지곰 : '버추어파이터' 시리즈야 말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2D 대전 격투게임을 '스트리트 파이터2'가 열었다면 3D 대전 격투 게임은 '버추어파이터'가 열었죠. 3D화 되면서 상단 중단 하단의 개념이 정립되었고, 카운터와 중단대시 개념이 적립되면서 3D 대전격투 게임의 붐을 만들어냈지요. 링아웃이라는 새 시스템도 이때 등장했군요.

이후 '철권'이 등장하여 10단 콤보와 풍신류로 또 다른 새 문화를 만들어내고, '소울칼리버'가 무기를 활용하면서 반격기와 다루기 등의 기술이 본격화되었죠. '데드오버얼라이브'는 바스트 모핑 밖에는 생각이 안나는군요;;

이외에도 다소 비주류였던 '파이팅 바이퍼즈' 시리즈, '라스트 브롱크스' 시리즈, 또 국산 게임으로는 '권호' 같은 게임도 시장에 등장했었습니다.

조기자 : 이렇게 간략하게 말씀주셨는 데도 대전격투 게임의 일대기가 한 눈에 파악이 되네요. 대전격투 게임은 지금까지도 계속 발전하여, '철권7', '킹오브더파이터즈 13', '버추어파이터5 파이널 쇼다운' 등으로 계속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로군요. 요즘은 '배틀그라운드'나 '리그오브레전드' 같은 류의 게임들이 인기지만, 대전격투 게임도 계속 등장해서 인기를 유지해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

[조기자가 말하는 격투게임 잘하기, 계속 연승하자]

꿀딴지곰 : 흐흐. 이렇게 대전 격투 게임에 대해 짧게 알아보았구요,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려고 합니다. 즉, '대전 격투 게임을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느냐'의 주제로 넘어가는 것이죠. 당장 조기자님도 대전 격투 게임에 일가견이 있으신 분인데, 대전 격투 게임을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신적 있으신가요?

조기자 : 음.. 대전 격투 게임을 어떻게 잘하게 되었느냐.. 사실 좀 어려운 질문인데요. 저의 경우는 어렸을 적에 오락실에 가서 게임은 하고 싶고.. 용돈은 적고… 그런 환경에서 어쩔 수 없이 잘하게 된 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꿀딴지곰 : 돈이 없어서 열심히 하다보니 실력이 늘었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런데 사실 어폐가 좀 있는 게, 게임 오래하려면 테트리스나 다른 액션 게임을 하셨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대전 격투 게임을 하면 돈이 훅훅 나가지 않나요?

조기자 : 아~ 그렇지 않아요. 친구들과 함께 하면 정말 오래 할 수 있는 게 대전격투 게임이었습니다.

꿀딴지곰 : 어떻게 말인가요?

조기자 : 음.. 일단 중고등학교 시절에 저는 오락실 죽돌이라고 해도 무방했거든요. 당연히 마음에 드는 게임이 처음 나오면 다른 사람들 보다 먼저 플레이해보게 되고, 돈을 넣고 잇는 다른 사람들이 초보자니까.. 상대적으로 쉽게 이겨내는 거죠. 이기면서 먼저 기술도 익히고 시스템도 익히고... 그렇게 연승을 하면 할수록 점점 숙련도가 높아져서 다른 사람들과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계속 잘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꿀딴지곰 : 아하~ 다른 사람들 보다 빠르게 시작하고 빠르게 익숙해져서 연승을 하고, 연승을 할수록 경험을 더 많이 쌓게 되므로 초반에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런데 그것도 말이 쉽지.. 대전격투 게임에 센스가 있는 사람들이나 가능한 얘기 아닌가요?

조기자 : 음.. 그런 건가요? 흠.. 생각해보니 아무리 익숙해지고 선점했다고 하더라도 질 사람은 지더라고요; 다행히 저는 계속 이기는 쪽이어서요;;

꿀딴지곰 : 으... 초반 선점과 재능으로 이겨라.. 라는 얘기인 겁니까.. 전혀 도움이 안되는데요 ㅎㅎ 밥 아저씨를 만난 것 같은 느낌입니다.

꿀딴지곰 격투게임
꿀딴지곰 격투게임

(남들보다 먼저 시작하고 계속 연승하면 고수가 될 수 있다.. 참 쉬운 얘기다)

조기자 : 사실.. 중학교 시절에 제 한달 용돈이 만 원이었어요. 제 친구들도 만 원이었죠. 대전격투 게임이 3판2선승인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그러면 친구 둘이나 셋이서 한 목숨 씩 하는 거죠. 그래서 첫 판은 제가 하고, 둘째 판은 친구가 하고 이기면 끝, 지면 셋 째판에 다른 친구가 하고… 그렇게 돌아가면서 30연승 좀 넘으면 1~2시간 정도 훅 가거든요. 그럼 셋이서 백원을 쓰는 거죠;

꿀딴지곰 : 헐…. 그런 게 가능한 겁니까. 30연승이 누구 애 이름도 아니고 쉬운 게 아니었을텐데요.

조기자 : 흠.. 사실 당시에는 대전격투 게임 붐이어서, 동전을 넣어주시는 분들은 무궁무진했으니까요. 그리고 함께 있던 친구들도 대전 격투 게임에 센스가 있는 녀석들이라.. 함께 서로 게임 얘기도 하고 대전하면서 서로 강해졌었습니다. 게다가 대학생 시절로 넘어와서는 '버추어파이터'가 등장하면서 하이텔이나 나우누리 등을 통해서 전국의 고수분들을 저희쪽 오락실로 모셔올 수 있었거든요.

저는 서울 양재역 쪽에 살았기 때문에 메가존이라는 곳에서 주로 머물렀는데, 이 오락실을 하이텔이나 나우누리에 고수촌이라고 소개하면서 주말마다 전국구 고수분들을 초청했었습니다. 함께 고수분들과 어울리자는 측면도 있었지만.. 역시나 계속 돈을 넣어줄 사람들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분들의 돈을 빨아먹을 필요가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지방 분들과 인사도 하고 '버파인'이라는 소속감 아래 많이 돈독해졌던 것 같습니다.

꿀딴지곰 : 전국의 격투 게이머들을 소환하여 동전을 쓰게 한다라;; 상식적으로는 말이 안되는 일 같지만.. 그런 식으로 생각하실 수도 있는 것이로군요.... 하지만 그런 개인적인 일화 말고 좀 현실적인 얘기를 해주셨으면 좋겠네요 (-_);

조기자 : 음; 돈이 궁하면 게임을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였는데; 제가 나름 생계형 캐릭터였다구요 ㅎㅎ 그래도 교수님께서 불만을 가지고 계시니 일단은 일반적인 얘기로 정리를 좀 해봐야겠네요.

[대전 격투 게임 잘하는 법 1. 좋은 캐릭터와 콤보 연습, 그리고 멘탈 관리]

조기자 : 제가 생각하는 격투게임 잘하는 기본적인 방법은 일단 3가지로 구분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시스템을 외우고 쉽고 좋은 캐릭터 고르기, 두 번째 강력한 콤보를 언제든 쓸 수 있게 연습하기, 그리고 세 번째가 멘탈 키우기 입니다.

제일 먼저 해야하는 것은 결국 시스템을 최대한 이해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왜 때렸는지, 왜 맞았는지 모른다면 발전이 더딜 수 밖에 없거든요. 공방에 대한 이해가 약하니 이후 어떤식으로 내가 연습해야 할지도 모르게 되는 것이죠.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프레임과, 딜레이 캐치 등을 익히는 게 필요하겠죠. 왜, 그런 얘기 있지 않습니까.

'모르나요~ 모르나요~ 모르면 맞아야죠!!'

꿀딴지곰 : ㅋㅋㅋ 완전 명언이죠. 모르면 맞아야 하는 거!! 영상 보시죠. 꼭 소리를 틀어서 들으시길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Ug97uuiG6Y

저 명언이 말하는 것은 시스템을 외우는 게 그렇게 중요하다는 겁니다. 그렇게 시스템을 먼저 익힌 후 캐릭터를 선택하면 됩니다.

일단 대전 격투 게임은 밸런스가 완벽하다곤 할 수 없거든요. 당연히 캐릭터 별로 상성도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상성이 없고 성능이 좋은 캐릭터'를 고르는 게 첫 번째 라고 생각됩니다. 신작의 경우 그런 캐릭터를 바로 찾을 순 없겠지만 1-2주에서 한 달 정도 지나면 대충 캐릭터의 성능이 판별되거든요. 그렇게 좋은 캐릭터를 선정한 다음에는 콤보를 연습하는 게 중요합니다.

사가트와 장기에프
사가트와 장기에프

(대전격투 게임에 상성이란 상당히 중요하다. 절망적인 상성으로 불리웠던 스트리트 파이터 4의 사가트와 장기에프)

콤보 공격이라는 것은 상대방의 체력을 깎아내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죠. 그렇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어떤 상황에서든 기술이 안정적으로 나갈 수 있도록 연습해두는 게 중요합니다. 저도 대학생 때에는 아키라의 약보 쌍장타 기술 등을 자유자재로 쓰기 위해서 거의 한 달 넘게 그 연습만 했던 것 같습니다. '철권'쪽 분들도 풍신이라든지 특수기술들을 익히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시는 분들을 본 적이 있구요.

콤보 공격은 일상 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약한 콤보 공격부터 특정 상황에서 큰 대미지를 줄 수 있는 콤보 공격까지 다양하죠. 그러니 초창기부터 너무 빡센 콤보 공격기를 연습하실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대미지를 최대로 뽑을 순 없지만 안정적으로 쉬운 콤보에서 점차 더 좋은 콤보로 발전시키는 편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콤보 공격을 완벽하게 익힌 다음에는 역시나 멘탈 수련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길 수 있다' 이런 멘탈 훈련도 좋고, 혹은 상대방이 아무리 고수라고 해도 '고수가 엘보 앉아서 막냐' 이런 느낌으로 별 볼이 없다는 생각으로 부담없이 상대하는 게 좋죠.

무엇보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어떻게 이겨나가느냐가 중요한데, 저같은 경우 친구들과 한대 맞으면 죽는 상황으로 일부러 만들어놓고 어떻게 피니시를 시킬지 등을 훈련한 적도 있었습니다.

퀴즈킹 '버파의 법칙' 중에서
발췌
퀴즈킹 '버파의 법칙' 중에서 발췌

(이런 자기중심적 마인드를 가져보자. 승률이 강해질지도 모른다 / 퀴즈킹 '버파의 법칙' 중에서 발췌)

또 진다고 너무 자괴감을 가지지 마시고... '지금 시작했으면 당연히 패배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먼저 아시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자기중심적 마인드를 가지는 것도 좋습니다. 이기려면 좀 뻔뻔해지는 것도 좋겠죠.

이전에 이런 마인드를 가졌던 분이 생각나네요. 대전 격투 게임에서 갑자기 눈에 띄게 강해진다.. 하는 분들 보면 이런 류의 분들이 제법 많더군요. 어떤 상황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멘탈은 아주 중요한 것 같습니다.

[대전 격투 게임 잘하는 법 2. 유리한 간격을 지켜라]

조기자 : 두 번째는 특정 캐릭터를 선택했다고 하면, 자신이 유리한 간격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를 예로 들면, 당연히 달심은 어느정도 거리가 먼 상태를 선호할 것이구요, 장기에프는 딱 붙어 있는 것을 선호할 것이죠. 무엇보다 자신의 캐릭터가 콤보 공격이라든지 여러가지 견제기를 가장 잘 쓸 수 있는 간격이 어느 정도의 간격인지 파악하시는 게 중요하겠죠.

평소에도 그런 간격을 잡는 것이 중요한데요, 류 같은 경우는 장풍을 견제없이 쓸 수 있으면서 상대가 앞 점프를 할 경우 승룡권에 딱 맞는 거리이거나 아니면 하단 발 후리기에 맞는 정도의 간격에 서길 바랄 거구요, 사가트 같은 경우도 가일 같은 캐릭터와 대전할 때 가일의 기본기에 안 맞으면서 타이거 어퍼컷을 맞출 수 있는 거리를 잡으려 노력하게 되겠죠.

가일과 사가트의 거리 간격에 대한 이슈는 이 동영상을 보시면 쉽게 이해가 되실 겁니다.

사가트와 가일
사가트와 가일

(사가트와 가일. 치열한 거리싸움이 일품이다)

영상을 클릭해보세요. 정말 재미있는 대결 영상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idXHA8c7Ic

결론적으로, 자신의 콤보 공격이 적당하게 시작될 수 있는 거리, 상대의 견제기를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거리, 혹은 내가 익숙한 거리 등을 고려해서 자신만의 간격을 만드시는 게 좋겠습니다.

이런 거리 감각에 능수능란하게 된다면 그 다음에는 비로소 상대의 동작에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가..의 단계로 접어들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대전 격투 게임 잘하는 법 3. 자신만의 템포와 시간 분배]

조기자 : 또 하나 주요 사항으로는 자신의 공격이나 방어 취향을 알고, 고유의 템포를 찾을 줄 알아야 합니다. 보통 사람들마다 공격 성향은 다들 다르거든요. 어떤 분은 극한의 공격을 추구하시는 분도 계시고 또 어떤 분은 완전한 아웃복싱을 추구하는 분들도 계시죠. 자기의 성향이 어떠한 가.. 그런 걸 찾는 게 중요합니다.

요즘 '킹덤'이라는 만화를 보면 본능형 무장 이냐 전략형 무장 이냐의 얘기가 있는데요, 대전 격투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본능형이냐 전략형 이냐를 따져보시라는 얘기입니다 ^^

꿀딴지곰 : 조기자님의 성향은 어떤가요?

조기자 : 저는 완전 공격하는 스타일이죠 (-_); 제가 라우를 할 때나 카게를 할 때에도 '투견 카게' 이런 식으로 불리울 정도로 공격적이었습니다. 여러 스타일 중에서 제 주변에도 극한의 아웃복서 스타일을 추구하시는 분이 계셨는데.. 그분의 행적을 기려서 다음과 같은 법칙이 생긴 적도 있었죠.

꿀딴지곰 격투게임
꿀딴지곰 격투게임

꿀딴지곰 : 아니 이것은.. ㄷㄷ

조기자 : 이전에 퀴즈킹이라는 분이 남기신 명언입니다. 극한의 아웃복서 스타일을 표현하는데 저 법칙 3개면 끝이죠. 잽으로 짜게 때리고, 도망다니면 된다는 뜻입니다. 한 라운드는 30초니까요.

꿀딴지곰 : 그런데 사실 저렇게 도망다니면 결국 얻어맞는 거 아닌가요? 링이 있을 수도 있고.. 벽이 막혔을 수도 있고요..

조기자 : 아 그렇지 않습니다. 일단 도망만 다닌다고 표현했지만 도망가는 척 하다가 또 때리고.. 또 도망가고.. 또 적당히 이동해서 링 안쪽으로 돌아가고.. 또 도망가고.. 그런 겁니다. 아주 귀신처럼 잘 때리고 튀면 보통 '얍삽이'라며 욕을 먹기 마련인데요, 그런 정도를 지나서 아웃복서로 너무 탁월해서 세간의 내로라하는 고수들까지 이기기 시작하면 결국 인정받게 됩니다.

메이웨더 같은 경우 인정받지 않습니까 ㅎㅎ 대전 격투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메이웨더
메이웨더

(아웃복서 방식의 1인자로 손꼽히는 메이웨더)

여튼 자신의 취향을 찾아서, 공격적이냐 방어적이냐를 따져보고 자신의 스타일에 특화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거기에 더불어 자신의 밥줄 기술이라고 할까요? 주력으로 체력을 뽑아내는 기술이 무엇인지 체크해서 어느 순간에 어떻게 하면 그 기술을 써서 상대방의 체력을 없앨까 고민해야 합니다.

더불어 시간 관리를 하는 습관도 기르시면 좋습니다. 자신의 체력과 상대방의 체력을 보고 언제부터 도망다니면 이길 수 있는지, 혹은 상대를 못 도망가게 해야 하는지 등을 체크하면서 대전에 임한다면 승률이 확연히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전 격투 게임 잘하는 법 4. 상대 반응을 빨리 캐치하라]

조기자 : 저는 가끔 김성모 작가님의 만화를 보곤 하는데요, 그 만화에는 여러가지 '격투 게임의 정도'가 녹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것이죠.

김성모 작가님의 만화
김성모 작가님의 만화

(싸우는 자에겐 늘 리듬과 룰이 있다..)

꿀딴지곰 : 아니 이런 명언이 있었단 말입니까 ㅎㅎ 깨알같네요 ㅎㅎ

조기자 : 대전 격투 게임을 잘하는 방법은 결국 '상대방과의 공방에서 승리한다' 라고 할 수 있고요, 다른 말로는 '한 라운드에 상대방과의 수 싸움에서 몇 번 이기느냐'가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어떻게 움직일지 헤아린다고 하면, 상대방이 이 상황에서 이거 밖에 못하거나 혹은 이걸 하고 싶어할 거야.. 라고 예측하게 되고, 그런 식으로 줄여나가다 보면 상대방의 버릇이 파악되는 한 편, 그런 단서를 이용해서 반격이 가능해지는 것이죠.

그만큼 상대방에 대한 행동 파악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김성모 작가님의 만화에도 이런 대사가 나오지 않습니까. '너의 공격 패턴! 강약약 강강강약 강중약!'

김성모 작가님의 만화
김성모 작가님의 만화

(상대의 패턴을 파악하는 것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꿀딴지곰 : 으... 엄청 중요하군요...

조기자 : 사실 이렇게 상대의 패턴을 파악하는 것은 이기기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저같은 경우 상대방이 재도전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도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꿀딴지곰 : 재도전이요?

조기자 : 네에. 대전 격투 게임의 전국구 고수 쯤 되면, 상대방의 공격 패턴이나 공격 밥줄 등을 단기간에 캐치해낼 수 있거든요. 그런 걸 캐치해서 오히려 역 이용하여.. 계속 도전하게 만드는 겁니다.

사람 심리가.. 압도적으로 이기면 '내가 이길 상대가 아니다' 이러고 떨어져나가기 마련인데, 상대방의 밥줄 기술이 무엇인지 파악해서 일부러 적당히 맞아주고, 마지막 라운드에서 아주 아깝게 가까스로 이기면.. 열받아서라도 계속 동전을 넣고 이어주거든요.

당시에는 그렇게 10연승 정도 빨아먹는 기술을 익히는 게 중요했습니다. 계속적으로 도전 의지를 불러일으키도록 플레이하면서도 상대가 그걸 눈치채지 못하게 하는 것.. 굉장히 고급 스킬이죠.

꿀딴지곰 : 허허.. 악마같으니.. 그런데 패턴 파악을 빨리 하는 노하우라도 있나요?

조기자 : 노하우가 있긴 하지요. 일단 3가지 정도인데요,

(1) 상대방에게 접근해서 잽을 날린 후 뒤로 빠져본다. 입니다. 한대 때리고 뒤로 빠져보면 상대가 회피할 수도 있고 뒤로 물러설 수도 있고 멍하니 있을 수도 있고 그렇죠. 그렇게 2-3번 해보면 응용할 수 있는 부분이 생겨납니다.

(2) 두 번째는 잡기풀기 후에 뒤로 물러나서 상대가 뭘 하나 보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애매한 공방에서 상대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보는 겁니다.

(3) 사정권 밖에서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지 파악. 이정도입니다. 거리를 좁혀 들어올 때 어떤 기술을 쓰는지, 혹은 어떤 움직임으로 들어오는지를 파악해두면 상대방이 들어올 때 마다 그것을 역 이용해줄 수 도 있겠습니다.

[대전 격투 게임 잘하는 법 5. 분석을 잘하는 스파링 파트너 필요]

조기자 : 실력이 전국구 이상으로 넘어가는 고수 분이나 혹은 그 고수분들이 속한 팀이나 클랜을 보면,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분석가' 분이 계시더군요. 플레임의 유불리를 외우거나 혹은 잘 못된 버릇을 실시간으로 고쳐야 한다고 알려주는 그런 분들이 스파링 파트너로 존재하면 실력이 부쩍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바로 한 라운드 끝난 후에 '난 뭘 할 생각이었다'..'어떤 기술을 쓰면 더 유리했다..' 등등의 의견을 나누면 훨씬 실력이 빨리 늘어나게 되죠. 격투 게임이란 상호작용이고, 결국 트레이너 같은 분들이 계시면 더 강해지기 마련입니다.

저같은 경우도 예전에 '사시미'라는 버파팀에 있을 때에는 우리끼리 각자 겹치지 않게 다른 캐릭터 2개씩 맡아서 하루종일 저희끼리 리그전을 하곤 했었습니다. 그렇게 실전으로 트레이닝 하면서 서로 고쳐야할 점 등을 계속 토론했고, 짧은 시간에 많이 강해졌었던 것 같습니다.

[대전 격투 게임 잘하는 법 6. 동기부여와 열정]

조기자 : 마지막인데요, 결국은 '동기부여'와 '노력' 입니다.

대전 격투 게임을 잘하려면 동기부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누군가를 이기고 싶던, 너무 재밌어서 이 게임을 인터넷이던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던, 이 게임을 즐기는 사람과의 유대가 끌리던(실제 만나던 온라인이던), 어떻든 간에 내가 이 게임을 계속 즐길 수 있는 동기부여를 찾는 것도 중요합니다.

즐겁지 않은데 억지로 강해지고 싶다는 것은 정말 못할 짓이죠. 힘들게 수련하지만 즐겁다.. 그런 마인드가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꾸준히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면, 세기의 대 천재들을 이길 순 없더라도 국내에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실력자로는 들어설 수 있는 게 국내 격투 게임업계 입니다.

얼마전에 제가 일본에 출장간 적이 있는데요, '버추어파이터 5 파이널 쇼다운' 전적이 20만 판 이렇더군요. 그걸 보면서 혀를 내둘렀습니다.

어쩌다 한두 판 즐기는 제 입장에선 정말 가공할 플레이 판수 였는데요, 대전 게임을 잘 하려면 그 게임에 애정을 가지고 꾸준히 파고드는 것이야 말로 가장 빠른 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꿀딴지곰 : 크으~ 오늘은 이정도로 할까요? 사실 '격투 게임, 상대방을 빡치게 하라' 는 주제로 얘기를 더 풀어보려고 했는데요, 너무 길어져서 다음주로 미루려고 하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이정도로 정리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부산에 '아리훈'이라는 분이 계신데, 대전 격투 게임을 정말 빡치게 합니다. 그래서 다음주에는 그런 빡치는 내용들을 안건으로 해서 하나의 포스팅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그분의 행적을 생각하니 지금 생각해도 부들부들 떨리네요;

다음주 예고
다음주 예고

(다음주 예고. 대전 격투 게임, 상대방을 빡치게 하라)

조기자 : 크.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대전 격투 게임 잘하는 법'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았는데요,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 (igelau@donga.com)나 어릴적 추억의 고전게임 이름이 궁금할 때 꿀딴지곰 지식인 질문하기 http://kin.naver.com/profile/valmoonk 로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꿀딴지곰 소개 :

꿀딴지곰
꿀딴지곰

레트로 게임의 세계란 '알면 알수록 넓고 깊다'며 더욱 매진해야겠다는 레트로 게임 전문가. 10년째 지식인에서 사람들의 잊어버린 게임에 대한 추억을 찾아주고 있는 전문 앤서러이자 굉장한 수준의 레트로 게임 헌터이기도 하다.
꿀딴지곰의 고전게임블로그 http://blog.naver.com/valmoonk 운영중

조기자 소개 :

조기자
조기자

먼 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 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레트로 게임 개조를 취미삼아 진행중이며 버추어파이터 쪽에서는 igelau로 알려져있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