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카카오 센터장, "2022년은 팬의 시대. 한국이 전 세계 시장 주도할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 대표를 사임하고, 카카오 미래 이니셔티브 센터장으로 선임된 남궁훈 센터장이 2022년을 앞두고 페이스북에 새해를 전망하는 글을 남겨 주목을 받고 있다.

남궁훈 센터장은 "IT업계는 20여 년간의 엄청난 이용자의 확산 속에서 성장해 왔지만,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제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애정을 가진 팬들이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이용자 확산 중심의 시장에서 팬 중심의 시장으로 서비스의 핵심이 변화하면 가장 큰 변화는 콘텐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러한 산업 환경에 따라 이용자 확산의 시대에는 우리가 미국에 뒤처졌었지만, 팬의 시대에는 우리가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며, "팬의 물결은 전 세계적으로 이는 큰 물결이며, 그 물결 속에서 대한민국 IT산업이 또 한 번 도약할 기회를 맞이하고 있음을 2022년 새해를 맞이하며 체감하는 바이다"라고 덧붙였다.

남궁훈 센터장 페이스북
남궁훈 센터장 페이스북

다음은 페이스북 전문

2022년 Fan의 시대를 맞이하며

  1. User 20년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20여 년간 우리의 고정 공간들은 PC와 인터넷을 통해서 연결되고, 모든 이동하는 개인들이 스마트폰과 모바일을 통해 연결되었다.

인터넷망에 연결된 모든 이들을 이용자라는 관점으로 바라보면 우리 IT 산업은 그 <20여 년간의 엄청난 User의 확산 속에서 성장해 왔다.>

2018년경 나는 매우 혼란스럽고 두려웠다. 지난 20여 년간 파도처럼 밀려오던 엄청난 User의 증가가(대중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대중화가 멈춘다는 것은 큰 충격과 두려움이지만 3년이 지난 지금 생각하면 매우 중요한 한 가지를 간과했었던 것 같다.

  1. 미래는 Fan

대중화가 어느 정도 성숙기에 접어들 무렵 디지털 콘텐츠 세상에서는 Fan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들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애정은 해당 브랜드와 본인을 동일시하며, 이들이 지출하는 소비는 시간이 지날수록 거대해진다.

게임업계에서는 이들을 '고래'라고 부르지만 큰 맥락에서 보면 이들은 Super fan으로 칭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그러한 Fan의 등장과 그들을 만족시켜주는 Super Creator들의 등장이 현시점에서 가장 유의미하게 봐야 할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1. Fan 시대의 콘텐츠

3.1 대세는 이용자 플랫폼에서 콘텐츠 플랫폼으로

User 중심의 시장에서 Fan 중심의 시장으로 서비스의 핵심이 변화하면 가장 큰 변화는 콘텐츠가 될 것으로 보인다.

User의 시대에서는 User와 다른 User를 연결하는 커뮤니케이션과 커뮤니티 서비스가 핵심이 되지만, Fan의 시대에서는 팬심을 근간으로 하는 콘텐츠와 커머스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디지털 콘텐츠는 UCC 개념으로 무한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B2C2C 기반의 콘텐츠 사업이 크게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3.2 콘텐츠의 융합

디지털 콘텐츠 중심의 게임 산업과 사람 콘텐츠 중심의 엔터 산업은 서로 다른 영역이었다. 게임은 가상 세계의 대표 콘텐츠였고, 엔터는 현실 세계의 대표 콘텐츠였다.

하지만 메타버스라는 키워드가 버츄얼 휴먼과 함께 등장하면서 게임과 엔터 영역의 구분이 모호해졌다.

이들은 서로의 강점을 흡수하고, 성장하며,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3.3 메타버스

팬심으로 최근의 변화들이 다 설명되지는 않지만 팬심을 기반으로 생각하면 현재 일어나는 많은 변화에 대한 이해가 쉬워진다.

메타버스도 super creator와 super fan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어렵지 않은 인문학적 정의일 뿐이다.

팬들의 심정을 이해해야만 현재 일어나는 수많은 변화를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이 느끼는 가치는 현실적 가치가 아니라 "희소성"에 더욱 방점을 찍는다.

3.4 ARPPU

팬들에겐 똑같은 농구화 기능의 가성비가 아닌 나만 가진 마이클 조던이 신었던 그 농구화의 "감성비"가 핵심이다.

그 감성비는 가성비 플러스가 아니라 팬의 숫자와 경쟁에 비례하기 때문에 실제 효용 가치 대비 수십만 수백만 수천만 배에 이른다.

그렇게 시작한 "감성비"는 거래 가치가 생기며 투자 자산이 되고, 다시 또 다른 수준의 "가성비"로 둔갑한다.

ARPPU는 PU와 함께 게임업계에서 많이 쓰이는 매출 관련 지표이다. Average revenue per paying user, 즉 쉽게 말해 객단가이다.

User가 아닌 Fan 관점으로 시선을 바꾸면 ARPPU는 게임뿐 아니라 모든 디지털 콘텐츠 영역과 커머스 영역에도 똑같이 펼쳐나가야 할 중요한 사업전략이다.

User 시대의 핵심 전략이 PU 였다면, Fan시대의 핵심 전략은 ARPPU가 되어야 한다.

3.5 AI와 웹3

한때 모든 IT 회사들의 핵심 키워드였던 AI 기술 또한 Fan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해빙기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AI는 디지털 휴먼에 생명을 불어넣을 것이고, 앞으로 더욱 크게 일어날 UCC의 바람으로 AI는 또 다른 하나의 콘텐츠 제공자로 존재하게 될 것이다.

웹3 또한 본 개념 속에서 Creator 들을 지원하고 Fan들을 만족시키는 수단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

큰 틀에서 보면 가상 세계 콘텐츠와 현실 세계 콘텐츠가 서로 융합되는 것을 촉진시켜줄 촉매제로 AI와 웹3의 기술이 접목될 것으로 보인다.

  1. Fan 시대의 대한민국

이 시대를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전 세계 시장을 대한민국이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상 세계의 핵심 콘텐츠인 게임과 현실 세계의 핵심 콘텐츠인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과를 내고 있다.

AI, 블록체인, 메타버스의 변화에도 우리나라 기업들은 선도적으로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 환경에 따라 User의 시대에는 우리가 미국에 뒤처졌었지만, Fan의 시대에는 우리가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Fan의 물결은 전 세계적으로 이는 큰 물결이며, 그 물결 속에서 대한민국 IT산업이 또 한 번 도약할 기회를 맞이하고 있음을 2022년 새해를 맞이하며 체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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