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너즈 워'로 친해진 父子 "내친김에 세계대회도 우승해 볼래요"
글로벌 e스포츠 대회 '서머너즈 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2021(이하 SWC2021)'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의 '서머너즈 워' 게이머들이 세계 정상을 두고 겨루는 이 대회는 월드 파이널 티켓을 두고 각 대륙별 격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 한국 지역에서도 두 명의 대표 선수가 선발되어, 월드 파이널을 향한 도전에 나서고 있다.
재미난 점은 한국 지역 예선 1위로 진출한 소진혁(아이디: SECONDBABY) 선수가 아버지와 함께 출전한 17세의 고등학생이라는 점이다. 아버지인 소경용 선수(아이디: FOURBABY) 선수가 '서머너즈 워'를 즐기다 아들에게 소개해서 함께 대회에 출전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소진혁 선수에 대한 관심도 부쩍 높아지고 있다.
"처음에는 보통의 다른 가정처럼 아내가 게임하는 것을 반대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아내의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제 아이디인 'FOURBABY'도 아내가 지어준 거예요."
아버지인 소경용 선수는 '서머너즈 워'가 가족애를 더 든든하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는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아내도 처음엔 아이와 함께 게임하는 것을 반대했지만, 같이 게임을 하면서 부자 사이도 더 깊어지고 공감대도 맞아 돈독해지는 걸 보고 이제는 함께 응원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제가 어릴 적에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했어요. 정말 즐겁게 플레이하고, e스포츠 경기도 재미있게 봤는데요, 그때나 지금이나 게임은 여전히 전 세대가 모두 어울려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인 것 같아요."
소경용 선수는 '아들과 같은 취미를 갖고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건 행운인 것 같다'라며, 대부분의 대화 주제가 게임으로 쏠리기도 하지만, 게임을 통해 재미와 즐거움이라는 긍정적인 감정을 함께 느끼면서 서로 이야기하고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점은 큰 장점이라고 답했다.
또 어느 순간 아들이 자신의 실력을 추월하고, 이후 꾸준히 실력이 일취월장해 이제는 세계 각 지역의 게이머들과 어깨를 겨룰 만큼 무서운 실력자가 됐다면서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제는 SWC 월드 파이널에서 좋은 성적이 나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국 대표로 출전하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꼭 우승해서 부모님께 효도해드리고 싶어요."
한국 대표 선발전에 참여해 한국 1위로 오른 아들 소진혁 선수도 이번 SWC2021 월드 파이널에 대한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꼭 우승을 노려보겠다는 포부였다. 아버지가 탈락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빠 몫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답변했다.
"당장은 월드 파이널보다 아시아퍼시픽 대회를 잘 치르는 게 목표예요. 상대 선수의 전력을 분석하고 새로운 조합을 찾아 공략할 계획이죠. 일본 전통 강호 MATSU 선수와 아시아퍼시픽 지역 B조 1위로 올라온 DILIGENT 선수가 경계 대상이에요."
소진혁 선수는 지난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상대에 따라 치밀하게 전략을 준비하고, 속도 싸움으로 턴을 먼저 가져가고 끝까지 버티는 전략을 써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아시아퍼시픽에서도 그는 상대에 맞춤형 전략을 가지고 좋은 성과를 한 번 만들어 보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승할 거라 믿고 있고요, 동기 부여를 위해 공약을 건다면, 우승 시 아들이 원하는 것을 사주겠습니다!"
아들의 한국 대표 출전에 흐뭇한 아버지 소경용 선수는 인터뷰 중에 공약을 걸었다. 그리고 아들 소진혁 선수도 그 말을 듣고 "믿어보세요."라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어느 부자들보다도 돈독해 보이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이렇게 소진혁 선수가 출전하는 아시아퍼시픽컵은 오는 10월 2일 오후 2시(한국 시각 기준)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이 부자(父子)가 과연 월드 파이널에 진출하고, 또 세계에서도 이름을 날릴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