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개성 앞세워 스팀으로 향하는 한국 게임들, 성과 계속 이어질까?
전세계 다운로드 게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스팀 플랫폼이 한국 게임사들의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단지, 스팀을 통해 세계적인 게임으로 거듭난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을 따라하려는 것은 아니다. 전세계에 퍼져 있는 스팀 이용자들의 다양한 성향을 믿고, 다소 실험적인 장르까지 과감한 도전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은 치열한 마케팅 경쟁으로 인해, 매출이 높은 RPG나 전략 장르만 주목을 받고 있어, 구글, 애플 마켓처럼 전세계로 퍼져 있으면서 마케팅 경쟁이 덜 치열한 스팀이 더욱 자유롭게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무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게임이 아직 완성되기 전에 게이머들에게 미리 공개하고, 피드백을 받아 게임의 완성도를 끌어 올리는 스팀 얼리엑세스는 자금과 개발력이 부족한 게임사들이 안정적인 개발 환경을 구축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국내만 생각하면 마니아 취향의 게임들은 출시하는 것조차 쉽지 않지만, 전세계를 대상으로 넓히면, 마케팅이 힘든 소규모 개발사들도 마니아만으로도 충분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상반기에 스팀을 통해 출시된 국내 게임들을 보면 국내 게임 시장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게임성을 앞세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네오위즈는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의 스팀 얼리엑세스 성공 이후 올해도 무려 3종의 인디 게임을 선보여 모두 호평을 이끌어냈다. 스컬은 주인공 해골의 머리를 교체하는 독특한 액션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메탈 유닛은 다양한 무기를 활용해 자신만의 액션을 만들어갈 수 있는 것, 그리고 플레비퀘스트:더 크루세이더는 중세 세계관을 바탕으로한 개성적인 그래픽과 전략 플레이로 눈길을 끌었다. 네오위즈는 국산 인디 게임 중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사망여각의 퍼블리싱 계약까지 체결했다.
또한, 소규모 개발사인 H5dev games가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한 오컬트 추리 게임 노베나 디아볼로스도 지난 4월 스팀으로 출시돼 주목을 받았다. 개발자 2명이 만든 인디 게임이, 그것도 비주류인 비주얼 노벨 장르 게임이. 새벽 시간이라고는 하나, 포털 20대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기록하는 것은 정말 흔치 않은 일이다.
5월에도 독특한 도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투자로 유명해진 패스파인더에이트는 최근 히어로즈 쇼다운을 스팀 얼리엑세스로 선보였다. 히어로즈 쇼다운은 과거 에픽체스라는 이름으로 CBT를 진행했던 게임으로, 도타2의 유즈맵으로 유명한 오토체스, 라이엇의 전략적 팀 전투(TFT) 같은 오토배틀러 장르 게임이다.
21일에는 펄어비스의 야심작 섀도우 아레나가 스팀 얼리엑세스로 출격한다. 별바람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김광삼 PD가 진두 지휘하고 있는 섀도우 아레나는 액션 중심의 배틀로얄 게임으로, 최대 40인이 한 곳에서 모여 생존 경쟁을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배틀로얄 규칙에다 몬스터를 사냥해서 획득한 장비를 업그레이드시키는 RPG 요소를 더해, 원거리 액션과 근접 액션이 공존하는 개성 넘치는 생존 경쟁을 구현했다. 펄어비스 측은 단순한 배틀로얄 게임이 아니라 PVP의 MMA(종합격투기) 같은 게임으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다.
한국 포함 14개 언어를 지원하면서 스팀을 통해 전세계 동시 서비스되며, 해외 유명 스트리머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벌써부터 e스포츠 발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아직 정확한 출시일이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멘티스코의 헌터스 아레나:레전드도 스팀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이 게임 역시 섀도우 아레나와 마찬가지로 근접 전투 중심의 배틀로얄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
또한, 넵튠도 2D 배틀로얄 게임으로 주목을 받았던 블랙서바이벌의 평행 세계를 3D 그래픽으로 구현한 신작 블랙서바이벌:영원회귀를 스팀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기본 배틀로얄에 LOL 같은 MOBA 장르의 특성까지 더해 독특한 재미가 기대되고 있다.
요즘 한국 게임사들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치중하면서 개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스팀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선보이는 국산 게임들이 한국 게임 시장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을지, 특히 섀도우 아레나 등 새로운 변화를 담은 배틀로얄 신작들이, 점점 고착화되어가고 있는 전세계 배틀로얄 시장에 또 한번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결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