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재 니보 대표 "'지구를 지켜라!'로 살기 좋은 지구를 꿈꿔요"
'지구를 지켜라!'. 영화 제목이 아니다. 지난 9월 말에 '제15회 새로운경기 게임오디션'(이하 오디션)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한 게임 이름이다.
게임 개발사 '니보'에서 개발 중인 '지구를 지켜라!'는 이용자가 지구를 창조한 신이 되어 지구를 환경 오염으로부터 보호하고 아름답게 성장시키는 게임이다. 지구의 성장 및 역사적 순서에 따라 게임 내 오브젝트와 배경 등이 발전하는 것이 특징으로, 독특한 게임성과 그래픽으로 오디션 당시 심사위원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쟁쟁했던 이번 오디션에서 우승을 차지한 '지구를 지켜라!'는 과연 어떤 게임일까, 니보의 조희재 대표를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지구를 지켜라!'는 어떤 게임?
"게임 속에서 플레이어는 지구를 창조한 신이 돼요. 지구를 하나 생성하게 되고, 동료 신들을 소환해 내면서 지구의 문명을 발전시켜 나가게 되죠. 중간중간 환경 오염도 제거하면서 문명도 발전시키는 거예요."
조희재 대표는 '지구를 지켜라!'를 방치형 시뮬레이션 RPG라고 했다. 직접 신의 위치에서 지구를 보살피는 게임으로, 문명도 발전시키고 오염도 제거하고 잘 가꾸다 보면 지구가 쾌적하게 관리되면서 동물들이 늘어난다고 한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인간도 잘 살고 오염을 제거하면서 동물도 잘 사는 살기 좋은 지구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지만, '다 함께 잘 살자'라는 메시지 외에도 코로나19로 힘든 사람들에게 간접적으로 지구 전체를 둘러보는 효과도 주고 싶었다고 한다.
"문명의 발달을 통해 지구촌 곳곳의 랜드마크를 건설할 수 있어요. 자유의 여신상, 에펠탑, 피사의 사탑, 파라오 등등.. 그런 곳을 보면서 위안을 얻었으면 했어요. 여행을 가지 못하는 현재의 답답한 심정을 좀 풀어보자는 취지였죠."
실제로 조 대표는 해외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이것저것 이국적인 감성을 느끼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다고 한다. 때문에 게임 안에도 다양한 랜드마크를 넣고 간단한 설명도 집어넣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조 대표는 또 이러한 랜드마크들이 역사적으로 시기가 다 있기 때문에, 지구를 발전시키는 과정에 맞춰서 역사적으로 순서대로 맞게 배치했다고 한다. 지구가 태초부터 성장해가는 컨셉이라는 것으로, 교육적 효과도 있을 것으로 생각됐다.
"동물도 굉장히 많이 나와요. 아프리카는 기린이나 코끼리, 중국은 팬더 같은 동물이 있죠. 물속에는 작은 물고기부터 큰 물고기까지 다양해요."
'지구를 지켜라!'에서 각종 오염들을 제거하다 보면 쾌적함이라는 게이지가 생기면서 동물 조각을 획득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동물들이 생성된다고 한다.
귀여운 동물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의 위안을 찾고 힐링할 수 있다는 것이 조 대표의 설명이었다. 처음엔 시뮬레이션과 발전의 요소로 플레이하다가, 어느 시점부터는 마음의 위안을 찾을 수 있는 힐링 게임으로 변모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조희재 대표는 "방치형 힐링 요소를 처음부터 기획 의도로 삼긴 했어요. 하지만 힐링이라는 게 저희가 힐링이라 얘기해 봐야 받아들이는 사람이 그렇지 않으면 아니잖아요. 그래서 게임하시는 분이 그렇게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다 생각하긴 해요."라고 답했다.
"게임 내의 주된 오염 요소는 자연재해와 인간이 만들어낸 재해로 나누어져요. 버튼 하나만으로 쉽게 제거할 수 있지만, 사람들에게 약간은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했어요."
'지구를 지켜라!'에는 다양한 환경 오염 요소가 등장한다. 게임 초기에는, 화산 폭발이나 바다에 허리케인이 생기는 식의 자연재해가 많다. 사실 오염 요소라고 하긴 그렇지만, 게임 내에서 '동물이 살기 힘들어지는 요소'를 오염이라고 넓게 정의했다고 한다.
그리고 게임을 많이 진행할수록 문명이 발달하고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다양한 오염이 생성된다. 바다에 기름이 유출된다든지, 해양에 쓰레기 섬이 생긴다든지. 그런 것들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게임 안에는 동료 신들이 있어요. 대륙별로 유명한 신들의 존재들이죠. 각자 게임에서의 역할이 있어요."
'지구를 지켜라!'에는 이집트에는 클레오파트라, 유럽에는 제우스, 지역별로 동료 신들이 존재한다. 조 대표는 다양한 신들을 등장시켰지만, '지구를 지켜라!'가 글로벌 서비스를 지향하는 게임이다 보니 지역별로 반감이 생기지 않게 구성해 보고 있다고 전했다.
'지구를 지켜라!'를 개발하기까지, 경기도가 큰 도움 줘
"실제로 개발 기간이 꽤 길었죠. 프로토타입이 6개월 이상 걸리고, 이후 1년 정도 걸렸으니까요."
조희재 대표는 성남 판교에 유명한 게임회사 출신이다. 누구나 알만한 대형 RPG의 메인 프로그래머였던 그는 '내 것을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에 불쑥 큰 회사를 그만두고 인디 게임 개발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주변에서 걱정과 만류가 많았으나 더 늦기 전에 한번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한다.
"경기 게임 아카데미 10기를 수료했어요. 큰 도움이 되었죠."
조희재 대표는 처음에 경기 게임 아카데미에 대해서 긴가민가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직접 멘토링을 접해보니 그동안 완전히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큰 회사는 업무가 분산이 되어서 각자 일해서 취합하는 방식이었는데, 작은 프로젝트는 그런 식이 독이 되었다는 것.
그래서 경기 게임 아카데미를 통해 개발 스타일도 협업하는 스타일도 바꾸게 되었고, 게임을 어느 관점에서 봐야 할지 다시 설계하게 됐다고 한다. 프로그래밍, 기획, 아트 전반적으로 거의 다 많은 부분에서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이번에 '제15회 새로운경기 게임오디션'에서 우승해서 너무 좋아요. 제 도전이 인정받은 거니까요. 상업적인 성과는 아니지만, 잘했다고 확신이 들었고 제 콘텐츠에 대해서 용기를 많이 얻었던 것 같아요."
이번 오디션 우승으로 조희재 대표는 5천만 원의 상금을 받게 됐다. 현재는 게임 아카데미 수료와 연계하여 판교에 사무실을 지원받게 됐는데, 오디션 우승으로 향후 게임을 출시할 때 마케팅과 QA 지원 관련으로 8백만 원어치를 추가로 지원받을 수 있다고 했다.
"시뮬레이션 게임이다보니 회사 다닐때 개발하던 RPG와는 많이 달랐죠. 막상 하려니까 막막하긴 했어요. 하지만 아내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니까 어느 정도 해법이 보였어요."
현재 '지구를 지켜라!'는 2명이 개발한 게임이다. 조희재 대표가 프로그래밍을 담당하고, 아내가 아트 분야를 총괄한다. 기획은 부부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다고 한다.
고민을 하는 부분으로 조 대표는 '진짜 우리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해외에서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들이 보기 안 좋았고, 그런 것들이 안타까워서 게임을 통해 우리가 사는 지구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앞으로 2~3달 뒤면 정식 출시를 하게 돼요. 그 다음에는 꾸준히 업데이트를 해나갈 예정이죠. 허구적 요소가 아니라,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을 잘 버무려서 조화로운 게임을 만들려고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껴줄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잘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