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언리얼로 무장한 코나미 위닝의 신작 'e풋볼', 직접 해보니..
'위닝일레븐'으로 전 세계 축구 게임 시장을 양분하던 코나미 'PES' 시리즈의 최신작 'e풋볼'의 데모 버전이 미디어들에게 공개됐다.
언리얼 엔진으로 교체, 이전보다 4배 이상 많은 애니메이션을 제공한 '모션 매칭' 애니메이션, 콘솔 vs PC 등의 매치 메이킹이 가능한 플랫폼별 크로스 플레이 기능 등 'e풋볼'은 일찍이 대변혁을 예고하며 게이머들의 관심을 모았던 상황.
이에 본지에서는 지난 9월 3일 유니아나 사옥에서 'e풋볼' 데모 버전을 플레이하며 전작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살펴봤다.
새 엔진에 따른 우려는 없었다..풍성한 모션 '인상적'
사실 '위닝일레븐'이나 'PES' 시리즈는 매번 코나미가 엔진을 바꿀 때마다 문제를 일으켜왔다. 공중에 붕 뜬 듯한 캐릭터들, 버벅이는 AI, 부족한 조작성 등 미흡한 완성도로 팬들의 원성을 샀던 것. 때문에 이번 언리얼 엔진 교체에도 상당한 우려섞인 시선으로 바라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직접 플레이해보니 그러한 우려는 싹 날아갔다. '응? 생각보다 괜찮은데?'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캐릭터들이 바닥에 착 가라앉아 안정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우선 첫인상은 전작에 비해 다소 선명해진 느낌이 들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옷의 질감이나 잔디 등 전작보다 확실히 그래픽적으로 발전된 점이 눈에 띈다. 그렇다고 이질감이 있는 건 아니고 느낌 자체는 분명히 'e풋볼'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언리얼 엔진으로 바뀌었다고 엄청난 그래픽적 변화가 있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공중을 부양하는 느낌이라거나 완성도가 떨어져 보이지 않았다는 점은 'e풋볼' 팬들에게 크게 위안이 되는 점일 거라 생각한다.
이후 게임을 플레이해 보니 동작 부분은 많이 달랐다. 4배 많은 애니메이션인지는 모르겠지만 캐릭터 별 움직임이 상당히 늘어난 느낌이다. 조작도 많이 바뀌어서 애를 먹었는데, 압박 수비 개념이 없어졌고 공방 중 공격 스피드가 상승한 듯 했다.
특히 새로운 기능인 파워슛이나 파워 패스 등의 활용도가 높았고, 공격 도중에 역습 상황이 전작보다 빈번하게 일어났다. 시원시원한 전개는 그동안의 'e풋볼'에서 쉽게 보지 못했던 상쾌함도 느끼게 해주었다.
반대로 동작이 많아져서인지 이전처럼 급격한 방향 전환이나 패드 컨트롤로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골대 앞까지 가는 게 힘들어졌다. 아직 움직임에 익숙하지 못해 개인기 돌파가 어려워서 상대적으로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는데, 반대로 역습 상황에서 개인 돌파 플레이는 시원시원하게 진행됐다.
또 캐릭터 관성이 조금 더 심해진 느낌이다. 공을 경합하다 급격히 방향을 틀면서 패스나 슛을 하면 거의 실패했고, 또 파워슛이나 패스 때에도 상대방이 견제하면 제대로 나가지 않는 등 공간적 활용이 중요해보였다. 태클도 틈틈이 해 보았는데, 태클에 대한 판정이 넉넉하여 한 번씩 쓰기엔 나쁘지 않았다.
10여 판 정도 대전해 본 것 뿐이라 명확한 진단은 어렵지만, 결국 패스 위주와 포메이션 위주의 전략, 역습형 돌파가 중요해진 듯 싶다.
크게 달라진 게임성, 코나미의 노림수는 e스포츠?
솔직히 짧은 정도의 플레이로 이번 'e풋볼'에 대해 감을 잡았다고 보긴 어렵다. 시간이 조금 더 있었다면 6시간 정도는 계속 대전을 해서 감각을 알아보고 싶었으나, 코로나19로 주어진 시간은 1시간 반이 전부였기에 아쉬웠다.
결론만 말하자면 그래픽은 상위 호환 업그레이드 되었고, 언리얼 엔진으로의 교체에 따른 리스크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조작법이 조금 바뀌었기 때문에 이 부분은 기존의 'PES' 게임 팬들에겐 다소 적응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데, 모션 자체가 많아졌고 역습 상황이 많아졌기에 게임을 좀 더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된 것 같다는 결론이다.
심지어 회사를 나서는데 '아 좀 더 플레이 하고 싶다' 라는 느낌. 이정도면 데모 버전인데도 상당히 잘 만들어진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그러면 코나미는 왜 이런 식으로 'e풋볼'에 대변혁을 시도한 것일까. 개인적으로는 라이벌 게임인 '피파' 시리즈에 이 상태로는 답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 아닐까 싶다. 또 하나, 크로스 플랫폼 방식으로 또 한 번 도약을 꿈꾸려 한 것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실제로 코나미는 이번 'e풋볼' 시리즈부터 PC 스팀과 엑스박스 시리즈 S와 X, PS4와 PS5 까지 멀티 플랫폼으로 연동하여 하나의 서버에서 게임을 즐기도록 구성하고 있다.
그리고 겨울부터는 게임 내에 e스포츠 리그가 가능한 업데이트 및 대형 e스포츠 대회를 진행한다는 복안도 내놨다. 즉, 이번 'e풋볼' 부터는 PC와 콘솔 게임 모두에게 무료로 풀어 플레이 게이머 수를 넓히고, 부분유료화로 수익을 내고, e스포츠로 게임 생명을 연장시키려 한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코나미 같은 보수적인 회사에서 어떻게 이런 발상을 했나 싶긴 한데, 아무래도 최근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e스포츠로도 돈을 벌고 있는 '파워풀 프로야구'가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생각된다.
여하튼, 이번 'e풋볼'은 앞서 언급한 조작성 외에도 FC 바르셀로나, 유벤투스, FC 바이에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이 참가하는 로컬 매치, 팀 빌딩 모드(Name TBC), 온라인 리그(Name TBC), 매치 패스 시스템 등 다양한 모드가 준비된다고 하니 기대해볼만 한 것 같다.
향후 코나미가 내세우는 'e풋볼'의 변혁, 그리고 향후 개최할 글로벌 리그는 어떤 모습일까. 앞으로 PS4로 천천히 'e풋볼' 신작을 즐기면서 관찰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