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딴지곰 겜덕연구소] 90년대 아재들이 열광한다! 추억의 짝퉁 패미콤 게임기들 특집!

(해당 기사는 지난 2021년 2월 25일 네이버 포스트 게임동아 꿀딴지곰 겜덕연구소를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꿀딴지곰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지식인에서 고전게임 전문 답변가로 활동하고 계신 꿀딴지곰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90년대 청소년들을 환상의 게임세계로 인도했던 짝퉁 패미콤 게임기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시절, 시장을 주름잡던 짝퉁 패미콤들!]

조기자 : 안녕하세요 교수님, 오늘도 추억을 소환하는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어린 시절 마음 한 켠을 사로잡았던 그 추억들을 꺼내어보는 시간입니다. 바로 짝퉁 패미콤 특집입니다. ㅎ

꿀딴지곰 : ㅋㅋㅋ 사실 짝퉁 패미콤이 한국 게임시장의 어두운 단면 아닌가요 ㅎ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에 아버지께서 생일 기념으로 짝퉁 패미콤이라도 사오면 그날은 아주 경사나는 날이었죠. 게임기를 받은 아이는 아주 그냥 좋아서 어쩔줄 몰랐었구요.

특히 놀랐던 것은 팩을 꽂지 않아도 기본 게임이 몇십 개 탑재되어 있다는 점!! 친구라도 데려와서 2인용으로 하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고, 반에서 일약 스타가 되었죠. 요즘 말로 인싸가 되는데 짝퉁 패미콤 게임기만한 것이 없었습니다. (저작권 그건 뭔가요 먹는 건가요?)

조기자 : 흐흐. 그렇습니다. 저는 사실 패미콤 보다는 MSX 쪽, 아이큐2000 파였기에 패미콤 류 분들과는 약간 대립각을 세웠었습니다. 일종의 기종 싸움이라고 할까요? 당시에는 MSX 쪽이 짱이다 이렇게 우겼었습니다만, 그래도 액션 게임 쪽에서는 패미콤이 워낙 셌었으니까요. 마음 한켠에 부러운 맘이 없지는 않았었죠. 흐흐 ^^

꿀딴지곰 : 다만 노파심에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추억의 게임기들을 소개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오늘 사진이 상당히 많습니다. 데이터에 민감하신 분께서는 와이파이 환경으로 들어오시는 게 좋습니다. 데이터 폭탄이 펼쳐질 수도 있는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80~90년대를 풍미하던 토종 짝퉁 패미콤들!]

꿀딴지곰 : 그러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짝퉁 패미콤들이 출시되게 된 것은 패미콤 게임기의 하드웨어 저작권 기한이 끝났기 때문입니다.

소프트웨어 저작권 같은 경우 기한이 사후 70년이라고 되어 있는 것으로 아는데, 하드웨어는 그 기간이 굉장히 짧습니다. 때문에 패미콤이 출시된 후 저작권이 만료되어 누구나 클론(짝퉁)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우후죽순으로 풀리게 된 것입니다. 물론 그전에도 만들어대던 불법 회사들이 있었습니다만...

조기자 : 아하. 그러면 현재에도 볼 수 있는 각종 짝퉁 패미콤들이 불법은 아니라는 얘기인가요?

꿀딴지곰 : 네. 만약 별도의 게임을 탑재하지 않고 하드웨어만 출시한다면 불법이 아닙니다. 실제로 그러한 맹점을 이용해 고전 게임기 합본 게임기들이 요즘에도 많이 나오잖아요. '레트론5' 같은 게임기들이요.

꿀딴지곰 : 이 레트론 5라는 게임기는 다양한 레트로 게임기들을 구현하고 있는데, 닌텐도나 세가 등의 옛날 게임기를 합쳤음에도 과거 E3 게임쇼에 당당히 출품되었었죠. 불법이었다면 세가나 닌텐도도 가만히 있지 않았겠지만, 이들 회사들이 속은 쓰려도 그냥 지켜볼 수 밖에 없었을 거라고 하더군요.

조기자 : 흠.. 그렇군요. 지금 하드웨어를 만들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거~

꿀딴지곰 : 여튼, 국내는 크게 아이큐2000으로 대변되는 MSX 계열과 패미콤 계열의 게임기가 양대산맥으로 격돌했습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 슈퍼패미콤과 메가드라이브로 대체되었지만 적어도 80년대는 MSX와 패미콤의 대결이었죠.

꿀딴지곰 : 아이큐1000이나 2000은 주로 '교육용 컴퓨터'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이 컴퓨터를 사야 공부도 잘 할 수 있고 머리도 좋아지는 것처럼 표현되어서 엄청 팔려나갔죠. 게다가 당시 문화부에서 오락실에 의무적으로 '퍼스널 컴퓨터'를 비치하게 해서 보급이 더 커진 부분도 있습니다.

반대로 패미콤은 가정용 게임기 시장을 장악했는데요,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양질의 게임이 있다는 것 때문에 많이 보급이 되었습니다.

조기자 : 그리고.. 최종 승자는 결국 패미콤이 되었던 거죠? 그리고 그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이 짝퉁 패미콤이 될 거구요.

꿀딴지곰 : 네 그렇습니다. 패미콤을 만들어서 판매하면 엄청나게 돈을 벌 수 있다! 는 소식이 들리면서 전국적으로 짝퉁 패미콤 개발 붐이 있었습니다. XX상사, XX컴퓨터, XX전자 할 것 없이 다 뛰어들었죠. 그렇게 만들어진 짝퉁 패미콤들이 국내에 몇 백만 대는 팔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조기자 : 그렇죠. 엄청나게 판매됐을 겁니다. 저는 대기업 제품 중에.. 슈퍼콤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완성도가 상당했던 기억이 나네요. 초반에 유선 패드였다가 무선 패드까지 지원했던!!

꿀딴지곰 : 저도 기억이 납니다. 사실 이 슈퍼콤은 대만에 있던 게임기를 거의 그대로 본따서 만들었죠. 표절인지 라이선스를 받아서 온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예전에 해외의 고전 게임기 책자를 보다가 대만에 있는 걸 보고 허허. 싶었죠. 국내에서 굿 디자인 상까지 받았는데 알고 보니 대만산 게임기였다니. ^^;;

조기자 : ㅋㅋㅋ 뭐 그런 시절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짝퉁 패미콤 게임기라고 하지만, 대부분 이런 게임기도 아이들이 몇날 며칠이고 조르고 조르면 부모님들이 큰맘 먹고 사주는 형태가 아니었던가요?

별별 게임기들이 많았어서 저도 추억이 각별했던 기종이 몇 개 있습니다. 예를 들어 리틀컴 같은 건 키보드도 달려서 좋아했었어요.

조기자 :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다른 짝퉁 패미콤과 달리 색감흐림이나 노이즈 이런게 전혀 없었어요. 국산의 기술력을 느낄 수 있었죠. (-_);; 록맨을 돌려보니 색감이 진해서 완전 다른 느낌이었다는..

꿀딴지곰 : ㅋㅋ 나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술력!을 발휘한 케이스로군요. 리틀컴2 명기죠. 이 리틀컴2 외에 또 생각나는 패미클론은 없으신가요?

조기자 : 흠.. 있었죠. 굉장히 특이했던 게임기가 있었어요. 거북이 모양! 터틀몬이라고 했던가 그렇습니다.

꿀딴지곰 : 오오 터틀몬! 거북이 모양! 테크라인에서 만들어 현재까지도 AS가 된다는 전설의 짝퉁 게임기로군요.

꿀딴지곰 : 이 터틀몬은 상당히 신기한 게임기였습니다. 거북이 모양도 모양이지만, 건콘도 기본 탑재되어 있었고 패드는 세가 드림캐스트를 본따서 6버튼을 구현했죠. 완전체에 가까운 짝퉁 패미콤 중 하나였습니다.

모양도 지금은 촌스럽기 그지없지만, 어렸을 때는 상당히 멋있게 보였었어요. ㅎㅎ

조기자 : 그리고 이러한 테크라인의 짝퉁 패미콤 중에 아주 제대로 유명세를 떨친 게임기가 있지 않았나요? 너무 너무 유명했던 게임기요. '아빠 게임해!'

꿀딴지곰 : 아빠 게임해! 엄청났었죠. 국내 짝퉁 게임기 중에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 셀러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름도 쉽고 컴팩트하고 깔끔한 형태로 큰 사랑을 받았었습니다.

꿀딴지곰 : 흠.. 조기자님. 이렇게 하나씩 소개하려면 너무 많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짝퉁 패미콤들을 한 번 나열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조기자 : 아 그럴까요? 사실 하나씩 소개하려면 끝도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꿀딴지곰 : 그리고 조기자님이나 제가 딱히 짝퉁 패미콤 류는 보관을 하고 있지 않은데, 다행히 구닥동 신비님께서 흔쾌히 사진을 제공해주셨습니다. ^^

조기자 : 감사합니다 신비님~~

조기자 : 우와 이 시절에 벌써 팩과 스틱의 결합이라니..시대를 앞서간 게임기로군요.

꿀딴지곰 : 네 저도 놀랐습니다. 최근에 중국에서 스틱에 월광보합을 탑재한 불법 게임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그 원류라고 할만한 기종이 있었네요. 하하

꿀딴지곰 : ㅋㅋㅋ 민텐도64 ㅎㅎ 예전에도 알고는 있었지만 새삼 다시보니 엄청나네요 ㅎㅎ

조기자 : 저도 가지고 싶어지는 게임기입니다 교수님.. 덜덜

조기자 : 이야 저 패드 정말 아스트랄하네요.

꿀딴지곰 : 의외로 인류 최고의 인체공학적 디자인일 수도 있습니다. ㅎㅎ

꿀딴지곰 : 이렇게 짝퉁 패미콤들을 살펴보았는데요, 역시 대단하지 않습니까?

조기자 : ㅋㅋ 정말 대단합니다. 새삼 한국의 디자인 능력이 해외 유명 디자이너 못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기상천외하면서도 묘하게 세련되기도 하고, 나름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을만 하기도 하고.. 닌텐도 패미콤과 드림캐스트에서 모방하기도 하고.. 새삼 무법천지인 그시절의 게임 시장이 다시 떠오르네요.

그리고 또 제가 어렸을때 즐겼었던 짝퉁 패미콤들을 이렇게 박스 사진으로나마 볼 수 있게 되니 너무 반갑습니다. ^^

꿀딴지곰 : 그렇죠. 다양한 닌텐도 등 저작권이 필요한 게임들이 탑재되어 있던 짝퉁 패미콤 게임기들. 뭐 이것도 과거이고 우리의 역사이기도 하니까요. 그 시절의 추억으로 바라봐야겠습니다.

조기자 : 뭐.. 이러한 짝퉁 패미콤이 얼마나 대중에게 사랑받았는지는 경기도 킨텍스에서 열렸던 '플레이엑스포' 추억의 게임장에서도 드러났었으니까요.

꿀딴지곰 : 그러면 조기자님. 마지막으로.. 게임잡지에 소개됐던 짝퉁 패미콤 게임기는 어떨까 살펴보겠습니다. 에매랄드 드래곤님께서 90년대 게임월드와 게임챔프, 게임라인에서 광고 사진을 발췌하여 보내주셨습니다. ^^

조기자 : 그시절 짝퉁 패미콤 게임 광고! 추억 돋을 것 같네요. 하하

조기자 : 와 슈퍼킹! 저런 모양의 패미콤 게임기도 있었나요? 배트맨 비행기를 연상시키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입니다. ^^

꿀딴지곰 : 자아 이렇게 다양한 짝퉁 패미콤 게임기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정말 다양한 게임기들을 확인할 수 있었네요. 그리고.. 이러한 짝퉁 게임기들을 넘어서는 형태의 엄청난 짝퉁 패미콤 게임기가 있었으니.. 두구두구 두구두구~~~ 바로 '패밀리 카드' 입니다.

조기자 : 오 패밀리 카드!! ㅋㅋㅋ

꿀딴지곰 : 아시는 분들은 아시죠. 패밀리카드가 무엇인지요. 바로 재믹스나 아이큐2000 등의 MSX에서 패미콤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해주었던 카드 입니다~~

조기자 : 크으 멋집니다. 이런 변종이 탄생하다니..

꿀딴지곰 : 사실 저는 이 패밀리 카드를 실제로 본 적은 없어요. 위에서 꽂는 게 아니라 앞쪽으로 꽂는 버전만 봤었거든요. 실물을 쓰셨던 분들이 계시다면, 혹은 현재도 가지고 계신 분들 계시면.. 제보 좀 부탁드립니다. 현존하는지 확인하고 싶어서요. ^^ 비싸게 구입도 가능합니다. 험험;;

조기자 : 흐흐 앞쪽으로 꽂는 패밀리 카드는 저도 하나 보관하고 있죠. 박스셋으로..

조기자 : 휴.. 교수님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요? 오늘도 다양한 짝퉁 패미콤에 대해 소개를 해보았는데요, 사실 모양만 다르지 본질은 패미콤이기 때문에 딱히 자세히 설명할 것은 없었던 것 같고, 그동안 국내에 등장했었던 다양한 짝퉁 패미콤들을 살펴보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짝퉁 패미콤에 추억이 있으신 분들이 많기 때문에 그분들이 한 번씩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면 성공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꿀딴지곰 : 네 그렇습니다. 저 조차도 추억에 푹 빠졌었습니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조기자님. 다음주에 또 재미난 내용으로 뵙겠습니다.

조기자 : 네에 교수님. 고생하셨습니다~ 다음주에 뵙지요. 이렇게 이번 시간에는 '시대를 장악했던 짝퉁 패미콤’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는데요,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 (igelau@donga.com)나 어릴적 추억의 고전게임 이름이 궁금할때 꿀딴지곰 지식인 질문하기http://kin.naver.com/profile/valmoonk 로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꿀딴지곰 소개 :

레트로 게임의 세계란 '알면 알수록 넓고 깊다'며 더욱 매진해야겠다는 레트로 게임 전문가. 10년째 지식인에서 사람들의 잊어버린 게임에 대한 추억을 찾아주고 있는 전문 앤서러이자 굉장한 수준의 레트로 게임 헌터이기도 하다.

조기자 소개 :

먼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 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레트로 게임 개조를 취미삼아 진행중이며 버추어파이터 쪽에서는 igelau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