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게임 영토전쟁] 기약 없는 중국 판호. 대체 시장을 찾아라

[게임업계의 글로벌 영토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게임 시장의 국경이 옅어지고 모든 글로벌 국가의 마켓이 하나의 시장처럼 통합되고 있는 가운데, 각국 게임사들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경쟁 속에서 국내의 게임업체들은 어떻게 해야 생존할 수 있을까. 창간 14주년을 맞이하여 본지에서도 이에 대해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이 꽉 막힌 지 벌써 2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리니지2레볼루션 등많은 게임들이 다시 한번 게임 한류를 노리고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한한령으로 인해 판호 발급이 막히면서 중국 시장에 진출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이미지
중국 이미지

중국과 한국의 정치적인 만남이 이어지면서 조만간 풀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은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중국의 공식적인 발표도 없고, 판호를 획득했다는 게임사도 전혀 없다. 많은 게임사들이 여전히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크로스파이어나 던전앤파이터 같은 대박을 꿈꾸고 있지만, 경쟁은 커녕 진출 조차 못하는 상황이니 답답함만 커지고 있다.

이렇다보니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시장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현재 중국이 전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고,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는 판호가 나오긴 하겠지만, 언제 열릴지 기약이 없는 중국만 바라보고 있다가는 게임의 생명력이 먼저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많은 게임사들이 집중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국가는 일본이다. 현재 중국과 북미의 뒤를 잇는 세계 3위의 거대 시장이며, 전통적으로 한국 게임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퍼즐앤드래곤, 몬스터 스트라이크 등 자국 게임들이 압도적인 인기를 얻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외국 게임들의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인기를 얻고 있다.

KOF 올스타
KOF 올스타

넷마블의 리니지2레볼루션, 세븐나이츠,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등 한국에서 성공을 거둔 전통의 강자들이 일본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베스파의 킹스레이드, 네오위즈의 브라운더스트 등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넷마블이 전략적으로 일본 시장을 겨냥해 선 출시한 킹오브파이터즈 올스타는 출시하자마자 양대마켓 매출 순위 7위에 오르며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자국 콘텐츠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은 일본의 특성상 글로벌 버전을 그냥 출시하기 보다는 유명 성우 기용, 유명 애니메이션과의 콜라보레이션 등 어느 정도 특화된 현지화 작업이 필수다. 넷마블 세븐나이츠의 경우 한국 버전과 완전 다른 일본판을 새롭게 만들어 성공한 것으로 유명하며, 미소녀 게임으로 유명한 중국의 벽람항로, 음양사 등은 아예 일본 개발사가 만든 게임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완벽한 현지화 작업을 진행해 좋은 성적을 거둔 바 있다.

또 다른 중국이라고 할 수 있는 대만도 요즘 뜨거운 시장이다. 대만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PC온라인 게임 시절부터 한국 게임이 인기를 끌었으며, 이용자들의 성향도 한국과 거의 유사해 RPG 장르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중국 모바일 게임 이용자들과 성향이 유사해, 중국 시장 성공 여부를 예상해볼 수 있는 교두보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7글로벌마켓브리핑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7400억원 정도로 추정되며, 인구가 2300만명 정도로 많지는 않지만 그중 절반 이상이 게임을 즐기고 있고, 연간 ARPPU(이용자당 평균 결제)도 약 110만원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아시아에서 네번째로 높은 수치다.

리니지M 대만 서비스
리니지M 대만 서비스

현재 대만 모바일 게임 시장을 보면 국내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리니지M이 대만에서도 天堂M이라는 이름으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메이플스토리M, 리니지2레볼루션, 스톤에이지M, 킹스레이드, 다크니스 라이즈(한국 서비스명 다크어벤저3), 마블 퓨처 파이터 등 많은 한국 게임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리니지M은 출시 이후 대만 모바일 게임 시장의 규모가 무려 166% 증가했으며, 늘어난 수치의 대부분을 리니지M이 가져가, 한때 대만 모바일 게임 매출 중 53%를 리니지M이 차지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또한, 현재 검은사막으로 대만 온라인 게임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펄어비스도 검은사막 모바일의 첫번째 해외 진출 국가로 대만을 선택했다. 오는 8월 29일 대만에 출시될 예정인 검은사막 모바일은 대만 모바일 게임 사전예약 역사상 가장 빠른 기간에 100만명을 돌파해 리니지M에 버금가는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태국 게임쇼 이미지
태국 게임쇼 이미지

태국 게임쇼 빅 페스티벌이라는 행사를 10년째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게임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태국도 최근 한국 게임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뉴주의 조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의 규모는 2억7500만 달러로 추산되며, 매년 46.6%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은 과거 온라인 게임 시절부터 오디션, 스페셜포스, 라그나로크 온라인 등 다양한 게임들이 인기를 끌었으며, 모바일 게임 시대로 넘어간 뒤에도 서머너즈워, 쿠키런 등 다양한 게임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라인이 강세를 보이는 국가이기 때문에, 라인 플랫폼으로 태국에 출시된 쿠키런은 전세계 1800만 다운로드 중에서 1000만을 태국에서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해 진행된 태국 게임쇼 빅 페스티벌에서 진행된 게임대상에서도 전체 13개 분야 중에서 6개 분야를 한국 게임이 차지했다. MMORPG 분야는 라그나로크 온라인, 캐주얼 게임 분야는 모두의 마블, PC게임 분야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게임 분야는 리니지2레볼루션, 인기투표는 트리오브세이비어, 우수작 최대 출품 게임사 분야는 넥슨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베트남 개발사 ASM 모바일게임 '영원한
영원'
베트남 개발사 ASM 모바일게임 '영원한 영원'

요즘 새롭게 떠오르는 관광지인 베트남도 모바일 게임사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지역이다. 2017년 기준 베트남 게임시장 규모는 약 7억 달러(약 7,650억 원)로, 인구 1억 명 중 70%가 40대 미만이며 게임콘텐츠 1인당 월평균 결제액이 약 30달러(약 32,700원)에 달한다. 전 세계에서 스마트 디바이스가 가장 빨리 보급되는 나라이기도 하다.

현재는 중국 게임들이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긴 하나, 넥슨의 메이플스토리M, 베스파의 킹스레이드 등 성과를 내는 한국 게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현지 퍼블리셔와 협력을 하지 않으면 게임 출시를 할 수 없고, 신용 카드 대신 선불 카드 사용량이 많은 독특한 시장 상황 때문에 아직까지 한국 게임의 진출이 활발하지는 않지만,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국가인 만큼 한국 게임사들의 적극적인 진출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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