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대환장 판타지의 성공적인 모바일 적응기 ‘코노스바 모바일’
넥슨의 신작 모바일게임 ‘코노스바 모바일’이 지난 8월 19일 정식 서비스에 돌입했다.
‘코노스바 모바일’은 수많은 이세계 전생물 중에서 ‘클리세 비틀기’로 호평을 받았던 ‘이 멋진 세계의 축복을!’을 소재로 개발된 모바일게임이다.
지난 2020년 지스타에서 넥슨 쇼케이스를 통해 국내 시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코노스바 모바일’은 지난 2018년 2월 일본 및 대만에 선 출시되어 현지 애플 앱스토어 인기게임 1위, 최고 매출 3위권(일본) 안에 진입하는 등 호평을 받으며, 해외에서 먼저 인정을 받은 게임이다.
특히, 넥슨 역시 ‘코노스바 모바일’의 출시에 앞서 일본 IP 게임으로는 드물게 원작 애니메이션의 한글 더빙 제작을 지원하여 해당 성우진을 게임 속에 그대로 활용했으며, 사전예약 홈페이지에 애니메이션 1기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현지화에 큰 공을 들여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 게임의 특징은 원작의 괴랄한 캐릭터와 개그와 황당함을 넘나드는 스토리를 모바일게임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름부터 심상찮은 원작 ‘이 멋진 세계의 축복을!’은 수 많은 이세계 전생물 라노벨(라이트노벨 소설) 중에서도 매우 독특한 스타일의 작품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먼저 원작의 주인공 '사토 카즈마'는 이세계로 전생될 때 사기급 능력치를 받는 다른 소설의 주인공과 달리 '행운'을 빼면 능력이 일반인 수준이며, 주변 인물들이 일으킨 사건 사고에 끊임없이 휘말려 온갖 고생을 다 하는 캐릭터다.
이 '카즈마'와 함께 여행하는 이들조차 범상치 않다. 아는 마법이라곤 폭렬마법 밖에 없어 마법만 쓰면 주변을 초토화 시키는데다 한번 주문을 쓰면 걷지도 못하는 마법사 '메구미', 성전사이지만 성적 취향이 정상인의 범주에서 한참 벗어나 공격보다는 맞는(?) 것을 선호하는 '다크니스'.
주인공을 이세계로 전생시켜준 여신이지만, 게으른 성격과 음주가무 속에 온갖 사건 사고는 다 치고 다니는 민폐 그 자체인 '아쿠아' 등 정상적인 인물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이며, 여행을 다니며 만나는 캐릭터 모두 나사 하나씩은 빠져 있는 매력적인 이들로 가득하다.
이러한 원작의 분위기를 코노스바 모바일은 게임 속에 그대로 녹여내 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을 자아낸다. 게임 속 등장하는 캐릭터는 금일(24일) 기준 19종으로 이 캐릭터 모두 수준급 일러스트와 Live2D 연출 등으로 생동감 있게 그려진다.
더욱이 게임의 진행 역시 원작 스토리의 큰 틀을 따라가는 모습이다. 게임의 핵심인 메인 퀘스트는 스태미나를 소비해 마왕군을 상대로 스테이지 클리어에 도전하는 콘텐츠로, 클리어 시 캐릭터 성장 재료와 장비 제작 및 강화 재료를 획득할 수 있으며, 스테이지 단계가 높아질 수록 원작의 메인 스토리가 개방된다.
또한, '코노스바' 항목을 별도로 마련해 두어 원작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의 애니메이션의 스토리를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으며, 원작 팬들을 위해 일본어 음성으로도 스토리를 즐길 수 있는 등 이 게임 하나면 원작을 다 봤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매우 짜임새 있게 그려진다.
물론, 독창적인 오리지널 요소도 다수 존재한다. 적에게 부여한 대미지와 난도에 따라 기록된 스코어를 경쟁하는 '배틀 아레나'나 애리스(골드), 파워 포션(경험치 포션)을 비롯하여 캐릭터 성장에 필요한 다양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프리 퀘스트' 등 게임 속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
여기에 19종에 이르는 캐릭터마다 별도의 스킨이 마련되어 있고, 같은 캐릭터라도 등급이나 일러스트가 다른 바리에이션으로 등장해 속성, 스킬이 모두 다르게 그려지는 등 캐릭터를 수집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바로 인연 시스템이었다. '코노스바 모바일'은 캐릭터마다 인연 랭크가 존재하며, 인연 랭크가 증가할수록 캐릭터의 능력치가 상승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음성 및 별도의 스토리를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인연 랭크는 캐릭터 교류를 통한 대화나 선물, 아르바이트 등으로도 상승시킬 수 있지만, 전투로 상승하는 폭이 더욱 크다. 따라서 캐릭터의 숨겨진 이야기를 확인하거나 중요 캐릭터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반복해서 전투에 참여시킬 수밖에 없다.
이를 통해 몇몇 효율 좋은 캐릭터만 사용하는 것이 아닌 여러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한 것이 매우 흥미로웠다.
전투는 2010년대 자주 등장했던 일본 RPG 스타일의 전투 시스템이 도입되었다. 게이머는 총 5명의 캐릭터를 선택하여 전투에 나설 수 있으며, 전투 게이지에 따라 일반 공격 혹은 필살기를 쓸 수 있는 등의 액션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다만 2020년 출시된 원작을 베이스로 하다 보니 전투 연출이나 인 게임 캐릭터들의 퀄리티는 최근 등장하는 수집형 RPG와 비교해 떨어지는 편이다.
여기에 속성별로 약점이 존재하는 등 전략적인 요소도 존재하지만, 캐릭터 특성과 위치까지 고려하여 덱을 구성해야 하는 최근 게임들과 비교하기 어려우며, 자동 전투, 수동 전투 모두 큰 차이가 없어서 전략적인 재미도 부실한 것은 다소 아쉬웠다.
이처럼 코노스바 모바일은 인기 원작의 스토리를 그대로 만끽할 수 있다는 점과 다양한 인연 시스템을 비롯한 다양한 육성 시스템 등 수집형 RPG에 충실한 콘텐츠를 지닌 작품이다.
비록 전투와 액션 부분은 다소 아쉽지만, 원작을 알면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고, 원작을 몰라도 새로운 작품을 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서브컬처 장르에 관심이 있는 게이머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현재까지 ‘코노스바 모바일’에 구현된 시나리오가 아직 원작의 초반부에 지나지 않고, 향후 지속적으로 스토리와 콘텐츠가 추가될 것을 예고하고 있어 꾸준히 즐길 만한 작품인 것이 사실.
과연 넥슨의 2021년 첫 신작으로 출시된 ‘코노스바 모바일’이 2013년 처음 발매되어 7년간 큰 사랑을 받았던 원작의 인기를 계승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