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딴지곰 겜덕연구소] 그녀가 납치됐다, 구하러 가자! 8~90년대 납치녀 구출 게임들!

(해당 기사는 지난 2021년 2월 10일 네이버 포스트 게임동아 꿀딴지곰 겜덕연구소를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꿀딴지곰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지식인에서 고전게임 전문 답변가로 활동하고 계신 꿀딴지곰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8~90년대에 납치될 수 밖에 없었던 게임 속 여성 캐릭터들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에서, 게임에서 그녀가 잡혀갔다!]

조기자 : 안녕하세요 교수님. 오늘은 또 시대상을 반영한 포스팅이 되겠군요. 사실 저희가 80년대~2000년대 게임을 주제로 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포스팅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아 보이는데요.

꿀딴지곰 : 네 그렇습니다. 80년대~2000년대의 콘텐츠를 관통하는 흐름 중 하나는 바로, 강한 남성이 여성을 구출하러 간다! 는 것이었습니다.

그 여성이 일국의 공주든, 아니면 부모님이든, 여자친구든, 여튼 시작과 동시에 악당들에게 끌려가고.. 거기에 발끈한 용사 격의 남자 캐릭터가 악당들을 두드려 패는 방식이죠. 그 시절에는 그게 자연스러웠고 또 당연한듯이 열심히 게임을 플레이해서 구하러 갔습니다.

조기자 : 생각해보면 영화도 그런 영화가 많았죠. 지금 입장에서는 '왜 여성이 약자냐' 하고 발끈하실 분들도 계시겠습니다만.. 과거의 인식이었으니 너무 불편해하진 말아주셨으면 하고요.

꿀딴지곰 : 네 그렇죠. 그 시절은 그게 당연한 듯한 시절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오늘은, 레트로 게임 중에서 여성 구출작전을 벌이는 게임들을 위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레트로 미녀 구출작전! 게임들을 찾아보자!]

꿀딴지곰 : 그러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미녀 구출 작전의 대표적인 게임, 조기자님은 생각나는 게임이 있나요?

조기자 : 흠.. 저도 뭐 여러가지 게임이 떠오르는데요,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임은 '파이널 파이트'나 '카라데카'인 것 같아요. ㅎㅎ

꿀딴지곰 : 오 저와 첫 생각이 일치하는군요. 저는 이 포스팅 생각하면서 무조건 처음엔 캡콤의 '파이널 파이트' 가 나와야한다 싶었습니다. '파이널 파이트'가 전형적인 서구식 미녀를 구출하는 게임이죠. 해거 시장의 딸이 납치되고, 구출하러 가는 것이죠.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에 획기적인 발전을 불러온 게임 '파이널 파이트')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에 획기적인 발전을 불러온 게임 '파이널 파이트')

(그리고 자신의 딸이 납치되자 분노한 시장 해거)
(그리고 자신의 딸이 납치되자 분노한 시장 해거)

꿀딴지곰 : '파이널 파이트'의 배경이 되는 메트로 시티는 범죄도시로, 매드 기어라는 갱단이 도시를 장악하고 있다는 설정입니다. 그런데 새로 시장으로 부임한 마이크 해거가 공권력을 동원해 이 매드 기어를 척결하려 하고, 매드 기어의 보스 벨거가 해거의 기를 꺾기 위해 해거의 딸 제시카를 납치한다는 내용이죠.

조기자 : 결국 정의의 사도들이 이 제시카를 구출하러 가게 되는 것이군요. :)

(딸이 잡혀있는 모습. 첫 판 보스 댐드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딸이 잡혀있는 모습. 첫 판 보스 댐드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꿀딴지곰 : 이러한 스토리 외에도 '파이널파이트'는 혜성처럼 오락실에 등장해 공전의 히트를 친 인기 게임입니다. 그야말로 오락실에 혁신을 가져다 줬다고 할 정도로 큰 영향력을 행사한 게임이죠.

선명한 그래픽, 와리가리라고 하는 꼼수, 잘하면 얼마든지 끝을 깰 수 있는 적당한 난이도, 타격감, 액션성 등 뭐 하나 빠질 것이 없는 게임입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너무 좋아하는 게임이기도 하구요.

조기자 : 저는 이 게임이 우주 명작 '스트리트 파이터2'에도 큰 영향을 준 게임이라는 점이 와닿습니다. 타격감, 세련된 그래픽 등 이 게임을 보고 캡콤 개발진들이 '스트리트 파이터1'을 어떻게 발전시켜야할지 영감이 떠올랐다는 얘길 들은 적 있습니다.

(일본판 (좌)와 검열때문에 붉은색 드레스를 입고 출시된 북미판 (우))
(일본판 (좌)와 검열때문에 붉은색 드레스를 입고 출시된 북미판 (우))

조기자 : 게임성 외에 보면, 일판과 북미판 관련으로 이슈가 되기도 했었죠.

이 납치당한 금발 미녀 제시카가 검열 때문에 복장이 바뀌기도 했고, 또 여성 캐릭터로 기획됐다가 북미 출시가 불가능해지자 게이로 컨셉을 바꾼 '포이즌' 등 숱한 화제가 있었던 게임이기도 하고요.

꿀딴지곰 : 그렇습니다. 뭐.. 제시카는 엔딩에서 무사히 구출되는데요, 여기에도 약간의 스토리가 진행되는 모습입니다.

(파이널 파이트 엔딩. 코디를 불러세우고 뽀뽀하는 제시카)
(파이널 파이트 엔딩. 코디를 불러세우고 뽀뽀하는 제시카)

꿀딴지곰 : 마지막판 보스를 해치우고 나면 무사히 그녀를 구출할 수 있는데요, 그녀는 결국 '코디'의 연인이 됩니다. 엔딩에서는 발 밖에 나오지 않지만.. 그녀가 코디에게 키스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내용이 나오죠.

그리고.. 이후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 등에서도 코디와 제시카가 같이 어울리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두 캐릭터 너무 잘 어울리고, 이런 까메오 출연 너무 좋습니다. ^^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 배경으로 등장했던 코디와 제시카)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 배경으로 등장했던 코디와 제시카)

꿀딴지곰 : 자아 그러면 두 번째 미녀 구출작전 게임! 소개할 게임은 조기자님이 언급하셨던, '카라데카' 입니다. 과거 애플류 PC를 즐기셨던 분들에게는 도저히 잊지 못할 게임일 겁니다.

조기자 : 카라데카!! 어린 시절, '페르시아의 왕자' 같은 그 부드러운 움직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

(갇힌 그녀를 구출하라)
(갇힌 그녀를 구출하라)

꿀딴지곰 : '카라데카'는 국내에서 애플이나 IBM PC를 사용하신 분들, 그리고 패미콤이나 게임보이를 즐기셨던 분들 중에서 액션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경험해봤음직한 게임입니다.

가라데를 익힌 주인공 '카라테카'가 납치된 약혼자 마리코 공주를 되찾기 위해 악의 권법가 아쿠마와 싸우는 스토리죠. 게임 내내 굉장히 많은 라이벌 격 적들을 만나고, 또 독수리가 나와서 방해하는 등 쉽지만은 않았던 게임이었습니다.

(슬퍼하는 그녀와 부하들을 보내는 아쿠마)
(슬퍼하는 그녀와 부하들을 보내는 아쿠마)

조기자 : 굉장히 간단한 조작을 가진 게임이었지만, 나름대로 대전의 정수가 녹아있던 게임이었습니다. 오묘한 법칙 같은 것들도 있었고요..

또 자세를 안잡고 달려가다가 적에게 맞으면 한 방에 죽는다거나, 독수리 날아오는 타이밍을 맞춰야 한다거나.. 조심해야할 점이 많았죠.

꿀딴지곰 : 그렇습니다. 공격 자체는 상중하단 킥, 그리고 주먹 정도였죠. 중단 킥이 거리가 멀기 때문에 멀리서 거리를 벌리고 견제하듯이 툭툭 차다가, 가까워지면 오히려 다가가서 주먹 공격! 타이밍이 굉장히 중요했구요, 개인적으로 애플 용의 육성 기합소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한땀 한땀 긴장감있게 적과 겨루면서 대전격투 게임 같은 느낌을 받은, 몇 안되는 가정용 애플 게임이었죠.

(엔딩. 모든 적을 물리치고 그녀를 구출하자)
(엔딩. 모든 적을 물리치고 그녀를 구출하자)

꿀딴지곰 : 우여곡절 끝에 모든 적을 해치우고, 달려가면 그녀를 구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키스와 포옹... 한 쪽 다리를 들고 있는 전형적인 레트로 포즈.. 라고 할까요. 하하

그리고 이 '카라데카'의 마지막 숨겨진 요소는 바로, 그녀가 최강 캐릭터라는 점이겠죠. 만약 마지막 보스를 해치운 뒤 그녀에게 달려가지 않고 다른 적들처럼 공격 자세를 취한다면! 그녀에게 한 방에 죽고 맙니다. (-_);;

(달려가지 않았다가 발차기 한 방에 죽어버린 주인공. 라스트 보스도 그녀 만큼 공격력이 세진 않았다..;;)
(달려가지 않았다가 발차기 한 방에 죽어버린 주인공. 라스트 보스도 그녀 만큼 공격력이 세진 않았다..;;)

꿀딴지곰 : 여담이지만, 이 '카라데카'는 비교적 최근 리메이크가 된 바 있습니다. 흡사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을 보는 듯한 형태로 리메이크가 되어 스팀에 발매가 되었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찾아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카라데카 리메이크. 과거 공주와는 이미지가 좀 다르긴 하지만...)
(카라데카 리메이크. 과거 공주와는 이미지가 좀 다르긴 하지만...)

꿀딴지곰 : 자아~ 그러면 다음 게임을 살펴보겠습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게임은, 웬만하면 아실 겁니다. 바로 '더블드래곤' 입니다. 아랫배를 묵직하게 때리는 듯한 타격음, 오락실 벨트스크롤 명작 계보에서 빠질 수 없는 게임이죠. 여기에도 납치되는 그녀가 있습니다.

조기자 : 더블드래곤! '열혈 쿠니오'와 함께 테크노스 저팬의 대표작 아니겠습니까

(과거 오락실에서 이 이미지를 보고 팬티를 갈아입은 사람들이 꽤 될 것이다)
(과거 오락실에서 이 이미지를 보고 팬티를 갈아입은 사람들이 꽤 될 것이다)

꿀딴지곰 : '쌍절권' 도장을 운영하는 청년 '빌리 리'의 연인인 '마리안'이 납치되고 맙니다. 납치한 집단은 폭력조직 '블랙 워리어즈'.

이 폭력조직을 박살내버리기 위해, '빌리 리' 와 그의 쌍둥이 형인 '지미 리'가 나서게 됩니다. 타이틀의 '더블 드래곤'은 주인공 리 형제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죠. 게임 출시 시기는 1987년.. 당대 최고의 액션 배우였던 이소룡의 영향을 대거 받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세게 얻어맞고 납치되어 가는 마리안... ㅠ_ㅠ)
(세게 얻어맞고 납치되어 가는 마리안... ㅠ_ㅠ)

(이 연출은 패미콤 버전에서도 그대로 구현되었다)
(이 연출은 패미콤 버전에서도 그대로 구현되었다)

꿀딴지곰 : 1987년에 혜성처럼 등장해 오락실을 평정한 최고의 액션 게임 더블드래곤! '아보보'라는 걸출한 라이벌 캐릭터도 만들어내고 백너클이라는 편법 꼼수도 만들어낸 게임이죠. 특유의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와 적의 머리를 잡고 무릎으로 퍽퍽퍽! 우웩~ 하고 단발마의 비명과 함께 사라지는 적들까지. 뭐 하나 부족함이 없는 대작이었죠.

조기자 : 난이도가 높지 않아 국민 원코인 게임이라고 불리던 게임 아니겠습니까. 대머리에다 덩치까지 큰 아보보는 이후에도 테크노스 저팬 게임에 한 번씩 등장했던 걸로. ㅎㅎ

무엇보다 시작과 동시에 퍽 하고 여성을 때리고 어깨에 얹어가는 모습은 충격이었습니다. 심지어 라스트 보스까지 가면 벽에 묶여서 매달려 있죠;;

(라스트 스테이지, 벽에 묶여있는 마리안)
(라스트 스테이지, 벽에 묶여있는 마리안)

꿀딴지곰 : 정말 재미난 점은 만약 이 게임이 2인용으로 끝까지 클리어할 경우, 마리안을 놓고 1P 플레이어와 2P 플레이어가 박터지게 싸워야 했다는 점입니다.

동생 '빌리 리'의 여자친구인데 왜 형이 동생 여친을 차지하려고 싸우는지 ㅋㅋ 끝까지 막장 전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갑자기 그녀를 두고 싸움을 시작하게 된 형제들)
(갑자기 그녀를 두고 싸움을 시작하게 된 형제들)

조기자 : ㅎㅎ 게임적 요소겠지만 진짜 말이 안되죠. 심지어 형이 이겨도 마리안이 내려와서 뽀뽀를 해주는 이 막장 설정이란.. 어렸을 때는 마냥 좋다고 싸우고 그랬지만 커서 세계관이나 스토리를 읽어보고 와 장난 아니네.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

강한자가 미녀를 차지한다고 하지만.. 이건 아니죠. 하하하...;;

(포옹과 키스를 더한 그녀. 저 작위적인 팬티 연출은 좀.. ㅡㅡ;)
(포옹과 키스를 더한 그녀. 저 작위적인 팬티 연출은 좀.. ㅡㅡ;)

꿀딴지곰 : 자아 다음 게임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다음에 소개할 게임은, 아주 유명한 게임 중 하나입니다. 바로 캡콤의 몬스터 도륙 게임, '마계촌' 입니다.

조기자 : 아하~ 왜 안나오나 했습니다. 철갑을 입은 기사가 무제한으로 쏠 수 있는 무기를 들고 '마계촌'을 초토화시키는 게임! 불쌍한 몬스터들은 이 기사의 무제한 창이나 칼, 횟불을 온 몸으로 받은 끝에 처절히 부서져야 했던 것이죠.

용사에겐 불굴의 도전기 겠지만 요괴나 악마들 입장에선 세기의 대 학살자로 인한 멸망기에 가까울 듯요.

(기분 나쁜 묘지에서 시작하는 게임. 이때부터 심상치 않았다)
(기분 나쁜 묘지에서 시작하는 게임. 이때부터 심상치 않았다)

꿀딴지곰 : 1985년에 캡콤에서 출시한 '마계촌'은 악마와 귀신, 요괴 등이 총 출동하는 등 당시에는 매우 파격적인 설정으로 인기를 모았던 게임입니다. 기사이자 주인공인 '아서'가 공주가 마물에게 납치당하자 그녀를 구출하러 가는 스토리죠. 나름대로 80년대 90년대의 전형적인, 공주 구출작전 게임입니다.

(묘지에서 팬티만 입고 있던 주인공 아서와, 그 상태에서 공주를 납치해간 악마..)
(묘지에서 팬티만 입고 있던 주인공 아서와, 그 상태에서 공주를 납치해간 악마..)

조기자 : 음.. 오프닝을 자세히 본 적은 없었는데.. 왜 아서가 팬티만 입고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그런 아서 옆에 다소곳이 앉아있는 공주.. 심지어 그녀는 아서 앞에서 납치되어 버리고 마는군요;;

꿀딴지곰 : 그.. 그렇죠. 사실 이 게임도 예전에는 호러 게임으로 분류할만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보면 적당히 귀여운 그래픽이지만. 무덤 속에서 솟아 올라오는 시체라든가(좀비), 눈이 빨간 까마귀, 외눈박이 도깨비, 박쥐 같은 날개를 달고 전신이 온통 붉은색의 악마인 '레드아리마' 등등 공포 장르에 흔히 나올법한 적들이 제법 등장하거든요.

그러한 악마들을 하나 하나 도륙내면서 가다보면 드디어 라스트 스테이지에서 납치된 공주를 만나게 됩니다.

(오른쪽 뒤에서 기사가 이기기만을 바라고 있는 그녀)
(오른쪽 뒤에서 기사가 이기기만을 바라고 있는 그녀)

꿀딴지곰 : 그리고 엔딩에서 주인공 아서를 향해 하트를 내뿜는 공주가 있습니다. 역시나 오프닝에서의 그 썸타는 듯한 모습은 오해가 아니었던 걸까요? ㅎㅎ 모든 건 독자분들의 상상력에 맡기겠습니다.

조기자 : ㅎㅎ 은근히 이런 요소가 있었군요. 재밌습니다. ㅎ

꿀딴지곰 : 그러면 다음 게임으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으로 소개할 게임도 너무 너무 유명해서 더이상 모를 수 없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바로 닌텐도의 '슈퍼마리오'! 패미콤 성공의 주역인 바로 그 게임이죠.

꿀딴지곰 : 닌텐도의 현역 게임이자 전세계에서 최고로 유명한 캐릭터 중에 하나인 콧수염 아저씨!!

쫀득 쫀득 뛰는 느낌, 버섯을 먹고 파워업, 밟아서 죽이기도 하고, 스테이지 방식에 비밀 스테이지까지. 출시 해 1985년인 당시 시대를 놓고 보면 너무 너무 잘 만들어서 흡사 '외계인이 만들었다'고 해도 사람들이 믿을 만한 게임이죠.

조기자 : 하지만 이 게임도 결국 공주를 구출하러 간다는, 여성 구출 작전에서 벗어나지 못했죠. ㅎㅎ

(슈퍼마리오 엔딩. 피치 공주를 구출했다!)
(슈퍼마리오 엔딩. 피치 공주를 구출했다!)

꿀딴지곰 : 맞습니다. 결국 주제는 공주 구하기 였죠. 이렇게 '슈퍼마리오' 패미콤 판 엔딩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피치 공주는 버섯 왕국의 공주이자 게임의 주요 히로인이었으며, 이후에도 대단히 많이 등장하게 됩니다.

1985년인 이때부터 2021년인 현재까지 둘의 인연은 계속 이어지고 있죠. 2018년에 '가장 많은 횟수로 출연한 비디오 게임의 여성 캐릭터'라는 대기록을, 이 '피치 공주'가 가지고 있을 정도입니다.

(다양한 버전의 피치 공주가 존재한다)
(다양한 버전의 피치 공주가 존재한다)

(마리오 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
(마리오 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

(자력으로 쿠파를 날려버릴 수 있는 피치 공주. 왜 납치되어 있던 것일까;; )
(자력으로 쿠파를 날려버릴 수 있는 피치 공주. 왜 납치되어 있던 것일까;; )

조기자 : ㅎㅎ 최근 적극적인 여성을 도모하는 분위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피치 공주가 엉덩이 튕기기 공격을 비롯해서 굉장히 강하고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캐릭터로 묘사되고 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예전의 수동적으로 납치되던 모습과 이질감이 느껴진다고 하는 분들도 계시긴 하죠. 시류에 따라 캐릭터도 바뀌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꿀딴지곰 : 이번에 소개할 게임도 그녀가 등장하죠. 바로 아이렘의 명작, '비질란테' 입니다. 국내에서는 오락실에서도 등장했었고, 또 PC엔진으로도 훌륭하게 이식되어서 즐겨본 분들이 많이 계시죠.

(스파르탄X의 버전업판 모습을 하고 있는 '비질란테'. 갇힌 그녀를 구출하러 가자)
(스파르탄X의 버전업판 모습을 하고 있는 '비질란테'. 갇힌 그녀를 구출하러 가자)

꿀딴지곰 : 비질란테는 아이렘에서 만든, '스파르탄X'의 후속작이라고 할수 있는 횡스크롤 타격 액션게임입니다. 전체적인 시스템은 '스파르탄X'와 동일한데, 스테이지 구성이 탑을 올라가는 게 아니라 다양한 스테이지가 등장하죠.

범죄가 가득한 뉴욕시 다운타운이 배경이고, 도시가 경찰들조차 손을 놓게 되는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설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악당들은 주인공의 여자친구인 '마돈나'를 납치하는데, 이에 주인공은 여자친구와 도시를 구하기 위해 적의 본거지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죠.

꿀딴지곰 : 게임의 구성을 보면 '스파르탄X'와 흡사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식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수 있지만, 실제로 해보면 많이 다릅니다.

우선 강한 타격감! 그리고 더불어 적들을 때리면 주인공이 밀려나거나 적이 밀려나는 등 넉백 연출도 좋고 날라차기 감각도 아주 좋았죠. 게다가 쌍절곤 같은 무기를 사용하면 그야말로 무쌍!

조기자 : 결국 '비질란테'도 엔딩은 그녀를 되찾는 거죠?

꿀딴지곰 : 당연히 그렇습니다. 스테이지 5를 클리어하고 나면 그녀와 재회하게 됩니다.

(그녀를 구했다!)
(그녀를 구했다!)

꿀딴지곰 :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마무리.. 그래픽 풍 때문인지 여자친구 분이 좀 나이들어보이지 않나요?; 뭔가 옷도 북유럽 아줌마 복장 같아 보이는데;

그런데 조기자님, 아무래도 '비질란테'를 다루다보니, 결국 '스파르탄X'도 다뤄야할 것 같습니다. 국내 오락실에서는 '이소룡'이라고 이름 붙여지기도 했던 '스파르탄X'.. 이 게임도 대표적인 납치녀 구출 게임이니까요. 간략하게 추가로 소개해보죠.

꿀딴지곰 : 사실 '스파르탄' 시리즈는 여러 게임기로 출시되었죠. 오락실로도 나왔지만, 사실 국내에서는 패미콤 용으로 즐기셨던 분들이 많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도 스크린샷을 패미콤판으로 준비했습니다.

조기자 : 양쪽으로 칼 던지는 녀석들, 곤봉 든 보스, 뜬금없는 새끼 뱀, 용 등등 엄청난 적들이 나오는 게임이었죠. 한쪽 방향으로 목적지까지 가는 단순한 게임이었긴 한데 무사히 가기가 녹록치 않은 게임..

스테이지는 5층 짜리 건물을 올라가는 게임인데, 당시엔 은근히 난이도가 높은편이라 보통 2층이나 4층쯤에서 죽는 분들이 많았었죠.. 5층 끝판 대장도 만만치 않았구요.

(2층을 클리어하면 실비아가 주인공인 토마스 보고 구출해달라고 요청한다)
(2층을 클리어하면 실비아가 주인공인 토마스 보고 구출해달라고 요청한다)

(5스테이지 보스를 해치웠다!)
(5스테이지 보스를 해치웠다!)

(사랑에 빠진 주인공)
(사랑에 빠진 주인공)

꿀딴지곰 : 흐흐.. 이렇게 주인공 토마스는 실비아를 극적으로 구출하게 되죠; 그후 서로 껴안고 좋아하는 두 사람. 너무나 전형적인 게임 구성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_);

흠.. 그러면 조금 스피드를 올려보겠습니다. 이런 게임 외에도 그녀가 납치된 게임들은 꽤 많죠. 상당히 많습니다.

꿀딴지곰 : 게임보이 어드밴스용 ‘쟈쟈마루 주니어 전승기’도 그런 게임 중 하나인데요,

'쟈쟈마루' 시리즈의 아들인 '쟈쟈마루 주니어'가 수리검으로 악당들을 무찌르며 메기에게 납치된 사쿠라 공주를 구한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죠. 이 외에도 전작인 '닌자 쟈쟈마루군'과 '쟈쟈마루의 대모험' 및 슈팅 게임 '엑스리온' '포메이션Z', 레이싱 게임 '시티 커넥션' 등 5개의 고전 게임이 함께 수록되어 상당히 인기가 있었습니다. 예전엔 쌌는데 슬슬 가격이 오르고 있더군요.

꿀딴지곰 : 타이토의 명작 타이틀 '영의 전설'의 게임성과 모티브를 그대로 따와서 장편으로 제작한 듯한 패미콤 용 횡스크롤 액션 게임 '부동명왕전'도 스토리는 비슷합니다. 사실상 영의 전설의 후속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본 작품은 보장받은 전작의 게임성이 그대로 장점으로 살아 있는 수작 게임인데요,

전설 속 주인공인 아슈라나타가 납치된 여주인공을 구하러 가는 내용인데, 놀라운 것은 납치된 여주인공이 다름아닌 기기괴계의 주인공 소야(小夜)라는 사실!!! 타이토 게임 세계관이 그대로 연결 계승되기에 더더욱 흥미롭습니다. ^^

조기자 : 흐흐. 멋진 게임이죠. '영의 전설'이 초기 게임인지라 즐길 거리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면 이 게임은 패미콤 최초의 3M 용량을 사용한 게임으로 다양한 즐길거리(여러가지 스테이지와 보스, 무기 교체 등)가 존재하기에 더욱 값진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꿀딴지곰 : 컨셉은 참 많이 다르지만.. '스플래터 하우스' 만큼 처절하게 납치된 그녀를 찾아 헤매는 게임도 없을 겁니다;;

조기자 : 헐 스플래터 하우스;; 절망감 하나는 최강이었죠;

꿀딴지곰 : 이 게임은 주인공 닉이 여친 제니퍼와 숲을 걷다 비를 피해 미친 과학자 웨스트 박사의 맨션에 들어가는 것으로 시작하는데요, 둘은 괴물들에게 습격당하고.. 제니퍼는 괴물들에게 끌려가게 됩니다.

그리고 닉은 정신을 잃은 다음에 알 수 없는 헬마스크(라 쓰고 하키마스크라 읽는)의 도움을 받아 납치된 여친 '제니퍼'를 구출하러 떠납니다. (이 가면을 쓰면 특이하게도 대머리가 된다는 슬픈 전설이.. -_-;)

꿀딴지곰 : 하지만 이 여친인 제니퍼는 어린시절 뒷통수를 칠만한 반전을 줬던 스테이지5의 보스로 등장하게 되죠.. 제니퍼를 만나나 했더니 끔찍한 괴물로 변하는 반전! 진심 플레이하면서 소름이 확~ 돋았던 장면이죠..;;

조기자 : 으... 한참 괴물을 때리다 보면 다시 제니퍼로 변해서 가녀린 목소리로 Help me~ 하는 목소리는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ㅠㅠ 꿈도 희망도 없는 게임, '스플래터 하우스'.. 크흡. 물론 2편에서 스토리가 이어지긴 하지만 네타가 될 수도 있으니 1편으로 이정도만 언급하시죠.

꿀딴지곰 : '스플래터 하우스'의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았지만, 다음으로 넘어가보겠습니다. 이번엔 국내에서도 오락실에서 꽤 인기가 많았던 3D 벨트스크롤 액션 게임이죠. '다이나마이트 데카' 입니다. '다이하드 아케이드'라고 불리우기도 하죠. 실제 영화 다이하드 IP를 활용했는데요, 이미지에 브루스 윌리스도 얼핏 엿보이는 이유도 그게 아닐까 싶습니다.

꿀딴지곰 : 이 게임은 1996년에 세가새턴의 호환 아케이드 기판인 ST-V를 통해 처음 선보여진 게임입니다. 세가 하면 ‘황금도끼’와 함께 ‘베어너클’이 유명했는데, 그래서 처음 등장했을 때에는 ‘베어너클 3D’가 아니냐는 오해도 있었죠. 하지만 실제로는 영화 ‘다이하드’를 토대로 개발된 액션 게임으로 나름 오락실에서 히트를 한 게임입니다.

이 게임을 소개한 이유는 이 게임도 대통령의 딸을 구출하러 가는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처음에 '파이널 파이트'를 소개해드렸는데, 그처럼 이 게임도 딸을 구출해야하는 것이죠. 문제는 그 딸이..

조기자 : ........나름대로 무섭게 생겼군요;

꿀딴지곰 : 세가새턴의 형편없는 3D 그래픽으로 히로인도 이렇게 밖에 표현이 안되었지만.. 그렇다고 게임이 재미없는 건 아니었습니다.

그래픽은 자세히 눈뜨고 보지 않으면 알아보기 힘들 정도인데, 아케이드 업소 용으로 만들다보니 나름대로 신경을 써서 게임성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주변에 친구들 시켜줘도 처음엔 그래픽이 못마땅하다 싶어 하더니 점점 몰입해서 즐기게 되더라구요. ^^ 재밌는 건 결국 통한다 싶더군요.

꿀딴지곰 : 그리고.. 오늘 마지막으로 소개할 캐릭터는 바로 '철권' 시리즈의 리리 로슈포르 입니다.

이 캐릭터는 설정상 엄청난 엄친딸 캐릭터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거대 석유회사 로슈포르 기업 회장의 외동딸인데요, 하늘하늘한 스커트와 강력한 공격력, 그리고 172cm의 늘신한 키(175cm에 55kg 라는 설정도 있음)와 어여쁜 미모로 ‘철권’ 계에 엄청난 반향을 몰고왔던 캐릭터입니다.

이 리리 로슈포르를 포스팅에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이유는 이 리리 로슈포르가 어렸을 때 재산을 노린 납치범들에게 납치당했으나 오히려 납치범들을 실신시켜놓고 자력으로 탈출했다는 일화가 있기 때문입니다. 정말 강한 여성이라고 할 수 있죠.

기존의 여성 캐릭터들은 죄다 누군가 구출해줘야했는데, 이렇게 자력으로 털어버리고 빠져나오는 캐릭터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하하;

조기자 : 흐흐. 확실히 그렇군요. 오히려 요즘 세대에 맞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겠군요.

꿀딴지곰 : 네 그렇습니다.

조기자 : 휴.. 시간이 또 꽤 됐네요. 그러면 교수님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요?

꿀딴지곰 : 네 조기자님 코로나 때문에 여기저기 고생인데, 건강 관리 잘 하시고 다음주에 또 밝은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조기자 : 네에 교수님. 고생하셨습니다~ 이렇게 이번 시간에는 '납치 미녀 구출작전’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는데요,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 (igelau@donga.com)나 어릴적 추억의 고전게임 이름이 궁금할때 꿀딴지곰 지식인 질문하기http://kin.naver.com/profile/valmoonk 로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꿀딴지곰 소개 :

꿀딴지곰
꿀딴지곰

레트로 게임의 세계란 '알면 알수록 넓고 깊다'며 더욱 매진해야겠다는 레트로 게임 전문가. 10년째 지식인에서 사람들의 잊어버린 게임에 대한 추억을 찾아주고 있는 전문 앤서러이자 굉장한 수준의 레트로 게임 헌터이기도 하다.

조기자 소개 :

조기자
조기자

먼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 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레트로 게임 개조를 취미삼아 진행중이며 버추어파이터 쪽에서는 igelau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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