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에이스컴뱃7: 스카이즈 언노운', 스토리도 언노운
누적 1,400만 장의 판매량을 달성한 '에이스컴뱃 시리즈'의 최신 작품이 등장했다. 지난 17일 출시된 '에이스컴뱃7: 스카이즈 언노운'(이하 에이스컴뱃7)이 그 주인공이다. 멀티플레이 게임으로 등장했던 '에이스컴뱃 인피니티'에 이어 5년 만에, 정식 넘버링을 따르는 '에이스컴뱃6'에 이어서는 햇수로 12년 만에 돌아온 것이다. (해당 리뷰는 PS4프로 기준입니다.)
이 게임은 플라이트(비행) 슈팅 게임으로 일반적인 플라이트 시뮬레이션과는 궤를 달리 하는 게임이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비행기를 조종한다는 큰 틀은 갖지만, 조금 더 비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게임은 간편한 조작으로 무장했으며,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80여 발의 미사일을 싣고 다니며 다양한 목표물을 파괴하는 시원함을 선사한다. 현실같은 재미를 자랑하는 플라이트 시뮬레이터에 장르에서는 볼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게임은 3D 플라이트 슈팅의 독보적인 게임의 특성상 제법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시리즈 팬들이 새 작품에 걸어온 기대치가 높았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번에는 완벽한 자막 한글화도 탑재했다.
오랜만에 돌아온 '에이스컴뱃7'의 첫 인상은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하다. 특히, 이번에는 고품질 그래픽의 대명사인 언리얼 엔진4를 활용해 그래픽적인 측면에서 많은 발전 일궈냈다. 눈을 찌르는 듯한 태양은 기본이며,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구름을 비롯해, 기류, 뇌운 등 다양한 자연환경을 게임을 즐기며 만날 수 있다. 구름안에 들어서면 화면에 물방울이 맺히기도 한다.
특히, 다양하게 구성된 스테이지 모습은 매 스테이지 마다 다른 비행환경을 제공해 큰 재미를 준다. 사막으로 구성된 스테이지에서는 모래바람과 싸워가며 전투를 펼치게 되며, 뇌운이 몰아치는 산맥에서는 기류와 산 봉우리를 조심해 가며 비행해야 한다. 특히, 날씨의 레이더가 먹통이 돼 눈뜬 장님처럼 조심스러운 플레이를 해야 할 때도 있다. 같은 스테이지라도 스테이지 진행에 따라 비행하는 구역이나 고도의 변화 다른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비행 자체가 주는 재미는 확실하다.
물론 이는 시리즈 내의 발전을 의미하는 것이지 절대적인 그래픽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최신 게임에 비하면 다소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에이스컴뱃7'은 플라이트 슈팅 장르의 특성상 조작에 대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데, 다양한 선택지를 준비해 게이머를 배려했다. 조작이 서툰 이용자는 스탠다드 모드에서 아날로그 스틱의 좌우 입력 만으로 기체 조종을 쉽게 할 수 있다. 숙련자는 익스퍼트 조작을 선택해 피치와 롤을 이용 진짜 비행기체와 같은 움직임으로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어느 조작 방식을 선택하건 기본적인 컨트롤의 이해는 필요하다. 설정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설정의 경우 L2+R2를(L2 단독 설정 가능) 누르고 아날로그 스틱 조작을 통해 조작하는 하이G턴 정도는 익혀 두는 것이 좋다. 일반 선회보다 더욱 빠르기에 미사일의 회피나 적의 꼬리(후방)을 잡는 것에 여러 모로 유용하다.
그리고 플라이트 슈팅 게임의 특성상 조작은 아무래도 숙련자를 위해 준비된 익스퍼트 조작을 마스터하는 것이 좋다. VR(가상현실) 미션도 익스퍼트 조종만 대응한다. 롤을 적절히 활용해 적 기체의 꼬리를 무는 상황을 만들어 내도 적을 폭파시켰을 때의 쾌감은 경험해본 이만 느낄 수 있다. 멀티플레이에서 만나는 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 혀를 내두를 정도의 컨트롤 실력으로 끊임없이 후방에서 괴롭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플라이트 슈팅게임에서는 뒤를 잡는 것이 중요 하다는 이야기다.
본격적인 미션 플레이는 만족과 불만이 동시에 존재한다. 기본적인 플라이트 슈팅의 재미는 확실하지만, 미션 설계나 난이도 조절에서 오는 아쉬움 있다. 특정 몇몇 미션이 너무 어렵다. 기자의 경우 퇴근해서 하루에 미션을 몇 개식 클리어하는 식으로 플레이 했다. 기자의 실력 문제도 있을 수 있지만, 퇴근 후 이틀을 한가지 미션에만 투자해서 겨우 클리어 했을 정도다.
일반적으로 '에이스컴뱃7'의 경우 15~30분 정도면 하나의 미션을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특정 미션의 경우 5시간 이상 허비한 경우도 있었다. 문제는 이러한 스테이지가 게임의 초반부터 등장했으며, 미션의 전체적인 난이도 조절이 들쑥날쑥하다는 것이다.
게임에 입문한 초보자나 일반적인 게이머라면 미션의 난이도 조절에 대해서 다들 한마디씩 했을 것이라 본다. 그렇다고 게임 중간에는 난이도 조절도 불가능하다. 게이머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그다지 많지 않다. 자비 없는 체크포인트부터 불러와 결국 클리어하거나, 앞 단계의 미션을 반복하거나 혹은 멀티플레이를 즐겨 MRP(게임 내 재화)를 모아 더 강력한 비행기와 무기로 도전하는 것이다. 잠시지만 '다크소울' 느낌도 났다.
물론 아슬아슬한 스테이지 클리어는 재미를 배가시켜주고 성취감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난이도를 낮추는 옵션의 존재, 기존 작품에 존재했던 '베리이지' 정도의 난이도는 준비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아울러 비슷한 미션 구성이 제법 눈에 들어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며, 주인공이 결국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내야 진행되는 게임 플레이는 호불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가장 난해하고 기자를 가장 많이 괴롭힌 것은 스토리다. '에이스컴뱃7'의 스토리 전개는 동영상(CG감상) – 미션 브리핑 – 미션 진행 등으로 이어지는데 아무리 집중해도 게임의 스토리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게다가 게임 중에는 무전도 계속해서 흘러나오는데 무전의 글자가 흰색이고 작아 잘 보이지 않는다.
결국 게임을 다 플레이하고 나면 이번 작품에서 던지는 메시지는 이거구나라는 느낌은 있는데, 스토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게임의 스토리 이해를 위해서는 전작의 스토리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적어도 '에이스컴뱃7'과 이어지는 '에이스컴뱃5' 정도는 알아야 플레이가 수월하다. 그래서 초회 특전으로 제공해줬나 보다. '에이스컴뱃6'편을 제공받은 엑스박스 이용자는 좀 억울 하겠다.
여튼 스토리 이해가 얼마나 어렵냐면, 게임에 중요 인물로 등장하는 '미하이'가 있다. 미하의 풀 네임은 미하이 두미트루 마르가레타 코르넬리우 레오폴드 블랑카 카롤 이온 이그나티우스 라파엘 마리아 니케타스 A. 실라지다. 너네 어차피 다 알고 있으니까 이제부터 미스터X로 부릅니다. 이런 느낌이다. 부제인 스카이즈 언노운이 아니라 스토리 언노운이다.
물론 이번 '에이스컴뱃7'은 분명 재미있다. 게임 내 연출도 합격점이고, 오랜만에 돌아온 플라이트 슈팅의 재미는 확실하다. 시리즈 팬에게는 당연히 추천하며, 고민을 좀 하고 있는 게이머도 리뷰를 보고 이정도는 참아낼 수 있겠다면 망설이지 않아도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TV나 모니터로 플레이하는 게이머가 있다면, 꼭 헤드셋을 패드에 연결해 플레이하는 것을 추천한다. 현장감이 더욱 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