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픽셀 장애인 선수단 이원태 선수 “엔픽셀과 꿈 이뤄...앞으로도 최선”
“다치고 난 뒤, 정말 가지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직장’입니다. 내 삶의 기준점이 되는 그런 중요한 부분을 엔픽셀이 만들어줘서 정말 감사합니다. 엔픽셀을 알리는 등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열심히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싶습니다.”
이는 올해 울산 체육회 소속 선수 6인으로 창단된 '엔픽셀 장애인 선수단'의 이원태 선수의 말이다. 이원태 선수는 엔픽셀 장애인 선수단의 선수로, 육상(필드) 종목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올해 '전국장애인체육대회'와 '장애인육상선수권대회'를 통틀어 4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올해 1월 멀티플랫폼 게임 ‘그랑사가’로 주목받으며 스타트업이지만, 스타트업답지 않은 사회공헌 행보를 보이는 엔픽셀과 2019년 장애인체육에 도전하고 2년 만에 큰 성과를 거둔 이원태 선수는 어떻게 함께하게 됐을까? 이원태 선수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자.
아래는 일문일답.
Q.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엔픽셀 장애인 선수단 육상 필드 종목의 이원태(52)라고 합니다. 경남 김해에 거주하며, 육상 필드 곤봉과 원반던지기 선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선수가 활동 중인 원반과 곤봉 종목은 다소 생소한데 두 종목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A. 보는 입장에서는 (트랙 종목에 비해) 재미나 매력이 덜할 수 있는데, 선수로서는 기록 경신을 통해 꾸준히 자극받는 종목입니다. 특히 원판을 던졌을 때 원하는 기록이 나오면 ‘한 차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던져서 뻗어나가는 포물선을 지켜볼 때 그 느낌이 참으로 매력적입니다.
또 곤봉의 경우 손에서 먼저 빠지거나 손에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위로 솟거나 뒤로 날아가는 때도 있다는 것이 일반인과 장애인 육상 운동간 차이점인 것 같습니다.
Q. ‘제41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와 ‘제15회 전국장애인육상선수권대회’에서 각 2관왕이라는 좋은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2019년 장애인체육에 도전하고 2년 만에 이룬 성과에 대한 소감과 느낌이 궁금합니다.
A. 금메달을 따서 정말 기쁜 마음입니다. 2019년 곤봉 종목에서 두 종목 모두 금메달을 따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성과로 이어져 기쁩니다. 다만, 이번 대회들을 통해 메달 이외에도 개인 기록을 뛰어 넘고 싶었는데, 이 부분이 조금 부족해 아쉽기도 합니다.
Q. 육상(필드) 종목 선수로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든가요?
A. 원반 종목은 어느 정도 몸에 맞는 것 같은데 (하반신 외에) 손도 불편하다 보니 곤봉 종목은 어려움이 많습니다. 곤봉을 잡고, 또 마지막까지도 힘을 써야 하는데, 손가락에서 미끄러져 빠지거나 떨어지는 등의 문제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는 오른손잡이입니다. 척수 신경 영향으로 오른손 사용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식사 때도 오른손 대신 왼손을 통해 젓가락 대신 숟가락과 포크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원반이나 곤봉 역시 오른손을 사용하는데, 저처럼 척수 신경을 다친 사람들은 사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서의 불편함이 더 큽니다.
오른손을 사용하는 것은 손가락은 불편하지만, 팔을 사용하는 데에 있어서는 아직 오른손이 더 편합니다. 던지기에 있어 손 못지않게 팔의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훈련은 오른손으로 하고 있습니다.
Q. 어려운 질문이지만, 장애는 사고의 영향인가요?
A. 2005년 당시 울산에 있는 한 로터리에서 교통사고로 척수 손상으로 하반신과 오른손 사용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Q. 사고 이후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텐데,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운동을 선택하고, 2019년부터 선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선택에 만족하고 계신가요?
A. 만족하고 있습니다. 육상이라는 종목으로 운동을 하면서 평소 경험하지 못했던 다양한 훈련이 삶에도 보탬이 됩니다. 더욱이 육상을 통해 좋은 결과도 내고, 엔픽셀이라는 좋은 회사와 만나는 인연까지 이어진 것 같습니다.
Q. 선수단 창단 이전에 엔픽셀이라는 회사에 대해 알고 계셨나요?
A. 아쉽게도, 이전에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알고 난 뒤, 회사가 서비스하는 ‘그랑사가’도 플레이해보았는데 그래픽도 정말 실감이 나고 재미있었습니다.
Q. 장애인 선수분들이 훈련에만 집중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엔픽셀의 선수단 지원 이후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A. 다치고 난 뒤, 정말 가지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직장’입니다. 내 삶의 기준점이 되는 그런 중요한 부분을 엔픽셀이 만들어줘서 정말 감사합니다.
대학을 다니면서 배우고, 직장을 가지기 위한 조건들을 만들고자 노력했지만, 장애로 인해 현실적인 벽을 마주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운동을 하면서, 원하는 직장도 가지게 되어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입니다.
저를 직원으로 뽑아 주셔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엔픽셀을 알리는 등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열심히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싶습니다.
Q. 기업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장애인 선수를 후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선수 입장에서 보면 필요한 실질적인 지원이나 혜택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다른 장애인 선수들의 경기도 보고 싶은데, 장애인 체육 종목은 일부 관심 종목을 제외하면 중계 편성 폭이 좁아 안타까웠습니다. 일반 선수들은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녹화 및 다시보기를 통해) 반복 시청이 가능한데, 장애인 체육 종목은 올림픽이 열리는 도중에도 생중계를 보기 어려운 점들이 안타까웠습니다. 중계의 보편화, 활성화를 통해 많은 분들이 장애인 선수들이 어떤 운동과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선수로서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요?
A. 내년에 아시안게임이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최대한 노력해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고 싶습니다.
Q. 장애인 체육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지만, 아직 장애인 선수나 관련 종목에 대해 모르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A. 장애와 비장애를 떠나 규칙적인 운동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정도 건강이 받쳐줘야지 이상과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것처럼, 자기 건강을 지키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일반인들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무기력해지겠지만, 장애인들은 정도가 완전히 다릅니다. 숟가락조차 들 수 없는 무기력함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때 적당한 운동은 장애를 극복하는 마음가짐에 가장 좋은 수단이라 생각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엔픽셀의 선수 그리고 직원으로서 동료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현실, 그리고 가상의 경계가 점차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현실이 가상이되고, 가상이 현실이 될 수 있는 현 상황에서 엔픽셀 역시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꿈을 가지고 발전하는 회사가 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