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몬스터볼만 던져도 재밌다. ‘포켓몬 레전드 아르세우스’
나왔다 하면 1000만 장은 우습게 팔아넘기는 전 세계 최고 인기 게임 시리즈 중 하나인 ‘포켓몬’ 시리즈의 최신작 ‘Pokémon LEGENDS 아르세우스(포켓몬 레전드 아르세우스)’가 최근 닌텐도 스위치로 발매됐다.
이번 작품은 포켓몬스터 시리즈에서 등장한 신오지방의 과거인 히스이지방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포켓몬과 트레이너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은 시점으로, 모종의 사건으로 히스이 지방에 떨어진 주인공이 포켓몬 도감을 채워가며 만나는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다.
특히 ‘포켓몬 레전드 아르세우스’는 기존의 포켓몬스터(이하 포켓몬) 게임이 가진 문법을 파괴하고, 새로운 시도를 진행한 작품이다. 포켓몬스터 게임의 진화라고 부를 수준으로 변화했다. 오픈 월드에 가까운 액션 RPG(역할 수행 게임)로 변화해 게이머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이 작품이 출시되기 전 기존의 포켓몬 게임은 전형적인 80~90년대 J-RPG에 가까웠다. 주인공 대신 포켓몬이라는 캐릭터를 수집하고 육성하는 것이 차별화 포인트이자 핵심 재미였다. 다양한 포켓몬 게임이 출시되고 발전해도 이 기본적인 틀을 벗어나지는 않았다.
‘포켓몬 레전드 아르세우스’에서는 포켓몬을 수집하고 육성하는 재미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게임 플레이 방식에 변화를 꾀했다. 이용자가 게임을 켜자마자 만나게 되는 포켓몬 수집 방식이 그 대표적인 예다.
기존에는 게임에서 전투를 진행하고, 전투를 통해 HP가 적당히 떨어진 포켓몬에게 몬스터볼을 던져 수집하는 방식이었다. 이 모든 과정은 90년대 RPG처럼 메뉴에 선택지를 선택해 진행했다.
반면 이번 작품에서는 게임 내 캐릭터가 몬스터볼을 쥐고 필드 위에 있는 포켓몬에게 조준한 뒤 몬스터볼을 던진다. 이 방법을 통해 포켓몬을 확률적으로 수집할 수 있다. 물론 기존처럼 전투를 진행해 획득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것이 작은 변화일 수 있지만, 게임 플레이에 완전한 새로움을 불어 넣는다.
이용자는 별도의 전투를 진행하지 않고, 몬스터볼을 던져 포켓몬를 수집해도 포켓몬 성장을 위한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무의미한 전투의 숫자가 상당히 줄어든다. 오랜 시간 플레이하는 J-RPG의 특성상 불필요한 전투의 간소화는 상당히 긍정적인 부분으로 다가왔다. 물론 상성을 활용한 전투의 재미는 그대로다.
또 수집하고자 하는 포켓몬에게 들키지 않고 다가가 볼을 던지는 과정이 기대한 것 이상으로 재미있다. 접근에 예민한 포켓몬에게 들키지 않고 공을 잘 던지기 위해서는 살금살금 다가가기 위한 아이템도 써야 한다.
플레이스테이션4로 등장한 ‘스파이더맨’ 게임의 경우 웹 스윙으로 이동하는 것만 해도 게임이 재미있었는데, 이번 ‘포켓몬 레전드 아르세우스’에서는 몬스터볼을 몬스터에게 던지는 것만 반복해도 재미가 있다.
오픈 필드 스타일의 액션 RPG로 변화하면서 또 다른 재미를 전하는 부분도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필드 위에 포켓몬이 직접 자리한다. 공격적인 성격을 가진 포켓몬들의 경우 이용자에게 먼저 공격을 펼치기도 하며, 이를 회피를 통해 잘 피하지 못하면 위기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이용자는 그동안 상상만 해왔던 포켓몬들을 필드에서 직접 만나 호흡할 수 있다.
게임의 기본 시스템인 회피와 몬스터볼을 던지는 방식은 보스 전투에서도 활용된다. 보스는 강력한 공격을 퍼붓고 이용자는 이를 회피로 피한 뒤 보스에게 사용하는 특정 아이템을 마구 던지며 보스전을 즐길 수 있다.
보스전의 경우 일반적인 액션 RPG처럼 즐기다가 포켓몬을 활용해 전투를 진행할 수 있다. 물론 컨트롤에 자신이 있는 이용자라면 별도의 전투 메뉴 진입 없이 필드에서 회피와 던지기를 통해 클리어도 가능하다.
이외에도 탑승할 수 있는 라이드 포켓몬에 올라타 필드 곳곳을 누비고 땅을 파는 등의 특정 행동을 진행할 수 있다. 기존의 포켓몬 게임과는 확실히 다를 신선함을 전한다. 맵을 선택해 필드에 진입하는 완전한 오픈 월드 게임은 아니기 때문에, 라이드 포켓몬을 활용해 맵 곳곳을 누비며 다양한 포켓몬과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 여기에 낮과 밤도 마련됐고, 이에 따라 등장하는 포켓몬도 변화한다.
이번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공작 시스템을 더해 다양한 재료 아이템을 수집하고 제작하는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여기에 온라인 시스템을 더해 게임 오버된 이용자가 흘린 유실물을 찾아 주면 포인트를 얻고 해당 포인트로 다양한 아이템을 구매하는 등의 시스템도 구현했다.
아울러 게임의 축이 되는 도감을 채워나가면서 주인공도 더 높은 등급의 단원으로 성장하게 되고, 메인 임무 외에도 다양하게 마련된 사이드 임무를 통해 히스이 지방 곳곳을 탐험하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즐길 거리가 제법 상당한 편이다.
이번 ‘포켓몬 레전드 아르세우스’는 아쉬운 그래픽 요소를 제외하면, 장르적인 변화를 통해 게임 플레이에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냈다. 이미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래픽적인 요소만 더 좋았다면 훨씬 뛰어난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 싶다. 시리즈의 팬이라면 ‘포켓몬 레전드 아르세우스’를 통해 변화한 게임의 모습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