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TL에 차세대 RPG의 가치 담아.. 차원이 다른 몰입감 제공할 것"

다양한 장르의 신작 개발 현황을 소개하며 신규 IP에 대한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이하 엔씨(NC))가 오늘(3월 17일) 신작 TL(Throne and Liberty)과 프로젝트E의 새로운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했다.

2022년 하반기 글로벌 동시 출시 예정인 'TL'은 콘솔과 PC 플랫폼을 목표로 개발 중인 MMORPG(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이며, 동양풍 비주얼로 눈길을 끈 '프로젝트E'는 엔씨(NC)가 야심차게 준비 중인 신작이다.

'리니지',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이후 엔씨(NC)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오리지널 IP(지식 재산)인 TL, 그리고 TL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IP로 개발 중인 프로젝트E. 이 두 게임은 어떻게 제작되고 있을까. 본지에서 최문영 PDMO(Principal Development Management Officer), 안종옥 TL PD를 만나 알아봤다.

인터뷰에 참여한 최문영 PDMO(좌)와 안종옥 TL PD(우) / 엔씨소프트 제공
인터뷰에 참여한 최문영 PDMO(좌)와 안종옥 TL PD(우) / 엔씨소프트 제공

게임동아: 반갑습니다. 지난 2월에 공개한 신작 5종은 기존 엔씨(NC)가 선보였던 작품들과는 다른 게임성과 장르를 갖춘 것같아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최문영 PDMO: 아시겠지만 엔씨(NC) 내부에서는 오래전부터 끊임없이 다양한 시도를 해왔죠. 이번 신작 발표를 통해 그 변화와 전환에 관한 노력을 대중에게 처음 공개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지난해에 모바일 MMORPG 개발에 집중했다면 올해부터는 PC와 콘솔을 포함하여 여러 기종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글로벌 시장도 적극 개척하려고 합니다.

실제로 이번에 발표한 신작들은 MMORPG뿐 아니라 인터랙티브 무비, 액션 배틀 로얄, 수집형 RPG 등 다양한 장르에 포진해 있죠. 이 모두를 글로벌 시장을 통해, 그리고 콘솔·PC·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할 예정입니다.

게임동아: 콘텐츠뿐만 아니라 공개하는 과정도 예전과 달라진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한창 개발 중인 프로젝트를 외부에 공개하는 일이 흔치 않았었는데요.

최문영 PDMO: 오래전부터 엔씨(NC) 내부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소통을 중시하고 이용자분들과 함께 만드는 방식으로요. 그 일환으로 저희들은 2월에 처음 공개한 신규 IP들의 다양한 영상도 차례대로 공개할 예정이고, 아직 공개하지 않은 IP도 기획, 개발 단계부터 고객과 다방면으로 소통해나갈 계획입니다.

최문영 PDMO / 엔씨소프트 제공
최문영 PDMO / 엔씨소프트 제공

게임동아: 이런 변화를 모색하게 된 특별한 이유나 계기가 있는지요?

최문영 PDMO: 아주 기본적인 이유입니다. 고객분들 중심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거죠. 고객분들과 시장이 있기 때문에 엔씨(NC)가 존재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고객분들이 원하고 만족감을 느끼는 것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이를 위해 고객과의 소통을 늘리기 위한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 저희가 개발 과정을 공개하면서 파생되는 콘텐츠들이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게임동아: TL은 기존에 'The Lineage'로 소개되었던 IP인데, 바꾸게 된 이유가 있습니까?

최문영 PDMO: 3년 전 봄이었던 것 같은데, TL의 이야기를 새롭게 만드는 과정에서 새로운 IP로 'Throne and Liberty'를 구체화하게 되었습니다.

안종옥 PD: 맞습니다. 사실 TL은 리니지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죠. 프로젝트의 원래 목표도 '차세대 리니지를 만들자'였으니까요. 하지만 개발을 진행하면서 현재의 게임 트렌드에 맞춰 원작의 시스템이나 콘텐츠 중 많은 것을 각색하거나 빼야 했고, 그러다 보니 게임성도 원작과 점점 달라졌습니다.

결정적으로 스토리를 완전히 새로 썼는데, 이 작업이 끝나고 보니 개발 팀 안에서도 '이걸 굳이 리니지라고 해야 하나?'라는 의문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스토리에 어울리는 이름으로 바꾸게 되었고, 여기에는 '리니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개발 팀의 의지 또한 담겨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안종옥 PD / 엔씨소프트 제공
안종옥 PD / 엔씨소프트 제공

게임동아: 오리지널 IP로써 TL만의 차별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안종옥 PD: TL은 PC와 콘솔을 기반으로 차세대 MMO가 보여줘야 할 가치들을 원점부터 새로 고민하면서 만든 프로젝트입니다. 이용자들이 뛰어노는 세계를 얼마나 몰입감있게 설계하느냐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일례로 필드 플레이를 단조롭지 않게 만들기 위한 여러가지 시도가 게임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같은 지역이라도 날씨가 바뀌면서 지형이 변하기도 하고, 바람의 방향에 따라 전투의 흐름이 바꾸기도 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몹들과 조우하게 될 수도 있죠.

사냥하는 방식과 목적도 이에 맞춰 지속적으로 환경이 변화하는 겁니다. 필드와 환경, 플레이어, 이 세 가지 요소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면서 같은 지역이라도 여러 가지 양상으로 플레이가 나올 수 있게 만드는 데 공을 들였는데요, 다양한 변수가 다채로운 플레이를 만들어낼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게임동아: TL의 타깃층은?

안종옥 PD: 다소 이상적이지만, 순수하게 플레이어들에게 재미로 어필하면 세대나 지역 등의 경계 없이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엔씨(NC)가 놓친 부분들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부터 시작해 이를 중점적으로 보완하며 TL을 만들었습니다. 딱히 동서양을 나누거나 특정 타깃을 겨냥하지 않았습니다.

게임동아: TL의 핵심 콘텐츠는 무엇인지요? 요약해주신다면?

안종옥 PD: 크게 두 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개연성 있고 탄탄한 체계를 갖춘 세계관입니다. 기본적으로 게임 속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플레이어가 몰입할 수 있으며 애정을 가지고 플레이하며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보는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캐릭터가 살아가는 게임 속 세계관이 탄탄하게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스토리 자체에 신경을 많이 썼고, 또한 스토리와 세계관이 게임 속에서 자연스럽게 설명되도록 하기 위해 주로 콘솔 게임이나 어드벤처 게임에 등장하는 여러 플레이 도구와 연출 기법을 활용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도전 콘텐츠입니다. 엔씨(NC)의 기존 게임은 플레이어들의 경쟁에 집중한 콘텐츠가 많았죠. 물론 특정 계층과 지역에서는 피를 끓게 만들고, 그만큼 강한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보다 훨씬 많은 플레이어가 경쟁을 통해 정점에 도달하는 것보다는 잘 설계된 도전 과제를 극복하는 것을 더 흥미로워 하는 경향이 있어서, TL을 만들 때 이러한 도전 콘텐츠들을 다수 배치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특히 보스 몬스터를 공략할 때 이런 점들을 잘 느낄 수 있는데, 여러 플레이어가 각 보스의 특징과 기술을 잘 파악하고 각자의 능력을 잘 활용해서 협동해야만 클리어할 수 있을 겁니다.

보스의 특징과 기술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TL / 엔씨소프트 제공
보스의 특징과 기술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TL / 엔씨소프트 제공

게임동아: 게임 내에서 동물로도 변신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러한 콘텐츠를 적용한 배경은?

안종옥 PD: TL 월드의 레벨 디자인은 크게 두 가지에 집중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모든 공간을 심리스(Seamless)하게 연결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모든 공간을 플레이어가 입체적으로 느끼도록 구성해 이 공간을 잘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었죠.

이러한 공간감을 위해서는 순간 이동으로 이동하는 방식을 줄이고, 속도감 있게 고저 차를 넘나드는 이동 방식들을 고안해야 했는데요, 우리는 그 해답을 동물에서 찾았습니다.

육상, 수상, 공중에서 특화된 여러 동물로 변신하여 이동할 수 있고, 각 동물들의 이동 기술들을 잘 활용해야 탐험이 가능한 지역도 있죠. 좀 더 알려드리자면, 동물로 변신해서 다른 플레이어들을 태울 수도 있습니다.(웃음)

게임동아: 그렇군요. 말씀을 듣다보니 게임 속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개연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TL만의 차별화된 콘텐츠가 있다면 소개부탁드립니다.

안종옥 PD: 차별점이라.. TL에서는 낮과 밤, 비와 바람 같은 환경 요소들이 시시각각 변화합니다. 단순히 배경 화면만 바뀌는 것이 아니고, 캐릭터들이 성장할수록 점차 환경 요소의 비중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면 활을 쏠 때 바람의 방향과 세기가 사거리에 영향을 주고, 비가 올 때 라이트닝 계열의 마법을 사용하면 맑을 때는 단일 대상으로만 공격하는 스킬이 광역 스킬로 바뀌기도 하는 것이죠.

또 지형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성전에서는 성에 잠입할 수 있는 여러 경로가 있는데, 그 중에는 성의 지하 하수구를 통과하는 방법도 있을 정도 입니다. 다만 비가 온다면? 물이 차서 사용할 수 없는 루트로 바뀌겠지요.

반대로 플레이어가 환경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데요, 일정 조건을 갖추면 플레이어가 일식이나 비바람을 일으키는 등 자신이 필요할 때 환경을 원하는 형태로 바꿀 수 있습니다.

환경이 전투에 많은 영향을 주는 시스템이 구현된 TL / 엔씨소프트 제공
환경이 전투에 많은 영향을 주는 시스템이 구현된 TL / 엔씨소프트 제공

게임동아: 흥미로운 내용 잘 들었습니다. 기대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게임을 기다리는 유저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안종옥 PD: 지금까지 보아온 MMO와는 조금이라도 다르고 신선한 MMO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그리고 진지하게 준비했습니다. 이번에 선보인 영상도 실제 테스트로 플레이한 신들을 장면 그대로 담았는데요, 솔직 담백하게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면서 변화하는 게임으로 만들어야겠다고 늘 다짐하고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최문영 PDMO: 기획 단계부터 고객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면서 느낀 점은 플레이어들의 바람이 매우 구체적이고 다원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게임 시장은 어느 시장보다도 성향이 빠르게 바뀌며 발전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더욱 고객들과의 열린 소통을 통해 적극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보다 새로운 것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TL을 비롯해 프로젝트E, 그 밖에 엔씨에서 개발하는 새로운 프로젝트의 행보를 기대하며 지켜봐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엔씨소프트 신작 TL과 프로젝트E / 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 신작 TL과 프로젝트E / 엔씨소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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