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위치에서도 만나는 심리 스릴러 '레이첼 포스터의 자살'
원오원 게임즈와 데달릭 엔터테인먼트가 지난 10월 28일 국내 시장에 미스터리 스릴러 게임 '레이첼 포스터의 자살'의 자막 한국어 버전을 정식 출시했다. 이 게임은 앞서 PC는 물론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등으로 먼저 출시돼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1993년 미국 몬태나 주 헬레나 국립공원의 팀버라인에 자리한 호텔에서 진행된다. 게임의 주인공인 니콜은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남긴 유언을 따르기 위해 호텔을 방문한다. 어머니는 니콜에게 호텔을 매각하라고 유언을 남겼고, 니콜은 매각 전 물품 정리 등을 위해 자기 호텔에 왔다.
아버지의 바람 등 복잡한 가정사를 가진 니콜은 10년 만에 돌아온 호텔을 빨리 떠나고 싶었지만, 날씨가 그녀를 도와주지 않는다. 차를 몰고 나갔다가는 목숨이 보장되지 않을 정도로 눈보라가 치고 있었다. 그녀는 전화로 연결된 재난관리청 요원 어빙의 도움으로 며칠간의 호텔 생활을 시작한다.
전화기 넘어 어빙의 도움으로 보일러와 발전기를 돌리는 등의 작업을 진행한 니콜은 호텔에서 지내면서 과거의 흔적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레이첼의 죽음에 무엇인가 석연치 않은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거대한 호텔을 탐색하며 증거를 찾는다.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게임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이쯤에서 마친다.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이 게임의 핵심이며, 스토리의 구성도 흡입력이 있게 완성됐다. 시각적으로 엄청난 공포감을 조성하지는 않지만, 게임은 끝까지 긴장을 늦추기는 힘들다.
게이머는 진실을 찾아 나서는 니콜을 직접 조작해 거대한 호텔 곳곳을 누비게 된다. 호텔은 지하 차고를 포함해 총 4층으로 되어 있다. 건물이 익숙해지지 않은 게임 초반에는 맵을 보며 진행해야 할 정도로 제법 커다란 공간을 자랑한다.
맵 하단에는 게이머가 지금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힌트가 등장하기 때문에 게임을 진행하다가 막힐 때는 맵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스위치 버전의 특성상 맵을 자세히 보기 힘들 수 있는데, 이때는 스위치의 'ZL'버튼을 눌러 확대해 살펴보면 한층 수월하다.
탐색과 수사 과정은 며칠간 이어진다. 그날의 목표가 주어지고 그것을 달성하면 다음 날로 넘어가는 형태다. 탐색이나 수사의 난도는 엄청 높지 않고, 게임을 잘 따라가고 있다면 해결이 가능한 수준이다. 호텔 곳곳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으면서도 확실한 방향을 제시해 줘 플레이가 수월하다.
게임이 닌텐도 스위치로 등장하면서 걱정됐던 그래픽 부분은 상당히 좋은 점수를 줄 만하다. 3D 그래픽도 수준급으로 구현됐고, 안정적으로 구동된다. 게다가 게임이 역동적이고 빠른 게임은 아니기 때문에 스위치로 즐기면서 답답하다는 느낌도 크게 받지 못했다.
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은 게임의 사운드다. 이 게임에서는 소리를 추적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등장하는데 사운드 표현 수준이 상당하다.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바로 찾아 나설 수 있다. 스위치의 스피커만으로도 수준급의 게임 사운드 환경이 구성되며, 헤드폰이나 이어폰 등을 착용하면 더 좋은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전반적으로 수준급의 게임이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게이머는 호텔 탐색 과정에서 책이나 사진, 편지 등 갖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아쉽게도 각종 단서는 별도의 번역이 이뤄지지 않았다.
꼭 중요한 단서의 경우 어빙과 니콜이 이야기하는 형태로 단서가 해석되고 관련 내용이 제시되어 게임 플레이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영어 능력에 따라 게임의 이해 깊이가 조금 차이가 날 수 있다.
또 한국어 번역에도 오타 등의 문제가 조금 있다. 업데이트 등으로 해결해 주면 좋겠다. 아울러 게임의 전체적인 플레이 타임이 긴 편은 아니다. 호텔을 헤매고 곳곳을 누비면서 다녀도 3시간 정도면 클리어할 수 있다. 물론 게임의 가격이 저렴한 편으로, 게이머의 취향에 따라 가치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