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거 대전 격투 게임인가?" 넥슨의 신작 ‘커츠펠’
국내 게임 시장에서 '커츠펠'만큼 기묘한 행보를 이어간 게임도 드물다. '지스타 2017'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2019년 스팀을 통해 얼리억세스로 서비스를 진행하는 등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먼저 평가를 받은 독특한 이력을 가졌으니 말이다.
이러한 ‘커츠펠’이 지난 15일 넥슨을 통해 국내 정식 서비스에 돌입했다. '커츠펠'은 ‘그랜드체이스’와 ‘엘소드’ 등의 작품을 개발하며, 액션 게임 전문 개발사라는 타이틀을 지닌 코그(KOG)가 개발한 작품으로, 3D 셀 애니메이션 풍의 독특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3인칭 프리뷰 시점의 액션 게임이다.
이 게임의 특징은 바로 성장과 육성 그리고 콘텐츠가 모두 액션 플레이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게임의 진행과 콘텐츠 대부분이 전투에 집중되어 있고, 시스템 역시 액션 플레이를 더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 요소로 가득해 마치 온라인 게임의 탈을 쓴 ‘대전 격투’에 가까운 느낌을 받을 정도다.
실제로 즐겨본 ‘커츠펠’의 액션 하나만큼은 국내 게임 중 손에 꼽힐 정도로 박진감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두 개의 ‘카르마(무기)’를 변경하며, 스킬을 연계할 수 있는 '듀얼 카르마 시스템'을 통해 원거리 공격과 근거리 공격을 넘나들 수 있는 것은 물론, 상대의 수를 읽고 이를 받아 치는 심리전의 재미도 상당했다.
게임 내 ‘카르마’(무기)는 크게는 근거리와 원거리로 나뉘지만, 무기별 특성이 매우 뚜렷해 어떤 ‘카르마’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액션 플레이가 완전히 달라진다.
게임 초기 제공되는 댄스 오브 윈드(활-슬레이어)와 소드 탈리아(대검-브레이커)의 경우 멀리서 활로 공격을 하여 적의 방어도를 깎은 뒤 대검으로 전환하여 폭발적인 대미지를 주는 등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으며, 이는 무기에 따라 더욱 다양하게 전개된다.
특히, 카르마를 교체하면서 연결되는 콤보가 존재하고, 기본 무기 역시 공중과 지상에서 따로 콤보를 넣을 수 있어 격투 게임에 영 소질이 없는 본 기자도 “이러면 어떻게 될까?”, “이렇게 콤보를 넣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자연스레 할 정도였다.
여기에 게임을 진행하면서 ‘블레이징 피스트(건틀렛)’, ‘디아볼릭 위치(지팡이)’, ‘듀얼 소울(쌍검)’, ‘세이크리드 가디언(거대망치)’ 등의 무기를 해금하여 사용할 수 있는 등 이용자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액션 콤보도 등장해 흥미를 높인 모습이다.
PvP의 재미를 높여주는 모드 역시 다양하다. 팀원과 함께 더 많은 상대를 처치해야 하는 ‘다승전’부터 하나의 깃발을 두고 경쟁을 펼치는 ‘쟁탈전’, 마지막까지 점령지를 지키는 ‘점령전’ 및 5대5 팀 대전 모드 ‘파괴전’ 등 다양한 모드가 등장한다.
다만 2:2 매칭은 크게 문제가 없으나 다인 매치의 경우 같은 등급이 아닌 월등히 높은 등급의 이용자와 매칭이 잡히는 경우가 많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당하는 일이 반복되어 수정이 필요해 보이는 모습이다.
이렇듯 ‘커츠펠’은 두 개의 무기를 바꾸어가며 콤보를 넣을 수 있는 액션 플레이와 PvP의 재미를 더해주는 다양한 모드 등 전투 콘텐츠는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한 모습이지만, 그 외 게임의 시스템과 콘텐츠는 몇 가지 보완이 필요해 보였다.
이중 초심자와 액션 플레이에 익숙지 않은 이용자의 배려가 거의 없다는 것은 시급히 보완할 부분 중 하나였다. ‘커츠펠’은 시스템과 콘텐츠가 대전 플레이 중심으로 구성된 만큼, 이용자의 실력이 매우 중요한 게임이다. 한마디로 “모르면 맞아야지”라는 격투 게임의 격언이 통하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게임의 튜토리얼은 그야말로 “이게 마우스야, 이게 공격이란다” 수준의 매우 기초적인 수준이며, AI 대전 역시 난이도에 따라 너무 쉽거나, 너무 어려워 이용자의 실력을 키우기에는 확실히 부족했다.
이렇게 게임의 이해도와 숙련도가 낮은 상황에서 게임이 곧바로 PvP로 진행되다 보니 격투 게임에 익숙지 않은 이용자는 승리보다 패배가 많을 수밖에 없고, 이는 게임의 흥미가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더욱이 게임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카르마를 얻을 수 있었지만, 겨우 콤보에 익숙해진 무기를 바꾸기에 이를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였다. 차라리 무기별로 콤보를 알려주거나 이를 시험할 수 있는 별도의 콘텐츠가 존재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부분이었다.
또한, PvP를 제외한 콘텐츠의 매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비록 동료와 함께 플레이를 진행하는 ‘몬스터 임무'나 ‘일반 던전’에서 퀘스트를 진행하는 등 PvE 요소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볼륨이 상당히 작고 게임의 보상이 대부분 PvP에 몰려있어 매력도가 상당히 떨어진다.
이에 여러 이용자가 던전에서 거대한 몬스터를 공략하는 레이드나, 돌발적으로 등장하는 필드 보스를 사냥하는 등의 협동 시냥 콘텐츠를 더욱 강화하면 더 많은 이들에게 흥미 있는 게임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 본 기자의 생각이다.
비록 아쉬운 부분이 존재했지만, ‘커츠펠’은 분명 나름의 재미를 담고 있는 게임인 것은 확실했다.
더욱이 ‘커츠펠’은 글로벌 서비스 당시 확률형 아이템의 등장과 불편한 시스템으로 스팀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과금 시스템의 변화와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이용자들의 마음을 돌려세워 그 어렵다는 스팀 평가를 뒤집은 저력을 지닌 게임이기도 하다.
과연 이제 국내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커츠펠’이 앞으로 어떤 콘텐츠를 선보여 더 많은 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