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 프나틱 3:0 격파하며, 중국 LPL 롤드컵 우승 염원 이뤄

금일(3일) 인천 문학 주경기장에서 개최된 '2018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2018 롤드컵) 결승전에서 2018년 제왕의 자리에 오른 팀은 중국 LPL의 마지막 생존자 인빅터스 게이밍(이하 IG)였다.

이번 결승은 지난 4강전에서 G2와 IG의 대결 끝에 유럽의 최후의 희망으로 남은 프나틱과 8강에서 충격적인 탈락을 기록한 RNG와 EDG의 탈락으로 중국의 마지막 자존심으로 남은 IG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시작부터 전세계 LOL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

현장의 분위기도 뜨거웠다. 한국 LCK 팀이 모두 떨어지는 것은 물론, 우승 후보 1순위 중국 RNG의 8강 탈락 등 충격적인 이변이 이어져 대회 흥행이 우려되기도 했으나, 결승전이 진행된 인천 문학주경기장에는 전석 매진이라는 기록과 함께 수 많은 인파가 이어져 LOL의 인기를 다시 한번 실감케 했다.

아울러 오프닝 세레모니도 경기의 열기를 더했다. 실력파 신인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미연 & 소연과 미국 인기 싱어송라이터인 ‘매디슨 비어 등이 최근 공개되어 큰 화제를 불어일킨 LOL의 ‘K-DA’ 스킨을 컨셉으로 한 파워풀 한 무대를 선보였으며, AR(증강현실)을 활용해 화면에 아리, 아칼리 등의 챔피언이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을 연출해 폭발적인 호응을 얻기도 했다.

화려했던 오프닝 세레머니가 끝난 이후 우렁찬 응원의 함성 속에 시작된 1세트. 프나틱은 우르곳, 이신, 이렐리아, 진, 브라움으로 이어지는 한타와 라인전이 강력한 조합을 꺼내들었고, IG는 사이온, 카밀, 리산드라, 카이사, 우르곳 등 한타에 강력한 챔피언으로 대응에 나섰다.

두 팀은 시작부터 치열하게 싸웠다. 프나틱의 바텀 듀오는 초반에 약점을 지닌 카이사를 집요하게 노리며, 우위를 가져가려 했고, 이번 결승에서 양팀 모두 중요한 라인으로 꼽은 정글러들 역시 호시탐탐 갱킹을 노리며 긴장감을 더했다.

경기의 판도는 10분부터 급격하게 IG의 우세로 전개됐다. 미드에서 프나틱의 미드라이너 '캡스'(라스무스 뷘터)를 잡아낸 IG는 곧이어 12분경 또 다시 캡스의 이렐리아를 또 잡아내며, 그대로 미드 2차까지 파괴하여 스노우볼을 빠르게 굴려나갔고, 전령을 두고 벌인 한타에서 또 다시 프나틱의 챔피언 3명을 잡아내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잡아냈다.

전장을 바텀으로 바꾼 IG는 '브위포'(가브리엘 라우)의 우르곳을 5명 모두 급습하는 플레이로 잡아 낸 것에 이어 바텀 1차 타워 2타 타워 모두 파괴하는 저돌적인 공격력을 보여주었다. 캡스의 무리한 플레이를 기막힌 플레이로 끊어내고, 딜러와 탱커 모두 뛰어난 플레이를 보여즌 IG는 순식 간에 킬 스코리를 16:6으로 벌려 놨고, 마지막엔 잭키러브의 카이사가 쿼드라킬을 달성하며, 힘빠진 프나틱을 두드려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상대의 전략을 그대로 힘으로 부셔버리며, 결승까지 오른 IG의 저력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2세트의 복수를 다짐하는 프나틱과 기세를 올리려는 IG가 격돌한 2세트. 프나틱은 우르곳, 리신, 아지르, 이즈리얼, 브라움을 꺼내들어 1세트에서 본인들의 약점으로 지적된 미드를 단단히 하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이에 맞선 IG는 이렐리아, 그라가스, 신드라, 루시안, 알리스타로 라인전에서부터 단단한 조합을 선보였다.

경기는 시작부터 탑에서 사건이 일어났다. IG의 '더샤이’ (강승록)은 이렐리아를 적극 활용해 '브위포'(가브리엘 라우)의 우르곳을 압박했고, '닝'(쩐닝 가오)와 함께 우르곳을 연달아 잡아내 경기의 흐름을 잡아나갔다.

이에 프나틱은 미드를 집중적으로 노리며, 반격을 노렸지만, 이를 파악한 IG는 오히려 탑을 더욱 집중적으로 노려 우르곳을 완전히 재기 불능 상태로 만들었고, 13분경 화염 드래곤을 두고 벌어진 한타에서 드래곤 스틸과 우르곳을 동시에 잡아내 한타에서 마자 승리해 경기를 완전히 본인들의 흐름으로 잡아 나갔다.

14분 만에 우르곳에게 5데스를 선사한 IG는 이렐리아의 막강한 성장을 바탕으로 미드, 바텀을 연달아 공략해 나갔다. 거침없이 미드한타에서 기막힌 플레이를 보여준 루키와 바텀 내각 타워까지 추격해 동시에 챔피언 2명을 잡아낸 이렐리아 등 IG는 현 LOL 메타의 최강자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플레이를 선보였다.

속수무책으로 밀리던 IG는 26분 경 또 다시 우르곳을 잡아내려 모인 IG의 허점을 틈타 바론을 잡아냈지만, 신드라의 엄청난 공격력과 바텀에서 달려온 이렐리아 등의 챔피언에 의해 전원 사망해 바론 버프를 두른 이가 없는 대 참사가 벌어져 반격할 힘을 잃어 버리고 말았다.

이후 IG는 천천히 라인을 형성하며, 프나틱의 전 라인을 압박해 나갔고, 저항하던 프나틱의 챔피언을 연달아 잡아내 게임을 그대로 마무리 지었다. 1세트는 미드, 2세트는 탑, 돌아가며 캐리하는 자신들의 강점을 유감 없이 보여준 2세트였다.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3세트. IG는 아트록스와 1세트에서 맹위를 떨친 카밀, 갈리오, 카이사 라칸 등 공방의 시너지를 이뤄낼 수 있는 픽을 결정했으며, 에이 맞선 프나틱은 우르곳, 빅토르, 자야, 쓰레쉬와 정글 잭스라는 깜짝 카드를 꺼내들어 기대를 모았다.

2세트 연속으로 밀린 프나틱은 시작부터 공격적으로 나섰다. 레드 진영 블루를 체크하던 '바오란'(리우이 왕)의 라칸을 잡아낸 것에 이어 비록 바텀 라인에서 역습을 맞았지만, 미드에서 3인갱을 캡스의 빅토르가 버텨냈고, 탑에서 ‘더 샤이’의 아트록스를 잡아내는 등 이전 세트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IG는 IG 였다. 갈리오의 글로벌 궁극기를 앞세운 IG는 '재키러브(웬보 유)의 카시아가 천천히 킬을 쓸어 담으며 엄청난 성장을 기록했고, 이어지는 미드 교전에서 카이사와 아트록스의 맹 활약 속에 프나틱의 챔피언을 잡아내 경기의 흐름을 다시 손에 쥐었다.

프나틱은 15분경 아트록스를 노리며, 바텀에서 반격을 노렸으나 갈리오, 카밀의 합류와 카이사의 등장으로 그대로 모든 챔피언이 잡히는 대참사가 일어나고 말았다. 후반 원딜 하드캐리의 대명사 카이사가 16분에 이미 8/0/3을 기록한 상황. IG는 거칠 것 없이 미드, 정글을 넘나들며 프나틱의 챔피언이 가는 곳 마다 킬을 기록해 타워를 천천히 압박해 나갔다.

자신들의 우위를 바탕으로 막 등장한 내셔 남작(바론)을 공략하던 IG는 '브록사'의 잭스가 기적적인 바론 스틸을 당하며, 잠시 주춤하는 듯 했으나, 곧이어 이어진 바텀 한타에서 프나틱의 챔피언을 4명이나 잡아내며, 그대로 넥서스를 파괴했다.

중국 내에서도 RNG, EDG에 밀려 3인자라는 평가를 받아야 했으며, 한국을 떠나 중국 리그로 진출한 '더샤이 (강승록)과 '루키 (송의진) 그리고 팀을 바꾸어 롤드컵 2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듀크(이호성)과 IG를 우승으로 이끈 김정수 감독 등 많은 스토리를 담은 IG의 우승이었다.

특히, 이번 IG의 우승으로 롤드컵 참전 이래 번번히 한국 LCK에 밀려 우승컵을 한번도 들어올리지 못한 중국 LPL의 염원이 한국에서 열린 롤드컵에서 풀리는 아이러니 한 상황이 연출되어 많은 의미를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