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피파22', 하이퍼 모션이 만든 진짜 차세대 축구 게임
오는 10월 1일 EA의 축구 게임 '피파(FIFA) 시리즈'의 최신작 '피파22(FIFA22)'가 발매된다. 그리고 다들 잘 아는 것처럼 '피파 시리즈'는 정식 출시일보다 먼저 게임을 만날 수 있다.
남들보다 게임을 빨리 즐기고 싶은 마니아층은 게임이 선행 오픈되는 '피파22' 얼티밋 에디션을 구매해 게임을 즐기면 된다. 또, EA의 게임 구독 서비스인 'EA 플레이'를 통해 10시간을 먼저 체험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자도 정식 발매보다 조금 빨리 '피파22'를 만나볼 수 있었으며, 차세대 기술인 하이퍼 모션을 더한 '피파22'가 보여준 모습에 상당히 만족했다. 지난 몇 년간 큰 발전이 없었던 '피파 시리즈'는 이번 '피파22'에서 하이퍼 모션을 통해 제법 다양한 변화를 끌어냈다.
하이퍼 모션은 플레이스테이션5(이하 PS5)와 엑스박스 시리즈 X/S 버전에서 만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다. 아쉽게도 플레이스테이션4나 PC 버전에는 적용이 안 됐다. 리뷰도 PS5 버전이 기준이다.
하이퍼 모션이 더해진 '피파22'는 딱 한 판만 플레이해 봐도 변화가 느껴질 정도다. 튜토리얼부터 다르다. 게임을 처음 켜면 등장하는 튜토리얼 과정에 베컴, 앙리 등 전 유명 축구 선들이 등장하고 다양한 시네마틱 연출을 마련해 몰입도를 높였다.
이번 작품의 핵심 변화인 하이퍼 모션은 선수 한 명의 모션 캡처를 넘어 필드 위의 22명 전체를 캡처해 더 현실적인 움직임을 담아낸 것이 강점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인공지능(AI) 기술인 머신 러닝까지 더했다. 인공지능은 자료를 반복 학습해 수많은 데이터를 쌓았다. 모션 캡처 데이터와 머신 러닝 데이터를 모두 적용해 더 실제와 같은 선수들의 움직임을 구현했다.
게임에는 4,000개 이상의 애니메이션이 새롭게 추가됐고, 이런 애니메이션은 패스, 슛, 헤딩, 몸싸움, 수비, 드리블 등 선수들의 모든 동작에 영향을 미친다. 기존 버전을 즐긴 게이머라면 공을 처음 잡는 선수들의 동작 등 다양한 부분에서 변화가 생긴 것이 느껴질 것이라 본다.
여기에 선수 한 명의 움직임을 살리며 팀의 유기적인 움직임까지 구현했다. 경기를 즐겨보면 선수들이 서로 더 엉키고 부딪히며, 재미있는 모습이 펼쳐진다. 쓰러졌다 일어나는 선수가 경기 상황을 주시하며 몸을 가볍게 푸는 등의 모습까지 나온다.
물론 이번 '피파22'는 하이퍼 모션을 처음 적용한 버전이라 그런지 골 세리머니 이전에 선수들이 제대로 자리를 찾지 못하는 등 이상한 모습이 나오기도 한다. EA는 하이퍼 모션을 계속해서 발전시켜나갈 방침이다.
게임 플레이 부분의 변화도 느껴진다. 가장 대표적인 변화가 수비다. 기존 '피파 시리즈'는 수비를 위해서 수비형 미드필더를 수비 진영으로 계속해서 내리는 조작이 필요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수비 가담이 거의 없는 수준으로 그려졌기 때문이다.
'피파 시리즈'의 경우 기본적인 수비가 대부분 자동으로 이뤄지기에 수비형 미드필더를 통한 패스 루트 차단이 중요하다. 그런데 수비형 미드필더가 수비 진영으로 내려오지 않고 멀리서 바라보는 경우가 많았으니 게이머들이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피파22'에서는 별다른 조작이 없어도 미드필더들의 수비 가담이 잘 이뤄진다. 기존 시리즈를 즐겨온 게이머라면 상당히 긍정적인 변화에 좋은 점수를 줄 것으로 보인다.
공격 부분에서도 개선이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피파 시리즈'에서는 선수들의 달리기 속도가 상당히 중요하다. '피파 얼티밋 팀' 콘텐츠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선수 카드도 대부분 페이스(PACE, 속도) 능력치가 놓은 선수들이 많다.
아무리 패스 능력치가 좋은 선수라고 해도 속도가 느리면 쓰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다른 능력치가 떨어지더라도 달리기 속도가 빠른 육상부 스타일의 선수로 팀을 구성하는 것이 더 유리했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하이퍼 모션과 택티컬 인공지능 덕분인지 정확한 킥으로 공격을 전개할 수 있는 상황이 자주 나온다. 정확한 킥으로 반대쪽 열린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손흥민 선수가 긴 패스를 받기 위해 공간을 침투하는 움직임이 게임에서 종종 펼쳐진다. 스포츠 뉴스에서나 봤던 그런 하이라이트 말이다.
물론 여전히 속도가 빠른 선수가 좋고 필요하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공격을 풀어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다. 지속적인 발전을 통해 더 현실과 같아진다면 패스 도사 스타일의 선수도 '피파 시리즈'에서 빛을 보는 날이 오지 않을 수 있을까 한다.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가 개선되고 재미있어졌기에 다양하게 마련된 게임 플레이 모드는 재미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나만의 팀을 만들어서 멀티 플레이 등 다양한 즐길 거리를 즐길 수 있는 '피파 얼티밋 팀'은 팀의 경기장을 꾸미는 것까지 마련했다.
선수나 감독의 입장에서 즐길 수 있는 '커리어' 모드도 강화됐다. 특히 선수로서 즐기는 '커리어' 모드의 경우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선수를 육성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다양하게 마련된 특전을 통해 능력을 보충하는 것도 가능하다. 싱글 플레이를 많이 즐기는 게이머라면 '커리어' 모드가 푹 빠져 즐길 수 있는 모드가 될 것이라 본다.
길거리 축구를 즐길 수 있는 '볼타' 모드도 건재하다. 특히, 이번에는 '볼타 아케이드'까지 준비했다. '볼타 아케이드'의 경우 발로 즐기는 테니스, 피구 등을 즐길 수 있는 모드다. 현재 정식 오픈 전이라 만나볼 수 없었지만, 색다른 축구의 재미를 전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3D 사운드를 적용해 더 몰입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게다가 PS5의 경우 컨트롤러 활용도 한층 세련된 모습이다. 선수들의 몸싸움이나 공이 골대에 맞았을 때 등에 맞춰 진동을 전한다. 아울러 작년 버전에서는 선수들이 체력이 떨어지면 달리기 버튼인 'R2'의 저항감이 상당했는데 이번에는 적당한 수준으로 조정됐다.
이외에도 다양한 변화가 있다. 경기 전의 입장 장면도 강화됐고, 커리어 모드에서는 라커룸의 모습도 나온다. 극적인 상황에서 경기에 승리하면 벤치의 선수들까지 모두 뛰어나와 축하한다. 선수들의 비율과 그래픽에도 여러모로 신경을 쓴 티가 난다.
이번 '피파22'는 하이퍼 모션을 기반으로 다양한 부분에서 변화를 꾀했다. 그간 시리즈를 즐겨온 게이머라면 긍정적인 변화에 높은 점수를 주기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진정 차세대 기기에 어울리는 축구 게임의 시대가 열렸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