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E 게임은 시대의 흐름, 가이드라인 필요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P2E(Play to Earn)는 시대의 흐름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P2E 게임이 불법이기 때문에 서비스할 수가 없다. 규제라고 해도 P2E 게임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일단 나와야 한다."
이는 금일(23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진행된 차기 정부 '게임정책 방향 및 제언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와 패널들을 통해 나온 이야기다. 금일 토론에서는 업계 최대 이슈 중 하나인 P2E 게임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토론회 좌장은 동양대 게임학부 김정태 교수가 맡았고, 게임개발자연대 김환민 국장과 액션핏 주승호 대표가 발제를 진행했다. 이어진 토론에는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황성익 회장, 나인코퍼레이션 김재석 대표, 법무법인 태일 최재윤 변호사, 런투게더 김강열 대표, 게임업계 대모로 꼽히는 장인경 대표 등이 나서며 P2E 게임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블록체인 게임과 P2E 모델의 국내 합리적인 서비스 방안 모색'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한 액션핏 주승호 대표는 "다가오는 메타버스의 시대를 블록체인 게임을 통해 선행 학습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해서 갈 필요가 있다. 다만, P2E 게임 경쟁이 심해지면 너무 사행성으로 빠질 수 있어 경계해야 하고,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경험 후에 이용자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라고 이야기했다.
모바일게임협회 황성익 회장도 가이드라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황 회장은 "게임물관리위원회화 모바일게임협회가 비공식적으로 6차례 만났다. 주된 내용이 블록체인 게임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달라는 이야기였다. 다만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작은 단체에서 결정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 지금 보면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는 블록체인 게임 제작을 장려한다. 그런데 다른 곳에서는 서비스를 못하게 막는다.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중심이 되어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P2E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새로운 기술이나 용어가 아니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아이템베이를 창업했던 런투게더 김강열 대표는 "지금 사회가 변하고 있다. 가상 세계에 사는 사람이 많고, 이 때문에 가상자산에 대한 필요성이 발생했다. 그리고 P2E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경제적으로 무언가 버는 것을 P2E로 볼 때 국내에는 이미 비슷한 사례들이 많다. 한게임 등의 게임포털이나 '리니지'도 이미 P2E의 일종이다. 젊은 세대가 왜 P2E 게임을 원하는지 더 고민을 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게임개발자연대 김환민 국장도 "이미 이용자들이 게임을 통해 얻은 재화를 현금화해서 쓴다. 이른바 '쌀먹'이라고 한다. 사행 논란이 없는 게임은 얼마든지 가능하고, 게임 내에서 얻은 재화나 자산을 다른 이용자에게 판매하는 것도 인정되고 있다. 이런 부분이 얼마든지 양성화가 될 수 있으리라 본다. 게임사 중심의 환전 형태가 마련되면, 기본적으로 게임사들이 말하는 P2E 모델의 형태를 충분히 따라갈 수 있으리라 본다."고 의견을 밝혔다.
P2E 게임의 법적인 문제와 관련해서는 경품의 형태로 다가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경품 지급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경품 지급 범위를 좀 더 넓힌다는 설명이다.
법무법인 태일 최재윤 변호사는 "현재 게임 산업진흥법으로는 P2E가 금지이고, 경품을 통한 지급도 쉽지 않다. 이번에 게임 산업진흥법 전부 개정안이 통과되면 경품은 허용되고 사행성 문제가 있을 때 금지가 된다. 이렇게 되면 경품을 통해 (P2E처럼) 지급할 수 있는 구멍이 생기고, 이 구멍을 조금씩 넓혀가면서 파악할 수 있다. 이렇게 전 세계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경품 지급액의 상한선 등은 정해야 한다고 본다."라고 이야기 했다.
한편, 토론회를 통해서는 P2E에 대한 논의보다 게임의 본질에 대해서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게임업계 대모로 불리는 장인경 대표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샀다. 그 친구들이 P2E를 하려고 샀을까? 게임 산업의 본질은 재미인데, 재미에 대한 이야기가 한마니도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재미있는 게임을 찾기가 너무 힘들다. 목적과 수단을 거꾸로 하고 있는게 아닐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